<요지경세태> 신개념 ‘성인 소셜데이팅’ 충격실태

  • 최용환 cyh@ilyosisa.co.kr
  • 등록 2014.01.21 11: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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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굶주린 남녀에 하루 한명씩 섹파 소개

[일요시사=사회팀] 섹스파트너를 구하는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다. ‘섹파’를 원하는 남녀를 이어준다는 것.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마담뚜’는 중매인 역할을 한다. 적극적으로 만남을 성사시켜 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곳 회원들은 각자 상대방의 프로필을 확인한 뒤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그리고 번호를 공유해 오프라인 만남을 시도한다. 과연 이 사이트에서 섹파를 만날 수 있을까.




‘하루에 한 명씩 섹스파트너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성인들을 위한 신개념 사이트가 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섹스에 굶주린 남녀들을 대상으로 섹스파트너를 소개시켜준다. 다소 자극적인 일러스트의 메인 화면이 이곳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은밀하게 ‘성인 소셜데이팅’을 연결시켜주는 섹파사이트는 100% 무료라는 점을 강조하며 많은 성인들을 회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 신개념 사이트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직접 회원 가입해 섹파사이트의 실상을 알아봤다.

아담한 그곳
C컵 분홍가슴

성적 욕구는 화산처럼 타오르지만 주변에 이성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섹스는 하고 싶은데 상대는 없고, 업소를 가자니 쪽팔리고, 이런 사람들을 위해 태어난 성인사이트가 있다. 일명 ‘마담뚜’. 이 사이트는 자극적인 문구와 친절한 안내로 성인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회원에게는 매일 무료로 섹파를 소개시켜준다는 것. 믿기 힘들었다. 정말 섹파를 만날 수 있을까. 궁금증을 풀고자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상단에 있는 회원가입 버튼을 눌렀다.

섹파사이트는 우선 닉네임,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를 요구했다.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받고 나머지 정보를 정확히 입력한 뒤 다음으로 넘어갔다. 두번째는 키워드 작성. 성격, 외모, 선호하는 섹스 체위 등을 입력하는 단계였다. 성격과 외모의 경우 빈칸이 있었다. 성격의 예제로 ‘얌전한 섹마’ ‘화끈한 강쇠’ ‘충성스러운 펫’ ‘누님들의 완소남’ ‘쿨한 마인드’ ‘속시원한 솔직함’ ‘내성적인 섹스머신’ 등이 있었다. 외모의 경우 ‘20cm 똘똘이’ ‘C컵 분홍 가슴’ ‘진정한 식스팩’ ‘아담한 그곳’ ‘섹시한 발가락’ ‘피부미인’ ‘20대 몸매’ ‘거기에 털이 안 나요’ 등 다소 선정적인 문구가 안내되어 있었다.

마담뚜는 분석 결과, 키워드 및 소개를 성의 있고 매력적으로 입력하면 ‘뚜 성공률(섹파 성공률)’이 5.8배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예제를 참고한 뒤 비슷한 성격의 문구들로 빈칸을 채웠다. 빈칸을 채우고 나니 ‘선호하는 섹스 체위’가 기다리고 있었다. 본인이 선호하는 체위 2가지 이상을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14개의 체위 자세는 매우 노골적으로 표현돼 있었다. 남녀가 관계하는 장면을 체위별로 정리한 것. 이중 2개를 선택했다.

다음 질문은 직업과 차량이었다. 다소 엉뚱했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직업 및 차량을 솔직히 적고 다음 페이지로 이동했다.

다음 단계는 프로필 사진등록. 아마 가장 중요한 단계일 것이다. 마담뚜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확실한 사진이 필요하다며 얼굴을 제외한 부위를 자신 있게 노출해야만 섹파로 선택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명함, 이름표, 메일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들어간 사진을 등록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알리기도 했다. 프로필 사진을 인증하는 여성회원에게는 특혜가 있었다. 여성회원의 경우 사진 인증을 하면 5만원을 준다는 것. 단,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가슴이 노출된 사진을 찍어야만 한다. A4용지에 회원임을 증명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적는 것도 필수다.

‘사이버 마담뚜’다년간 숙련된 중매인 역할
‘잠자리 커플’연결해주는 성인사이트 기승

사진은 최대 5장까지 올릴 수 있었다. 사진의 안 좋은 예로는 ‘매력없는 증명사진’ ‘성기노출사진’ ‘개인정보가 포함된 사진’ 등이었고, 좋은 예로는 ‘섹시한 독사진’ ‘과감한 노출샷’ ‘마담 뚜 인증사진’ 등이었다. 기자는 무난한 사진 한 장을 업로드 했다.

이로써 회원가입 절차는 모두 끝났다. 그리고 안내창이 떴다. 안내창의 내용은, 회원가입이 바로 승인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남녀 성비에 맞게 회원을 받는다는 설명이었다. 기재한 내용이 불성실하다고 판단되면 회원으로 승인해주지 않는다고. 최소 하루에서 이틀 정도가 걸린다고 알렸지만 이게 웬걸, 회원가입 후 5분이 지났을까. 바로 가입이 됐다. 사이트에 로그인하니 마담뚜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축하드려요. 프로필이 승인됐어요. 매일 하루에 한 명, 섹스파트너를 만날 그날까지 마담뚜가 도와 드릴게요’. 개인정보 창에는 ‘뻐꾸기 메시지’ ‘OK권’ 등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메일이 도착했다. ‘프로필이 승인되었습니다. 지금 오늘의 뚜를 만나보세요. [뚜]’. 얼마 후 문자도 왔다. ‘오늘의 인연이 도착했어요. 지금 바로 뚜를 확인해 보세요.

부위 어필로
파트너 골라

회원가입 후 여러 장의 초대쪽지가 날라 왔다. 그리고 한 여성회원이 이용권을 선물해줬다. 대화의 시작이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먼저 말을 걸었다. 이 사이트 내 ‘섹파카페’에서 이루어진 대화다.

“안녕하세요. 섹파 찾는 애로스(닉네임)에요” “네. 안녕하세요. 어디 사시죠?” “구리 살아요. 그쪽은 어디?” “저는 서울 사는데요. 어떤 일 하시나요?” “자영업해요.” “아, 그러시구나. 우리 이러지 말고 톡으로 대화하는 게 어떨까요?”

따로 연락하자고 제안하자 그녀는 조금 경계하는 듯했다. “그쪽이 사기일 수도 있잖아요. 일단 서로에 대해 더 알고 나서 따로 연락하죠.”




이렇게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선물 받은 이용권이 바닥났다.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용권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 ‘사기’를 떠나서 이러다간 돈이 탈탈 털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대화를 중단하고 사이트를 조사했다.

사실 섹파사이트는 사기였다. 이 사이트에서 돈을 날린 피해자들이 수두룩했다. 알고 보니 이 사이트는 사업자 번호를 가상으로 개설해 온라인으로 사기를 치고 있었다. 주소 역시 검색해보면 없는 주소로 나온다. 핵심은 IP주소다. 이 사이트의 IP주소는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존재하지 않는 사업장이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대놓고 영업을 할 수 있었던 걸까. 바로 가상 IP를 통했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 IP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 있었다. 어떻게 우회가 가능할까. 바로 중국의 개별 서버를 사업장으로 싸게 빌려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주소를 추적해 보니 운영 서버의 위치는 중국의 텐진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산간지방에 있었다. 이것이 바로 섹파사이트의 민낯이다.

이 사이트는 100% 무료라는 점을 강조해 성인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가입하면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유료결제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유료결제는 소 일일 단위가 아닌 월단위 혹은 연단위로 큼직하게 묶여 있다. 이용권인 ‘OK권’은 30일에 3만5000원, 60일에 5만5000원, 90일에 7만원이다. 메시지는 10개 이상 사용 시 새로운 이용권을 추가로 구매해야한다. 가격은 무려 5통에 9만9000원, 10통에 6만9000원, 500통에 9만9000원.

수상한 점이라 볼 수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아이템 결제 후 이용권이 늦게 들어오거나 이용권에 대한 시간제한이 있었다. 이용 중 한도권이 빠르게 소진되는 경향도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리고 상대가 대화 자체를 질질 끈다는 점도 사기성을 알아챌 수 있는 부분이다.

메시지 보냈더니…
이용권 요금 폭탄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보면, 가입 후 오는 여러 장의 초대쪽지는 일종의 유도형 쪽지로 자동진행되는 타입의 데이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용권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이트 내 Q&A 등 게시판 내용들도 사기성이 다분하다. 이 사이트 운영자인 마담뚜는 사기성을 감추기 위해 여러 형태의 증거들을 눈에 띄게 남긴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오늘의 뚜 성공’으로 많은 섹파커플이 탄생했다고 대문짝만하게 알리는 것이다. 또한 허위로 작성된 이용 후기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들은 알바로 고용된 몇몇 가상의 인물이 일부러 미끼로 채팅 이용권을 소량으로 보내주고 그 뒤에는 이용권을 구매하도록 유인하는 수법을 쓰는 것이다.

선호하는 체위 등 입력
프로필 확인한 뒤 만남

한 피해자의 대화내용 일부를 보면 이 사이트의 진실을 알 수 있다.

피해자 “메시지는 돈이 드니까 톡으로 대화해요.” 여성 “그러지 말고 자기소개부터 자세히 해주세요.” 피해자 “…소개 드렸으니 개인적으로 연락하죠.” 여성 “지금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이렇게 대화가 늘어지면서 피해자의 이용권은 계속 바닥났다.

피해자 “천천히 찾으세요.” 여성 “찾았어요! 제 사진부터 보내드릴게요. 번호 알려주세요.”피해자 “네! 01X-XXXX-XXXX” 여성 “사진과 함께 제가 이용하는 어플 초대 드렸으니, 다운받아서 깔고 그걸로 대화해요.”

이후 여성은 자신의 어플 닉네임을 알려준 뒤 대화방을 나갔다. 상대를 찾기 위해 어플로 들어가 닉네임을 검색해봤자 아이디 및 정보가 없다고 뜬다. 그리고 피해자가 자동소액결제로 이 사이트에서 날린 금액 50만원. 이런 식의 대화가 계속되면 상상을 초월할 금액이 증발된다. 1대1 상담을 해도 소용없다. 사이트 측은 전혀 사기가 아니라며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뻔뻔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욕구불만족인 순진남들은 이러한 사기에 넘어가며 이들을 배불리고 있다.




이 사이트에 가입하면 매일 아침 9시에 ‘오늘의 뚜’를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매일 동시간대 오는 메시지’ 이 자체를 수상히 여겨야 한다. 이것은 무작위 자동 발송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사기 당하고 싶은 사람은 오늘의 뚜를 클릭하라는 것이다.

또 놀라운 사실이 있다. 이 사이트는 사기 후 증거소멸을 위해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삭제하고 덮어씌우기를 반복한다. 실제로 가입 후 다음 날 이 사이트는 유령사이트가 돼 있었다. 검색해보니 다른 도메인으로 사기를 치고 있었다. 도메인은 무려 130여개로 알려진다. 사이트 공지 글을 확인한 결과 2012년 2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에 10∼20명이 10만원씩 결제했다고 한다면, 100만∼200만원이다. 현재까지 대략 6억에서 12억 정도의 매출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악질 사이트 운영자는 어떻게 처벌할까. 안타깝게도 이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대포 통장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이버 수사대의 수사에도 한계가 있다. 몇몇 피해자들은 유해사이트 차단 신고를 하지만 그 처리 기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다양한 도메인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을 막을 뚜렷한 방법이 없다.

행여 가입한 뒤 불안에 걱정하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제시한다면, 이용권 결제 후 사기성이 의심돼 어찌할 바 모르는 상황이라면 해당 계좌의 출금정지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본인에게는 결제완료가 확인될지 모르나 계좌이체의 경우 금융사에서는 실제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10∼30분 정도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금액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해당 은행에 찾아가 요청하면 된다.

또한 따로 탈퇴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난감할 것이다. 가입시 정보란에 기재한 휴대폰 번호가 본인 명의의 것이 분명하다면 소액결제를 일시 차단하고 유해 사이트 및 어플로 자동 연결되는 메시지의 내용은 확인 즉시 바로 삭제하는 것이 좋다. 스미싱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서버 둔
사기성 사이트

넘치는 성욕에 이성을 잃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성인 사이트에 접속하는 사람들. 이렇게 순진한 사람들이 많기에 이러한 악질 사이트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채팅 어플’ 성매매 실태

“하룻밤 엔조이 OK?”

일부 채팅 어플들이 성매매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채팅 어플을 통해 성매매를 한 여중생 3명이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다. A어플은 ‘남친, 여친, 친구, 애인을 만드는 채팅, 미팅 어플’이라 소개하면서 영화친구, 영어친구, 쇼핑친구, 친구대행 등 다양한 알바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유사한 B어플의 경우 연령대별 토크방과 미팅, 채팅, 피플, 갤러리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글을 남길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문제는 ‘미팅’ 게시판이었다. 이 게시판에는 성적 만남을 원하는 각종 글들이 가득했다. ‘보일 듯 말 듯’ ‘찢어진 스타킹’ ‘귀여운 교복녀’ 등 자극적인 제목이 즐비했다.

한 어플 담당자는 단순히 만나자는 글까지 제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사전에 이를 제재하기는 어려웠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사전 심의는 검열로 간주되므로, 어플은 사후심의만 이루어진다. 방통심의위는 자체 모니터링과 신고접수를 통해 유해 어플에 대한 조치를 취한다고는 하지만 90만개에 육박하는 전체 어플 앞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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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