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2.02 1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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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된 택시운전사 "현장 목소리 정책에 반영"

[일요시사=정치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거제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파란을 일으킨 화제의 초선이다. 거제에서 비(非)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3대 국회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거제경찰서장 출신으로 택시운전사부터 국회의원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김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여러모로 화제를 몰고 다닌 인물이다.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거제에서 경찰서장을 지낸 김 의원은 서장직을 그만둔 뒤엔 관할하던 지역에서 택시운전을 해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정치적 쇼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지역주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러한 모습은 그가 비새누리당 후보로는 20여년 만에 거제에서 당선되는 원동력이 됐다.

김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지도 어느새 1년이 넘었다. 화제의 초선이던 그는 그동안 어떠한 발자취를 남겼을까?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초선이시다. 정치 입문 후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의정활동은 무엇인가?
▲ 저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거제시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무소속으로 당선되었다. 이것이 제게는 가장 큰 자부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거제시민 81%가 새누리당에 입당을 원함에 따라 지난해 11월에 새누리당에 입당을 하였고, 금년 5월에는 새누리당 원내부대표에 임명되었다. 원내부대표는 개개인의 경험과 전문성 등을 고려한 역할 분담을 통해 대외협력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데 10명의 당 원내부대표 가운데 경남지역에서 유일한 원내부대표를 맡게 되었던 점도 제 의정활동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포함한 의정활동에 성실히 임한 공로로 270여개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NGO 모니터단으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상을 수상했고, 국토일보사로부터 대한민국 건설문화대상 의정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 2012년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 8차례의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의 평균 출석률은 93%에 달했고 재석률은 41%에 불과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오직 단 한 명, 저 김한표 만이 100% 출석하고 끝까지 재석했다.

-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일컬어지는 거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거제에서 비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3대 국회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선거 승리 비결은 무엇인가?
▲ 거제시민의 끝없는 보살핌으로 12년 긴 세월 품어주셨고, 기필코 저를 만들어 주셨기에 제가 다시 일어서서 날갯짓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거제시민들께 보은해야 하는 이유가 특별한 만큼 언제나 낮은 자세로 그 은혜에 보답하겠다. 택시운전대를 잡으면서 6개월간 거제시를 누비하기도 하고 대학 강단에 서보기도 하고 두 번의 낙선 끝에 세 번째에 당선되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부족한 저처럼 주변 환경이 어렵더라도 끝까지 굴하지 않고 도전하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꼭 전해드리고 싶다.


- 거제경찰서장 출신이다. 경찰서장을 그만둔 뒤엔 관할하던 지역에서 택시운전을 해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정치적 쇼라는 비판도 있었다. 당시 택시운전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지역에서 택시운전을 하며 느낀 점들은 무엇이었나?
▲ 저는 지난 2006년 9월부터, 약 6개월 동안 거제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택시운전을 하기 위해서, 운전면허를 1종으로 갱신하고 자격이수 과정도 거쳐 정식으로 택시운전자격증명도 취득했다. 자주 만날 기회가 없는 시민여러분들과 택시 안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서민과 소외 계층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낮은 자세로 민생 현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술에 만취된 승객을 태우고 차비 한 푼 못 받았던 일, 손님이 차에다 토한 토사물을 닦아내던 일, 추운 겨울날 저녁 동료기사들과 회포를 풀었던 조촐한 회식자리 등은 이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여러 시민들과 소통하며 사회 곳곳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시민들의 힘든 모습을 마주하면서 고통도 함께 나누며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었던 일들이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때 현장에서 들었던 시민들의 목소리를 지금 국회의원이 되어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 현재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속해 있다. 우리나라는 벌써 수년째 고질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은 원전부품비리사건까지 터져 최악의 전력난을 겪었다. 국민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내년 여름이 두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상임위 차원에서 전력난을 해소할 방안은 없는가?
▲ 정부가 지난달 19일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하고, 발전용 유연탄에 탄력세를 적용하는 등 에너지가격 체계 개편안을 발표 했다. 전기에만 과도하게 집중되는 소비 추이를 과세를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시도로 이번 개편안이 1차 에너지원(유류)과 2차 에너지원(전기)간 가격 역전 상황을 해소하려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중장기적으로는 로드맵이 불명확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사람들은 안전하고 편리한 전력을 선호하는 전기화(電氣化)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이 1차 에너지원보다 싼 비정상적인 에너지요금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고 전기와 타(他)에너지원 간의 상대가격 조정을 통해 더 이상의 전기화를 막는 전기요금 정상화 계획이 추가되어야 한다. 단기적 요금인상과 세제개편 방안은 국민 부담만 일으키고 전력수요 감축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으므로 가격정책뿐 아니라 비가격정책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거친 장기적 수요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거제에서 20여년 만에 당선된 무소속 후보
출석 및 재석률 100%, 성실 의정활동 눈길

- 김 의원께서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과 관련 일부에선 "서민에겐 도시가스 요금 폭탄, 재벌에겐 수익 보장을 하는 재벌 특혜 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는데.
▲ 제가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어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요금 폭탄, 재벌특혜라는 주장은 바로 가스공사 노조가 가스사업권 독점이라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주장이라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도시가스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재 한국가스공사만 가스를 직수입할 수 있는 것을 완화해 한전 및 발전사들과 민간발전사들도 가스를 수입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스공사 노조는 가스 직수입 완화로 인해 급여 및 후생복지 축소를 염려하고 국민들에게 마치 가스의 민영화로 인해 도시가스 요금폭탄이 발생할 것이라고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도시가스사업법이 통과되면, 민간기업들은 지금처럼 가스공사로부터만 가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므로 이윤을 창출하려는 민간 사업자들은 해외가스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싸게 가스를 구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더구나, 정부는 민간기업의 과도한 이익을 차단하는 장치(SMP 가격상한제)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곳은 바로 가스공사이다. 지금까지 가스공사는 비싸든 싸든 수입가격에 이윤을 붙여 국민에게 팔기만 하면 됐다. 해외가스 시장에서 싸게 사오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가스공사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가스를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방만 경영으로 인한 적자가 생기면 가스요금 인상으로 해결해 왔다. 이러한 구조를 바꾸고 공기업도 경쟁력을 갖춰 질 좋고 저렴한 공공서비스를 하도록 바로잡는 것이 바로 도시가스개정안의 입법취지다. 가스공사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스를 수입했던 것에 반성해야 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올해 국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타 상임 위원회와는 달리 여야 간 정쟁으로 인해 파행으로 치닫지 않고 여야 모두가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9대 국회 두 번째이자,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로 실시한 금번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들이 과도한 부채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경영을 하고도 자구해결 노력은 등한시 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고 개선시키고자 했다. 또한, 에너지 분야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시해 미래성장동력원으로 삼고자 했으며,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질책과 대안 제시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는 유명한 악연이다(과거 두 사람은 거제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결했었고, 이후 김 의원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법처리를 받으면서 김 실장이 검찰총장·법무장관 출신이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정치적 탄압' 의혹을 제기했었다). 최근 김 실장이 박근혜정부의 ‘문고리권력’으로 불리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김 실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거제 출신 선배로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거쳐 거제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내시고 현재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만나 거제 지역 현안 등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옛 일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새로운 상황에 맞춰 사는 게 정치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 함께 합심하고 거제 발전을 위해 모든 지역 출신 인재들이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 현재 여의도에선 이른바 모임 정치가 한창이다. 김 의원께서 김무성 의원이 주도하는 퓨처라이프포럼에 참석한 것을 두고 김무성 의원에게 줄을 선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평가도 있는데?
▲ 국회연구단체인 '퓨처라이프포럼'은 고령화시대 대안 마련을 위한 국정 관련 공부 모임이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공동대표로 여야를 아우르는 모임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도에는 세계 최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러한 거대 트렌드에 대한 대처 방안이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한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 사회가 맞이할 고령화 사회는 과거에 선진국들이 경험한 고령화 사회와는 다른 측면으로, 미래창조사회에서 노령층의 역할은 과거 산업사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단순한 공부 모임일 뿐이다. 국회의원이 공부할 수 있는 관심 분야에는 앞으로도 어디에서, 누가 주도하든 상관없이 열심히 배우고 지식을 쌓아가려 한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서민정치, 생활정치, 봉사정치를 정치관으로 삼고 있다. 서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정치야 말로 가장 좋은 정치라 생각한다. 2012년 총선에서 거제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으로 하해(河海)와 같은 은혜를 입고 지금의 이 자리에 설수 있었다. 거제 시민께 감사드리며, 저는 힘들게 국회에 입성한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국가와 고향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과거의 어려움을 잊지 않고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는 서민의 눈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거제시 국회의원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고향 거제의 더 큰 발전과 거제 시민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김한표 의원 프로필>

▲ 청와대 경호실 101경비단
▲ 청와대 민정비서실 행정관
▲ 거제경찰서 서장
▲ 가덕도 신공항유치 거제시민연대 공동대표
▲ 제19대 국회의원
▲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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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