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성접대 수사 헛발질 넷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1.18 13: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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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 변죽만 울린 섹스 스캔들

[일요시사=사회팀] 박근혜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렸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당시 대전고검장). 그는 내정 6일 만에 '섹스 스캔들'로 옷을 벗는 치욕을 맛봤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김 전 차관에게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동일한 사건을 놓고 다른 결과를 내놓은 검찰과 경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성접대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을 맺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한남동의 S대학병원. 올 여름 한 종편 방송 취재진은 해당 대학 병원 병실을 찾았다. 일체의 외부 접견이 거부된 병실 안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있었다. 당시 취재진은 '김 전 차관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의혹을 갖고 병실 안에 카메라를 들이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카메라에 찍힌 김 전 차관은 멀쩡히 서 있었다. 화병으로 실신하고 각혈 증세까지 보였다던 김 전 차관이 실은 펄펄했다는 것이다.

해당 언론 입장에선 특종을 잡았던 셈. 하지만 이 특종이 보도된 일은 없었다. 이유는 취재 과정에서 다소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취재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김 전 차관 측은 노발대발하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전 차관은 경찰의 방문 조사 직후 퇴원한 뒤 돌연 종적을 감췄다.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윤재필 부장검사)는 별장 성접대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함께 합동강간 및 성접대 상습 강요 혐의를 받던 김 전 차관은 면죄부를 얻게 됐다.

피해여성의 재정신청 등 남은 변수도 있지만 사실상 별장 성접대 수사는 용두사미로 끝을 맺게 됐다. 김 전 차관이 무혐의로 불기소되면서 윤씨 역시 성접대와 관련한 모든 혐의(피해여성에게 성접대를 강요하고, 성관계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필로폰을 매수 및 투약한 것)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됐다.

경찰의 기소 내용을 뒤집는 검찰의 이번 결정에 의혹의 눈초리가 쏠린다. 대다수 여론은 '제 식구 감싸기' 행보라며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수사 단계부터 경찰이 자충수를 뒀다는 해석도 있다. 어느 쪽 말이 맞는 것일까. 다음 4가지 포인트를 보면 이번 수사의 전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헛발질1]
정보가 새나갔다

별장 성접대 의혹의 시작은 건설업자 윤씨의 내연녀 K씨가 윤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지난해 윤씨는 K씨와 성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해당 장면을 정지된 휴대전화로 촬영해 보관했다. 그런데 윤씨의 아내가 이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윤씨와 K씨는 간통 혐의로 피소됐다. 그러자 K씨는 "억울하다”며 윤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했다. 자신의 혐의 없음을 항변하기 위한 역고소였던 셈이다. 해당 사건은 서울 서초경찰서에 접수됐다.

여기서 경찰 수뇌부는 윤씨가 연루된 성폭행 사건이 무혐의 처분될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지난 1월 경찰청 범죄정보과에선 "(성폭행 사건은) 아마 서초경찰서에서 엎어질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조사에) 들어갈 수 있어요"란 얘기가 나왔다.

'검사 잡는 경찰'로 불렸던 범죄정보과는 박근혜정부 출범 전부터 검찰을 겨냥한 '한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앞서 범죄정보과는 성접대 동영상 사본을 확보한 상황에서 성폭행 수사가 종결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의 목표는 명확했다. 새 정부 검찰총장 후보자로 하마평에 올랐던 김 전 차관(당시 대전고검장)을 떨어뜨리겠다는 것이었다. 동영상 속 인물로 지목된 김 전 차관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추천되면 성접대 동영상을 터뜨려 검찰에 타격을 입힌다는 영화 같은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던 프로젝트가 삐거덕대기 시작했다. 관련 수사 정보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외부로 새나간 것이다.

경찰 간부급 한 관계자는 지난 1~2월께 별장 성접대 수사와 관련해 국회 한 고위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영상 원본을 들고 있던 것으로 의심됐던 인물의 신원 파악을 부탁했던 것인데 이 과정에서 수사 정보가 1차로 유출됐다. 또 관련 정보는 국회를 거쳐 언론으로 2차 유출됐다.

당시 첩보를 입수한 한 유력 언론사는 취재에 착수한 뒤 동영상을 보여 달라고 채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언론사를 중심으로 '성접대 동영상'에 관한 첩보도 '지라시' 형태로 나돌았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 해당 지라시가 검찰 안팎으로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것에 있었다.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법조계 안팎에선 "대한민국이 뒤집어질 만한 동영상이 떠돌고 있다"는 풍문이 파다했다.

확산되는 소문으로 언론의 접촉 시도가 잦아지자 경찰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터뜨리자니 증거가 부족하고, 그대로 있자니 검찰의 '물타기'가 우려됐다. 하지만 한 번 빼든 칼을 그대로 칼집에 꽂을 순 없었다.

 

[헛발질2]
청와대를 건드렸다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 2월. 익명의 경찰 고위 관계자는 "대형 게이트로 번질 수 있는 동영상을 확보했다"며 "3월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를 경찰 밖으로 전했다.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을 눈앞에 둔 시점이었다.

여기서 두 번째 변수가 발생했다. 김 전 차관이 검찰총장 경쟁에서 미끄러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김 전 차관은 박근혜정부 신임 하에 법무부 차관으로 내정됐다. 이 무렵 동영상과 관련한 추문은 청와대로까지 흘러들었다.

한 발 늦게 사건을 보고받은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담당 비서진을 만난 자리에서 "왜 (차관급 인사 전에) 보고하지 않았냐"며 격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수사라인 최종 책임자인 김기용 당시 경찰청장은 잔여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문책성 경질을 당했다.

김 청장이 옷을 벗자 경찰은 수사를 종결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인가를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확보한 '사본'만으로는 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란 걸 특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면 그에 따른 역풍도 각오해야 했다.

이른바 '이중 수사' 논란이 일었던 김광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 수수 사건 때부터 경찰은 검찰과 관련한 첩보 수집에 열을 올려왔다.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에 타격을 입히면서 경찰의 수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검찰 비리'를 건드는 것이었다.

성접대 수사는 경찰 이해관계에 부합했다. 하지만 문제는 증거였다. 결정적 물증이 없는 한 김 전 차관 등 대부분의 혐의자는 불기소 처분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런데 경찰은 성접대 의혹을 공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울러 경찰은 검찰 압박용 카드로 언론을 활용했다. 출국금지 요청으로 김 전 차관의 실명도 간접적으로 오픈했다. 결론적으로 김 전 차관은 내정 6일 만에 성추문 의혹으로 옷을 벗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찰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 보였다.

그러나 사건은 예상 밖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검찰을 겨냥했던 성접대 수사는 "박근혜정부 인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결과로 귀결되면서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렸다. 성접대 수사를 통해 수사권 조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했던 경찰은 도리어 조직개편의 압박을 받는 신세가 됐다.

 

[헛발질3]
동영상보단 로비였다

최초 경찰은 성접대에 동원됐던 피해여성들의 진술을 확보, 윤씨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윤씨가 입을 열면 자연스럽게 김 전 차관의 혐의도 입증할 수 있을 거란 판단이었다.

하지만 핵심 피의자인 윤씨를 소환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뜬소문만 커졌다. 사건을 전담한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역풍'으로 지휘부마저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무엇보다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경찰대 1기 출신 간부들이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에 놓이면서 조직 내부는 부침을 겪어야 했다.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수사팀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동영상 원본을 갖고 있던 인물들이 체포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탄 것이다. 경찰이 내사 단계에서 입수한 동영상 사본은 화질이 나빠 영상 속 인물을 특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원본은 달랐다. 경찰이 입수한 3개의 동영상 속 인물은 모두 김 전 차관으로 특정됐다.

탄력을 받은 경찰은 수사 막바지 단계에 소환을 검토했던 윤씨를 기존 방침보다 앞당겨 소환했다. 경찰은 윤씨를 불러 ▲동영상을 촬영하게 된 경위 ▲김 전 차관과의 관계 ▲성접대의 대가성 등을 추궁했다.

아울러 경찰은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의 성문 분석 결과를 토대로 동영상 속 등장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고 결론 내렸다. 김 전 차관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됐으며, 그에겐 출국금지와 함께 소환 명령이 떨어졌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경찰의 소환요구에 불응했다. 앞서 밝혔듯 김 전 차관은 맹장수술과 화병 등을 이유로 병원에 눌러앉았다. 이에 경찰은 김 전 차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강제 수사란 초강수를 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팀이 신청한 영장을 반려하며 경찰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수사팀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는 방문조사. S병원으로 찾아간 수사팀은 그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김 전 차관을 만났다.




성접대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든 지난 7월18일, 경찰은 김 전 차관에게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 전 차관이 윤씨를 통해 여성 2명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판단했다. 설혹 성관계의 강제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회 고위층의 '난교 파티'는 간접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하지만 '난교 파티'는 법이 아닌 윤리의 영역. 때문에 성접대 수사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 건 아니었다. 당초 경찰은 뇌물 수뢰 등 김 전 차관의 다른 혐의를 입증코자 했다. 하지만 성접대(혹은 성관계)의 대가성 부분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경찰은 동영상에 집착한 나머지 법리적으로 중요한 로비 혐의를 드러내는 데 실패했다.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당일 복수 언론을 통해 “" 전 차관은 성접대를 받지 않았고 문제가 된 여성과 그런 관계도 전혀 없었다"며 "김 전 차관은 윤씨와 모르는 사이고 어떤 로비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당시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이로부터 4개월 뒤 김 전 차관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헛발질4]
윤씨에 매달렸다

사실 김 전 차관의 불기소 처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만약 김 전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선다면 재판 과정에서 피해 여성들의 성접대 증언이나 관련 동영상이 어떤 형태로든 공개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 같은 후폭풍을 고려한다면 김 전 차관의 기소 가능성은 처음부터 제로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이번 무혐의 처분의 근거로 ▲피해 여성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던 점 ▲피해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한 후에도 윤씨와 관계를 지속했던 점 ▲동영상 속 인물을 김 전 차관이라고 반드시 특정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었다.

특히 검찰 관계자는 "한 명은 강간 사실을 부인했고, 또 다른 한 명은 상황이나 장소를 특정하지 못하는 등 피해 여성들의 진술에서 일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사를 지휘했던 허영범 수사기획관은 "수사를 110일간 진행하면서 윤씨의 다이어리와 통화내용, 피해 여성의 진술로 혐의를 입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김 전 차관을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압수수색을 비롯한 강제 수사가 없었기 때문에 "제 식구를 챙겼다"는 여론의 성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은 윤씨를 모른다고 했다. 반면 윤씨는 당초 진술을 번복하여 김 전 차관을 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은 김 전 차관과 윤씨의 대면조사를 검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둘은 끝내 대면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압수수색을 하려면 공여자 진술 등 증거가 확실해야 하는데 이번 사건은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전 차관의 유죄를 확신한 경찰 입장에선 윤씨의 침묵이 뼈아픈 대목이었다.

'키맨' 윤씨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자 관심이 쏠렸던 동영상도 증거로써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검찰은 "화질이 좋지 않아 인물을 특정할 수 없었고, 피해 여성도 본인이라고 진술하지 않았다"며 관련한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차관이 등장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범죄사실과 관련 없는 내용이라 언급하기 부적절하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이는 김 전 차관이 영상 속 인물일 가능성은 있지만 기소 명목인 특수강간의 증거는 아니란 말과 같다.

즉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의심받았던 윤씨의 자백이 있거나 영상에 찍힌 여성이 피해 여성과 동일인인 경우에만 동영상은 효력을 가질 수 설명. 검찰은 자백도 없었고, 피해 여성도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별장 성접대 사건의 피해여성은 A씨는 복수 언론을 통해 검찰 수사를 비판하면서 재정신청을 준비하는 등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장문의 탄원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처음 만난 여성을 별장으로 유인해 성폭행하고 이를 약점 잡아 성접대에 동원했다는 윤씨. 윤씨가 보낸 협박성 성관계 사진의 남자 주인공으로 지목된 김 전 차관. 재정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감춰진 진실의 장막이 언제든 걷힐 수 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별장 성접대 사건일지]

▲3월14일 건설업자 윤중천, 강원도 별장에서 사회 고위층인사들 성접대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는 의혹 보도
▲3월18일 경찰청 특수수사과, 내사 착수
▲3월20일 경찰, 성접대 동영상 확보
▲3월21일 경찰, 내사에서 수사로 전환
▲3월21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퇴
▲3월27일 경찰, 김 전 차관 등 10여명 출국금지 요청.
▲3월27일 검찰,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기각
▲3월31일 경찰, 원주 별장 등 압수수색
▲5월9일  경찰, 윤씨 1차 소환조사
▲5월14일 경찰, 윤씨 2차 소환조사
▲5월21일 경찰, 윤씨 3차 소환조사
▲5월24일 경찰, 대우건설 압수수색
▲5월25일 경찰, 김 전 차관에 출석 요구
▲6월7일  경찰, 김 전 차관 피의자 신분 전환
▲6월15일 경찰,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 소환조사
▲6월18일 경찰, 김 전 차관에 대해 체포영장 신청
▲6월18일 경찰, 서울저축은행 전 전무 김모(66)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6월19일 검찰, 경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해 신청한 체포영장 반려…서울저축은행 전 전무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6월20일 서울저축은행 전 전무 김모씨 구속
▲6월24일 서울중앙지검 윤재필 강력부장을 팀장으로 소속 검사 2명, 수사관 6명 총 9명의 전담 수사팀 구성
▲6월25일 경찰, 윤씨에게 불법 대출을 해 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구속된 서울저축은행 전 전무이사 김모씨 검찰에 송치
▲6월26일 검찰 "윤씨 관련 모든 사건 강력부가 송치 받아 일괄 수사"
▲6월29일 경찰, 김 전 차관 병원 방문조사
▲7월2일 경찰, 윤씨 구속영장 신청
▲7월3일 검찰, 윤씨 구속영장 반려…보완 수사 후 재신청 지휘
▲7월5일 경찰, 윤씨 특수강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6개 범죄 혐의로 구속영장 재신청
▲7월10일 경찰, 윤씨 구속
▲7월11일 검찰, 서울저축은행 전 전무 김모씨 구속 기소
▲7월18일 경찰, 윤씨와 김 전 차관 등 14명 기소의견(합동강간 등 혐의)으로 사건 송치
▲7월18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사건 배당
▲7월19일 윤씨 포함된 대우건설 시공 공사에 대한 수주비리 사건 송치
▲8월6일 검찰, 윤씨 구속 기소(사기, 경매방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11월2일 검찰, 김 전 차관 소환조사
▲11월5일 검찰, 윤씨의 협박, 명예훼손 혐의 추가 인지
▲6월25일∼11월4일 검찰, 피의자 포함 사건관련자 64명 상대로 140회 조사, 이메일 및 컴퓨터 압수·분석, 계좌추적, 통화내역 분석, 원주별장 및 윤씨의 역삼동 사무실 2곳에 대한 압수수색 실시
▲11월7일 검찰시민위원회 소집(검찰시민위원 11명 전원 불기소 적정 의견 제시)
▲11월11일 검찰, 김 전 차관 무혐의 처분·윤씨 추가 기소 등 수사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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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