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원정 불륜' 폭로전 막전막후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1.18 13: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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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의 나비부인이 목사님의 그녀?

[일요시사=사회팀] 그동안 불거진 온갖 성추문 의혹은 '큰 목사님' 역시 여자를 밝히는 한 남자란 사실을 간증하는 듯 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목사님의 부적절한 외도가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은폐돼왔다는 의혹이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원정 불륜 의혹. 나비부인을 향한 조 목사의 마음은 진심이었을까. 




지난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이하 모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 목사의 부적절한 불륜 관계와 조용기 일가의 수천억원대 재정 비리를 폭로했다.

사랑과 배신
은밀한 만남

조 목사는 세계 최대 단일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등록신도 48만명)의 원로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기독교 인사다. 그러나 조 목사를 위시한 조용기 일가는 그간 한국 기독교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왔다.

이번 기자회견으로 조용기 일가는 회복하기 힘든 수준의 도덕적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인의 장막 안에서 조용기 일가는 아직 건재하다. 오히려 교회 내부에선 조 목사가 피해자란 얘기도 나온다. 때문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향후 조 목사를 반대하는 쪽과 옹호하는 쪽으로 갈려 심각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모임은 "조용기 목사 일가의 재정 비리와 여성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더함공동체' 이진오 목사의 협력을 받은 이번 기자회견은 무려 수십쪽에 달하는 증빙자료가 첨부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다.


특히 <빠리의 나비부인>(2003)과 관련한 증거가 제시될 것이란 소문은 교회 안팎을 술렁이게 했다. <빠리의 나비부인>은 신도들 사이에선 금기로 분류된 '사탄의 책'이었다.

<빠리의 나비부인>은 프랑스 파리 국립 오페라단 최초의 한국인 소프라노 가수였던 정귀선씨가 쓴 소설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이 유명해진 건 정씨가 조 목사와 내연 관계에 있었으며 이후 배신당했다는 내용을 자전적 형태로 서술했기 때문이다.

장로들, 내연녀와 부적절한 관계 폭로
소프라노 정귀선씨 책 모두 실화 주장

모임에 따르면 조 목사는 책이 발간되자마자 시중에 나돌던 <빠리의 나비부인> 전량을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처 회수하지 못한 책도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빠리의 나비부인'을 검색하면 관련한 내용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자회견 당일 오후 1시50분께.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은 수십대의 카메라와 기자회견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단상에 있던 김대진 장로, 김석균 장로, 박성태 장로, 하상옥 장로 등은 비장한 얼굴로 10분 뒤 있을 기자회견을 기다렸다.

그들의 등 뒤에는 '조용기 목사 일가 퇴진 촉구 기자회견'이란 구호가 적힌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플랜카드와 정면으로 마주본 곳에 설치된 빔 프로젝트는 곧 있을 기자회견을 위해 예열된 모습이었다.

오후 2시. 약속 시간이 되자 더함공동체의 이 목사가 마이크를 들었다. 그러나 기자회견 시작과 동시에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은 단상으로 밀려왔다. "너네 이런 것(기자회견) 하면 교회 망신시키는 거야"란 고함소리가 들렸고, "이런 걸 누가 하라 그랬어"란 외침과 함께 빔 프로젝트의 전원이 꺼졌다.


폭로 둘러싸고
교인 간 충돌 격화

험한 얼굴을 한 교인들이 기자회견을 무마하기 위해 몰려들자 모임 측은 단상을 에워싸고 이들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모임 측과 교인 세력이 서로 가슴을 밀치고 멱살을 잡는 등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단상 뒤편의 싸움은 앞쪽보다 수위가 높았다. 흥분한 교인은 모임 측 한 장로의 멱살을 잡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그러자 옆에서 나타난 백발의 노인은 바닥에 쓰러진 장로를 발로 걷어차려 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이를 제지한 모임 측 인사는 "다 잘 되자고 이러는 건데 왜 그러시냐"며 노인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신경전으로 장내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강당에 놓인 간이 의자들은 차례로 쓰러졌다. "똑바로 하라고, 이 새끼들아"와 같은 거친 말도 간간이 들렸다. 멱살을 잡힌 한 장로는 "어차피 다 언론에 나갈 건데 마음대로 하라"며 "날 때려봐야 소용없다"고 체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회견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긴 힘든 상황. 몇몇 교인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후 2시10분께. 모임 측 장로들이 교인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사이 이 목사는 다시 마이크를 들고 단상 구석에 섰다. 그는 "우리는 조용기 목사 일가의 부패와 타락을 한국교회와 사회 가운데 고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수십 명의 취재진은 이 목사를 에워쌌다. 그러자 성난 교인들은 기자들을 밀치고 들어와 이 목사의 마이크를 뺏으려 했다. 하지만 이 목사는 방해에 굴하지 않고 낭독문을 끝까지 읽어 내렸다.

이 목사는 지난 2000년부터 조 목사의 전횡을 비판해 온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을 역임했던 그는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다음과 같이 폭로했다.

우선 이 목사는  과거 조 목사가 교회 땅을 담보로 돈을 대출받은 뒤 <스포츠투데이>란 매체를 창간하자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이에 조 목사는 이 목사에게 사람을 보내 "내 뒤에 김태촌과 조양은이 있는데 네가 이래도 되겠냐"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유명 깡패들과의 친분을 이용, 이 목사를 겁박한 것이다.

하지만 이 목사가 '마음대로 하라'며 강경한 태도를 취하자 이번엔 다시 조 목사 측이 3억원 제안하면서 회유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목사는 돈을 거절했고, 이후 조 목사는 이 목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끝까지 괴롭혔다. 이 소송은 조 목사의 패소로 끝났다.

협박 카드로
조폭들 활용?

하지만 조 목사에겐 또 다른 판도라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른바 원정 불륜 의혹. 2003년 출간한 <빠리의 나비부인>은 조 목사를 실제 모델로 한 소설이다.

이 목사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로 한 이종근 장로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의 불법감금으로 기자회견장에 올 수 없었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당시 원정 불륜 의혹을 은폐한 사람이 바로 이 장로였기 때문이다. 다음은 모임 측이 밝힌 원정 불륜 은폐의 전말이다.





이 장로는 조 목사의 대리인으로 지난 2003년 내연녀 정씨와 직접 만났다. 당시 이 장로는 '조용기 목사와의 어떠한 관계도 발설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정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5억원을 건넸다. 대신 이 장로는 정씨에게서 관련 자료가 담긴 가방을 넘겨받았다.

가방 안에는 이 장로와 정씨가 합의한 각서, 합의서, 입금 영수증, 조 목사가 정씨에게 '영혼의 부부'라며 준 반지, 시계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둘의 불륜 관계를 입증할 만한 조 목사의 점퍼, 스웨터, 꽃무늬 파자마, 민소매 상의, 흰색 팬티 등은 물론이고, 당시 함께 묵었던 호텔의 투숙 영수증까지 있었다. 이와 관련해 성인 남녀가 숙박업체에서 한 방에 투숙하면 불륜으로 볼 수 있다는 법률 해석이 있다.

내연녀 정씨는 <빠리의 나비부인>에서 조 목사를 처음 만난 장면을 묘사했다. 그는 1993년 5월 프랑스에 살던 강모씨(여)의 소개로 조 목사와 인연을 맺었으며, 조 목사의 구애에 마음이 흔들려 사랑에 빠졌다고 기술했다.

더불어 자신의 본명은 정모씨인데 조 목사가 이름을 정귀선으로 바꿔줬고, 수많은 밤을 함께 보냈다고 주장했다. 정씨가 책에서 불륜을 암시하며 쓴 표현은 '꿈같은 사랑을 나눴다' '달콤한 밤을 보냈다' '자기가 입던 잠옷을 건네주며…' 등이다.

"위로금 15억 건네고 평생비밀 각서 받아"
<빠리의 나비부인> 보니…"수많은 밤을 함께 보냈다"


<빠리의 나비부인> 출간 당시 기독교 전문매체인 <뉴스앤조이> 등 복수 언론은 취재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 목사는 책을 모두 회수했고, 정씨에게 교회 재정으로 추정되는 15억원을 건네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것으로 모임 측은 밝혔다.

지난 9월 모임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산하 윤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이 장로, 하 장로 등 원정 불륜 무마에 관여한 핵심 인사들은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모임의 진술과 증거자료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윤리위원회는 공문을 보내 조 목사의 퇴진을 정식 요청했다. 그러나 조 목사가 침묵을 지키자 기자회견이 준비됐고, 장막 안에 감춰져있던 조 목사의 불륜 의혹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교인들은 모임 측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의 발언을 장외에서 접한 교인들은 "(조 목사의) 아들들은 모르겠지만 조 목사님이 어떤 분인데 이럴 수 있냐" "이단이 판을 치는 걸 보니 말세의 징조다"란 반응을 내놨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한 여성 권사는 "너희들이 십일조라도 했냐"면서 "조 목사님은 세계적인 목사님이신데 세계적인 목사가 어떻게 도둑질을 하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조 목사 아들이 회장으로 있는 <국민일보>를 통해 해명을 내놨다. 강력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국민일보> 기사에서 "오늘 기자회견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 중인 형사사건의 고발인들이 주도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시중에 떠도는 유언비어 수준의 소문을 각색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법적 대응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도 같은 날 '교회의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 "(기자회견 내용 중) 위법하거나 사실이 아닌 사항이 있을 경우 당회 차원에서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횡령·배임 이어
불륜도 드러날까

그러나 모임 측은 이번 폭로 내용이 한 점의 의혹 없는 사실이란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불륜 사실 외에도 현재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조용기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가 밝혀질 수 있도록 추가 고발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조용기 일가를 둘러싼 폭로전이 점차 가열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선량한 신도들만 고통 받고 있다는 지적이 교회 안팎으로 제기된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조용기 일가 횡령·배임 의혹
추정 규모만 5000억?

지난 14일 모임은 '조용기 목사 일가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서 조 목사 일가의 5000억원대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했다. 모임 측이 주장한 의혹 중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용기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던 순복음선교회는 1992년부터 98년까지 CCMM 빌딩을 건축하면서 교회로부터 1633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조 목사는 이 가운데 643억원만 돌려주고, 990억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모임에 따르면 공사 당시 조 목사의 장남 조희준씨가 운영하는(주)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과 (주)퍼실리티매니지먼트코리아에는 각각 공사 대금 285억원과 166억원이 지급됐다.

둘째, 조 목사의 삼남 조승제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내셔날클럽매니지먼트그룹을 통해 순복음선교회로부터 CCMM 빌딩 3개층을 295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조씨는 3년 뒤 다시 순복음선교회에 해당 층을 372억원에 되팔아 77억원의 부당 차익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셋째, 조 목사는 퇴직금으로만 200억원을 넘게 챙겼고,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연간 120억원씩 총 600억원의 특별선교비를 받았다. 하지만 특별선교비의 사용처는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조 목사님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해 조작된 것"이란 입장을 <국민일보>를 통해 전했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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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