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이상한 장학금' 왜?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0.22 1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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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서…몇푼 받으려 애 낳는다?

[일요시사=사회팀] 셋째 자녀에게 대학등록금을 지원하는 일명 '다산장학금' 제도.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이 제도는 해당 사업의 타당성과 실효성 여부를 놓고 그간 논란이 있어 왔다. 그런데 서초구가 최근 자체 운용하고 있는 다산장학금 제도를 둘러싸고 구의회와의 법적분쟁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서초장학재단 조례안 개정을 놓고 서초구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심성 행정?

관련 보도에 의하면 서초구청은 지난달 16일 '서울특별시 서초구 장학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2일 서초구의회는 장학재단의 사업, 기금 출연과 지출에 관한 조항을 담고 있는 일부개정조례안(이하 개정안)을 찬성 12표, 반대 2표, 기권 1표로 본회의를 거쳐 통과시킨 바 있다.

서초장학재단 조례는 서초구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다자녀 가정의 셋째 이상 자녀를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사업 규정 등이 포함돼있다.

앞서 서초구청은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통해 "서초구는 올해(2012년) 서초다산장학재단을 설립, 구가 출연한 10억원과 관내 기업 기탁금, 구청 공무원들이 십시일반 기탁한 금액 등 총 17억원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 등록금 일부를 지원했다"고 홍보했다.


서초구청은 해당 장학 사업을 위해 2011년12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그리고 서초구의회는 "구가 장학재단에 출연할 수 있는 기금은 일반회계 본예산의 0.3%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다시 말해 서초구청이 임의대로 구예산을 남용해 장학기금을 지출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구 관계자 진술 및 구의회 회의록, 관련 보도 등에 따르면 진익철 서초구청장은 총 100억원의 장학기금 조성을 위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해 2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모두 60억원을 출연하려고 했다. 그러나 서초구의회는 재정악화 등을 근거로 서초구청이 요구한 예산 중 일부를 삭감했다. 2013년 기준 서초구 일반회계 예산은 3105억원으로 서초구청은 이중 0.6%를 장학기금 조성을 위해 편성했던 셈이다.

개정안 통과 당시 구 한 관계자는 "장학재단 때문에 10억원의 예산을 올렸지만 반대로 서초구 내 초·중·고교에 지급돼야 할 경비들이 예산서에서 삭감됐다"고 말했다. 즉 다산장학금 예산 마련을 위해 기초교육 예산을 손봤다는 얘기. 그런데 서초구의회가 개정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개정안의 대표 발의자인 서초구의회 김안숙 의원은 "서초장학재단 사업 추진 당시 서초구청은 100억원의 기금 출연이 이뤄지고 나면 원금 이자를 통해 장학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의회는 '이자'를 통해 장학사업을 하겠다는 취지로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초장학재단은 지난해 5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1억2500만원을 지급했고, 이 때문에 구가 출연한 원금이 훼손됐다는 게 다수 의원들의 입장이다.

서초구의회가 통과시킨 개정안은 다음 두 가지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첫째, 앞서 언급한대로 장학금 출연 금액은 해당년도 본예산 일반회계 예산의 0.3% 범위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할 것. 둘째, 기금 지출을 조례 제정취지에 맞도록 장학기금이 100억원 이상 확보된 후 원금을 제외한 운영 수익금만으로 장학금을 지출할 것이다. 그리고 서초구의회는 지난 16일 서초구청이 재의를 요구한 개정안에 대해 개정안 원안을 유지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급한 불이 떨어진 건 서초구청이다. 서초구청이 설립한 서초다산장학재단은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셋째 이상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 신청을 받았다. 신청 접수는 서초구청 안에 있는 교육전산과가 담당했는데 이를 토대로 서초다산장학재단은 현재 장학금 지급자를 선별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서초구청은 서초구의회가 의결한 개정안에 대해 "위법성이 있다"며 가처분 신청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청은 구의회가 서초구청장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대법원은 "지방의회가 지자체장이 편성한 예산안에 대해 (주어진 권한을 넘어서) 기금 출연의 범위를 사전에 제한하는 규정을 조례로 신설한 것은 지방자치법 제22조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또 서초구청은 서초다산장학재단이 독립된 법인으로서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으므로 의회 조례가 재단 운영을 간섭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장학재단 운영과 관련해서 서초다산장학재단은 자체 사무국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사무국 업무는 서초구청 교육전산과가 대행하고 있다.

조례 통과 후 구청과 구의회 갈등 증폭
출산율 제고 등 실효성 의문…법적분쟁
"권리 침해"vs "원금 훼손" 팽팽

이와 관련해 재단 관계자는 "인건비 지출 등 현실적인 요건을 감안해 구청 직원이 재단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으며 서울시 내 다른 구청도 서초구와 같은 형태로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단 내 모든 결정은 구청이 아닌 이사회에 일임하고 있으며, 관련 조례에 따라 공무원이 겸직을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즉 장학재단 사업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정당한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서초구청 측 입장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해당 장학 사업이 '보여주기식 행정'이란 비판이 있다.

구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 지난 2004년 있었던 '우면산내셔널트러스트' 사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조남호 전 구청장 때도 녹지를 지킨다는 취지로 주민들의 돈을 모아 땅을 매입하는 사업이 있었지만 조 전 청장이 퇴임한 후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흐지부지 됐다"며 "구비가 현 집행부(서초구청)의 성과내기 용도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또 복수 관계자는 "이미 박근혜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다산장학금' 제도를 서초구가 중복해서 운용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며 "결국 장학금 사업은 내년 선거를 노린 '선심성 행정'이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진 구청장은 서초다산장학재단의 설립취지를 설명하면서 "교육비 부담으로 출산을 꺼리는 경우가 줄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실효성 논란

그러나 셋째 이상에게만 대학등록금을 지원하는 제도의 실효성 여부는 중앙정부에서조차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교육부 국정감사 자리에서 "다산장학금은 박근혜 대통령의 교육공약 성과를 위한 꼼수 사업"이라며 "정부는 출산율 제고를 말하지만 지금 아이를 낳은 세대가 자녀를 대학에 보낼 나이가 되려면 최소 20년은 걸리는데 이를 받기위해 자녀를 낳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지적했다.


강현석 기자<angel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산장학금 국감 도마 왜?
"1% 위한 꼼수 사업"

정부가 내년부터 셋째 이상 자녀에 대해 대학등록금을 지원해 주기로 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교육공약 성과를 위한 꼼수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윤 의원은 지난 14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출산장려를 이유로 셋째 이상 자녀에 대한 대학등록금 지원 사업에 122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며 "이는 전체 대학생 중 1%를 위한 예산"이라고 질의했다.


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대학생은 300만명(전문대 포함) 수준이고, 이중 셋째 이상 대학생은 10만9000명이다. 하지만 정부가 편성한 1225억원의 예산으로는 2만7000명 밖에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지적. 윤 의원은 "이 돈을 차라리 국가장학금으로 편성했다면 모든 대학생에게 조금이라도 혜택이 더 돌아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 의원은 교육부장관에게 "셋째 대학생 등록금 지원이 출산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보느냐"며 "지금 아이를 낳은 세대가 자녀를 대학에 보낼 나이가 되려면 최소한 20년 이후에 받을 수 있는데 그때를 생각해서 자신 있게 자녀를 낳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질책했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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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