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토사구팽 당한 건설업자 사연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0.22 09: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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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사업장 퍽치기 당했다"

[일요시사=사회팀] 한 건설업자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중공업(이하 삼성)을 상대로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불공정거래로 공정위에 고발한 데 이어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그는 "삼성중공업이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사업권을 강탈했다"고 주장했다.




주택건설업체인 JBS의 대표 정병수씨는 지난 9일 서울 강남 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났다. 앞서 정씨는 지난해 5월30일 옥중에서 삼성중공업과 부동산 신탁회사인 A신탁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및 신탁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슈퍼갑의 횡포?

2011년 8월 A신탁의 형사고발로 구속된 정씨는 같은 해 12월 1심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리고 올해 4월30일 가석방돼 삼성 등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정씨는 "삼성의 간계로 1년9개월의 감옥신세를 졌다"며 "이제라도 내 억울함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도대체 정씨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취재 과정에서 기자는 정씨가 지난 6년간 수집한 자료, 정씨가 작성한 고소장, 삼성의 반박서면 등을 토대로 사건을 요약했다. 하지만 양측의 소송이 진행 중인 관계로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수 있음을 사전에 밝힌다.


지금까지 나온 정황을 토대로 본 사건의 쟁점은 크게 3가지. 첫째는 삼성의 계획적인 사업권 강탈 여부, 둘째는 삼성의 불공정 계약 강요 여부, 셋째는 또 다른 소송 당사자인 A신탁과의 공모 여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갈 필요가 있다.

국내 최초의 타운하우스인 헤르만하우스. 정씨는 경기 파주시 교하읍 내 헤르만하우스를 시행·공급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선시공·후분양 방식으로 공급된 헤르만하우스는 정씨에게 100억원 이상의 이득을 안겼다.

2007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파주 헤르만하우스를 방문하면서 정씨의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헤르만하우스를 극찬했다. 이 무렵 헤르만하우스를 위시한 타운하우스 사업은 업계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하며 호황을 맞았다.

2007년 5월 성공을 맛본 정씨는 헤르만하우스2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앞서 정씨는 같은 해 1월 사업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헤르만하우스2차의 책임준공을 맡을 시공사를 모집했다. 이때 당시 헤르만하우스2차가 들어설 부지는 JBS가 소유하고 있었으며, 사업을 위한 400억원의 대출금도 사전 확보된 상태였다.

처음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중 최저가를 제시한 곳은 한라건설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분양수입금으로 공사비를 지급하고, 분양수입금이 남지 않을 경우 대물로 변제한다"는 조건으로 시공 의사를 타진했다. 삼성이 내민 파격적인 조건에 정씨의 마음은 흔들렸고, 같은 해 5월31일 JBS는 삼성과 정식으로 업무약정을 체결했다.

그런데 문제는 계약 직후인 6월부터 발생했다. 삼성이 자사 브랜드인 '라폴리움'을 앞세워  타운하우스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삼성은 '라폴리움' 사업을 총 4개 구역(동백·양지·오포·청평)에서 진행했고, 2008년 무렵 사전 분양을 시작했다.

하지만 2009년 3월7일까지 헤르만하우스는 착공도 하지 못한 어정쩡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사전 청약자가 40명이나 있어 수요가 확인됐음에도 삼성이 착공을 고의로 미뤘다는 게 정씨의 주장이다. 아울러 삼성은 정씨가 갖고 있던 청약자 명단을 넘겨받은 뒤 이를 라폴리움 홍보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삼성은 "2007년 5월에는 사업약정만 체결됐던 것"이라며 "약정 체결 후 도면이 나오지 않았고, 정씨가 잦은 설계 변경을 요구해 착공이 미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씨가 반박한 자료를 보면 설계 변경은 삼성 측이 먼저 요구했다. 또 삼성은 원래 약속된 공사비를 522억원에서 567억원으로 다시 713억원으로 부풀렸다. 아울러 삼성은 대주단인 신한은행으로부터 90억원의 추가 대출을 받을 것과 정씨(JBS)가 소유한 15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매각해 공사비로 투입할 것 등을 강요했다. 이는 모두 계약서상에 없던 것들이었다.

공사가 차일피일 미뤄지자 대주단 신한은행은 삼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이 '불분명한 이유'로 연기되는 배경에 삼성 측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삼성은 토지신탁회사인 A신탁을 끌어들이며 헤르만하우스 사업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슈퍼갑' 대기업 상대로 외로운 사투 벌여
공정위 고발 이어 법원에 소송 제기

2009년 3월11일 정씨는 삼성과 2차 업무약정을 맺었다. 이미 착공이 늦어지며 손실을 봤던 정씨는 다른 건설사와의 계약이 불가한 상황에서 삼성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때 삼성은 정씨에게 A신탁과 '관리형 토지 신탁' 계약을 맺도록 했다. 헤르만하우스2차가 들어설 부지의 명의 관리를 A신탁에 넘기는 대가로 대주단으로부터 330억원을 대출받는 것이 계약 내용의 골자다. 그러나 이 계약은 몇 년 뒤 정씨를 범법자로 만들었다.

A신탁 명의로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공사, 하지만 분양권을 놓고 정씨와 삼성은 또 다시 갈등을 빚었다. 분양가를 놓고 정씨와 삼성이 이견을 보인 것이다. 정씨는 2011년 5월9일 홍콩 호화투자유한공사와 전 세대를 분양원가(100%)에 매매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삼성은 2011년 6월18일 자체 고용한 텔레마케터 등을 통해 할인분양(68%)을 시작했다. 여기서 정씨는 삼성이 자신의 분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정씨에 따르면 JBS는 헤르만하우스1차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이 있으며, 헤르만하우스2차 역시 계약서상 '분양 책임'이 JBS에 있음을 명시했으므로 JBS가 분양권을 행사하는 게 맞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변수가 있었다. 토지를 담보로 330억원을 대출받았던 정씨의 대출금 상환이 늦어지자 A신탁이 정씨의 채무를 은행에 대위변제한 것. 즉 채무자의 빚을 대신 갚아주면서 채무자가 갖고 있던 모든 권리를 (강제로) 양도받은 것이다. 그러나 정씨는 "삼성과 A신탁이 처음부터 짜고 나를 팽한 것"이라며 "대위변제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씨는 "헤르만하우스2차 분양 과정에서 온갖 불법이 자행됐다"고 말했다.

가령 정씨가 내민 공사도급내역서를 보면 삼성과 A신탁은 2009년 3월4일 정씨를 대신해 공동으로 내역서에 날인했다. 즉 정씨와 A신탁이 위탁 및 수탁 계약을 맺기도 전에 A신탁이 먼저 정씨의 권리를 행사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A신탁은 정씨가 부가세 환급금을 세무서에 잘못 지불한 사안을 놓고, 정씨가 세무서에 남은 환급금을 지불하려 하자 이를 거부한 뒤 정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또 정씨가 고소당하자 삼성 측은 정씨에게 접근해 사업권 포기를 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배후 있나? 없나?

삼성 측 관계자는 "결국은 시공이 문제였는데 우리가 착공을 미뤄서 얻는 게 무엇이었겠냐"며 "정씨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방문을 통한 자료 확인요구에 대해선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상식적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기자가 만난 한 건설 전문가는 사견임을 전제로 "정씨가 분양권을 양도하기로 했는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분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법정 공방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소송은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진행 중이다. 정씨가 주장하는 피해금액은 분양가와 대출금 이자 등 939억2500만원이다. 하지만 정씨가 정산하지 않은 공사비 332억원(삼성 측 주장 567억원)과 A신탁이 대위변제한 330억원 등을 제하면 실제 손해배상액은 청구금액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강현석 기자<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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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