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설' 검찰총장 인선 관전포인트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0.21 15: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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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대로 '착착' 청와대 복심은?

[일요시사=사회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후임 임명을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모두 14명의 후보군을 추린 가운데 '포스트 총장'을 놓고 청와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검찰 장악을 노리는 청와대와 정치권력의 쓴 맛을 본 검찰의 엇박자는 이번에도 계속될까.




지난 8월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일식집. 곽상도(15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강효상 조선일보 편집국장이 비밀 회동을 가졌다는 소문이 퍼졌다. 채동욱(14기) 당시 검찰총장을 몰아내기 위해 청와대와 조선일보가 '합작'을 했다는 이 의혹은 정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차기 검찰총장
스킨십 있었나

지난 1일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곽 전 수석이 (미리 수집한 채 총장의) 정보를 들고 강 국장을 만났다"며 "곽 전 수석이 '채 총장은 내가 날린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신 의원의 발언에 따르면 곽 전 수석은 서천호 국가정보원 제2차장에게 채 총장의 사생활 자료를 요청했다. 그리고 서 차장은 국정원이 아닌 경찰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으며, 곽 전 수석은 대구 대건고 동문이었던 강 국장에게 자료를 건넨 것으로 복수 언론이 보도했다.

그러나 사건 당사자들은 관련 발언의 진위여부를 놓고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채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은 없다는 것. 하지만 <조선일보> 보도 내용의 수준을 놓고 봤을 때 국가기관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했을 것이란 추측은 '팩트'에 가까웠다.

지난 9월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이 대서특필되자 배후세력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당시 국회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미 후임 총장 후보군은 어느 정도 선에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사람'의 이름이 언로를 통해 밝혀진다면 채 전 총장(당시 총장)을 흔든 세력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총장 이미 선택? 김기춘 배후설 제기
'채동욱 색깔' 지우기…5대 권력기관 장악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보도와 함께 <조선일보> 보도에 협조한 몇몇 검사들은 "청와대와 사전 스킨십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특히 황교안(13기) 법무부장관과 국민수(16기) 법무부차관 등이 지난 8월부터 채 전 총장의 자진사퇴를 유도했다는 정황을 봤을 때 '차기 총장 내정설'은 유력해보였다.

'채동욱 사태'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인물은 바로 김기춘(고등고시 12회)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김 실장은 박근혜정부의 '왕실장'이자 정부 각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로 불린다. 정치권 안팎에선 현 정국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김 실장이란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김 실장 부임 후 5대 권력기관(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국정원) 중 2곳의 수장이 쫓기듯 조직을 떠났다.

그러나 김 실장은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청와대가 그 일(채 전 총장 찍어내기)에 관여하거나 개입한 일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일은) 국가 고위공무원의 사생활, 품위, 도덕성의 문제이지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왕실장 김기춘
검찰도 손보나

하지만 전두환 군사정권이 몰락한 뒤 첫 임기제 검찰총장을 역임했던 김 실장의 파워는 검찰 전반에 미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두 달 전 김 실장이 허태열 전 비서실장을 밀어내며 깜짝 발탁된 배경에도 '검찰 손보기'가 있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김 실장이 복귀할 무렵 검찰 안팎에선 "채 총장이 곧 물러날 것"이란 설이 파다했다. 정치권에선 "채 총장이 민주당 모 의원과 자주 통화하는 등 야당과 더 친해 정권 입장에서 부담"이란 말도 들렸다. 그리고 채 전 총장은 실제로 옷을 벗었고, 모두의 시선은 김 실장에게 쏠렸다.

채 전 총장의 후임으로 물망에 오른 후보는 모두 14명이다. 지난 15일 검찰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는 신임 총장 후보로 검찰 전직 간부 11명과 현직 간부 8명 등 모두 19명을 추천했으며, 이중 인사 검증에 동의한 14명의 후보군을 추렸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종구(3기) 위원장 등 9명으로 구성된 총추위는 오는 24일 전체 회의를 앞두고 있다. 총추위는 다가올 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총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게 된다. 3명의 후보는 다시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되고, 법무부 장관은 이들 중 1명을 총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그런데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인선된 최초의 검찰총장이 바로 채 전 총장이다. 또 채 전 총장 인선 당시 검찰총장 인선 작업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았던 인물은 다름 아닌 김 실장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채 전 총장이 이렇게 굴욕적인 퇴진을 할 것이라 예측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올 2월 초 총추위는 채 전 총장(당시 서울고검장)과 김진태(14기) 전 대검차장(당시 총장대행), 소병철(15기) 법무연수원장(당시 대구고검장) 등 3명을 총장 후보로 법무부에 추천했다. 검찰 내부에서 추천된 인사를 정부기관인 법무부가 인선하는 방식은 검찰 독립성을 위해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속내는 달랐다. 어느 정도 정권과 말이 통하는 인사를 총장에 앉히고 싶어 했다. 안창호(14기)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김학의(14기) 당시 대전고검장이 총장 후보로 고려됐다. 그러나 총추위는 두 사람 모두를 탈락시켰다. 때문에 청와대에서 총추위에게 "후보를 다시 올리라"고 압박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했다. 하지만 총추위를 다시 열 방법은 없었다.

그리고 이때 당시 "김기춘의 의중이 김진태에게 쏠려있다"는 첩보가 나왔다. "채동욱에게 내연녀가 있다"는 첩보가 나온 시점도 이와 비슷하다. 앞서 김 실장은 황 장관과 정홍원 국무총리 등을 추천한 막후권력으로 거론됐다. 또 황 장관과 정 총리 모두 공안라인이란 점은 '김기춘 배후설'에 힘을 실었다.

김 실장이 법무부 장관을 역임할 때 김 전 차장은 법무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김 실장과 김 전 차장 모두 경남 출신이란 점도 둘의 돈독한 관계를 가늠케 했다. 하지만 세 후보 중 최종 후보가 된 건 결국 채 전 총장이었다.

지난 2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등 인사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청와대는 큰 결격 사유가 없던 채 전 총장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한 법사위 관계자는 채 전 총장의 인선 배경을 놓고 "소 원장은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점, 김 전 차장은 지난 정권 때의 인물이란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임명장을 주고도 채 전 총장이 못 미더웠던 청와대는 김 전 고검장을 법무부 차관에 임명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때문에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을 견제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김 전 고검장은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취임 6일 만에 사퇴했다. 청와대의 '검찰 접수'에 제동이 걸린 격이었다.

권력기관 장악
액션플랜 가동

그런데 '별장 성접대 의혹'은 거꾸로 경찰 조직 개편의 도화선이 됐다. 박근혜정부는 지난 3월 중순 김기용 경찰청장을 전격 경질하며 권력기관 장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박 대통령은 남재준 국정원장(당시 전 육군참모총장)을 신임 국정원장으로 김덕중 국세청장(당시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신임 국세청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채 전 총장까지 포함하면 5대 권력기관 중 3개 권력기관의 장을 새로 임명한 것이다. 여기에 이성한 경찰총장까지 새로 내정되며, 청와대는 모두 4개 기구의 수장을 교체하게 됐다.

하지만 청와대와 유독 '코드'가 맞지 않았던 양건 전 감사원장과 채 전 총장은 김 실장 부임 후 쫓기듯 물러났다. 정권 초 임기를 약속받았던 양 전 원장은 감사원 인사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며, 채 전 총장 역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과정에서 현 정권의 눈 밖에 났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이번 총장 인선을 앞두고 청와대와의 호흡이 우선이란 얘기가 나온다. 현 정부 입장에서 권력기관의 핵심인 검찰을 장악하지 못하면 '채동욱 체제' 때처럼 엇박자가 날 수도 있는 까닭이다. 그리고 권력기관 장악의 총대를 멘 김 실장이 어떤 형태로든 검찰총장 인선에 개입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총추위가 천거한 14명의 후보 중 현재 검찰총장 직무 대행을 맡고 있는 길태기(15기) 대검 차장은 인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다. 특수 수사통 출신으로 채 전 총장을 보좌했던 길 차장은 청와대가 추진하고 있는 '채동욱 색깔' 지우기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평이다.

때문에 길 차장의 동기이자 현직에 있는 소 원장의 인선 가능성이 특히 주목된다. 공안·기획통인 소 원장은 지난 1998년 '북풍사건'을 합동수사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대구고검장 재직 시 TK 출신들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정부가 공안라인을 우대하고 있는 현 상황은 소 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회 한 관계자는 "소 원장의 고향이 전남 순천인데 VIP(대통령)께서 달가워하시겠냐"며 인선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더불어 척추 탈구로 병역면제를 받았던 소 원장의 이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소 원장과 같은 기수인 석동현(15기)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해 말 '성추문 검사' 사건이 터지자 책임을 지고 용퇴한 전력이 있다. 공안통이란 점과 검찰 내부 평가가 원만하단 점은 소 원장과 같지만 현직에 없다는 점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검찰총장 중 현직 밖의 영입은 김대중정부 때 발탁된 이명재 변호사(1기)가 최초이자 마지막이었다.

김진태·노환균·소병철·석동현 경합
10·11기 불러오고 황교안 내칠 수도

검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신임 검찰총장은 연수원 13기 아랫기수에서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위치기 때문에 장관보다 선배를 총장으로 기용하는 건 검찰 문화와 맞지 않는다. 때문에 복수 관계자는 14∼16기 중 검찰총장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총추위는 국 차관 등을 포함한 16기 후보 5명을 천거했다. 하지만 16기에서 총장이 나올 경우 관행상 총장을 제외한 12명의 간부급 검사가 대거 사퇴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수사 공백이 예고된다. 따라서 16기보단 15기의 인선 가능성이 높으며, 김 전 차장이 포함된 14기의 인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 전 차장에게는 나이란 장벽이 있다. 황 장관보다 기수는 1년 늦지만 나이가 다섯 살이 많아 황 장관이 컨트롤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지난 총추위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만약 김 전 차장이 인선된다면 자연스레 김 실장의 역할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한 명의 다크호스는 노환균 전 법무연수원장(14기)이다. 노 전 원장은 지난 3월 채 전 총장이 신임 총장에 지명되자 김 전 차장과 함께 사표를 제출한 후 검찰을 떠났다. 하지만 노 전 원장은 지난 11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피고인인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리며 "현 정권에 코드를 맞추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비록 외부 인사지만 향후 인선 과정에서 박근혜정부의 색깔과 가장 잘 부합하는 인사란 점은 반드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올드보이 귀환?
황교안은 아웃?

현재까지 상황 등을 종합했을 때 차기 검찰총장은 결국 소 원장과 석 전 지검장, 김 전 차장과 노 전 원장이 경합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 3명의 후보군 중 1명은 총장대행을 맡고 있는 길 차장의 몫이 될 확률이 높다. 만약 길 차장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다면 차기 총장 인선 전의 리더십 공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황 장관 경질(혹은 경질 예정)과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한다면 황 장관보다 윗기수인 김태현(10기) 전 법무연수원장과 박상옥(11기) 전 서울북부지검장도 발탁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10∼11기가 검찰총장이 되도 신임 법무부장관을 총장보다 윗기수로 인선한다면 '올드보이'의 귀환이 아예 불가능하진 않다는 설명.

더불어 황 장관의 동기인 박용석(13기) 전 대검 차장과 차동민(13기) 전 서울고검장의 존재는 경우에 따라 황 장관의 목줄을 죌 수 있을 전망이다.


강현석 기자<angeli@ilyosisa.co.kr>

 


[총추위 위원은?]

<당연직 위원>
▲김주현 법무부 검찰국장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장
▲배병일 한국법학교수회장
▲신현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비당연직 위원>
▲문창극 고려대 석좌교수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
▲정갑영 연세대 총장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 (총추위 위원장)

 

[검찰총장 후보 14인 명단]

▲10기 김태현 전 법무연수원장(58·대구)
▲11기 박상옥 전 서울북부지검장(57·경기)
▲13기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54·경기)
▲13기 박용석 전 대검 차장(58·경북)
▲14기 노환균 전 법무연수원장(56·경북)
▲14기 김진태 전 대검 차장(61·경남)
▲15기 길태기 현 대검 차장(55·서울)
▲15기 소병철 현 법무연수원장(55·전남)
▲16기 국민수 현 법무부차관(50·대전)
▲16기 임정혁 현 서울고검장(57·서울)
▲16기 조영곤 현 서울중앙지검장(55·경북)
▲16기 김현웅 현 부산고검장(54·전남)
▲16기 이득홍 현 대구고검장(51·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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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