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대화록 미스터리 '키맨들'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0.14 13: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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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세력 대위기…노무현 사람들 '정조준'

[일요시사=사회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을 놓고 여야의 정치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최초 'NLL 포기 발언'으로 시작한 이번 논란은 사초 파기 논란으로 진화하더니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의 정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실종된 대화록'은 처음부터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았던 것일까.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해 10월8일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는 발언을 했다. 당시 민주당은 정 의원을 허위사실유포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NLL 논란
타깃은 참여정부

이른바 'NLL 논란'은 대선을 앞둔 정국의 핵심 변수였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관련된 사람들이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야권에 대한 공세를 높였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비밀대화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맞불을 놨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NLL 논란은 거짓말처럼 사그라들었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도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지난 6월20일 또다시 NLL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회 정보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상기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국정원이 보유한 대화록 발췌본을 열람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국정원 댓글' 수사가 현 정권을 압박하던 시기에 나온 '신의 한수'였다.


야당 입장에선 악재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문재인 의원은 "진실 규명을 위해서 국정원에 있는 정본 혹은 원본을 열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같은 달 24일 회의록 전문 및 발췌본을 국회 정보위에 공개했다. 이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알려졌다.

여야 정치공방 가열…올가미에 걸린 참여정부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이유 '수수께끼'

이틀 뒤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입장이 북한과 같은 것으로 드러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여당의 공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집요하게 참여정부를 물고 늘어졌고, 민주당은 관련한 여러 의혹들을 제기하며 역공에 나섰다. 여야 간 크고 작은 설전은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다.

평행선을 거듭하던 NLL 논란은 지난 7월2일 여야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회의록과 녹음 기록물 등 자료 일체의 열람·공개를 국가기록원에 요구하는 안건을 의결하며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진실의 키를 쥐고 있는 '원본'이 없었다. 7월22일 여야 10인의 열람위원단은 "국가기록원에 대화록 원본이 없다"는 보고를 했다. 그런데 여기서 논란이 또 다른 곳으로 옮겨 붙었다.  국기기록원에 '원본'이 없다는 사실은 이른바 '사초(史草) 파기' 논란으로 확산됐다.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이 사초 파기를 직접 지시했다"며 'NLL 포기'에서 '대화록 파기'로 쟁점을 틀었다.

NLL 묻히자
대화록 만지작

앞서 문 의원을 비롯한 참여정부 인사들은 "대화록을 국가기록원에 확실히 넘겼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마땅히 있어야 할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존재하지 않자 일각에선 "이명박정부 때 고의로 폐기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반대로 새누리당에선 "이관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국정원이 공개한 대화록은 수정을 거친 '최종본'이고, 따로 '원본'이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원본에는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등이 있을 것이란 추측도 가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광수)는 7월25일 새누리당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참여정부로부터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 모든 자료를 압수·분석했다.

8월16일부터 48일 동안 755만건이란 엄청난 기록물이 차례로 열람됐다. 하지만 대화록은 없었고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서 빠져나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실종'된 것이다.

지난 2일 검찰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가기록원에는 대화록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더불어 "봉하 이지원(e-知園)에선 대화록 2개가 나왔다"고 전했다. 즉 봉하 이지원에 있는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으로는 이관되지 않았던 것이다.

'봉하 이지원'은 '청와대 이지원'을 그대로 본 딴 것이며, '이지원'은 청와대로 보고되는 문서 등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혹은 라이브러리)을 뜻한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을 앞둔 2008년 2월 이지원을 통째로 복사해서 봉하마을로 가져갔다가 기록물 유출 논란이 일자 같은 해 7월 이지원을 국가기록원으로 반납했다.




검찰에 따르면 봉하 이지원에 있던 대화록 1부는 국정원이 국회 등에 공개한 대화록과 내용이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원본으로 추정되는 대화록은 삭제된 것으로 검찰은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삭제된 원본을 복구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삭제'와 '복구'란 표현은 노무현재단에 의해 반박됐다.

지난 9일 노무현재단은 "최종본(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던 대화록)이 만들어지면 초안(원본)은 삭제되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럼에도 검찰이 삭제나 복구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흡사 의혹의 대상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무현재단 측의 해명에 따르면 대화록은 삭제된 것이 아니라 '발견'된 것이다. 앞서 참여정부는 원본의 일부 오기를 바로 잡는 과정에서 최종본을 완성했고, 이에 따라 최종본만을 국가기록원에 넘기기로 했다. 그리고 중복된 문서(원본)를 넘기지 않기 위해 기술적으로 원본의 제목을 삭제했는데 이를 '문서의 삭제'라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또 청와대 이지원을 그대로 옮긴 봉하 이지원에 대화록이 있는 것은 당연하며, 원본과 최종본, 국정원에 이관된 또 다른 최종본 역시 내용엔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원본과 최종본의 차이점은 '저'를 '나'로 바꾸고, 일부 오기된 인물의 명칭 등을 수정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의문 갈수록 확산
"이관 왜 안됐나"

하지만 이 같은 노무현재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중간 수사발표는 새누리당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삭제됐고, 또 봉하마을로 불법 유출됐고, 국가기록원에 애초부터 이관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노무현정부가 2007년 정상회담 회의록을 마음대로 지우고 마음대로 빼돌린 것"이라고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대선 유세에서 낭독한 대화록을 이제 와서 실종됐다고 말한다면 그 대화록은 도대체 무엇이었나"라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지난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국정원으로부터 국가기밀로 분류된 대화록을 불법으로 입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전해철 의원 역시 "대화록의 최종본은 결국 있는 것"이라며 "최종본이 없어졌다면 삭제가 맞지만 현재 초안은 리스트에 없을 뿐 내용목록과 표제부, 문서관리부, 대화록 원본은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최종본만을 대화록으로 인정할 것이냐' 아니면 '초안도 대화록으로 인정할 것이냐'를 놓고 거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 대화록이 실종된 경위를 놓고도 '의도된 누락'인지 아니면 '착오'인지를 두고 다투고 있다.

대화록 실종의 비밀을 알고 있는 '키맨'들은 차례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고 있다. 첫 번째 '키맨'은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자리에 배석했다. 당시 녹음된 대화 내용은 국정원으로 넘겨졌고 국정원은 녹음파일을 풀어 조 전 비서관에게 넘겼다. 이후 조 전 비서관은 국정원의 녹취록을 토대로 대화록을 작성, 이지원에 등록했다.

누구보다 대화록의 실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조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2008년 1월 기록담당 비서관 회의를 열어 대화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이 청와대 이지원에 있던 '최종본'을 '삭제'한 후 봉하 이지원에만 최종본을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 이지원에서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가야 할 '최종본'이 이관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따졌을 때 사초가 실종된 것이란 입장이다.


이는 조 전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거나 혹은 독자적으로 판단해 기록물을 삭제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은 "기록물 삭제를 한 적이 없다"며 "일부 표현이 부정확한 것을 바로잡은 것이 전부"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키맨은 김경수 전 청와대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이다. 김 전 비서관은 복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초본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여러 번 고치고 기록관리비서관이 최종적으로 오케이 하면 최종 기록물만 '기록물'로 인정되고 나머지는 절차에 따라 이관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비서관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검찰이 발견한 대화록 ‘원본’은 기록물 이관의 가치가 없는 ‘미이관 문서’다. 그러나 제목이 없을 뿐 원본은 분명히 존재했고, 국정원에도 대화록이 이관된 걸 봤을 때 고의로 대화록을 폐기했을 가능성은 없다는 해석이다. 다시 말해 본래부터 폐기 의도가 있었다면 국정원과 국가기록원 모두에서 대화록이 발견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한쪽으로만 기록물이 이관된 게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기록물이 국정원으로만 이관됐을 가능성 또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가기록원으로 보내진 '대통령지정기록물'은 최소 15년 동안 열람이 금지된다.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국가기록원으로 대화록을 보내지 않았다는 일종의 ‘선의론’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정 의원 등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상회담 대화록은 후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열람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지정기록물로 해놓으면 그렇게 하기 힘들다. 그런 점을 감안해 노 전 대통령은 편의상 국정원이 회의록 한 부를 관리하도록 지시한 것을 관계자들의 진술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삭제 지시는 없었다"며 '선의론'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김 전 비서관은 조 전 비서관에 이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조명균·김경수·임상경·김만복 핵심 4인 
남재준 '녹취파일' 공개할까…후폭풍 예고

임상경 전 기록관리비서관도 핵심증인 중 1명이다. 지난 10일 검찰은 "확보한 동영상이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전 청와대에서 기록물 재분류 회의를 열었다"고 한 언론에 정보를 흘렸다.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삭제' 혹은 '지정물 분류'란 표현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임 전 비서관은 "이지원에선 삭제가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는 게 동영상 내용의 핵심이다. 

그러나 자체 녹화한 동영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참여정부 인사들의 주장이다. 즉 내부자 누군가가 몰래 동영상을 촬영했거나 '제3의 기관'에서 '도촬'을 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동영상의 실재 여부와는 별개로 영상 속 등장인물이 본인이 맞는지 그날 회의서 어떤 얘기가 오갔고, 대화록 처리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났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임 전 비서관이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핵심 키맨 4인 중 1명이다. 김 전 원장은 지난 6월 대화록 논란 과정에서 "나는 분명히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2007년 10월에 (대화록을) 작성해 청와대와 국정원에 각 1부씩 보관하도록 했고, 나머지는 전부 파기하라고 국정원 간부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복수언론이 밝힌 "2008년 1월에 대화록이 작성됐다"는 사실과 배치되는 해명이다.

김 전 원장은 조 전 비서관과 함께 정상회담에 배석했으며 조 전 비서관이 회담장에서 녹취한 음원 파일을 풀어 '원본' 녹취록을 만든 인물이다. 김 전 원장이 만든 이른바 '국정원본(혹은 최종본)'은 봉하 이지원에서 발견된 '최종본'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김 전 원장이 '원본' 폐기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삭제지시 없었다"
그럼 대체 누가…

한편 지난 8일 남 원장은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자리에서 "여야가 녹음파일 공개를 요구하면 검토하겠다"고 말해 이번 논란의 또 다른 후폭풍을 예고했다. 하지만 수사선상에 오른 참여정부 인사들 역시 녹음파일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남 원장의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남북회담 대화록 실종 일지]

◇2007년
▲10월3일 노무현 전 대통령·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남북정상회담
▲10월4일 남북정상선언문 발표
▲10월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 간의 두 차례 회의 대화록 작성
▲10월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노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청와대와 국정원에 각각 1부씩 보관하고 나머지 폐기할 것을 국정원 담당자에게 지시

◇2008년
▲1월 국정원 대변인 "국정원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새로 작성, 어느 곳에도 보고하지 않음"
▲3월 원세훈 국정원장 취임
▲4월 국정원의 '노무현-김정일 대화록 검토 보고서(대외비)' 작성

◇2012년
▲10월8일 새누리 정문헌,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노무현 대통령, NLL 포기" 발언
▲10월10일 남북정상회담 배석자인 참여정부 인사(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김만복 전 국정원장, 백종천 전 청와대안보실장) 반박 기자회견
▲10월11일 정문헌 "(이재정) 전 장관이 말한 대화록이 (내가 말한) 대화록이다. 북한의 녹음기록 등을 토대로 작성한 것" 발언
▲10월12일 정문헌 "노 전 대통령, '남측은 앞으로 NLL 주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 재차 강조
▲10월12일 문재인 "정문헌 의원 발언이 사실이라면 제가 책임질 것"
▲10월12일 박근혜 "관련된 사람들이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
▲10월17일 민주당,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 위반으로 정문헌·이철우 의원, 박선규 전 새누리당 대선캠프 대변인 고발
▲11월1일 새누리, 민주당 이해찬 대표 무고 혐의로 맞고소
▲11월15일 새누리, NLL 발언 관련 자료 등 제출 촉구 요구안 국회 제출
▲11월19일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 원세훈 국정원장 직권남용 고발
▲12월4일 검찰, 정문헌 의원 '이해찬 무고죄 고소' 관련 고소인 조사
▲12월17일 국정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 서울중앙지검에 제출

◇2013년
▲1월16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 열람·분석
▲1월25일 정문헌 의원, 검찰 출석
▲1월31일 이철우 의원, 박선규 전 대변인 검찰 출석
▲2월21일 검찰, 정문헌 등 전원 무혐의 처리
▲6월16일 민주당 박영선 "NLL 포기 논란이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짜놓은 시나리오에 의한 것" 발언
▲6월18일 새누리 정문헌, "박영선, 허위사실 유포" 수사 촉구
▲6월20일 정보위 여당, 국정원 보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본 열람. '노 전 대통령, NLL 포기했다' 주장과 전문 공개 추진 발표
▲6월21일 민주당 김한길,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 국정조사 전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 공개 입장 발표
▲6월21일 새누리, 발언록 전문공개 및 'NLL 포기발언' 논란 관련 실체규명 위한 국정조사 요구
▲6월21일 민주당 문재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제안
▲6월21일 민주당, 열람한 새누리당 의원들과 남재준 국정원장, 한기범 국정원 1차장 등 7명 고발
▲6월24일 국정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록?전문 공개
▲6월25일 민주당, 정문헌·서상기 의원 사퇴 촉구
▲6월26일 새누리, "NLL 포기발언 책임" 문재인 의원 사퇴 촉구
▲6월26일 새누리 김무성 의원 NLL 대화록 사전 입수 논란
▲6월28일 새누리 황우여, 민주당에 NLL 수호 공동선언문 작성 제안
▲6월30일 민주당 문재인, "NLL 포기발언 사실이면 정계은퇴" 발언
▲7월2일  'NLL 대화록 원본 자료제출요구안' 국회 본회의 통과
▲7월8일  문재인 "NLL 약화시키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 정상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 NLL 수호의지 확고" 발언
▲7월15일 여야 열람위원 10명, NLL 대화록 예비열람
▲7월17일 여야 열람위원 10명, NLL 대화록 2차 예비열람
▲7월18일 여야, '대화록 실종' 발표
▲7월19일 여야 열람위원 전문가 동원 추가검색
▲7월22일 여야 열람위원, 운영위 보고 "대화록 없어"
▲10월2일 서울 중앙지검 공안 2부, 중간수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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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