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카섹스 소동 전말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9.16 17: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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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놔두고 차안서 뜨거운 정사

[일요시사=사회팀] 도심 대로변에서 야릇한 성관계가 포착됐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겨 SNS 등 온라인에 유포됐다. 동영상에 등장한 두 남녀는 지탄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피해자였다. 해당 동영상을 찍은 군인은 곧 체포됐다. 관음증이 부른 비극이다. 


지난 5일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한 동영상이 전송됐다. 동영상 속 인물들은 주차된 마티즈 차량 안에서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 특히 성행위를 위해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남성은 지나가는 행인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명 마티즈 동영상
원래 제목 불상이었던 이 동영상은 ‘거제 마티즈 동영상’이란 제목이 붙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최초 유포자는 1명이었지만 동영상을 전송받은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에게 동영상을 전송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문제의 동영상이 촬영된 장소는 유흥업소가 밀집된 경남 거제시 중곡동(주소지 상은 고현동) 인근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동영상이 촬영된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숙박업소가 있었음에도 이 커플은 차 안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로변에 주차된 붉은색 마티즈 차량은 선탠이 돼있지 않아 차량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였다. 차량 뒤편의 편의점 간이 테이블에는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청소년들이 마티즈를 의아한 눈길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 마티즈 차량 안에서 성인 남녀는 낯 뜨거운 정사를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차량 옆을 걷던 시민들은 마티즈 차량을 씁쓸한 눈길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한 남성은 마티즈 창문 틈에 카메라를 노골적으로 들이밀어 시비를 걸었다. 하지만 두 남녀는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들의 일에만 열중했다. 
그런데 해당 동영상을 보다보면 성행위를 하고 있는 남녀의 얼굴이 희미하게나마 드러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과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면 동영상 속 인물들이 누구인지 구별할 수 있는 정도였다. 
결정적으로 촬영자는 문제의 마티즈 차량번호를 찍는 대담함을 보였다. 초록색 간판에 새겨진 차량번호가 선명했고, 카메라는 꽤 오랜 시간을 이 장면에 할애했다. 모자이크와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었다. 자연스레 카메라에 찍힌 두 커플의 신상정보가 유출됐다. 이 사건은 거제시를 발칵 뒤집었다. 
지난 6일 거제경찰서는 문제의 ‘마티즈 동영상’을 찍어 유포한 A(22)씨를 붙잡아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상근예비역인 A씨는 지난 4일 오후 10시30분께 거제시 중곡동 도로에 주차 중이던 승용차 안에서 남녀가 성행위 하는 장면을 찍어 유포한 혐의(성폭력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로 체포됐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같은 날 밤 자신의 집에서 친구와 지인 등 19명을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으로 초대해 일괄 전송하는 방법으로 해당 동영상을 유포했다.
경찰은 이보다 앞선 5일 동영상의 주인공인 남성으로부터 진정서를 접수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수사 개시로부터 용의자를 체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만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관련 혐의로 조사를 마친 A씨는 현재 헌병대로 인계돼 처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원본 동영상을 재배포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칭 ‘거제 마티즈 사건’이라 불리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동영상 유포가 아닌 피해자 개인 신상과 관련한 소문이었다. 
도심 대로 차량서 남녀 성관계 포착
행인이 동영상 찍어 카톡 통해 유포
유포된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마티즈 차량번호로 차주를 알아냈고, 차주가 모 중공업에 다니는 유부남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마티즈 차량 명의가 남편으로 돼있지만 실은 아내가 타고 다녔던 차였으며, 상대남자는 동창회서 만난 사이로 결국 불륜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전형적인 ‘사생활 엿보기’에 해당한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상 공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설령 피해자가 윤리적인 지탄을 받는 사람일지라도 개인 신상과 관련한 정보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는 피해자의 신상과 관련한 소문이 확대되면 이를 처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때 온라인에서는 피해자의 이름과 직장까지 유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동영상 속 남녀에게는 죄가 성립될 수 있을까. 경찰에 따르면 해당 커플에게는 공연음란죄가 적용될 예정이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 안 성행위자 2명에게 공연음란죄가 적용될 예정이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한다”면서 “아마도 처벌은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개인 소유인 차량 안에서의 성관계이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을 덧붙였다. 결국 이번 사건의 처벌 대상은 동영상을 퍼다 나른 사람에게 한정될 공산이 크다. 
앞서 거제시는 또 다른 음란 동영상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소재를 파악하기 힘든 한 동영상 속 나체쇼가 “거제에서 일어났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역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 것.
이 동영상은 1분30초 분량이며 한 노래주점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나체쇼’ 장면을 담고 있다. 남녀 간의 질펀한 성애가 불편함을 준다. 그런데 동영상 속 남성이 청색계통의 작업복을 입고 있어 해당 남성이 거제에서 근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거제에 있는 한 조선업체가 이 남성의 근무지로 지목된 것. 
하지만 이 소문은 결국 낭설로 확인됐다. 해당 작업복은 거제에 있는 조선업체와 아무 관련이 없는 파악 불능의 작업복으로 결론 났다. 따라서 이번 거제 마티즈 사건과 관련한 여러 소문들도 낭설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경찰 유포자 체포

그러나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마티즈 사건’과 지난 ‘노래쇼 사건’을 묶어 거제를 ‘불륜의 도시’로 참칭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단 한 네티즌은 “거제 주민들만 이래저래 피해를 입는 것 같다”고 일침을 남겼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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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