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 넘어간 진익철 서초구청장 비리 의혹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8.27 13: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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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면피 구청장’ 뻔뻔한 자기사람 심기

[일요시사=사회팀] 그간 온갖 구설로 몸살을 앓던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결국 경찰에 입건됐다. 자신의 처남 등을 이른바 ‘노른자 보직’에 ‘낙하산’으로 앉힌 혐의다. 그간 진 구청장이 뽑은 ‘낙하산’들이 또 다른 비위에 연루됐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구 도시계획위원을 교체하면서 담당 과장에게 압력을 넣은 혐의다. 구 도시계획위원은 구가 발주하는 각종 개발 사업 인·허가에 관여할 수 있어 이른바 ‘노른자’ 보직으로 불린다. 
 
“전부 사실 아냐” 
해명도 거짓말?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5일 진 구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복수 언론은 ‘진 구청장이 자신의 처남 등 측근을 도시계획위원에 앉히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4월29일자 보도에서 “진 구청장이 자신의 인사권을 남용, 친인척을 알짜 기구에 앉혔다”는 내용과 함께 “경북 안동 출신의 건축설계사이자 진 구청장의 처남인 김모씨가 진 구청장과 유착 관계에 있다”는 의혹 등을 조명했다. 
김씨는 서초구 산하 건축위원회와 건축민원조정위원회 위원으로 2010년 9월 임명됐으며, 문제가 된 도시계획위원회에는 2010년 11월 위원으로 위촉됐다.  
구 도시계획위원은 모두 25명이다. 이중 21명이 외부 위원이다. 진 구청장은 2010년 10월 도시계획위원 17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담당 과장에게 자신이 작성한 명단을 건넸다. 이 명단에는 진 구청장의 처남인 김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담당 과장은 “잔여 임기가 남은 위원들을 갑자기 교체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진 구청장의 ‘묻지마 인사’를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 구청장은 김씨뿐 아니라 김씨의 고려대 동문까지 도시계획위원으로 위촉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진 구청장에 의해 교체된 위원들은 보장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상태였다. 또 비위 등 마땅한 해촉 사유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 구청장은 김씨 등 명단에 오른 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하라며 담당자에게 압력을 넣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현재 경찰은 위원 교체 후 서초구가 발주한 각종 개발사업 이권에 진 구청장이 개입된 사실이 있는지 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기자가 입수한 ‘경찰청 수사협조의뢰’ 공문에 따르면 모두 5개 공사가 ‘수상한 거래’로 오르내린다. 
 
경찰 ‘직권남용’기소의견 검찰에 송치
'노른자 보직'에 처남·측근 배치 논란
 
첫째는 ‘태풍피해관련 서초휴양소 보수공사’다. 계약일은 2010년 11월2일이며, W사가 수사망에 올랐다. 둘째는 ‘우면산 관문사 주변 예방사방 사업’이다. 계약일은 2012년 7월26일. 계약 업체는 안동시산림조합이다. 셋째는 ‘말죽거리공원 산사태 복구사업’. 계약일은 2012년 7월25일이며, 계약업체는 안동시산림조합이다. 넷째는 ‘횃불선교회 주변 산사태 복구사업’이다. 계약일은 2012년 6월25일. 계약업체는 안동시산림조합이다. 마지막 다섯째는 ‘말죽거리공원 호우피해 복구사업’이다. 계약일은 2011년 12월 30일로 확인됐고, 안동시산림조합이 계약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이 사업들은 모두 계약자 선정과정에서 내외부적인 압력에 기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5개 건설 사업서
특혜·외압 있었나
 
서초구는 앞선 2∼5번째 공사에서 안동시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관련 기사에서 <일요시사>는 서초구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우면산 산사태 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병민)’ 구청 보고(1월30일) 질의를 인용해 “안동시산림조합이라는 부실 건설업체에 사업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서초구는 “(중략) 안동시산림조합은 산림조합법 제14조에 따라 산림청장의 인가를 받아 설립한 시공능력을 갖춘 조합”이라고 반박했다. 또 '진 구청장이 계약자 선정 과정에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 없이 구청장이 안동 출신이라는 이유로 안동시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 유포는 구청장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답했다. 
서초구가 작성한 ‘수련원 공사 계약현황’에 따르면 ‘태풍피해관련 서초휴양소 보수공사’에는 모두 3300만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 이권에는 당시 구 건축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던 처남 김씨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증언이 있었다. 이와 관련 핵심 관계자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 초 관련 내용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내사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서초구는 “해당 공사는 구청장의 처남인 김씨와 무관한 업체에서 시행했다”며 “허위사실로 구청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서초구의 주장만 들으면 진 구청장은 구가 발주한 각종 개발사업 이권과 완전히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경찰 관계자는 7월26일자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진 구청장 처남(김씨)의 지인이 서초구 발주 공사에 참여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공사 대금을 받아낸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과 진 구청장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각종 개발사업 이권개입 수사 확대
건설 편법 인허가 등 특혜도 도마
 
아울러 <채널A>는 지난 6월28일자 보도로 “서초구 도시계획위원회가 2010년 말 승인한 건설폐기물업체 토지 인허가와 관련 특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경찰은 이 토지 인허가 특혜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진 구청장은 지난 6월19일 소환조사를 받았다. 당시 진 구청장은 “도시계획위원 위촉과 임명, 해촉은 구청장 고유 권한”이라며 직권남용 혐의를 일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진 구청장의 소명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진 구청장의 직권남용 및 개발사업 이권 개입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법정에서 진실 여부가 가려져야 할 사건은 더 있다. 
앞서 진 구청장은 소환조사를 받기 전인 5월2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고소인은 기자 본인이다. 진 구청장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자를 고소했다. 그리고 <일요시사>를 상대로도 기사 정정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진 구청장은 5월14일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서초구 건설뇌관 막전막후’였다. 진 구청장 측은 “모두 17개 항목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본지에 정정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2차 심리가 있던 6월4일 최후 조정은 결렬됐다.
 
진익철 혐의부인
경찰은 기소송치
 
진 구청장 측이 중재위에 제출한 자료(사건번호 2013서울조정606607)를 보면 전체 항목은 가,나,다,라로 나뉘어있다. 최초 가는 ‘언더그라운드 시티’ 관련 내용이며, 나는 ‘우면산 산사태 복구공사’, 다는 ‘서초구 수련원’, 라는 ‘구민회관 재건축’이다.
이중 수사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가 항목을 생략하고, 나 등에서 쟁점이 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사는 ‘서울시가 우면산 복구사업 및 예방사업 시행을 서초구로 위임했으므로 공사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기관이 서초구’라고 적었다. 이에 진 구청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는 “관계 법령에 의거, 원래는 서울특별시장이 시행해야 하는 사무지만 시의 인력·조직 부족으로 구가 우면산 1∼4공구 중 4공구만을 대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자가 확인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서초구는 ‘2011년 긴급복구사업’(예방사업과 다름) 20공구 중 17공구의 감독을 맡았다. 또 ‘2012년 예방사업’ 26공구 중 16공구의 감독을 맡았다. 
둘째, 진 구청장 측은 ‘안동시산림조합이 우면산 예방사업 중 가장 많은 예산이 책정된 관문사 주변의 공사를 맡았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송동마을 공사에 47억원이 투입됐다는 자료가 제출됐다. 그러나 송동마을 공사는 ‘예방사업’이 아닌 ‘긴급복구사업’으로 2012년 시행됐다. 2012년 ‘우면산 예방사업’ 중 관문사에는 10억3782만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며, 이중 8억2379만원이 계약금으로 사용됐다.
셋째, 진 구청장 측은 ‘서울시의 각 구청 중 모든 예방사업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맺은 구는 서초구가 유일했다’는 보도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했다. 산사태 복구의 시급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서울시의 사업시행 요구가 먼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는 서초구에게 수의계약을 지양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혹 보도한 본지 상대로 소송
“무작정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
 
넷째, 진 구청장 측은 ‘2012년 4월, 구가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입찰을 했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진 구청장 측은 “2012년 있었던 사방사업은 긴급 복구를 요하는 사업이었으며, 우기 이전에 사방사업 완료를 위해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추진하라는 시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012년 4월에 착공한 복구·예방공사 중 우기인 6∼7월 전까지 공사가 완료된 공구는 단 한 곳(인능산 공원)에 불과했다. 
다섯째, “처음부터 시공능력이 떨어지는 업체(안동시산림조합)에 수의계약을 몰아줘 사업이 지속적으로 연기됐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진 구청장 측에 따르면 안동시산림조합은 정부기관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적격업체이며, 진 구청장이 특정업체에게 수의계약을 몰아준 일이 없다.
그러나 <MBN>이 지난 5월 보도한 안동시산림조합의 주소지는 경북 안동이며, 중장비는 단 1대. 직원은 10여명에 불과하다. 기자는 지난 4월 기사작성 전 해당내용을 구 고위 관계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지역방송인 <현대HCN>이 지난 2012년 11월20일 보도한 ‘구 행정사무감사 질의’에 따르면 문경재 당시 공원녹지과장은 안동시산림조합의 공사실적 등을 모르고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섯째, 진 구청장 측은 ‘안동시산림조합이 이번 예방사업으로 모두 40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취재 당시 기자가 확인한 ‘책정 예산’은 40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구가 계약서를 근거로 밝힌 실도급액은 34억원이다.
일곱째, 진 구청장 측은 ‘서초구청 뒤편과 말죽거리공원 횃불선교원 주변의 산림이 예방사업으로 무분별하게 훼손됐다’는 내용과 인근 주민 멘트를 인용한 ‘수해는 없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진 구청장 측은 “말죽거리공원 대부분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특히 서초구민회관, 양재KBS우성아파트는 막대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자가 지난 3·4월 방문한 서초구청 뒤편·횃불선교원 주변은 수많은 나무가 잘려나간 그야말로 ‘벌거숭이’였다.
더 큰 문제는 라 항목으로 별도 표기된 ‘구민회관 재건축’ 관련 진 구청장 측의 해명이다. 진 구청장 측은 ‘구청장이 1000억원 규모의 구민회관 재건축 등에서 턴키방식으로 설계를 의뢰하려 한 적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 “신청인은 구민회관 재건축 등에서 턴키방식으로 설계를 하려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기자가 확인한 ‘서울특별시 서초구 2012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보면 제출자 서초구청장(진 구청장)은 예산 1017억원 규모의 ‘서초구민회관 재건축’을 시에 제안하면서 추진방법으로 ‘설계시공 일괄방식(Turn-Key)’을 적시했다. “턴키로 하려한 적이 없다”는 구청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자료다. 더불어 진 구청장은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때 상기 내용을 피고소인의 범죄사실로 명시했다. 현재 이 사건은 방배경찰서에 배당돼있다. 
 
무리한 입막음
진실 밝혀질까
 
지난 5월22일 서초구의회는 우면산 산사태 복구 및 예방사업과 관련 구 공사가 적법했는지 감사해줄 것을 감사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청 한 고위 관계자는 “구청 직원이 나와 의회 안건으로 상정된 ‘감사청구안’을 무마했다”고 폭로했다. 
원래 ‘서울특별시서초구우면산산사태복구및예방사업공사의투명한감사를위한감사원감사청구안’은 지난 4월29일 열렸던 237회 서초구의회 임시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다. 하지만 회의 시작 전 구청 한 관계자가 나와 이를 삭제토록 했다는 것이다. 
또 구는 감사청구안이 재상정된 238회 임시회를 앞두고서도 서초구의회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서울특별시 조사담당관의 감사가 진행 중에 있고 ▲경찰청 및 서초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에 있어 관련 법안(공익사항에 관한 감사원 감사청구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청구대상(제5조) 제2항 1호(수사 중), 6호(타 기관에서 감사 중)로 감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즉 행정부가 의회의 감사청구에 사실상 압력을 행사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일요시사>는 진 구청장의 입장을 들으려했지만 그는 “홍보정책과장과 얘기하라”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어 기자는 홍보정책과장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처를 남기면 전화를 주겠다”고 했을 뿐 회신은 없었다. 이에 기자는 공문을 발송한 구청 담당 직원과 통화하려 했지만 담당 부서는 “홍보정책과와 얘기하라”며 말을 돌렸다. 유일하게 연락이 닿은 구 홍보정책과 직원은 “구가 공문을 보낸 게 압력이라 볼 수는 없다”며 “이번 직권남용 수사도 법리적으로 봤을 때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바로잡습니다]
본지는 지난 4월29일자(903호) 26면과 27면 '서초구 수백억 건설뇌관 막전막후' 제하의 기사에서 강남대로 지하도시 타당성 검토에 쓰인 용역비가 5억원이라고 보도했으나 책정된 사업비는 5000만원이었음을 알립니다. 또 서초역 주변 국유지를 매각했다고 보도했으나 거래 사실이 없어 바로잡습니다. 

 

 
<기사 속 기사>

정치자금법 위반은?
‘쪼개기’후원 적발…진익철은 불기소

 
진익철 서초구청장의 후원회가 이른바 ‘쪼개기’ 헌금으로 약 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모은 사실이 적발됐다. 그러나 진 구청장은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지난 25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진 구청장의 후원회장 A씨와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 B씨와 C씨를 각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으며,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진 구청장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면서 1인당 10만원 한도 내에서 후원금을 받는다고 홍보하고, 실제로는 B씨와 C씨에게 293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C씨는 회사 직원과 친인척 등 명의로 1인당 10만원씩 각각 1000만원(100명)과 930만원(930명)을 진 구청장의 후원회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B씨와 C씨는 서초구 관내에서 구청 용역을 받아 생활폐기물 처리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를 비롯한 후원회 직원들은 대부분 진 구청장의 측근이었다. 또 후원회와 선거사무실도 같은 건물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진 구청장이 불법 후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입건, 지난 19일 소환 조사했지만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 관계자는 “후원회장이 당시 진 구청장에게 보고를 했다는 진술이 있어야 하는데 진 구청장과 A씨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며 “우리는 기소의견을 냈는데 검찰에서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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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