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 넘어간 진익철 서초구청장 비리 의혹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8.27 13:31:50
  • 댓글 0개

‘철면피 구청장’ 뻔뻔한 자기사람 심기

[일요시사=사회팀] 그간 온갖 구설로 몸살을 앓던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결국 경찰에 입건됐다. 자신의 처남 등을 이른바 ‘노른자 보직’에 ‘낙하산’으로 앉힌 혐의다. 그간 진 구청장이 뽑은 ‘낙하산’들이 또 다른 비위에 연루됐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구 도시계획위원을 교체하면서 담당 과장에게 압력을 넣은 혐의다. 구 도시계획위원은 구가 발주하는 각종 개발 사업 인·허가에 관여할 수 있어 이른바 ‘노른자’ 보직으로 불린다. 
 
“전부 사실 아냐” 
해명도 거짓말?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5일 진 구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복수 언론은 ‘진 구청장이 자신의 처남 등 측근을 도시계획위원에 앉히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4월29일자 보도에서 “진 구청장이 자신의 인사권을 남용, 친인척을 알짜 기구에 앉혔다”는 내용과 함께 “경북 안동 출신의 건축설계사이자 진 구청장의 처남인 김모씨가 진 구청장과 유착 관계에 있다”는 의혹 등을 조명했다. 

김씨는 서초구 산하 건축위원회와 건축민원조정위원회 위원으로 2010년 9월 임명됐으며, 문제가 된 도시계획위원회에는 2010년 11월 위원으로 위촉됐다.  
구 도시계획위원은 모두 25명이다. 이중 21명이 외부 위원이다. 진 구청장은 2010년 10월 도시계획위원 17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담당 과장에게 자신이 작성한 명단을 건넸다. 이 명단에는 진 구청장의 처남인 김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담당 과장은 “잔여 임기가 남은 위원들을 갑자기 교체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진 구청장의 ‘묻지마 인사’를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 구청장은 김씨뿐 아니라 김씨의 고려대 동문까지 도시계획위원으로 위촉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진 구청장에 의해 교체된 위원들은 보장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상태였다. 또 비위 등 마땅한 해촉 사유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 구청장은 김씨 등 명단에 오른 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하라며 담당자에게 압력을 넣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현재 경찰은 위원 교체 후 서초구가 발주한 각종 개발사업 이권에 진 구청장이 개입된 사실이 있는지 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기자가 입수한 ‘경찰청 수사협조의뢰’ 공문에 따르면 모두 5개 공사가 ‘수상한 거래’로 오르내린다. 
 
경찰 ‘직권남용’기소의견 검찰에 송치
'노른자 보직'에 처남·측근 배치 논란
 

첫째는 ‘태풍피해관련 서초휴양소 보수공사’다. 계약일은 2010년 11월2일이며, W사가 수사망에 올랐다. 둘째는 ‘우면산 관문사 주변 예방사방 사업’이다. 계약일은 2012년 7월26일. 계약 업체는 안동시산림조합이다. 셋째는 ‘말죽거리공원 산사태 복구사업’. 계약일은 2012년 7월25일이며, 계약업체는 안동시산림조합이다. 넷째는 ‘횃불선교회 주변 산사태 복구사업’이다. 계약일은 2012년 6월25일. 계약업체는 안동시산림조합이다. 마지막 다섯째는 ‘말죽거리공원 호우피해 복구사업’이다. 계약일은 2011년 12월 30일로 확인됐고, 안동시산림조합이 계약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이 사업들은 모두 계약자 선정과정에서 내외부적인 압력에 기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5개 건설 사업서
특혜·외압 있었나
 
서초구는 앞선 2∼5번째 공사에서 안동시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관련 기사에서 <일요시사>는 서초구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우면산 산사태 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병민)’ 구청 보고(1월30일) 질의를 인용해 “안동시산림조합이라는 부실 건설업체에 사업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서초구는 “(중략) 안동시산림조합은 산림조합법 제14조에 따라 산림청장의 인가를 받아 설립한 시공능력을 갖춘 조합”이라고 반박했다. 또 '진 구청장이 계약자 선정 과정에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 없이 구청장이 안동 출신이라는 이유로 안동시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 유포는 구청장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답했다. 
서초구가 작성한 ‘수련원 공사 계약현황’에 따르면 ‘태풍피해관련 서초휴양소 보수공사’에는 모두 3300만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 이권에는 당시 구 건축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던 처남 김씨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증언이 있었다. 이와 관련 핵심 관계자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 초 관련 내용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내사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서초구는 “해당 공사는 구청장의 처남인 김씨와 무관한 업체에서 시행했다”며 “허위사실로 구청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서초구의 주장만 들으면 진 구청장은 구가 발주한 각종 개발사업 이권과 완전히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경찰 관계자는 7월26일자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진 구청장 처남(김씨)의 지인이 서초구 발주 공사에 참여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공사 대금을 받아낸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과 진 구청장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각종 개발사업 이권개입 수사 확대
건설 편법 인허가 등 특혜도 도마
 
아울러 <채널A>는 지난 6월28일자 보도로 “서초구 도시계획위원회가 2010년 말 승인한 건설폐기물업체 토지 인허가와 관련 특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경찰은 이 토지 인허가 특혜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진 구청장은 지난 6월19일 소환조사를 받았다. 당시 진 구청장은 “도시계획위원 위촉과 임명, 해촉은 구청장 고유 권한”이라며 직권남용 혐의를 일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진 구청장의 소명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진 구청장의 직권남용 및 개발사업 이권 개입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법정에서 진실 여부가 가려져야 할 사건은 더 있다. 
앞서 진 구청장은 소환조사를 받기 전인 5월2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고소인은 기자 본인이다. 진 구청장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자를 고소했다. 그리고 <일요시사>를 상대로도 기사 정정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진 구청장은 5월14일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서초구 건설뇌관 막전막후’였다. 진 구청장 측은 “모두 17개 항목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본지에 정정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2차 심리가 있던 6월4일 최후 조정은 결렬됐다.
 
진익철 혐의부인
경찰은 기소송치
 
진 구청장 측이 중재위에 제출한 자료(사건번호 2013서울조정606607)를 보면 전체 항목은 가,나,다,라로 나뉘어있다. 최초 가는 ‘언더그라운드 시티’ 관련 내용이며, 나는 ‘우면산 산사태 복구공사’, 다는 ‘서초구 수련원’, 라는 ‘구민회관 재건축’이다.
이중 수사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가 항목을 생략하고, 나 등에서 쟁점이 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사는 ‘서울시가 우면산 복구사업 및 예방사업 시행을 서초구로 위임했으므로 공사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기관이 서초구’라고 적었다. 이에 진 구청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는 “관계 법령에 의거, 원래는 서울특별시장이 시행해야 하는 사무지만 시의 인력·조직 부족으로 구가 우면산 1∼4공구 중 4공구만을 대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자가 확인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서초구는 ‘2011년 긴급복구사업’(예방사업과 다름) 20공구 중 17공구의 감독을 맡았다. 또 ‘2012년 예방사업’ 26공구 중 16공구의 감독을 맡았다. 
둘째, 진 구청장 측은 ‘안동시산림조합이 우면산 예방사업 중 가장 많은 예산이 책정된 관문사 주변의 공사를 맡았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송동마을 공사에 47억원이 투입됐다는 자료가 제출됐다. 그러나 송동마을 공사는 ‘예방사업’이 아닌 ‘긴급복구사업’으로 2012년 시행됐다. 2012년 ‘우면산 예방사업’ 중 관문사에는 10억3782만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며, 이중 8억2379만원이 계약금으로 사용됐다.
셋째, 진 구청장 측은 ‘서울시의 각 구청 중 모든 예방사업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맺은 구는 서초구가 유일했다’는 보도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했다. 산사태 복구의 시급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서울시의 사업시행 요구가 먼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는 서초구에게 수의계약을 지양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혹 보도한 본지 상대로 소송
“무작정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
 
넷째, 진 구청장 측은 ‘2012년 4월, 구가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입찰을 했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진 구청장 측은 “2012년 있었던 사방사업은 긴급 복구를 요하는 사업이었으며, 우기 이전에 사방사업 완료를 위해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추진하라는 시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012년 4월에 착공한 복구·예방공사 중 우기인 6∼7월 전까지 공사가 완료된 공구는 단 한 곳(인능산 공원)에 불과했다. 
다섯째, “처음부터 시공능력이 떨어지는 업체(안동시산림조합)에 수의계약을 몰아줘 사업이 지속적으로 연기됐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진 구청장 측에 따르면 안동시산림조합은 정부기관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적격업체이며, 진 구청장이 특정업체에게 수의계약을 몰아준 일이 없다.
그러나 <MBN>이 지난 5월 보도한 안동시산림조합의 주소지는 경북 안동이며, 중장비는 단 1대. 직원은 10여명에 불과하다. 기자는 지난 4월 기사작성 전 해당내용을 구 고위 관계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지역방송인 <현대HCN>이 지난 2012년 11월20일 보도한 ‘구 행정사무감사 질의’에 따르면 문경재 당시 공원녹지과장은 안동시산림조합의 공사실적 등을 모르고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섯째, 진 구청장 측은 ‘안동시산림조합이 이번 예방사업으로 모두 40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취재 당시 기자가 확인한 ‘책정 예산’은 40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구가 계약서를 근거로 밝힌 실도급액은 34억원이다.
일곱째, 진 구청장 측은 ‘서초구청 뒤편과 말죽거리공원 횃불선교원 주변의 산림이 예방사업으로 무분별하게 훼손됐다’는 내용과 인근 주민 멘트를 인용한 ‘수해는 없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진 구청장 측은 “말죽거리공원 대부분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특히 서초구민회관, 양재KBS우성아파트는 막대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자가 지난 3·4월 방문한 서초구청 뒤편·횃불선교원 주변은 수많은 나무가 잘려나간 그야말로 ‘벌거숭이’였다.
더 큰 문제는 라 항목으로 별도 표기된 ‘구민회관 재건축’ 관련 진 구청장 측의 해명이다. 진 구청장 측은 ‘구청장이 1000억원 규모의 구민회관 재건축 등에서 턴키방식으로 설계를 의뢰하려 한 적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 “신청인은 구민회관 재건축 등에서 턴키방식으로 설계를 하려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기자가 확인한 ‘서울특별시 서초구 2012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보면 제출자 서초구청장(진 구청장)은 예산 1017억원 규모의 ‘서초구민회관 재건축’을 시에 제안하면서 추진방법으로 ‘설계시공 일괄방식(Turn-Key)’을 적시했다. “턴키로 하려한 적이 없다”는 구청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자료다. 더불어 진 구청장은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때 상기 내용을 피고소인의 범죄사실로 명시했다. 현재 이 사건은 방배경찰서에 배당돼있다. 
 
무리한 입막음
진실 밝혀질까
 
지난 5월22일 서초구의회는 우면산 산사태 복구 및 예방사업과 관련 구 공사가 적법했는지 감사해줄 것을 감사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청 한 고위 관계자는 “구청 직원이 나와 의회 안건으로 상정된 ‘감사청구안’을 무마했다”고 폭로했다. 
원래 ‘서울특별시서초구우면산산사태복구및예방사업공사의투명한감사를위한감사원감사청구안’은 지난 4월29일 열렸던 237회 서초구의회 임시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다. 하지만 회의 시작 전 구청 한 관계자가 나와 이를 삭제토록 했다는 것이다. 
또 구는 감사청구안이 재상정된 238회 임시회를 앞두고서도 서초구의회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서울특별시 조사담당관의 감사가 진행 중에 있고 ▲경찰청 및 서초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에 있어 관련 법안(공익사항에 관한 감사원 감사청구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청구대상(제5조) 제2항 1호(수사 중), 6호(타 기관에서 감사 중)로 감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즉 행정부가 의회의 감사청구에 사실상 압력을 행사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일요시사>는 진 구청장의 입장을 들으려했지만 그는 “홍보정책과장과 얘기하라”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어 기자는 홍보정책과장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처를 남기면 전화를 주겠다”고 했을 뿐 회신은 없었다. 이에 기자는 공문을 발송한 구청 담당 직원과 통화하려 했지만 담당 부서는 “홍보정책과와 얘기하라”며 말을 돌렸다. 유일하게 연락이 닿은 구 홍보정책과 직원은 “구가 공문을 보낸 게 압력이라 볼 수는 없다”며 “이번 직권남용 수사도 법리적으로 봤을 때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바로잡습니다]
본지는 지난 4월29일자(903호) 26면과 27면 '서초구 수백억 건설뇌관 막전막후' 제하의 기사에서 강남대로 지하도시 타당성 검토에 쓰인 용역비가 5억원이라고 보도했으나 책정된 사업비는 5000만원이었음을 알립니다. 또 서초역 주변 국유지를 매각했다고 보도했으나 거래 사실이 없어 바로잡습니다. 

 

 
<기사 속 기사>

정치자금법 위반은?
‘쪼개기’후원 적발…진익철은 불기소

 
진익철 서초구청장의 후원회가 이른바 ‘쪼개기’ 헌금으로 약 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모은 사실이 적발됐다. 그러나 진 구청장은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지난 25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진 구청장의 후원회장 A씨와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 B씨와 C씨를 각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으며,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진 구청장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면서 1인당 10만원 한도 내에서 후원금을 받는다고 홍보하고, 실제로는 B씨와 C씨에게 293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C씨는 회사 직원과 친인척 등 명의로 1인당 10만원씩 각각 1000만원(100명)과 930만원(930명)을 진 구청장의 후원회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B씨와 C씨는 서초구 관내에서 구청 용역을 받아 생활폐기물 처리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를 비롯한 후원회 직원들은 대부분 진 구청장의 측근이었다. 또 후원회와 선거사무실도 같은 건물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진 구청장이 불법 후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입건, 지난 19일 소환 조사했지만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 관계자는 “후원회장이 당시 진 구청장에게 보고를 했다는 진술이 있어야 하는데 진 구청장과 A씨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며 “우리는 기소의견을 냈는데 검찰에서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