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돌아온 킹메이커' 김한길 민주당 대표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5.06 15: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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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루 쥔 구원투수 '위기의 민주당 살릴까'

[일요시사=사회팀]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는 '원죄'가 있다. 참여정부 시절 '기획 탈당'이란 초강수를 택했던 그는 대선 패배의 여파로 정가를 떠났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끝난 줄 알았던 그의 정치 인생은 민주당의 위기와 함께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이젠 권력의 정점에서 '정계개편'의 칼자루까지 거머쥐었다.



대세를 뒤집기에는 구도가 너무 뚜렷했다. 친노 대 비노의 혈투로 불렸던 민주당 지도부 경선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웃었다. 대선 이후 달라진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였다.

비노 맑음
친노 흐림

이번 지도부 경선에서 일찍이 대세론을 굳힌 김 대표는 당내 비주류의 좌장으로 불린다. 본인은 누구보다 '비주류'로 불리는 걸 싫어하지만 그의 과거 행보는 '비주류'를 넘어 '반노'로 불릴만한 구실을 여럿 제공했다. 김 대표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반역자'라는 오명. 참여정부 말기, 김 대표가 탈당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과는 다른 정치 행로를 걸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지난 2007년 2월, 김 대표는 22명의 의원과 함께 열린우리당 탈당을 선언했다. 명분은 '신당 창당을 통한 대선 승리'였다. 김 대표는 후발 주자로 합류한 염동연 의원 등 23명의 의원과 함께 '통합신당의원모임'을 발족했다. 정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 사건은 결론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등에 비수를 꽂은 일로 비견됐다.

같은 달 10일, 김 대표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1박2일간의 일정으로 '통합신당의원모임'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국정 운영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중도 노선의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날 김 대표는 "슬프지만 결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탈당의 변을 밝혔다. 또 "국민들은 진작부터 이대로는 안 된다고 신호를 보냈지만 우리는 모른 척 했었다"며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 해서 이대로 변하지 말고 주저앉아 (대선) 패배를 기다려야 한다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의 대선 패배를 막기 위해 자신이 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07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은 패배했다. 이명박 당시 후보는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김 대표의 결정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당을 지켜야 할 중진의원이 대규모 탈당을 주도했다는 사실은 결과 여하를 떠나 당시 지도부에 큰 상처를 남겼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옹호론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2006년 당내 원내대표로 있을 당시 참여정부와 마찰을 빚어왔다는 사실은 그의 탈당 명분을 희석시켰다.

대세론 속 일찌감치 승기 "비주류가 웃었다"
경선서 과열된 갈등봉합 숙제…안철수 문제는?

탈당 이후 김 대표는 "중도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며 구 민주당과 합당했다. 중도통합민주당의 출범이었다. 하지만 그가 주장한 '대통합 정당'은 끝내 완성되지 못했다. 김 대표는 대선을 눈앞에 둔 8월, 중도통합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열린우리당과의 공조를 못마땅하게 여긴 까닭이다. 당시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노무현 프레임을 깨버리겠다"고 말하는 등 대선 기간 내내 참여정부와 선을 그었다.

김 대표가 떠난 중도통합민주당은 대통합민주신당에 흡수됐다. 그리고 대통합민주신당이 내세운 정동영 후보는 17대 대선에서 참패했다. 대선 후 불거진 '책임론'에서 김 대표는 자유롭지 못했다. 2008년 1월, 김 대표는 "대선 대패에 책임을 지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계에 입문한 지 12년 만에 야인으로 돌아간 것이다. 


두 번의 탈당
반역자 꼬리표

김 대표는 정치인이기 이전 언론인으로 더 유명했다. 미국 생활 당시 <한국일보> 미주지사 기자, <중앙일보> 미주지사 지사장 등을 역임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김한길과 사람들>을 통해 존경 받는 언론인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김 대표가 처음부터 언론인의 길을 걸었던 건 아니다. 건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서울 중앙여고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김 대표는 자신이 졸업한 학교의 석좌교수를 비롯해 명지대학교 초빙교수로 임용됐다.

김 대표의 장점은 '글'에 있다. 1981년 소설 <바람과 박제>를 통해 등단한 그는 <미국일기> <여자의 남자>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 등의 소설집을 간행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큰 인기를 누렸다. 가수 조영남의 히트곡 '화개장터'의 숨겨진 원작자가 김 대표라는 사실은 2010년 알려져 큰 화제를 낳았다.

김 대표가 정치와 인연을 맺게 된 건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를 승낙하면서부터다. 비례대표로 15대 국회에 입성한 그는 16대와 17대를 거치며 정치 거물로 자리매김했다. DJ 정부 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그는 나이에 비해 빠른 승진으로 주변의 시샘 섞인 눈총을 받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선거기획을 총괄한 자타공인 '전략통'이다. 스스로도 '킹메이커'란 별칭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과 탁월한 협상력은 지난 두 번의 대선을 통해 검증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2008년부터 긴 칩거에 들어갔다. 그래서 혹자는 김 대표가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오인하기도 했다. 가능한 말을 아꼈던 탓에 언론 노출도 없었다. 이 시기 김 대표는 외부 접촉을 최대한 자제한 채 집필 활동에 전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정계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칩거로부터 3년이 지난 2011년이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후보군 중 김 대표가 거론된 것. 김 대표도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출마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계 복귀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고심 끝에 불출마를 선택했다. '안철수'라는 흥행티켓 앞에서 김 대표의 선택지는 넓지 않았다. 당시 김 대표는 민주당 당원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가기보다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한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실현하는 일에 성심껏 기여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았다. 이어진 글에서 김 대표는 "오늘의 위기를 자초한 것은 당의 최고 지도부"라며 "지도부의 무능과 계파 싸움 추태에 민주당이 상처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주류' 좌장 이미지가 김 대표에게 덧칠해진 순간이었다.

4년만의 귀환
비주류의 역습

서울시장 선거 후 새누리당이 각종 악재로 골머리를 앓을 무렵, 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김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서울 광진갑에 김 대표를 전략 공천한 것이다.

김 대표는 "중앙당으로부터 서울 광진갑 지역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심 끝에 받아들였다"며 "반드시 승리해 정권 교체에 앞장서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정송학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었던 김 대표는 52.1%의 득표로 당선됐다.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것. 김 대표는 당선 직후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며 '당권'을 향한 의욕을 내보였다.

당시 김 대표는 "4년 전 정권을 뺏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며 "그러면 정권을 찾아올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김 대표가 첫 당권 사냥에 나선 2012년 4월. 이해찬 당시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의 이른바 당·원내대표 담함 의혹이 불거졌다. 김 대표는 크게 반발하며 "소위 계파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들이 밀실합의로 당직을 나눠 갖겠다는 것은 참으로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은 압도적인 득표로 원내대표에 안착했다. 남은 건 이 고문의 당 대표 선출 여부. 이에 대항마로 떠올랐던 게 바로 '탈계파'를 주장한 김 대표다.

김 대표는 "패권적 계파정치에 민주당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자신을 당 대표로 뽑아줄 것을 읍소했다. 또 "친노니 친호남이니 하는 명찰을 모두 떼어버리고 우리당 모두가 오직 '대선승리'라는 하나의 명찰을 달고 한마음으로 나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올해 지도부 경선에서 들고 나왔던 구호를 당시부터 주창한 셈이다.

김 대표는 울산에서 열린 지역 대의원 첫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소위 말하는 '흥행 대박'을 터트린 것. 이후 김 대표는 지역 순회 과정에서 이 고문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소게임을 거듭하며 선전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결국 이 고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최종 득표 6만6187표. 이 고문과는 1471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첫 도전에서 쓴맛을 삼켜야 했던 김 대표다.

최고위원에 선출된 김 대표는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김 대표는 지도부 선출 후 열린 첫 번째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고도 당 대표가 되지 못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일반 국민이 참여한 모바일 투표에서 패배했다는 데 아쉬움을 드러낸 것.

김 대표는 18대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기 전 안철수 캠프의 박선숙 총괄본부장과 회동하는 등 안 후보 측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김한길의 의중이 안철수에 쏠려 있다"는 의혹이 나온 것도 이 시점이다.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지난해 11월 김 대표는 최고위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정치쇄신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용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문 후보가 민주당의 쇄신을 이끌 수 있도록 남은 지도부도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과 이 고문은 이를 일축했다. "지도부 사퇴로 민주당에 내분이 있는 것처럼 비춰서는 안 되고, 힘든 때일수록 당 지도부가 남아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를 두고 김 대표가 '후보 흔들기'를 했다는 소문이 난립했다. 만약 문 후보가 당선된다면 '친노'의 약진으로 김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 자명해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또다시 대선에서 패배했다. 문 후보가 분전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넘기는 역부족이었다. 대선 패배 직후 '친노 책임론'이 급부상했고, 가장 큰 수혜자는 김 대표였다. 지도부는 총사퇴했고, 비상대책위원회 선출 과정에서 '원내대표 추대론'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론' 등이 고개를 들었다. 당은 대선에서 졌지만 덕분에 김 대표의 역할이 조명받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지난 3월 김 대표는 '계파정치 청산'과 안 후보를 껴안는 '더 큰 민주당론'을 내세워 또 다시 당권 도전에 나섰다. 오는 5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두 번의 대선을 거치며 비주류 좌장으로 우뚝 선 김 대표는 "계파의 이익을 당의 이익보다 앞세우고 계파의 이해를 국민의 이해보다 앞세우는 정치는 이제 끝장내야 한다"면서 '안철수 지지세력'을 껴안는 변화를 촉구했다.

DJ 권유 정계입문…대통령 만든 공신
4·11 총선 전후 비주류 좌장 급부상
"친노? 비노? 계파부터 청산"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들 간 경쟁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자연스레 '김한길 대 반(反)김한길' 구도가 짜여졌다. 강기정, 이용섭 의원을 비롯한 범주류계는 비주류인 김 대표를 압박하면서 단일화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강 의원은 "김한길 당선이 혁신이라는 것은 또 다른 패권적 발상"이라며 김 대표를 겨냥한 강도 높은 공격을 이어갔다.

당 외곽에서도 '김한길 대세론'에 찬물을 끼얹는 성토가 이어졌다. 직계 친노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 강연에서 "국민연금법 등 참여정부 주요 정책을 통과시키려할 때 대통합민주신당 만든다고 선도 탈당해서 본회의장 복도에서 커피 마시면서 기권표 던진 분들이 민주당 당 대표가 되겠다고 한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김 대표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표현이었다.

이 가운데 당권을 차기하기 위한 주류와 비주류간의 자존심 싸움은 날로 격화됐다. 지난 28일 강 의원과 이 의원은 '김한길 대세론'을 저지하기 위해 단일화를 선언하는 등 최후까지 계파대결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치고받기식 폭로가 연일 이어지며 양측은 큰 내상을 입었다.

갈등봉합 관건
정계개편 촉각

김 대표는 최근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친노니 비노니 주류니 비주류니 하는 말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자신의 목표는 '이기는 민주당'이라는 뜻도 분명히 했다.

남은 건 김 대표가 자신이 주장한 '계파청산'을 완수하고 국민을 위한 민주당으로 거듭날 것인지 여부.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정계개편'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그 출발은 '안철수 신당'이란 설명.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안철수 신당을 반길 세력은 분명 새누리당밖에 없을 것"이라며 "야권의 재구성이 있다면 그 중심에 민주당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안철수 줄대기'가 사실이 아니란 것. 그러면서 김 대표는 "자신이 거름이 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과연 김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과열된 갈등을 봉합하고 제1야당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사위는 던져졌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김한길 대표는?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한국일보> 미주지사 기자, <중앙일보> 미주지사 편집국장·지사장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석좌교수, 명지대 초빙교수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인수위원회 위원·대변인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기획특보
▲제16·17대 총선 기획단장·본부장
▲제17대 건설교통위원장, 국회운영위원장
▲37대 문화관광부 장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국회 문화방송체육통신위원회 위원
▲15·16·17·19대(4선·광진갑) 국회의원
▲현 민주당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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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