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소문난 잔치 '솔로대첩' 가보니…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2.12.31 11: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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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하이에나 득실득실…무리지어 먹잇감 사냥

[일요시사=사회팀] '그날'서울 여의도공원은 오후 2시께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기획된 대형 소셜 이벤트 '솔로대첩'이 오후 3시에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영하의 쌀쌀한 날씨였지만 행사 시작 전부터 이어진 솔로들의 행렬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었다. 슈트 차림으로 한껏 멋을 부린 남성부터 핑크빛 볼터치로 두근두근 기대를 드러낸 여성까지. 여의도공원은 '솔로'들의 '짝짓기' 본능으로 넘실댔다.

지난 24일 오후 1시40분. 기자가 도착한 9호선 여의도역은 평소보다 2∼3배 정도 많은 인파로 붐볐다. 여의도공원으로 향하는 길엔 대목을 맞아 대학생들이 좌판을 벌이고 있었다. 핫팩과 장갑, 장미꽃 등을 들고 나온 그들은 커플 마케팅으로 솔로들의 호주머니를 노렸다. 커플이 되고 싶어 장미꽃을 구입했다는 한 남성은 "오늘 잘돼야 할 텐데…"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오늘만 기다렸다”
  될 사람은 됐다

여의도 공원에 도착하자 '논산 훈련소'를 방불케 하는 수컷들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기자에게 말을 건넨 한 남성은 "오늘만을 기다려왔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남성들의 초조함은 더해갔다. 극심한 성비 불균형 때문이었다. 남성 참가자가 너무 많은 까닭에 성비는 8:2 정도로 추정됐다. 드레스 코드는 남자가 화이트, 여자가 레드였지만 붉은 색 옷을 입은 여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남자들의 손에 쥐어진 붉은 장미꽃이 무척 안쓰러워 보였다.

오후 3시께 '솔로대첩' 주최자인 유태형(26)씨가 화이트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그는 '남탕'으로 변질한 이 축제(?)에 대해 "기분이 처참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경쟁은 심해졌어도 구애를 받아줄 여성은 분명 있었다. 경기 고양에 사는 이모(23·남)씨는 "여자가 얼마 없지만 행사가 시작되면 제일 먼저 작업을 할 것"이라면서 "센 척을 좀 해서 여자들을 넘어오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화답하듯 경기 안양에서 온 박모(20·여)씨도 "궁금해서 오긴 왔지만 마음에 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면서 "안경은 안 썼으면 좋겠고, 키는 커야 한다. 얼굴은 덤"이라고 구애 승낙 기준을 귀띔했다.

여 2명에 남 15명 둘러싸고 "선택해줘" 진풍경
전화번호 남발…유유히 팔짱끼고 사라진 커플도


같은 시각 현장에서는 "오후 3시24분으로 알람을 맞춰 주세요!" "남자 분들은 이쪽으로 오시고 여자 분들은 반대편에 계세요"등의 스태프 안내가 육성으로 이뤄졌다. 솔로대첩은 플래시몹 형태로 기획됐기 때문에 무대나 마이크 등의 공연 장비는 동원되지 않았다. 동시에 참가자들에게는 분홍색 쪽지가 전달됐다. 쪽지에는 "산책하러 오셨어요?" "같이 걸으실래요?"등의 공식 암호가 적혀있었다. 참가자들은 쪽지를 확인하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운명의 3시24분. 기대와 달리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참가자 대부분이 스태프의 안내대로 휴대폰 알람을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자경단(자치경찰단) 등의 스텝들이 곳곳에서 생목으로 "시작했습니다"를 외쳤고 우여곡절 끝에 메인이벤트는 막을 올렸다.

대략 2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남성들은 신호와 함께 일제히 여성들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 험악한(?) 기세에 눌린 여성들은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연상케 하는 수백 남성들의 횡보는 거대한 파도 같았다. 여기에 남녀들 틈에 섞여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기자들까지 가세하자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과도한 취재 열기에 한 여성은 "짜증나, XX. 기자새끼들"을 연발하며 공원 뒤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몇몇 남성은 "이게 뭐야" "벌써 끝났어"등의 탄식과 함께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소위 '될 사람은 된다'는 말처럼 오후 3시35분께 '솔로대첩 1호 커플'이 탄생했다. "너무 귀여워서 말을 걸었다"고 말한 이 남성은 준비한 꽃다발을 여성에게 안겨주고 수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잘생기면 좋아요
 미친놈들 싫어요”

이에 자극 받은 남성들은 저마다 적극적인 구애를 시작했다. 얼굴에 여드름이 난 한 사내는 단발머리에 붉은 머플러를 한 여성을 붙잡고 "저 이상한 사람이나 변태 아니니까 일단 들어주세요. 이렇게까지 와서 번호 좀 알려 달라고 하는데 저도 용기 많이 냈거든요"라며 설득을 시도했다.

그러나 되돌아온 여성의 반응은 냉담했다. "저 그냥 구경 왔어요. 죄송합니다." 이 단발머리의 여성, 박모(21)씨는 "친구랑 누가 더 대시를 많이 받나 내기했는데 지금까지 모두 7명이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면서 "남자친구는 없는데 이런데서 만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기자와 헤어진 박씨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오덕(?) 2명에게 더 러브콜을 받았다. 이를 모두 거절한 박씨는 훤칠한 한 남자와 팔짱을 끼고 자연스레 사라졌는데 그 남성은 바로 박씨의 남자친구였다. 남자친구와 사라지는 박씨를 보며 한 남성은 "몇몇 커플들이 우리에게 테러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커플들은 테러
솔로들은 멘붕

시간이 흐르자 짝을 찾지 못한 남성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서울 노원에 사는 김모(23)씨는 "지금까지 3번을 시도했는데 모두 거절당했다"면서 "7번까지 해보고 안 되면 집에 가겠다"고 말했다. 마음이 급해지자 구경 온 미성년자에게 작업을 거는 남성들도 눈에 띄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이모(18)양을 붙잡은 20대 후반의 사내는 "고등학생도 상관없어요. 마음만 맞으면 되죠"라며 끈질긴 접촉을 시도했다.

사내를 뿌리친 이양은 기자에게 "생각보다 복잡하고, 또래도 없어 재미가 없었다"며 "이제 친구들과 명동에 가서 프리허그를 할 거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서울에 사는 남모(17)양 등 3명도 "'몇 살이세요'란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면서 "다짜고짜 손을 먼저 내미는 사람도 있어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그 순간 뒤편에서는 검은 코트차림의 남자 2명이 검은 스타킹을 신은 여자 2명의 손목을 잡고 부킹(?)하듯 산책로로 뛰어갔다. 공원 입구에 자리 잡은 한 사내는 뒤늦게 도착한 여성들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찍어주며 "근처에 있을 테니 연락을 달라"는 수법으로 접근을 시도했다.

여자 2명을 남자 15명이 둘러싸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각각의 남자 무리들은 저마다 "자신들에게 오라"며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집요한 구애 세례를 퍼부었다. 돗자리를 펴고 지나가는 여성마다 양주를 강권하는 남자들도 있었다. 이에 한 여자는 "여기 진짜 미친놈들 많다"면서 서둘러 자리를 떴다.

20대남 고등생 상대 원조교제 시도
이동식 침대에 누운 장애인도 참가

준비한 꽃다발을 미처 전해주지 못한 남자도 있었다. 근육으로 영양이 전달되지 않는 장애(지체 2급)를 앓고 있는 오모(21·남)씨는 이동식 침대에 누운 채 보호자인 어머니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그는 "이런 축제를 한다기에 한 번 참여해 보고 싶었다"면서 "와보니까 마음이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씨와 어머니는 2차 솔로대첩이 벌어진 서울 합정동의 '메세나폴리스'에도 참석해 공연을 즐긴 뒤 인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오붓한 저녁 시간을 가졌다.

여의도공원에서의 솔로대첩은 저녁 6시가 넘은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월차까지 써가며 솔로대첩에 합류한 유모(28·남)씨는 "기왕 온 거 한 번씩만 더해보자"며 친구들과 함께 공원 주변을 배회했다. 같은 시각 서울 합정동 메세나폴리스에서는 공연이 가미된 솔로대첩 2차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스태프 김모(27·남)씨는 "이번 축제를 위해 광주에서 올라왔다"면서 "운영에서 다소 미흡한 점도 있었지만, 음향 장비 등을 쓸 수 없는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남녀 성비 8:2
솔로? 남자대첩!

이어진 스태프 뒤풀이에서 간부 한모(38·남)씨는 "언론에 안 좋은 내용도 보도됐지만, 상업성을 배제하기 위해 각별히 노력했고, 운영진이 일베 유저라는 식의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뒤 "내년 중반에는 '커플대첩', 내년 이맘때는 '솔로대첩 시즌 2'등 젊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계속 기획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솔로대첩에서는 애초 우려와 달리 성추행이나 주취 폭력과 같은 강력 사건은 접수되지 않았으며 경찰청은 전국의 솔로대첩 참가자가 모두 2860명이라고 추산했다.


서울 여의도공원=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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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