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부슬부슬 비 내리던 날 공포의 곤지암 정신병원 가보니…

정신병자에 인체실험…원장도 정신병 앓다 자살?

[일요시사 사회팀] 김지선 기자 = ‘곤지암 정신병원’. 이곳은 약 20여 년 전 이미 문을 닫아버린 폐병원으로, 대한민국 3대 흉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오싹하기 짝이 없는 곤지암 정신병원은 무속인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흉가체험을 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이곳이 최근 CNN에서 꼽은 세계에서 가장 소름 돋는 장소 7곳 중 하나로 소개돼 새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정신병을 앓는 많은 이들이 죽어나갔다는 이곳. 곤지암 정신병원을 취재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신대리(구 새텃말) 161-1번지에 위치한 곤지암 정신병원. 이곳의 원래 명칭은 남양신경병원이다. 약 20년 전 병원장이 이곳을 폐업한 이래로 건물과 잔여물들이 아직까지 그대로 방치돼있는 곤지암 정신병원은 수년 전 한 케이블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탔다. 대한민국 3대 흉가로 꼽힌다는 이유에서였다. 방영 후 많은 이들이 흉가체험을 위해 정신병원을 찾았고, 영가가 많이 보인다는 무속인들의 언급에 일반인들도 하나둘씩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섬뜩한 바람소리
찝찝한 습한 기운

3대 흉가로 유명세를 탄 곤지암 정신병원은 화제의 장소인 만큼 소문도 무성하다. 원장이 정신병을 앓아 자살했고, 그의 두 아들도 잇따라 자살했다, 혹은 형무소처럼 이곳에 사람들을 가둬놓고 끔찍한 고문과 실험, 사형을 집행했다는 소문 등이었다. 더욱이 이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갔다는 근거 없는 설 때문에 사람들은 귀신을 보기위해 곤지암 정신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소름 돋는 장소 7곳 중 하나로 꼽힌 곤지암 정신병원. 이곳에 따른 괴소문들은 과연 사실일까.

강남역에서 출발했을 때만해도 화창했던 날씨는 신대리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비바람이 세게 몰아치는 날씨로 돌변했다. 기자는 사전에 곤지암 정신병원의 정확한 위치와 가는 방법 등을 수첩에 상세히 적어왔다.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던 기대와는 달리 곤지암 정신병원은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허기를 달래려 잠깐 들른 한 식당의 종업원 아주머니로부터 위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아주머니는 “거기 지금 못 들어 갈텐데…. 지금은 정신병원이 위치한 마을로 이어지는 다리를 공사하고 있기 때문에 빙 돌아서 가야해요. 그곳에 사람들 많이 죽었다던데 왜 가려해요?”라며 “기가 약한 사람들은 그곳에 다녀온 후 귀신도 씌어온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조심하세요”라고 당부했다.

우산이 뒤집어질 정도로 거센 비바람을 뚫고 정신병원 근처만 대여섯 바퀴 정도 헤매다 마을에 도착한 지 한 시간 반 만에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정신병원이 있다는 마을은 맞은편 마을과는 달리 조용했다. 이상하게 그 마을만 가면 비바람이 거세졌고, 하늘도 어둑어둑해졌다. 오후 2시라는 시간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정문에 다다를 때쯤 두 개의 경고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3대 흉가
세계서 가장 소름 돋는 장소 선정

경고문에는 “이곳은 관리되고 있는 사유지이므로 허락 없이 들어오는 행위는 형법 제319조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입니다.(중략) 적발 시 법적조치 당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라고 명시돼 있었다. 아주머니의 말대로 그곳은 사유지로 지정돼 있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정문 위에는 넝쿨까지 쳐있어 담을 넘을 수도 없는 실정이었다. 무조건 내부에 들어 가봐야겠다는 일념하에 모바일 인터넷 검색 결과 뒷산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조금만 뒤로 돌아가니 실제로 병원으로 향하는 뒷동산이 있었고, 무덤 2개를 지나고 나서야 병원으로 향하는 길에 내딛을 수 있었다. 양쪽에 아름답게 물든 단풍나무길을 오르는데 폐병원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보였다. 한눈에 봐도 건물은 아주 오래되고 낡아보였다.

건물의 분위기는 주위를 감싸는 단풍나무와 이름 모를 꽃들과는 확실히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지하를 포함해 총 4층으로 지어진 곤지암 정신병원의 분위기는 깨진 창문들과 녹슨 철문, 건물을 통과하는 바람소리 때문인지 더욱 을씨년스럽고 섬뜩했다. 큰 건물 양 옆에는 마치 요양원같이 보이는 별관이 자리해 있었고, 내부에는 4시를 가리키는 괘종시계와 텅 빈 방들이 나란히 이어졌다.

사유지로 지정
모든 입구 닫혀

병원 내부에 들어가기 위해 수십 개의 계단을 올라 입구 앞으로 다다랐다. 그러나 그 역시 철문으로 막아놓은 상태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나 들어갈 수 있었다던 병원 내 모든 입구는 현재 모두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었다. 다행이도 철기둥으로만 돼있어 1층 내부는 대충 짐작이 가능했다. 왼편에는 곧 떨어질 것 같은 총무과 현판이 매달려 있었고, 벽에는 아이들의 낙서와 핏자국처럼 보이는 빨간 페인트 자국, 돌이나 못으로 긁은 자국 등이 어지럽게  있었다. 누군가가 내부로 들어갔던 증거로 보이는 우유 상자가 한 창문 앞에 덩그러니 놓아져 있었다.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을 들어서인지 병원 내부에 들어가기 전 수차례 고민을 했지만 결국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건물 안에는 세면실을 동반한 화장실과 보일러실, 여러 개의 방들이 있었다. 방 안에는 몇 개의 침대들이 이불과 함께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누군가 사용했을 것이라는 찝찝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침대 상태는 양호한 편이었다. 화장실은 예상 외로 깔끔했다. 수도만 연결된다면 당장 사용해도 될 정도였다. 1층 끝자락에는 긴 테이블과 의자들을 보니 식당으로 짐작되는 큰 방이 자리하고 있었다.

병원서 죽어나간 사람 많아 각종 납량특집 소재거리로
녹슨 문짝과 깨진 창문…기록지·침대 등 그대로 보존

비 내리는 날씨 때문인지 내부는 외부보다 더 습하고 공기도 서늘했다. 병원 내 바닥은 물로 흥건했고, 굴러다니는 맥주 캔들, 담배꽁초와 옷가지, 신발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 사람들의 방문이 잦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이밖에 넘어진 소파들, 바람에 못 이겨 깨져버린 창문 유리 조각과 창문틀 등은 얼마나 이곳을 오랫동안 방치해뒀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물이었다.

흉가체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겁게 발걸음을 떼며 이곳저곳을 탐방하던 중 환자의 성명과 병명, 처방 등이 적힌 오래된 종이차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50∼60년대 출생인 사람들이 많았고, 대부분 알코올 중독 또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영안실이 있을 것이라던 지하실 역시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들어 가보지 못했다. 과거 흉가체험으로 지하실을 방문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곤지암 정신병원 내 지하실이야말로 제대로 된 담력테스트를 체험해볼 최적의 장소라고 한다.

대신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던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은 여느 옥상과 다르지 않고 평범했지만 역시 추운 날씨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곳곳을 배회하다 혹여나 관리인이나 경찰이 올까 성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내려오던 도중 우연히 작업복을 입은 두 남성들을 만나게 됐다. 이 근처 회사에서 일한다는 그들은 “귀신 나온다는 폐병원이 있는 줄은 진작에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가보진 못했다”며 “언론에서 하도 떠들어대서 오늘 같이 비오는 날 귀신이라도 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한번 와봤다”고 말했다.

마을로 다다를 때쯤 한 주민을 만나 정신병원에 대한 괴소문에 대해 물었다. 주민은 “그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던데…. 그런데 다 지어낸 이야기지. 그 헛소문 때문에 동네주민들 잠도 못자고 말도 아니야. 정문 막아놔도 샛길로 버젓이 들어가는데 뭐. 애들 와서 술 먹고 담배피우고 떠들고 난리도 아니야. 밤에 경찰이 순찰해봤자 별 도움도 안 되더라고…”라며 혀를 찼다.

괴소문은 단지
헛소문이었을 뿐

또 다른 주민은 “여기 문 닫은 지는 20년도 넘었지. 원장이 지병인가 노환인가로 죽고, 자식들은 외국에 가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상하수도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닫았다던데…. 사람 죽고 그런 얘긴 들어본 적 없어”라며 조금 다른 입장을 보였다.

기자는 곤지암 정신병원의 실체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곤지암읍사무소와 광주시청 등에 문의했다. 몇 차례의 전화연결을 통해 시청 관계자로부터 진실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는 일반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던 소문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줬다.

소유주들, 십수년 전 미국으로 이민가고 없어
수도관 누수 문제로 불가피하게 병원 문 닫아

그는 “읍사무소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하다 최근에 시청으로 발령났다. 곤지암 정신병원 원장이 정신병을 앓다 자살했다느니 하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그냥 나이가 들어서 자연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갔다는 것도 헛소문일 뿐이다.


지금 소유주는 원장의 두 아들이고, 그 건물은 아마 두 아들들이 반반씩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현재 미국인가 캐나다로 이민 가서 잘 살고 있다고 하던데 어느 나라인지 정확히는 모른다”고 일축했다.

곤지암읍사무소의 한 직원은 “20년 전 병원 소유주인 원장이라는 사람이 지병으로 죽어 자식들이 병원을 물려받았지만 운영 의지가 없었고, 하수처리시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해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겨 보낸 후 폐쇄했다.

괴소문 중 하나로 꼽혔던 정신병원 자리가 형무소였다는 이야기 또한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그는 “예전에는 아무나 들락날락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개인 사유지로 지정돼 들어가면 주거침입죄로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며 “원장의 처남 되는 사람이 그 땅과 건물을 대신 관리하고 있고, 주민들의 항의 쇄도에 경찰들이 순찰을 돌고 있어 들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곤지암지구대는 약 1년 전부터 이곳을 집중 관리지역으로 정해 하루 30분 단위로 순찰하는 한편 매일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전의경 4명을 주변에 상주하도록 고정 배치하고 있다.  

유명세 좋지만…
주민 배려가 우선

세계의 가장 소름 돋는 혹은 혐오스러운 장소 7곳 중 하나로 꼽힌 곤지암 정신병원의 실체는 헛소문만 무성한 오래된 건물일 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었고, 더욱이 원장 일가가 자살하거나 피폐한 삶을 살고 있을 거라던 설도 완벽하게 와전된 소문이었다.

어쩌면 높은 시청률을 꾀한 매스컴이 만들어낸 이야기일 가능성도 있다. 곤지암 정신병원과 관련된 오싹한 영상 또는 사진과 함께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전파를 타고, 인터넷상에 무분별하게 게재되면서 공포심만 더 커져 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동네주민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살았다고 한다.


한 주민은 “병원으로 이어지는 산길도 끊이지 않는 방문자들의 발길과 소음 때문에 곧 폐쇄할 예정”이라며 “체험이든 관광이든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한다면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 텐데 이래저래 참 씁쓸한 일”이라고 전했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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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