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한국관광 100선 ③산청 동의보감촌

한의학의 성지 산청 동의보감촌으로 떠난 면역력 충전 여행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충전이 절실한 요즘, 산청 동의보감촌으로 떠나보자. 지리산 천왕봉을 지붕으로 둔 산청(山淸)은 이름 그대로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이다. 산청 땅에 발을 딛는 순간 다디단 공기가 느껴지고, 도시에 찌든 스트레스가 한방에 사라진다. 지리산 자락에서 자라는 1000여종의 약초로 만든 건강한 음식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그 중심에 허준의 <동의보감>을 테마로 한 산청 동의보감촌이 있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산청군 왕산과 필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산청 동의보감촌은 전국서 처음으로 한방을 테마로 한 대한민국 힐링 여행 일번지다. 1967년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의 23%를 산청군이 차지한다. 지리산서 자생하는 야생 약초는 예로부터 효능 좋기로 유명하다.

신의(神醫) 유이태와 의성(醫聖) 허준이 의술을 펼칠 수 있었던 까닭도 산청의 우수한 약초 때문이다.

<동의보감>은 조선 시대 허준이 지은 의서다. 당시 임진왜란 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시름하는 백성들이 많았다. 그런 백성을 위해 우리 자연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약재들로 우리 몸에 맞는 처방법을 기록한 책이다. 동의보감의 이름을 따 문을 연 산청 동의보감촌은 그 정신과 산청 약초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동의보감 정신

엑스포주제관을 비롯해 한의학박물관, 한방기체험장, 한방테마공원, 산청약초관, 허준순례길, 한방자연휴양림, 무릉교 등 여러 시설을 갖춘 거대한 테마공원이다. 거기다 한방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과 약초 밥상까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꼼꼼히 즐기고 나면 100세까지 거뜬히 살 것 같이 기운이 솟는다.


입구를 지키는 거대한 불로문으로 들어서면 신선한 공기가 가득해지고 벌써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엑스포주제관은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메인 전시관이다. 세계 각국의 전통 의약을 소개하는 코너와 사상체질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코너가 인상 깊다. 5300여년 전, 얼음 속에서 발견한 미라 외찌(아이스맨) 전시실은 침술과 약초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를 알려준다.

2층으로 올라가면 영상관으로 이어지고 여기서 문을 열고 출렁다리를 건너면 곧장 한의학박물관으로 연결된다. 한의학박물관은 동의보감의 역사와 발자취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옛 한의원을 재현해 놓은 공간은 마치 드라마 <허준>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이 생생하다.

기획전시실은 조선시대 법의학 책들이 빼곡하고, 유네스코 특별관에는 <동의보감>을 포함해 한국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들의 실물이 전시돼있다. 한방체험관은 AR로 만나는 약전거리와 산청 약초숲 미디어아트가 흥미롭다.

한의학박물관을 나서면 약초테마공원이 펼쳐진다. 형형색색 꽃을 피운 약초들 사이로 걷기 좋은 산책로가 나 있다. 중간중간 귀여운 조형물과 작은 연못, 그리고 정자가 있어서 사진 찍으며 쉬어가기 좋다. 약초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유리온실로 만들어진 산청약초관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설명과 함께 다양한 약초들이 자라고 있다.

구기자, 헛개, 오미자 등 익숙한 약초부터 골담초, 노박덩굴 등 신기한 약초도 볼 수 있다. 한방테마공원은 장수거북이, 곰과 호랑이의 대형 조형물, 십이지신상 분수광장 등 힐링을 선사하는 볼거리가 빼곡하다. 산약초생태탐방로를 이어주는 허준순례길은 이름 그대로 걷다 보면 치유되는 길이다.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공간은 한방기체험장이다. 백두대간의 기가 한곳에 모인다는 명소로 알려졌다. 귀감석, 석경, 복석정 등 유명한 돌과 동의전이라는 온열체험실이 있다. 거대한 거북이를 닮은 귀감석은 하늘 아래 모든 좋은 일을 갑골문자(고대 상형문자)로 새겨놨다.

팔을 최대한 뻗어 글자를 많이 어루만지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룬다. 석경과 복석정도 기를 받으려는 관광객들이 쓰다듬고 지나간다. 동의전은 차세대 광물자원으로 불리는 일라이트(illite)를 활용한 치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리산서 난 약초로 지은 약초밥상과 각종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동의약선관도 있다.


한방테마의 힐링 여행지
지리산의 약초 역사

최근에 설치된 무릉교는 산청 동의보감촌 새로운 랜드마크다. 무릉계곡 위를 가로지르는 길이 211m, 최고 높이 33m에 이르는 출렁다리다. 왕산과 필봉산, 그리고 산청 동의보감촌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동시에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날려줄 건강한 체험 거리도 다채롭다. 동의보감촌 내에 있는 한방가족호텔 별관으로 가면 한방 족욕이 기다린다.

한방 족욕제를 넣은 따듯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노라면 묵은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다. 족욕을 하는 동안 동의보감 탕약이나 한방차를 주문해서 마시면 입안에 차 향기 그윽하고 창밖에 봄 풍경이 눈부시다. 산청 동의보감촌 안에는 갖가지 한방 체험을 할 수 있는 한의원이 숨어있다. 공진단 빚기와 왕뜸 체험, 향낭 만들기 등 한의원마다 이색 체험이 준비돼있다.

동의보감촌 맨 위쪽에 한방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백두대간의 정기가 내려오는 명당이라 하룻밤 꿀잠과 함께 개운한 아침을 보장한다. 다양한 객실의 숲속휴양관과 독채로 된 숲속의 집 중에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어느 객실을 선택하든 고요한 동의보감촌의 아침을 통째로 누리는 특권을 준다.

때묻지 않은 청정 자연과 오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산청은 곳곳이 면역력 강화 여행지다. 빼곡한 고가와 돌담길이 아름다운 남사예담촌은 정겨운 옛 풍경을 안겨준다. 돌담길 한가운데 X자로 얽혀 자라는 부부 회화나무는 유명하다.

흥선대원군이 쓴 ‘원정구려(元正舊廬, 원정공이 살던 옛집)’라는 편액이 걸린 하씨 고가에는 수령 600년이 넘는 감나무와 700살의 원정매가 마당을 지키고 섰다.

수선사는 젠지세대 사이에 카페 같은 절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아름드리 연못 위로 시절 인연의 나무다리가 눈에 띈다. 사찰 안에 있는 카페에 앉으면 절을 감싼 산자락과 연못이 어우러진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을 받은 화장실도 눈길을 끈다.

수선사

산청은 고려 시대 문익점 선생이 우리 땅에 목화 씨앗을 들여와 처음으로 심었던 곳이다. 단성면 목화 시배지 내에 있는 목면시배유지 전시관으로 가면 목화를 재배하고 무명베를 짜는 전 과정을 모형으로 재현해 놨다. 전시관 앞에 조성된 목화밭은 목화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산청 동의보감촌→수선사→남사예담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남사예담촌→목면시배유지→산청 동의보감촌
-둘째 날 산청 전 구형왕릉→수선사→대원사 계곡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산청 동의보감촌 https://donguibogam-village.sancheong.go.kr
-산청군 문화관광 https://www.sancheong.go.kr/tour/index.do
-대원사 https://www.daewonsa.net


문의 전화
-산청군관광진흥과 055)970-7234
-산청 동의보감촌 055)970-7216
-남사예담촌 070)-8199-7107
-수선사 055)973-1096
-목면시배유지 055)973-2445

대중교통
버스 서울-산청, 서울남부터미널서 산청버스터미널까지 하루 6회(08:00~21:00) 운행, 약 3시간11분 소요. 산청버스터미널서 버스 22 승차 후 동의보감촌 하차, 약 17분 소요. 택시 약 10분 소요.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02)520-6871, 산청버스터미널 055)972-1616, 시외버스 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자가운전
통영대전고속도로 생초 IC→‘함양, 산청’방면 우회전→평촌교차로서 ‘평촌리 방면 우회전→회전교차로서 ‘산청 동의보감촌, 진주’ 방면 10시 방향 →산청 동의보감촌

숙박 정보
-동의보감촌 한방자연휴양림: 금서면 동의보감로555번길 186, 055)970-6951, https://www.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d=ID02030037
-산청한방가족호텔: 금서면 동의보감로479번길 43, 055)972-7000, https://thesancheong.com/kor/kor_rese.do
-라움펜션: 단성면 호암로701번길 155-22, 010)6624-9389, http://scraum.com

식당 정보
-동의약선관(약선한정식): 금서면 동의보감로555번길 산청 동의보감촌 내, 055)972-7730
-지리산 바우덕이(한정식): 시천면 남명로 91, 055)972-2120


주변 볼거리
황매산(산청), 정취암, 생초국제조각공원, 산청 전 구형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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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