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대목?’ 자영업자의 눈물

“9일 연휴? 해외로 다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가 경제를 흔들고 있다.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가결, 체포 등 사상 초유의 일이 거듭되면서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나는 중이다. 연말연시 특수도, 명절 대목도 모두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정부는 설 연휴 전날인 이달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주말인 25~26일과 28~30일 설 연휴 사이의 징검다리 날짜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엿새를 연달아 쉬게 됐다. 직장인의 경우 31일 연차를 내면 총 9일의 휴일이 보장된다.

빚 지고

최소 6일, 최대 9일의 휴일이 내수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 여행객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에 지치고 높은 물가가 부담스러운 이들이 장기 휴일에 맞춰 해외로 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것은 체감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수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자영업자는 ‘날벼락’을 맞았다. 연말 송년회, 연초 신년회 등 대목을 완전히 망쳐버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소상공인의 매출 등락을 조사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사흘간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소상공인 16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에서 88.4%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10명 가운데 9명 꼴이다.


방문 고객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소상공인은 37.7%로 가장 많았다. 30~50% 감소(25.3%), 10~30% 감소(20.2%), 10% 미만 감소(6.0%) 등의 순서였다. 소상공인들은 연말 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90.1%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과반(61.9%)으로 나타났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예약 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소상공인이 송년특수 실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매출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연말 대목이 사라진 소상공인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정치권의 노력과 함께 소상공인 사업장 소득공제율 확대, 세제 완화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류 위원도 지적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0)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 수사기관의 윤 대통령 신병 확보와 수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까지 한데 얽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세계정세가 요동치면서 국내경제가 영향을 받고 있다. 급변하는 국제 상황에 대응해야 할 행정부 수반은 실종 상태고 입법부에서도 민생 경제 관련 정책은 외면받는 실정이다. 자영업자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으며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사실 자영업의 위기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2023년 기준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빨간불은 이미 오래전부터 들어와 있었다. 국세청 연보에 따르면, 2023년 폐업 신고한 사업자는 98만6487명이다. 2019년 90만명대서 2020년 80만명대로 줄어든 후 2022년까지 유지하다가 1년 만에 수직 상승했다.

비상계엄 사태 직격탄
“회복 기미 안 보인다”

내수경기와 직접 연관된 업종에서 폐업 신고가 늘었다. 소매업 폐업 사업자 수는 27만6564명에 달했다. 전년 대비 29%나 늘었다. 서비스업(21만8002명), 음식점업(15만8328명), 건설업(4만8631명)은 각각 17.7%, 16.3%, 15.9% 증가했다. 내수 부진에 고금리 상황이 겹치면서 자영업자가 코너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폐업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3319명으로 나타났다. 2023년 같은 기간 수급자가 3057명이었는데 이때보다 270명 가까이 늘었다. 이들에게 지급된 총 실업급여 액수는 175억7000만원이다.

2023년 같은 기간(155억5600만원)과 비교해 20억원 이상 늘었다. 12월 통계를 포함하지 않은 상황서 나온 수치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65%로 전년 동월 대비(0.51%) 0.14%포인트 올랐다. 2022년 10월 말(0.22%)과 비교해 2년 만에 3배 가까이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도 3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7%로 2015년 1분기(2.05%)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소비심리를 위축시켰고 자영업의 위기로 이어지는 도미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지난달 29일 신한·KB·삼성·현대카드서 받은 자료를 보면 같은 달 1~20일 음식점, 유흥업종 매출이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서도 위축된 소비심리를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 심리지수(CCSI)가 88.4로 11월보다 12.3포인트 떨어졌다. 2020년 3월(18.3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가계 부문의 ▲현재 생활 형편 ▲생활 형편 전망 ▲가계수입 전망 ▲소비 지출 전망 ▲현재 경기 판단 ▲향후 경기 전망 등 6개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다.

김 의원은 “최근 불법 계엄과 탄핵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금융 지원과 대출 구조 개선 등을 적극 검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내수경기 회복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4일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는 취지의 올해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먼저 소상공인의 채무 조정을 위해 회생·파산·워크아웃 등의 소요 기간 단축을 위한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맞춤형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개편하고 폐업(예정) 소상공인의 생계유지와 교육여건을 고려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는 등 맞춤형 상담을 통해 취업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망하고

일부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임시공휴일 지정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발표가 설 연휴를 2주 앞두고 나온 점, 연휴 뒤(31일)가 아닌 앞 날짜(27일)를 지정한 점 등을 두고 내수 활성화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정책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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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