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무서워하는 국산 미사일 열전

‘김정은 타깃’ 세계 최강 벙커버스터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최근 남북 간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무인기를 빌미로 군사 도발 감행에 앞서 명분을 쌓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무력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북 간 무력충돌 시 우리 군이 북한군을 압도할 수 있는 전략무기들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남북이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 및 전단 살포 사건 이후 강대 강 대결 구도로 치닫고 있다. 지난 11일 외무성 성명에 이어 다음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밤늦게 담화를 발표해 “이번 무인기 도발의 주체, 그 행위자들이 누구이든 전혀 관심이 없다”며 “평양서 한국 무인기가 다시 발견되면 끔찍한 참변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강경 발언
갈등 격화

이에 국방부는 지난 13일 ‘북한 김여정 담화 관련 입장’을 내고 한국 무인기의 평양 침투를 주장하며 연일 위협 수위를 올리는 북한을 향해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라고 경고했다. 

남북 당국 간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아슬아슬한 심리전 공방을 벌이면서 북한이 지난 15일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군사분계선(MDL) 바로 북쪽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 남북 연결도로·철도를 완전히 끊고 남쪽 국경을 완전히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선언한 지 엿새 만이다. 

우리 군은 비무장지대(DMZ) 내 폭파 작업이라는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행위에 대응해 MDL 남측 지역을 향해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북한이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남북 연결도로 폭파까지 감행하고 나서면서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무엇보다 북한은 평양 상공이 무인기에 뚫린 것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위를 위협하는 중대 사건으로 간주해 이를 빌미로 실질적인 도발 명분 쌓기에 이용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무력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북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는 형국인 가운데 우발적 무력충돌 시 우리 군이 강경 대응에 맞서 북한군을 잠재울 수 있는 미사일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3축 체계는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뜻한다. 

3축 체계 중 하나인 킬 체인에 있어 핵심 전력을 담당하고 있는 ‘타우러스’ 미사일은 북한 방공망의 사거리를 벗어난 후방 지역서 발사해 적의 주요 목표를 즉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 꼽힌다.

스텔스 기술 적용으로 북한 레이더망에 탐지되지 않는다. 덕분에 북한의 도발징후가 포착되면 적 방공망 밖에서 적 도발 원점과 핵심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조종사와 전투기의 생존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특히 군용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장착해 전파교란 상황서도 목표물 반경 3m 이내로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두께 3m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는 등 북한 지하 벙커 파괴에 최적화됐다. 최대 사거리는 약 500km에 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116km로 서울 인근서 발사하면 15분 안에 북한 전역 주요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최근 타우러스 미사일의 실사격 훈련을 7년 만에 실시해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지난 11일 공군에 따르면 지난 8일과 10일, 두 차례 걸쳐 F-15K 전투기서 발사된 타우러스는 약 400km를 날아가 서해상 사격장 표적에 명중했다. 타우러스 미사일은 지난 2016년 전력화됐고 약 260발이 도입됐다.


군사적 도발 대응에 3축 체계 구성
전술 핵무기와 맞먹는 미사일 위력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 직후인 2017년 9월 실사격이 한 차례 시행된 바 있다. 이후 남북 정세 관리 차원서 실사격이 없었다. 

타우러스를 포함한 공중 정밀타격 무기는 그동안 외국서 들여오는 방식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체계 개발을 진행하게 되면서, 킬 체인 전략의 일부인 ‘천룡’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한국형 타우러스’라고도 불리는 천룡은 향후 2028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두고 있다. 수백km 떨어진 적의 핵심표적을 정밀 공격할 수 있고, KF-21 전투기의 핵심 무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천룡은 타우러스처럼 복합적인 정밀 유도가 가능하게 설계된다.

따라서 영상·지형 대조 및 종말 유도 기능을 갖춰 오차범위 1~2m 이내 족집게 정밀타격을 가할 수 있다. 낮은 고도로 저공 비행하기 때문에 적 레이더가 찾아내기 어렵다. 더 많은 표적을 저장하는 것도 가능해 조종사가 공중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의 폭이 늘어나 작전 융통성도 커진다.

타우러스의 개량형이지만 사거리 500km 이상, 관통력은 기존 대비 90% 수준이다. 개전 초기부터 북한군 지휘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타격 가능한 수단인 천룡은 우리 군의 미래 핵심전력이다.

3축 체계 중 핵·WMD 대응 2번째 단계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전력으로 꼽히는 ‘L-SAM’이 있다. 적의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고도 40~70㎞ 상공서 요격할 수 있는 고고도 지대공 미사일로 L-SAM은 한국형 사드(THAAD)로 불린다. 

수도권서 북한 방어 시 허점으로 언급됐던 상층 미사일 방어에 L-SAM이 배치되면서 촘촘한 ‘거미줄 방공망’이 완성됐다. L-SAM은 정사각형 형태를 하고 있는데 최대 150도 범위에서 회전이 가능한 형태로 광범위한 면적을 커버한다. 실전 배치 시 항공기 수백 대, 탄도탄 수십 기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레이더가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면 요격탄을 발사해 적 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요격탄은 1·2단 추진체와 직격 비행체로 구성돼있으며, 직격 비행체가 적 탄도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역할을 맡는다. L-SAM이 요격하지 못하는 미사일은 고도 40km 안팎서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인 천궁-Ⅱ가 요격한다.

핵무기 견제
압도적 대응

또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무기로는 KAMD의 요격미사일 중 지대공 방어용 요격 체계 핵심 무기로도 꼽히는 천궁-Ⅱ가 있다. 천궁-Ⅱ는 위력증강형 탄두를 탑재해 적 미사일에 직접 충돌해 파괴한다. 


고도 40km 이하로 날아오는 미사일과 항공기를 함께 요격하는 방어체계로 ‘한국형 패트리엇’이라고 불린다. 천궁-Ⅱ 포대는 발사관 8개를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갖췄다. 15~20km 고도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하층 방공망의 핵심이다. 

마하 4.5(시속 5508km) 속도의 탄도 미사일까지 요격 가능하다.

천궁-Ⅱ는 탄도탄 요격을 위한 교전통제 기술과 다기능 레이더의 추적 기술, 다표적 동시 교전을 위한 정밀 탐색기를 비롯해 유도탄의 빠른 반응시간 확보를 위한 전방 날개 조종형 형상 설계 및 제어기술 등이 적용돼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주요 무기다. 

지난 1일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세계 최대 벙커버스터인 탄두 미사일을 공개하면서 북한 김 부부장이 극도의 불쾌감을 내비쳤던 무기가 있다. 3축 체계의 마지막 단계로 대량 응징보복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현무-5’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으로 대남 기습 공격에 나설 경우 이에 대응해 평양 지휘부를 초토화하는 미사일이다. 

현무-5의 탄도 중량은 약 8t으로 전 세계 재래식 미사일 중 최고 수준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위력은 전술핵무기와 맞먹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하 100m 깊이의 지하 벙커에 은신한 북한 지휘부와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5의 사거리는 탄두 8t 기준 약 300km로, 서울서 평양까지 약 195km 거리를 넉넉히 날아간다. 미사일 속도는 마하 10(시속 1만2240km) 정도로, 1초에 약 3.4km를 날아갈 수 있다. 탄두 무게를 1~2t으로 줄이면 사거리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수준인 3000~5500km로 늘어난다.

우리 군은 북한이 남침할 경우 20~30발로 평양을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량 응징보복의 주요 무기체계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북한의 방사포에 효과적인 대응 무기로 불리는 ‘천무’가 있다. 순수 한국 기술로 개발된 다연장로켓 천무는 유사시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의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 군 대화력전의 핵심 전력이다. 최대사거리 80km로 고폭유도탄과 분산유도탄 발사가 가능하다. 

천무의 고폭 유도탄은 위성항법시스템(GPS)과 관성항법시스템(INS)을 탑재하고 있어 표적지 탄착 오차가 불과 15m로 신속하고도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화력전을 위한 천무는 한번에 300개의 자탄으로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괴물 미사일
평양 초토화

또 천무의 사격시스템은 높은 자동화율을 자랑한다. 군단 및 사단서 포병대대(사격대)로 표적정보를 전송하면 천무의 사격통제장치가 사격제원을 자동으로 산출하고 발사대를 작동해 신속히 사격을 준비한다. 사격 후에는 자체 포드 재장전 기능을 활용한 빠른 재장전이 가능하며, 차량에 발사대와 포드를 장착한 상태로 기동할 수 있어 신속히 사격 위치를 변경할 수 있다.

아울러 적의 화생방 및 소총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호력을 갖추고 있으며, 타이어 펑크 시에도 자동으로 공기압을 조절해 계속 이동이 가능하다. 

3축 체계의 주무기인 미사일 외에도 북한군의 움직임을 견제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군 포병 전력의 주력 장비 ‘K-9 자주포’가 있다. 최근 북한의 국경선 부근 포병 연합부대가 사격 대기 태세로 전환하자 우리 군도 즉각 맞불 대응으로 화력 대기 태세를 높여 K-9 등의 전투 대기포를 운용하기도 했다.

K-9은 세계서 가장 촘촘한 포병 전력을 갖춘 북한군에 대응하고자 만들어진 무기체계다. 적의 포병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대포병사격 능력도 갖췄다.

실제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전서 해병대의 K-9은 적에게 기습을 받고도 생존한 4문이 80발을 발사하면서 대응사격에 성공한 바 있다. 길이가 무려 8m에 이르는 K-9은 155mm 52구경 장곡사포를 사용한다. 여기에 K307 항력감소고폭탄(BB/HE)을 사용하면 최대 사거리는 40km에 달한다.

K315 로켓보조추진탄(HE-RAP)을 사용하면 최대 사거리는 54km까지 늘어난다. 

또 사격통제장치가 자동화돼있어 타격 장소를 확인한 뒤 30초 이내에 초탄 발사가 가능하다. K-9 자주포엔 1000마력 상당의 디젤 엔진이 실려 있어 최대시속 67km로 주행이 가능하다. 1분에 9발을 쏠 수 있어 북한의 장사정포 도발 시 즉각 맞대응이 가능한 무기로 평가받는다. 

최근 북한이 한국을 향해 지속적인 무력 도발을 감행할 토대를 마련한 가운데 러시아까지 끼어들 명분이 생기면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이 지난 17일 남북을 잇는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를 폭파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헌법에 한국을 적대 국가로 명시했다고 공개했다. 

대한민국 철저한 적대국가 규정
“반통일·반민족적 행위에 규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주장한 남북 두 국가론을 뒷받침하는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북한 대외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인민군 총참모부가 지난 15일 남부 국경의 동서부 지역서 한국과 연결된 우리측 구간의 도로와 철길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버리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한 공화국 헌법의 요구와 적대세력들의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 책동으로 말미암아 예측 불능의 전쟁 접경으로 치닫고 있는 심각한 안보환경으로부터 출발한 필연적이며 합법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7∼8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헌법을 개정했는데, 남북관계 및 통일 등에 관한 조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헌법을 개정해 ‘통일’ 표현을 삭제하고 영토 조항을 신설하라는 지시를 연초에 내리면서 한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교육한다는 내용도 반영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지난 15일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의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고 밝혔으나, 도로와 함께 철도까지 폭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성 대변인은 “강원도 고성군 감호리 일대의 도로와 철길 60m 구간과 개성시 판문구역 동내리 일대의 도로와 철길 60m 구간을 폭파의 방법으로 완전히 폐쇄했다”며 “폐쇄된 남부 국경을 영구적으로 요새화하기 위한 우리의 조치들은 계속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조치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에 따른 것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행사 영역과 대한민국의 영토를 철저히 분리하기 위한 단계별 실행의 일환이었다”며 “폭파가 주변의 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고 이번 조치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의 연결통로가 철저히 분리됐다”고 강조했다.

단절된 소통
통일 미지수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에 대한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들의 염원을 저버리는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행위”라며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8·15 통일 독트린’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는 등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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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