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참전자회 ‘상조팔이’ 열 받은 참전용사들 내막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6.10 09:22:39
  • 호수 1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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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서 해주는데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한민국월남참전자회(이하 참전회)가 회장 A씨의 배임 혐의 등에 휩싸여 불명예를 안게 됐다. 앞서 참전회 회원들은 A씨의 사퇴를 요구했다. 참전회 정관에 의해 할 수 없는 상조회사, 공영주차장 사업 등을 운영한 것이 화근이었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개혁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배임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2022년 A씨는 배임 등의 혐의로 회원들로부터 고발당해 현재까지 수사를 받고 있다. 먼저 추진위는 A 회장이 지난 2020년 상조회사 효경라이프를 협력업체로 선정하는 과정서 이 회사가 참전회에 기부금 등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발장 보니…

추진위는 지난 2022년 중앙회가 소재한 서울강서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강서경찰서는 기소 의견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남부지검은 지난해 10월17일, A 회장의 자택 주소지인 수원지검 안양지청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안양지청은 지난해 11월9일 보완수사를 요청해 안양만안서가 사건을 넘겨받아 현재까지도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A 회장 측은 2020년 6월 치러질 참전자회장 출마에 나서기 전부터 참전회 중앙회 김진태 사무총장 등에게 “내가 효경라이프사 회장으로 취임하는데, 참전자회원들을 매월 3만원 납입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게 해달라. 가입시킨 수당으로 매월 1만원씩 30개월간 받게 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6월2일 당선된 A 회장은 “참전자회원 2000명을 가입시킨다면 총 6억여원의 수당금을 받게 된다”며 “참전회 정관을 대통령특별법으로 개정한 데 따라 사업을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참전회 운영진도 A 회장의 설득을 받아들여 상조 사업을 비롯한 수익사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참전회는 장애인복지시설 외에 A 회장이 추진한 상조 사업 등의 수익사업이 불가하다. 참전회가 운영할 수 있는 수익사업은 장애인보호작업장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장애인복지법 제58조 제1항에 따른 장애인복지시설이다.

또 A 회장은 자신과 함께 일하는 직원에게 1000만원을 주도록 효경라이프에 요구한 혐의도 있다.

일각에선 A 회장이 효경라이프로부터 직접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 회장은 지난 2020년 말, 부산에 있는 효경라이프에 연락해 직원 B씨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효경라이프 측은 실제로 B씨에게 1000만원을 보냈고, 이는 활동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회장과 돈을 받은 B씨, 이에 연루된 상조회사 영업 담당 직원 C씨 등 4명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진위 등은 이번에 송치된 혐의 외에도 A 회장 본인이 직접 상조회사로부터 금품을 받기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2021년 8월 내사에 착수했고, 1년여간 수사한 끝에 효경라이프서 실제로 B씨에게 1000만원을 보낸 혐의만 인정해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보훈부 무시” 회장 배임 혐의 조사 중
상조 사업에 이어 공영주차장까지 손대


경찰 관계자는 “A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배임수재가 맞다”며 “다른 혐의들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이유 등은 구체적인 수사 사안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추진위 측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A 회장이 전국 지회장들에게 상조 가입을 강요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효경라이프가 지난 3월15일 폐업하면서 상조 서비스는 받을 수 있지만, 납부한 가입비의 50%만 돌려받게 될 전망이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은 효경라이프와 체결한 공제계약이 지난 3월15일 해지됐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사유는 담보금 미납 및 해약환급금 미지급이다.

효경라이프가 상조회원으로부터 미리 받은 선수금 절반 보전을 위한 다른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이 취소되고 조합은 소비자 피해보상을 실시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선불식 할부거래사업자 정보공개에 따르면 효경라이프가 미리 받은 선수금은 지난해 3월말 현재 83억97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월남전참전자회 회원들은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다른 혐의들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실제로 참전회는 A 회장의 주도하에 국가보훈부의 승인 없이 공영유료주차장 등 수십억대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중 일부를 A 회장이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참전회 경기지부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약 9년 동안 안양시 산하 안양도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해 안양시 핵심 4개 도로서 공영유료주차장(노상) 운영사업을 진행 중이며, 참전회 안양지회가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사업의 승인에 관해 살펴보면, 참전유공자법 24조의 3(수익사업의 승인)항에는 공법단체인 참전회가 수익사업 진행 시 보훈부 복지사업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 참전회 정관 5조(사업)에도 제한적으로 수익사업은 가능하나 보훈부 심의를 통과해야 가능하다고 명시돼있지만, 참전회는 이를 무시했다.

주차장 관리 초소에도 ‘월남전참전자회’가 표기돼있으며, 계약도 참전회 경기지부와 공식적으로 체결했기 때문에 이는 참전회의 공식 수익사업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보훈부 관계자는 “주차장 관련 사업은 보고와 승인 과정이 없었으며, 위반 시 절차에 따라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했다.

개인 잇속 챙기기 논란
이미 폐업···50%만 환불

주차장은 안양시 평촌역 주변과 동안로 등으로 총 4개 도로 160여면가량으로 파악됐다.

안양도시공사 측은 “월남전참전자회 경기지부(안양지회가 위탁운영)와 2년 단위로 계약하되, 위탁료는 매년 직전 3개년 평균 매출과 운영비 등을 고려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회계 분야에 대해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매출액은 연간 2억4600만원이고, 2023년 위탁료는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제외한 것을 기준으로 110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건비를 제외한 관리비(운영비 등)만 연간 7000만원~1억여원으로 추정된다. 참전회 안양지회가 운영하는 주차장은 1급지로 1시간 주차요금은 1500원이다. 이곳은 먹자골목 핵심에 위치해 저녁에는 거의 만차에 가까워 주차할 곳을 찾기 힘들었다. 


이를 근거로 평균 주차대수와 면수, 시간당 요금을 계산해 매출액을 추정한 결과, 안양도시공사에 보고된 금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차량 1대당 1시간 주차를 기준으로 주차 비율에 따라 연간 매출액을 추정해보면 ▲60% 주차 시 3억6878만원 ▲80% 주차 시 4억9171만원으로 늘었다.

참전회는 연간 2억원대로 공사에 보고했지만, 실제 추정 매출액은 최소 3억원대서 최대 5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신고 외 실제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어디에 사용됐는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할 전망이다.

참전회 경기지부 관계자는 “매달 안양지회서 통장 사본까지 보고가 올라오며 중앙회에 그대로 보고한다. 현지 점검도 했지만, 매출 누락은 모르겠다”면서도 “잘 정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 매출 중 현금은 20% 정도 된다”고 밝혔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현금 매출을 전체 매출액 중 10% 정도로 보고 있으며, 매출은 신고한 내용으로만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진위는 안양만안경찰서와 안양지청에 신속한 수사와 검찰 송치를 촉구하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강서경찰서에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어간 사건임에도 수사가 차일피일 시간을 끌다 보니 외부의 부당한 압력을 받은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고발장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일부 전우들이 나서줬기 때문인데 하루빨리 수사가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명예 실추


이에 대해 만안서 관계자는 “안양지청서 보완수사를 요청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비리 의혹에 대해 A 회장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상조 사업은 어느 단체에나 있지 않느냐”며 “사업이 아니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상조에 가입한 것일 뿐. 나는 돈을 받은 적도, 누구에게 주라고 한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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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한신학원 이사였던 A씨가 한신대학교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취하했다. 공교롭게도 고소를 취하하기 직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그는 교육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고소가 이뤄진 배경은 지난 5월22일 열린 한신대학교 이사회에서 비롯됐다. 이날 회의에는 총장을 비롯해 이사 17명이 참석했다. 당시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감사가 “그동안 한신대에서 사내 공사를 한 금액이 70억원이 넘는데 모두 입찰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공사로,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했다”고 보고하면서다. 학원 감사 내부 폭로 당시 감사의 충격적인 발언으로, 한신학원 이사 A씨는 고민 끝에 업무상 배임 및 횡령으로 한신대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다. A씨가 지적하는 부분은 세 가지다. 첫 번째로 한신학원 재산인 거제도 땅과 관련한 배임을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학원은 거제시에 임야 약 55만평을 보유하고 있었고, 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맹지’로 분류된 해당 부지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 그 곳은 수익용 기본재산임에도 장기간 활용이 어려운 상태였다. 한신학원 측은 이 토지를 단순 보유할 경우 관리비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가치 상승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었다. 당시 M 건설은 2016년부터 경남 거제시 아주동 일원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업 대상 부지 중 일부가 학교법인 한신학원 소유의 임야로 포함돼있었고, 한신학원 역시 해당 지역 임야를 공동개발 방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 건설은 경상남도로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신학원 이사들은 당시 이사장이 학원 소유 토지를 공공임대주택 개발에 제공하는 대가로 2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용역업체 대표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 이사회는 즉시 M 건설 측에 협상단을 파견해 토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한신학원의 상급기관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이하 기장총회)는 사업 자체를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M 건설은 한신학원 측의 토지 사용 승낙을 얻지 못하게 됐고, 결국 조건부 지구 지정이 취소될 위기에 놓이면서 개발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이후, 한신학원 법인 산하 ‘한신영림운영위원회’는 열린 회의에서 해당 부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 회의에는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B씨와 C씨가 직접 참석해 사업 구조와 예상 수익, 한신학원의 참여 방식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명함까지 주며 자신들을 “삼부토건 고문”과 “부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접근했다. 한신대 상대로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고소 불법 매각·쪼개기 공사·교비 횡령 의혹 제기 두 사람이 제안한 내용은 “삼부토건이 M 건설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해 시행하며, 한신학원은 부동산투자회사(REITs)에 현물출자하고 주식 지분을 배당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때 M 건설에도 B씨와 C씨가 접근했다. 이들은 “한신학원과 협의를 주선해 사업을 재개시키겠다”고 제안했다. M 건설은 이 제안을 믿고 2023년 8월 ‘사업시행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B씨 측이 같은 해 9월20일까지 한신학원으로부터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아오면 용역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M 건설은 계약금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해 이사회는 한신영림운영위원회의 보고를 바탕으로 관련 헌의안을 기장총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한신학원은 기장총회가 한신대 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모든 사업은 기장총회의 허가가 필요하다.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사업 예측치도 포함됐다. “지구 단위 승인을 거쳐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될 경우 평당 100만~150만원의 감정가가 예상되며, 현물출자 후 10년 임대 기간이 끝나 분양 전환 시 내부수익률(IRR)은 약 6.77% 이상”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기장총회는 “한신학원 소유 토지는 공공개발 참여 대신 현금 매매로 전환한다”는 결의를 내렸다. 한편, 약속된 기한이 지나도 M 건설에 토지 사용 승낙서는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B씨 측은 “승낙서가 곧 발급된다”며 시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승낙서는 끝내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은 곧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실제 B씨가 대표로 있는 S사를 상대로 계약금 1억원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이 시기 한신학원은 삼부토건에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삼부토건은 “B씨와 C씨는 우리 회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 즉, 자신들을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밝힌 B씨와 C씨가 실제로는 삼부토건 관계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삼부토건 본사는 “이들과 별도의 위임이나 계약관계를 맺은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대형 건설사인 삼부토건의 이름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하려 한 것이다. 실체 없는 부동산 리츠 이후 B씨는 자신의 배우자 명의의 P사로 이름을 바꿔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B씨 일행의 만행을 알게 된 M 건설은 지난해 3월, 한신학원에 ‘토지 매수의향서’를 보내 “거제 아주동 임야를 평당 50만원에 매수할 의사가 있다”고 전달했다. M 건설은 인근 토지를 이미 평당 44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히며, 한신학원 토지는 “13% 이상 높은 가격으로 정당하게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B씨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한신학원은 같은 해 5월30일, B씨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P사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총장과 이사장이 이 제안을 알고도 이사회나 총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M 건설의 제안이 있었음에도 총장과 이사장이 P사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로 지적한 점은 계약 내용이었다.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계약금 총액은 10억5000만원으로 명시됐지만, 실제 한신학원이 받은 금액은 1억원뿐이었다. 잔금 9억5000만원은 “4년 이내 부동산투자회사(REITs)와의 매매계약 재체결 시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고, 심지어 한신학원은 받은 계약금 1억원을 매수인에게 반환하기로 명시돼있었다. 또 특약 사항에는 ‘매도인은 계약 체결 시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발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즉, 계약금 실수령액이 전체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수인이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셈이었다. 고소인은 이를 “매매계약을 가장한 사실상 사용 허가서”라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 시행세칙 제18조에는 “기본재산의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 변경 시에는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관할 관청 허가를 득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고소인은 “삼부토건으로 의결된 사업을 P사로 변경하면서 이사회가 새로이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토지 처분 신고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한신학원은 지난해 1월 교육부에 ‘수익용기본재산 처분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감정가 이상(16억7000만원 이상)에 토지를 처분하고 대체 부동산을 구입하겠다”고 보고했다. 이후, 교육부는 이 신고를 ‘처분 허가’로 정정해 승인했으며 “1년 내 매각 완료, 대금 완납 전 소유권 이전 불가”를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P사와의 계약서에는 잔금 지급 시점이 명확히 적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소인은 “교육부에는 단기 매각으로 보고하고 실제로는 장기 임대 형태로 계약했다”며 기망 가능성을 제기했다. 계약서상 ‘잔금 수령일’이 없고, 2차 계약금도 부동산투자회사와의 별도 계약 체결 이후로 미뤄져 있다. 쪼개기 공사? 교비도 횡령? 가장 큰 문제점은 잔금을 받기로 한 부동산투자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회사는 현재 설립 예정으로 실체가 없는 곳이다. 게다가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토지 사용 허락서는 교육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토지 사용 허락서가 교육부에 신고되지 않은 채 발급됐다는게 A씨의 주장이다. 실제 교육부는 민원 답변을 통해" 해당 토지의 사용 승낙 신청을 접수하거나 허가한 내역이 없으며, 우리부 허가가 없는 토지 사용 승낙은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다. 두 번째로, 한신대가 진행한 각종 시설공사와 관련해 수의계약 체결 과정의 절차 위반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학교법인 및 산하 대학이 사립학교법과 학내 재정세칙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공사계약을 다수 수의계약 형태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과 세칙에는 ‘2000만원 이상의 공사는 공고를 해서 경쟁에 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2인 이상의 견적서와 시방서, 설계서를 징수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한신대학교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약 40억원 규모의 공사 57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절차를 대부분 생략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법인 내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도 교내 공사 57건이 40억원에 진행됐다. 동일 공사인데도 나눠서 계약을 하고, 2억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명목으로 쪼개기 공사와 공사 지정 업체의 중복이 발견되는 등 부실 흔적이 많다. 앞으로 전자입찰이 되도록 공사 입찰 규정을 반드시 만들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계약단가가 낮아져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어긴 업무처리로 한신학원 및 한신대에 수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며 이를 업무상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 한신대학교 교비 회계 자금이 학교 운영과 직접 관련 없는 법률 비용으로 사용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교비 회계는 학교 운영과 교육에 필요한 경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음에도, 교비 자금이 법적 분쟁 비용으로 전용됐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것은 노무사 선임비용 약 6800만원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대 총장은 2023년 고용노동부에 진정이 제기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노무사 및 법률대리인 선임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했다. 해당 진정은 한신대 내부 인사·노무 관련 사안으로, 교직원 고용 문제 및 근로계약 분쟁에 대한 것이었다. 이사회 후 돌연 취하, 왜? 학원 교육인사위원장 임명 A씨는 이를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 행위로 판단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교비는 학생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로만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법인 소송이나 노무 분쟁처럼 학교 운영 전반과 직접 관련이 없는 항목은 교비에서 부담하면 안 된다는 것이 고소인 측의 입장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비용 지출의 성격이다. 즉 ‘노무사 선임이 학교 교육활동에 직접 관련된 행위인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실제로 올해 대법원은 노무법인 자문 비용을 교비회계 자금으로 집행한 행위를 업무상 횡령으로 판단하는 판결을 내렸다. 제주의 한 대학교 총장 A씨는 소속 교수가 자신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 비용 330만원을 포함해 총 1880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교수 및 노조 등과 관련한 분쟁 대응을 위한 변호사 비용은 학교의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현재 해당 고소 건은 취하된 상태다. 지난달 <일요시사>가 이 사건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한신대 비서실을 통해 A씨가 고소를 취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제보자 역시 “해당 이사가 면직 압박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으며, 그 직후 인사위원장 보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기자가 한신학원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달 10일 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고, 같은 달 11일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됐다. 추가로 확보한 녹취에서 A씨는 고소를 취하한 이유에 대해 “이사회에서 강제로 면직시키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한신학원 인사위원회는 내부 교직원의 인사와 징계 등을 담당하는 핵심 기구로, 교육인사위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이 큰 자리로 알려져 있다. 통상 이사장은 교육인사위원장 출신 가운데에서 선출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보직이 사실상 이사장 자리로 가는 주요 루트인 셈이다. 대가성 보직? 이사장 루트 한편, 한신대는 해당 고소 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한신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토지 매각 문제의 경우 한신학원의 문제고 한신대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수의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2억원 미만이면 가능하다”고 밝혔고, 교비 횡령 의혹은 “사건 조사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된 부분이라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