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범죄도시 4’ 뉴 빌런 김무열

이번엔 이성적인 나쁜 놈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 이름을 알린 김무열이 <범죄도시 4>로 돌아왔다.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지만 ‘1000만 배우’를 달성한 적은 없다. 배우 마동석과는 영화 <악인전>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여러 액션 영화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던 김무열이 <범죄도시 4>로 1000만 배우가 될 수 있을까? 

김무열은 2002년 <짱따>를 발판으로 <지하철 1호선> <쓰릴미> <김종욱 찾기> 등을 거치며 ‘뮤지컬계 아이돌’로 떠올랐다. 본인은 이 표현을 상당히 쑥스러워한다. 그러나 2019년 칸에 오르며 그의 진가가 확인되기 시작했다. 

야누스 얼굴
실력파 배우

김무열은 지난 1999년 영화 <사이간>으로 데뷔, 스크린과 뮤지컬 무대, 안방극장까지 모두 섭렵한 실력파 배우다. 특히 그는 연예계 대표적인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로, 다수의 작품서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자신만의 입지를 굳혀왔다.

최근엔 넷플릭스 <스위트홈 2> 영화 <정직한 후보> 시리즈서 투철한 직업 정신의 캐릭터로 이목을 끈 반면, 악역도 어마무시하게 소화해내며 흥미로운 필모그래피를 써내려가고 있다.

악역도 마냥 악랄한 게 아닌, 작품마다 변주를 주며 지켜보는 재미를 안겼다. 대표적으론 드라마 <일지매>의 얄미운 악역을 시작으로 영화 <은교>의 비열한 빌런을 거쳐 영화 <보이스>의 보이스피싱 범죄자 등이 있다. <보이스>는 스스로도 “나도 때려죽이고 싶은 악역”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극악무도한 변신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놀라게 했던 바 있다.


김무열은 <은교>서 잠재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스승이 질투할 정도의 재능을 가진 젊은 작가 지우역을 맡았던 그는 기자와 한 인터뷰서 “일상 자체를 시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작품 준비를 위해 일상서도 캐릭터에 푹 빠지는 그의 패턴은 이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연평해전> <기억의 밤> <머니백> <인랑>을 비롯해 TV 단막극 등 크고 작은 작품을 두루 경험하며 그는 본인이 출연했던 영화서 최선을 다했다. 

김무열은 “<은교>를 통해 배운 건, 배우로서 내 한계점이 있다는 걸 인식하면서 그 안에서 발버둥을 치기도 했지만 결국 그 순간을 사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연기에 만족하는지 못하는지는 다음 문제 같다. 결국은 정공법밖에 답이 없더라”며 “대본을 여러 번 읽고, 다른 배우와 호흡하며 감독님과 그때그때 얘기하며 잡아갔다. 대사가 입에서 잘 안 나올 때마다 물어봤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짚었다”고 말했다. 

다른 배우들이 칸영화제 초청 소감에 대해 재치 있게 말할 때도 그는 “영화를 존중하는 관객을 보며 나 역시 그 이상으로 제 작품을 존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아내이자 동료 ‘윤승아와 함께 칸에 왔느냐’는 다른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래도 영화로 여기에 왔고, 저 혼자가 아닌 팀으로 다 함께 왔으며, 이곳에 오지 못한 <악인전> 스태프 분들도 계시다”며 “함께 이곳에 있지 못한 분들께 죄송한 마음인 만큼 영화가 더 조명받길 원한다. 와이프에 대해 길게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정중하게 답했다. 

1999년 데뷔 뮤지컬·안방극장 활약
<악인전> 호흡 맞춘 마동석과 재회

김무열은 <악인전>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실제 형사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운동으로 예쁘게 가꾸는 몸이 아닌 치열한 삶이 빚어내는 ‘생활형 근육’을 만드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정태석을 한결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구축해냈으며 마동석과 함께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무열은 영화, TV, 뮤지컬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넓은 활동 영역을 토대로 캐릭터 표현의 진폭이 큰 배우로서 그 입지를 굳혔다. 특히 한 가지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스스로를 자유롭게 변주하며 작품 속 다양한 인물을 소화해내 업계와 대중에게 신뢰를 쌓아왔다.

<악인전>의 첫 공식 상영이 있던 날은 그의 생일이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이원태 감독의 큰 그림이었다고 재치 있게 심경을 전하기도 했지만, 그에 앞서 그는 어머니를 언급했다. 

김무열은 “어찌하다 보니 생일날 상영하게 됐는데 누가 마이크를 들이대면 뭐라 말할까 고민도 했는데 제 생애 최고 생일이라는 말밖에 할 게 없더라. 생일은 제가 축하받기보다는 어머니께 더 감사드려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성인이 되자마자 실질적 가장 역할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그는 너무 힘들었던 심경을 기자에게 고백하며 “돈이 전부라고 생각했을 때 의지했던 유일한 존재가 어머니였다. 대학로서 연극할 때 어머니가 옆집서 차비를 꿔서 주시곤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까지 당연하게 연기할 수 있던 건 어머니 덕이다. 날 그나마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든 게 어머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무열의 모친은 소설가 박민형씨. <은교> 당시 김무열은 어머니와 시를 문자로 주고받으며 문학의 힘에 대해 새삼 체감했다고 회상했다. 

<악인전>도 그렇다. 설정만 놓고 보면 그간 한국영화서 무수히 재생산된 누아르 및 범죄물이지만 깡패 같아 보이는 형사 태석역을 그가 맡으며 질감이 달라졌다. 체중도 15kg 늘렸다. 김무열이 체중을 늘렸다면 김성규는 10kg 감량했다. <악인전>서 그가 맡은 연쇄살인범 K는 극 초반부터 등장해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범죄도시 4>서 김무열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역을 맡았다. 김무열과 마동석은 영화 <악인전>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번 <범죄도시4> 출연도 마동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무열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서 “<범죄도시>가 시리즈화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 영화를 재미있게 봐서 나도 어떤 역할이든 재미있게 했을 거라고 생각하며 아쉬웠는데, 마동석 형의 선구안과 추진력이 대단한 것 같다”며 “4편 제안이 왔을 때 무슨 역할을 주든 잘해낼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답은 안 했지만, 내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백창기는 오히려 대본을 보니까 어렵더라. 어떻게 그려내야 할지 막막했다. 행동은 분명한데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 같았다. 그렇지만 형에 대한 믿음으로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배우이자 제작자로 함께한 마동석에 대해선 “훌륭한 연기자라는 걸 알게 됐고 상대 배우로 연기할 때 느껴지는 것도 훌륭하다. 배우 외에도 작품을 제작하고 기획하는 아이디어도 많고 끊임없이 탐구한다”며 “작가들을 만나서 늘 소재거리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만들어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촬영할 때도 한두 시간 자고 나온다. 다음날 찍은 장면을 고민해서 나온다. <범죄도시> 시리즈 장점 중 하나가 애드리브인지 아닌지 선이 모호한 대사들인데, 늘 아이디어를 짜고 기획해서 온다. 새벽 3시 반쯤에 다음 날 찍을 장면에 대해서 문자가 온다. 그 정도로 열심히 하는 분을 많이 못봤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전 빌런들이 악으로 깡으로 분노했다면 백창기는 최대한 감추고 억누르는 인물 같았다. 그동안 빌런 가운데 가장 이성적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생존에 최적화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본 지인들이 살쾡이 같은 형형한 눈빛이 좋았다고 하더라. 사선을 넘나들면서 살아남았고, 이 사람 입장서 기회라고 포착되는 장면들서 그런 느낌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반응을 보고 그건 성공했구나 싶다”고 평가했다.

<범죄도시>
세계관으로

그러면서 “20대 때 단검을 쓰는 칼리아르니스란 무술을 배운 경험이 있다.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아는 상태였다. <범죄도시 4> 촬영 전에 <스위트홈> 시리즈를 촬영했는데 거긴 특수부대 중사 역할을 해서 근접 격투 세미나도 받고 훈련도 했다. 의도치 않게 맥락이 맞아떨어져서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김무열은 “이전 빌런들과 차별점을 당연히 생각했는데, 그것에 매몰되면 안 된다. 좋은 걸 가져갈 수도 있고 단점은 배제할 수도 있고 영리하게 해보려고 했다. 그런 데이터가 있다는 건 제게 좋은 거지 않나. 그래서 장점으로 가져오려고 했다. 그런 것에 신경을 쓰고 매몰되기보다 상대 배우와 호흡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지환, 이동휘, 김민재, 이지훈 등 같이 한다고 해서 제가 하는 작업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건 맞는데 더 중요한 건 공동 작업이다.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캐릭터에 매몰돼 먼저 생각하기 시작하면 엇나갈 수 있다. <범죄도시> 세계관을 지키면서, 그 세계관 안에 녹아들어야 하고 기존 배우들과 호흡도 중요했다. 그런 배우들과 호흡, 상대와 어떤 식으로 만들어 갈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마동석도 김무열에 대해 언론 인터뷰서 “그만큼 액션을 난이도 있게 동작을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많이 없다. 배워서 하는 것과 몸을 잘 쓰는 사람과 하는 게 다르다”며 “김무열은 연기도 훌륭하고 그런 액션도 할 수 있는 배우라 생각하고 있었고 너무 고맙게 해준다고 해서 굉장히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마동석은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사실 모든 배우를 캐스팅할 때 모든 다양한 방면의 우려가 있었다. 1편 윤계상의 캐스팅도 말이 많았고 2편의 손석구는 더 많았고, 3편은 이준혁이 할 때도 많았고 그런데 우리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이렇게 하면 이 역할이 새로운 느낌이 들 수 있겠다는 배우들을 시도하고 접촉하는 거라, 그 앞에 전에 있는 배우나 누구를 염두에 두고 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앞서 윤계상을 호랑이, 손석구를 사자, 이준혁을 늑대 등에 비유한 바 있다. 그는 김무열에 대해서도 비유해달라는 말에 “굉장히 날렵하고 검은, 다크한 느낌이 난다. (김무열은)표정도 별로 없다. 그렇게 느끼니까 흑표범 같은 느낌이 있었다. 실제 액션할 때 찍은 거 보고 흑표범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역

그러면서 “굉장히 날렵하고 파워있고 그런 동작을 한 테이크로 해내고 본인이 직접 날아다니기 쉽지 않은데 제가 무열이 잘하는 거 알고 캐스팅했으니 내가 잘한 것”이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한편 김무열은 배우 윤승아와 결혼 8년 만인 지난해 6월 건강한 아들을 품에 안았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 아들을 보고 있으면 아직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것 같다. 아들이 자는 모습만 봐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누구를 더 닮았는지 묻자 “제가 아침에 잘 붓는 스타일인데, 아들도 아침에 일어나면 부어 있다(웃음). 엎드려서 자다 보니 더 붓는 것 같다. 오전에 보면 저를 닮았고, 오후에는 아내와 더 닮은 것 같다”고 전했다.

아빠가 된 소감을 묻자 “현장서 일할 때 아들이 보고 싶고 생각이 난다. 이전에는 내가 하는 연기가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으로 연결된다는 생각은 못했다. 최근 뉴스에 나간 적이 있는데, 어머님이랑 장모님이랑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서 봤는데 아들도 같이 봤다고 하더라”며 “생애 첫 TV 시청이었다. 아빠 목소리가 나오니까 신기해했다고 하더라. 그때 연기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잘 살아나갈지 생각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내도 영화를 재미있게 봤고 잘될 것 같다고 해주더라. 저도 잘됐으면 좋겠다”면서도 “1000만 이야기가 나오는 건 입에 오르는 것도 그렇고 조심스럽다. 요즘 날씨도 좋고 힘든 분들도 많은데, <범죄도시>를 보는 동안이라도 마석도 등에 엎혀서 그런 걸 잠깐이나마 잊었으면 좋겠다. 마동석 형님이 <범죄도시>는 ‘엔터테이닝’이라고 말한 것처럼 많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무열과 윤승아의 연애 스토리는 유명하다. 시작은 윤승아였다. 김무열이 2009년에 출연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보고 첫눈에 반한 것. 윤승아는 “엄청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며 지인인 배다해에게 김무열에 대한 호감을 표하며 “혹시 그가 싱글이면 소개시켜달라”고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윤승아가 자신에게 관심있다는 얘기를 들은 김무열도 인터넷에 그녀를 직접 검색했다가 한눈에 반했고, 윤승아에게 만나자고 연락했다. 우여곡절 끝에 해외 일정을 앞두고 출국 직전에 만난 두 사람. 김무열은 실제로 윤승아를 만난 뒤 미모에 반했고,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됐다.

지금은 
육아 중

비밀스럽게 연애를 이어갔던 두 사람이었지만, 김무열의 트위터 글이 세간에 공개되면서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무열이 새벽에 술에 취해 윤승아에게만 보내려던 메시지를 모두가 볼 수 있게 보내고 만 것이다. 김무열의 감성 가득한 고백은 큰 화제를 모았고, 촬영 중이던 윤승아는 뒤늦게 소식을 접했다. 실수로 사귄다는 게 알려졌지만, 윤승아는 쿨하게 받아들였고 두 사람은 연인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결혼한 후 알콩달콩 잘살고 있는 이들은 많은 이의 워너비 부부로 손꼽히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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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