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따라 강 따라 ①춘천 강촌 레일파크

낭만의 경춘선 따라 봄맞이 가는 길

봄을 맞은 춘천의 풍경에는 생명력이 담긴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어 하얗게 눈으로 덮였던 북한강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초록의 잎과 색색의 꽃이 피어 수묵화 같던 흑백의 풍경은 수채화처럼 바뀐다. 4월이 되면 곳곳서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려 로맨틱한 감성을 더한다. 북한강을 따라 놓인 옛 경춘선 철로를 레일바이크로 달리는 것은 북한강의 봄 풍경을 온전히 느끼는 방법이다. 

강촌 레일파크는 1939년에 처음 개통돼 2010년 전철화된 새로운 경춘선 철도가 생기기 전까지 사용됐던 옛 경춘선 철로를 이용한 레일바이크다. 경춘선은 수십년 동안 대학생에게 대한민국 MT 1번지인 대성리와 청평, 가평, 춘천을 잇는다.

옛 경춘선 철로

‘춘천 가는 기차’라는 노래로도 만들어질 만큼 낭만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길이었다. 이제 옛 경춘선으로 기차가 다니지 않지만, 레일바이크로 달리는 낭만의 기찻길서 누군가는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 

강촌 레일파크에는 두 개의 노선과 세 개의 출발역이 있다.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김유정역서 출발해 옛 강촌역까지 이르는 코스다. 가평 레일바이크는 가평서 출발해 경강역까지 간 뒤 가평으로 돌아온다. 경강 레일바이크는 경강역서 출발해 가평까지 간 뒤 경강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경강 레일바이크는 반려견과 함께 즐기는 펫 바이크도 이용할 수 있다.

김유정 레일바이크 탑승장은 경춘선 전철 김유정역서 도보 3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레일바이크 탑승장 공중에 매달린 원색의 우산이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매표소 옆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기다리니 탑승 안내를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기대감에 조금은 들뜬 마음을 안고 출발한다.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는 수동이지만 레일바이크를 움직이는 데 생각보다 많은 체력이 필요하진 않다. 코스의 초반은 신동면 팔미리를 지난다. 마을을 가로질러 논과 밭, 건물이 있는 풍경을 뒤로하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북한강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강의 상류임에도 강폭이 상당히 넓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코스 중 네 개의 터널을 만난다. 첫 번째 터널엔 수많은 바람개비가 터널 벽면에 붙어 있다. 무궁화호가 다니던 시절, 바람개비가 돌던 옛 김유정역의 풍경이 떠오른다. 두 번째 만난 터널은 예쁜 조명과 함께 비눗방울이 날린다. 빨강, 파랑, 초록 등 여러 색으로 바뀌는 세 번째 터널의 테마는 은하수다. 밤하늘을 표현한 달 모양의 조형물과 함께 별처럼 작은 조명이 반짝인다.

네 번째 터널에 진입하니 클럽을 연상케 하는 현란한 조명과 함께 신나는 음악이 쏟아진다. 김유정역서 6㎞ 지점에 다다르면 낭만열차로 환승하는 낭구마을 휴게소에 도착한다. 남은 2.5㎞ 구간은 낭만열차를 타고 유유자적 창밖으로 펼쳐지는 북한강의 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평 레일바이크는 가평서 경강역까지 왕복하는 8㎞의 코스다. 강촌 레일파크 세 개의 코스 중 유일하게 전동레일바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페달을 10~15회 정도 굴러주면 이후에는 전동 모터의 힘으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굴러간다. 브레이크를 잡은 뒤에는 다시 페달을 굴러주면 된다.

북한강의 봄을 만나는 법

가평서 출발하면 곧 북한강철교를 만난다. 30m라는 철교의 높이는 꽤 아찔하다. 레일바이크로 철교를 건너는 경험도 낯설다. 양쪽으로 펼쳐지는 북한강의 풍경이 시선을 빼앗는다. 오른쪽으로 경강교 너머 자라섬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평 레일바이크를 타기 가장 좋은 시기는 4월 초순이다. 느티나무와 벚꽃 터널을 지나기 때문이다. 20여분 만에 경강역에 도착한다. 붉은색 벽돌과 기와를 올린 건물과 세월의 흔적이 담긴 경강역 간판서 아직 옛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카페와 화장실은 물론 펫 바이크 이용자를 위한 반려견 운동장도 마련돼있다.


휴게실로 사용되는 경강역 내부는 많은 사람이 붙인 쪽지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다. 영화 <편지>와 드라마 <바람이 분다> 촬영지임을 알 수 있는 사진도 붙어 있다. 

경춘선 옛 김유정역 맞은편에는 김유정 문학촌이 조성돼있다. 작가 김유정은 1933년, 잡지 <제일선>에 <산골 나그네>를 발표한 후 삶을 마감하는 1937년까지 <금 따는 콩밭> <봄·봄> <동백꽃> 등 3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고증을 통해 복원한 김유정의 생가와 전시관, 여러 가지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옛 백양리역은 무궁화호가 다니던 시절 간이역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939년부터 2004년까지 운영됐고 2010년에 경춘선 복선 전철이 개통되며 새로운 백양리역이 생겼다. 대합실에 걸린 열차 시간표와 운임표, 역장의 제복과 모자, 우체통, 공중전화기는 아날로그 시대의 추억을 소환한다. 9월 말이 되면 역 앞에 펼쳐진 밭에 하얀색 메밀꽃이 만개한다.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는 의암호를 가로질러 삼천동과 삼악산 능선을 잇는다. 운행 길이 3.61㎞로 우리나라 케이블카 중 가장 길다. 66대의 캐빈 중 20대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이다. 상부 정차장에는 왕복 822m의 덱 산책길과 길이 52m의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마련돼있어 의암호와 붕어섬, 춘천 시내의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김유정 레일바이크→김유정 문학촌→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남이섬→경강레일바이크→옛 백양리역
-둘째 날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김유정 레일바이크→김유정 문학촌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강촌 레일파크 https://www.railpark.co.kr
-김유정 문학촌 https://www.kimyoujeong.org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https://sam aksancablecar.com
-춘천 관광 포털 http://tour.chuncheon.go.kr

운영정보
-강촌 레일파크 김유정 레일바이크 운영시간 3~4월, 6~9월 09: 00~17:30(일 9회 운행), 5월, 10월 09:00~18:30(일 10회 운행), 11~2월 09:00~16:30(일 8회 운행),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2인승 4만원, 4인승 5만6000원

-강촌 레일파크 가평 레일바이크 운영시간 3~10월 09:00~ 17:00(일 6회 운행), 11~2월 09:00~15:00(일 5회 운행),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2인승 3만6000원, 4인승 4만8000원(전동 레일바이크)

-강촌 레일파크 경강 레일바이크 운영시간 3~10월 09:00~ 17:00(일 6회 운행), 11~2월 09:00~15:00(일 5회 운행),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2인승 운영 안함, 4인승 3만5000원, 펫바이크 4만5000원(10㎏ 미만 반려견만 가능)

문의 전화
-강촌 레일파크 033-245-1000~2
-김유정 문학촌 033-261-4650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1588-4888
-옛 백양리역(춘천시 관광개발과) 033-250-3074 


대중교통
전철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 1번 출구, 김유정 레일바이크까지 도보 약 3분. 수도권 전철 경춘선 가평역 1번 출구 앞 가평역 버스정류장서 15번·15-1번·15-2번·71-1번 버스 이용, 가평군농협 정류장 하차, 가평 레일바이크까지 도보 약 3분.

*문의: 코레일 1544-7788, 1588-7788, 1544-8545, https://www.letskorail.com 버스 가평터미널서 가평 레일바이크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가평터미널 031-582-2308

자가운전
-김유정 레일바이크 춘천IC→46번 국도 학곡사거리서 서울·강촌IC 방면→70번 지방도 신동면사무소·춘천 방면 우측길→김유정로 교차로서 김유정역 방면 좌회전→김유정역 지나 오른쪽 김유정 레일바이크

-가평 레일바이크 설악IC→설악IC 회전교차로서 12시 방향 75번 국도로 직진→가평대교 통과→가평오거리서 ‘북면’ 방면 우회전→마트 앞 회전교차로서 1시 방향 직진→가평 잣고을시장 조형물 앞 교차로서 우회전→가평 레일바이크

-경강 레일바이크 강촌IC→강촌IC 교차로서 좌회전→발산2교차로에서 403번 지방도 춘천·강촌 방향 우회전→강촌대교 건너 강촌교차로서 46번 국도 서울·가평 방면 좌회전→춘성대교 건너 경강교차로서 경강역·서천리 방면 우회전→경강손두부 앞 삼거리서 좌회전→경강 레일바이크


숙박 정보
-엘리시안 강촌: 춘천시 남산면 북한강변길 688, 033-260-2000, https://www.elysian.co.kr
-KT&G 상상마당 춘천 스테이: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22, 033-818-4200, https://ssmdstay.com
-더잭슨나인스호텔: 춘천시 중앙로 193, 033-253-0000, http://jacksonhotel.co.kr

식당 정보
-유정손만두(육개장만두전골·손만두국):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로 1421, 033-261-4233
-춘천옹심이(옹심이·감자전): 춘천시 당간지주길 69, 033-241-7883
-1.5닭갈비(닭갈비·닭내장): 춘천시 후만로 77, 033-253-8635, https://www.일점오닭갈비.com

주변 볼거리
-춘천 마임축제 2024년 5월26일~6월2일, 춘천 중앙로, 축제극장몸짓,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주차장 일원 등 춘천시 전역, http://mimefestival.com
-춘천 막국수닭갈비축제 2024년 6월18일~6월23일,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임시주차장 일원, https://www.mdfestival.com
-춘천 인형극제 2024년 8월30일~9월4일, 춘천인형극장 및 춘천시 일원, https://www.cocobau.com
-남이섬, 제이드 가든, 책과인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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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