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삼각 스캔들 류준열

전·현 여친 치고받고 ‘응답하라 진실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잘나가던 배우 류준열이 최근 수렁에 빠졌다. 대세 배우 한소희와의 연애를 인정한 게 환승 연애 논란으로 이어진 것. 류준열의 전 연인인 걸스데이 소속 가수 혜리가 이들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SNS에 남기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류준열은 환승 연애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이다.

“환승 연애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어느 한쪽서 일방적으로 결별을 요구한 게 아니다. 작년에 한번 만났다.” 류준열과 혜리의 측근들의 말이다. 지난해 초부터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이별한 이후 한소희와의 연애가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혜리와
한소희

류준열과 혜리는 오랜 고민 끝에 결별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동료로 남기로 했다는 내용은 지난해 11월부터 언급되기 시작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커플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던 커플이었던 데다 교제 기간 또한 길었던 만큼, 연예계 관계자들과 동료들도 함께 안타까워 하는 이들이 많았다.

혜리는 지난해 초 ‘혜리의 감성 제주여행. 힐링하고 왔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서 혜리는 7개월여의 촬영을 마치고 제주도에 왔다가 일행들이 먼저 떠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사실 별 생각 없이 평소와 똑같이 살았는데 이 시점에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살면 좋을지, 나를 되돌아볼만한 일들이 몇 가지 있어 제주도에 왔을 때 혼자 다짐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은 사람으로 지내보려 한다”며 “2022년 나의 키워드가 부지런하기였다면 2023년은 씩씩하게로 정했다. 상처받은 순간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나를 갉아먹는다. 탓하지 않고 씩씩하게 마주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당시 혜리의 행보를 두고 류준열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1월 종영한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다. <응답하라 1988>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당시 18.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전 국민적인 사랑과 화제성을 누렸다.

혜리는 성덕선역으로, 류준열은 김정환역으로 출연, 극에서 최종 커플은 불발됐으나 현실서 커플이 이뤄졌다. 드라마 출연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한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8월 열애 중인 사실을 인정한 뒤 공개 열애를 이어오며 연예계 공식 커플로도 많은 응원을 받아왔다.

혜리는 지난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혜리는 최근 영화 <열대야> 촬영 차 태국 방콕에 머물러왔다. <열대야>는 한밤중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도시, 방콕서 살아남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이들의 가장 뜨거운 24시간을 그린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로 태국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 중이다.

혜리는 귀국 이후 국내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 15일, 하와이의 한 여행지를 머물던 일본인이 “한국의 유명 남자 배우와 여자 배우가 호텔 수영장 옆자리서 꽁냥대고 있다. 수위가 세서 사진은 올릴 수 없다. #응팔, #알고 있지만”이라는 내용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렸고, 이것이 확산되면서 한소희와 류준열 간의 열애설이 터졌다.

드라마서 만나 지난해 초부터 시들
결별 언급 기사 수개월 지나서 언급

당초 양측의 소속사들은 ‘해당 배우들이 하와이에 체류 중인 것은 맞지만 사생활 문제는 확인해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혜리가 ‘현재 촬영 차 체류 중인 태국 리조트 사진’을 배경으로 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재밌네”라고 써서 올리고, 뒤이어 류준열 인스타그램 계정을 끊었다.

혜리의 이 행동 이후 온갖 추측성 기사들이 나오게 됐다.

같은 날 오후 한소희 역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말풍선에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 봐”라는 글이 써진 칼 든 강아지 사진’을 배경 이미지로 설정 후 “저는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친구라는 이름하에 여지를 주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관계성을 부여하지도, 타인의 연애를 훼방하지도 않습니다. <환승연애> 프로그램은 좋아하지만 제 인생에는 없습니다. 저도 재미있네요”라는 글을 써서 혜리의 “재밌네”라는 말에 맞대응하면서 상황은 더 커져 갔다.

다음 날 한소희는 블로그 입장문을 직접 써서 류준열과의 열애를 인정했다. 류준열은 소속사 공식 보도 기사를 통해 인정해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연인 사이임을 알렸다.

혜리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저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생긴 억측과 논란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혜리는 “제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어떤 파장을 가져오게 될 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저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1월, 8년간의 연애를 마친다는 기사가 났다. 짧은 기간에 이뤄진 판단도 아니었고, 결별 기사가 난 직후에도 저희는 더 이야기를 해 보자는 대화를 나눴지만 그 이후로 어떠한 연락과 만남을 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혜리는 “4개월 뒤 새로운 기사를 접하고 나서 배우 이혜리가 아닌 이혜리로 받아들인 것 같다”며 “순간의 감정으로 피해를 끼치게 되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제서야 자신의 입장을 밝히게 된 것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사적인 영역이라 오히려 (대중의)피로도가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 인해 혼란스러운 분들이 계셨다면 그것 또한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저의 말과 행동에 좀 더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7년 열애
마침표

한소희도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류준열과)좋은 감정을 가지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사이는 맞다”면서도 “’환승’이라는 단어는 배제해 주셨으면 한다”면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한소희는 “류준열의 사진전을 방문하며 처음 만났고, 사진작가인 제 친구를 통해 전시, 관람을 목적으로 방문했고, 같이 작품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어 인사드리게 됐다”며 “2024년부터 서로 마음을 주고받았고, 그분(혜리)과의 이별은 2023년 초 마무리가 됐지만, 결별 기사가 2023년 11월에 나왔다고 들었다. 이 사실을 토대로 제 마음을 확인하고 관계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정적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대해서는 “지질하고 구차했다”며 “가만히 있으면 됐을 걸 환승했다는 각종 루머와 이야기들이 보기 싫어도 들리고, 보여 잠시 이성을 잃고 결례를 범했다”고 혜리에게 사과했다.

또 팬들에게도 “좋은 소식을 들고 와도 모자란 마당에 잠 못 자고 계속 제 상황을 보고 듣고 속상해 한 제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제가 나이 서른 먹고 이렇게나마 칠칠치 못하고 또 이런 걱정 아닌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있어서 저는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열애와는 무관한 류준열의 과거 행보들까지 소환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과거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를 연출한 나영석 PD의 “(류준열은)누구 밑에서 짐을 들기엔 자아가 강하다”는 발언, 또 2016년 MBC <운빨로맨스>에 함께 출연한 황정음이 제작발표회 현장서 “여기선 착한 척 하는데 현장에선 나를 가르치려 하고 반말을 한다”고 한 발언을 끄집어냈다.

<응답하라 1988>에 류준열의 엄마로 출연했던 라미란이 한 예능프로그램서 류준열을 향해 “스타병을 빨리 치료하라”고 말했던 발언도 앞뒤 맥락없이 잘라 비난하고 있다. 당시엔 친분으로 인한 농담처럼 흘려 지나간 것들이 류준열의 ‘환승 연애’ 의혹과 함께 인성 논란으로 일파만파 번졌다.

특히 <나는 북극곰입니다> 캠페인 영상에 참여하는 등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류준열이 환경파괴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골프 마니아라는 점도 문제되고 있다.

골프는 골프장 조성에 수많은 부지가 파괴되고, 유지를 위해 많은 양의 농약과 물을 사용하는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류준열은 인터뷰서 직접 골프 마니아라고 밝히고 환경운동을 시작한 이후에도 골프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누리꾼들은 “류준열을 골프를 사랑하는 환경운동가다” “앰버서더는 단순 이미지 메이킹용이었나” 등의 의견을 이어갔다.

하와이
데이트

그린피스 측 관계자는 “이번 일에 대한 후원자분들의 문의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번을 기회로 홍보대사 관련 내규를 검토 및 논의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전했다.

그린피스 측은 이와 함께 류준열을 그린피스의 홍보대사로 위촉하게 된 자세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린피스는 “류준열 홍보대사는 2016년부터 그린피스의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함께 활동해 왔으며 그린피스의 후원자이기도 하다”며 “향후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함께 해나가고자 하는 뜻을 바탕으로 2023년 4월, 류 배우를 그린피스 동아시아 최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홍보대사 활동 역시 류준열 개인의 선의를 바탕으로 한 봉사활동인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그린피스는 정부나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고 개인과 독립재단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단체”라며 “정부와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민들의 더 강력하고 큰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그린피스 역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류준열은 대중에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의 최초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최근 한소희와의 열애 인정 후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이 과열되면서, 열애와 상관없는 그의 과거 행적들까지 재조명되며 그린워싱(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들을 하지만, 친환경적 이미지를 표방하는 행위) 논란 등 또 다른 구설수들을 낳고 있다.

“재밌네” 화근으로…환승 연애 의혹
새 연애 시기 안 알려져 논란 점화

심지어 그가 취미로 즐기던 골프까지 표적이 됐다. 류준열이 평소 ‘나는 북극곰입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기후재난을 알리는 활동들을 해왔지만,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진 골프애호가라는 점이 모순된다는 것.

간접적 형태이지만, 골프를 통해 환경파괴 행위에 일조하는 그가 그린피스 홍보대사가 될 자격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이어졌다. 또 송아지 가죽으로 된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질타까지 이어져 그린피스에도 불똥이 튀었다.

사람들의 후원 취소 움직임이 확산되며 류준열의 홍보대사 위촉을 취소하라는 목소리까지 생겨났다.

한소희도 최근 여러 브랜드의 광고 계약 만료 사실이 밝혀지며, 공교롭게 맞물린 열애 공개와 광고 종료 소식에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초 한소희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은 계약 만료 후 재계약하지 않았다. ‘처음처럼’이 광고모델을 1년 만에 종료한 것은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광고주가 둘의 열애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지난 8일 NH농협은행 역시 한소희와의 계약 만료를 알린 바 있다. NH농협은행은 한소희를 2021년부터 3년간 모델로 기용했다.

한소희 측은 악성 댓글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한 상황이다.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일 “한소희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대중의 관심은 감사한 것이라 여기며 많은 분들께서 보내 주시는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고자 노력해 왔다”면서 “하지만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무분별하게 작성되고 있는 추측성 게시글과 악의적인 댓글에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소희 소속사는 이날 “악성 내용의 경중을 떠나 아티스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훼손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작성자·유포자에게 강경히 대응할 것”이라며 “추가 제보는 공식 메일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열애 발표 과정에 있어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깊이 반성한다”며 “소속 배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고 아티스트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
문제된 행보

류준열은 지난 19일 공개석상서 모습을 나타냈다. 류준열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모처서 열린 한 글로벌 패션브랜드 포토 행사에 참석했다. 류준열은 한소희보다 먼저 귀국한 가운데 안경, 마스크에 후드티를 뒤집어쓴 채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으며 고개까지 푹 숙였다.

류준열은 한소희와의 시작부터 시끄러운 공개 열애를 의식한 듯 취재진 앞에 서기 전에 꽤 긴장한 모습이었다.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고, 가볍게 손만 들어 올렸다. 브이는 물론 하트 포즈 요청 쇄도에도 안 들린다는 듯 손인사 포즈만 취했다. 혹시나 했던 발언 역시 하지 않았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