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으로 튄 흉악범 6인 추적> <단독> 검거된 ‘도박왕 조삼’ 사라진 1조3000억 추적

입수한 공소장 보니 “돈이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필리핀 도박왕’ 김모씨가 송환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9월 구속 기소됐으나 아직 선고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범죄조직단체 및 도박 혐의를 받는 만큼 중형이 선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부당이득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금액만 약 1조3000억원이다.

‘필리핀 도박왕’ 김모씨는 2년간 국내 송환을 피해 1조3000억원대 도박 수익을 냈다. 그의 별명이 ‘조삼’이라고 불린 이유다. 사정당국은 이 금액을 환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사 과정서 포착하지 못한 차명계좌의 존재가 걸림돌이다. 당국은 사실혼 관계로 추정되는 그의 두 번째 아내가 핵심 ‘키맨’이라고 보고 있다.

역대급
불법 수익

김씨의 도박사이트 운영은 2014년 10월부터 이뤄졌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019년 9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김씨가 필리핀서 사무실을 마련하고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다는 결정적인 첩보를 입수했다.

경찰은 관련 첩보 자료를 국정원과 함께 분석한 뒤 김씨를 포함해 22명에 대한 국제형사경찰기구(이하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고, 국정원·필리핀 수사당국과 2년간 이들의 행방을 쫓았다.

검거 당시 김씨는 최고급 리조트에 거주하며 마이바흐 등 고가 외제차량 10대를 타는 초호화 생활을 하고 있었다. 평소 무장 경호원들도 대동하고 있어 붙잡기도 쉽지 않았다.


지난 2021년 9월18일, 경찰과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필리핀 이민청 도피사범 추적팀 FSU, 현지 경찰특공대 등 30여명으로 꾸려진 검거팀은 김씨의 거주지를 급습해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그러나 필리핀 형사사법체계를 잘 아는 그는 현지서 형사사건에 엮이면 재판 종결 전까지는 한국으로 추방되지 않는다는 꼼수를 이용했다.

타인에게 자신을 사기와 특수협박 혐의로 2차례나 고소하게 한 것이다.

국내 송환이 계속 미뤄지자, 경찰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을 통해 필리핀 법무부에 조기 송환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필리핀 법무부와 매주 실무회의를 열었고, 양국 간 공조로 필리핀 법무부의 추방 결정을 끌어냈다.

그는 막판까지 국내 송환을 늦추려고 발버둥 쳤다. 추방 결정이 난 뒤에도 다시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을 위조수표 사용 등 조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게 한 것이다. 필리핀 법무부가 추방 결정을 번복하자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이상화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는 송환 협조를 재차 강력하게 요청했다.

결국 필리핀 법무부가 이 대사의 요청을 받아들이며 그의 시도는 불발됐다.

결론적으로 경찰은 김씨와 2020년부터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조직원 20명 중 16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국내 조직원 177명 중 166명을 검거해 사실상 범죄조직을 와해시켰다. 김씨는 지난해 8월 말 송환돼 구속 기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 도주 후 200여명 규모 범죄조직 꾸려
체포 2년 만 국내 송환…지난해 9월부터 재판


<일요시사>가 입수한 김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범죄단체조직·활동 ▲도박 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김씨 조직 사이트의 서버는 서울과 일본, 홍콩 등에 있었다. 2017년 2월 필리핀 마닐라로 도주한 김씨는 마카티에 있는 한 호텔 카지노서 진행되는 바카라 등의 도박을 생중계해 이용자들로부터 게임의 결과에 돈을 결제하게 하는 사설 스포츠 토토 도박사이트를 만들었다.

이용자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와의 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그의 조직은 철저했다. 마닐라에 오자마자 2020년 5월까지 모집된 200여명의 조직원들을 총괄 관리하면서 ▲스포츠토토팀 ▲바카라팀 ▲사이트관리팀 ▲지원팀으로 나눠 팀장과 팀원까지 정했다.

스포츠토토팀은 사이트관리팀이 제작한 카바라 사이트의 이용자들이 도금을 배팅하는 것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정된 계좌의 대포통장으로 도금이 입금되는 것을 확인하고 게임머니를 충전해 줬다. 특히 총판 모집 및 지원팀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홍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인터넷 전화로 연락을 시도했다.

사이트관리팀인 CS팀은 도박사이트 제작과 관리에 집중했다. 팀장들은 팀원들의 업무에 따른 수익을 정산해 총책인 김씨와 이사에게 보고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팀원들에게 전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특히 김씨가 텔레그램을 통해 업무지시가 이뤄지면 조직원들이 서로를 본명이 아닌 명칭으로 부르게 해 수사기관이 조직의 전모를 파악하지 못하도록 했다.

변호사 교체
시간 끌기?

지원팀은 CS팀의 백업 역할을 담당했다. 지원팀은 개인정보 판매업자로부터 구입한 불특정 인물들의 핸드폰 번호 중 신규회원으로의 유치가 가능하거나 관리가 필요한 회원들의 정보를 엑셀 파일로 정리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 다른 팀이 해당 데이터로 회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같은 방법으로 김씨의 조직은 150개가 넘는 계좌로 약 150만회에 걸쳐 도박사이트 이용자들로부터 1조3000억원이 넘는 돈을 입금받아 약 40억원을 취득했다. 사이트가 2021년까지 운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김씨가 굴린 판돈 전체 규모는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취득한 범죄수익에 관한 취득이나 처분을 은닉하기 위해 타 명의의 가상자산 거래 계정을 이용하기도 했다. 일부 수익금으로 가상화폐를 매수하고 거래소 거래를 통해 매도해 현금화한 이후 천안 시내에 위치한 한 토지를 매수하려 했다.

김씨의 조직이 소탕됐으나 아직 해결돼야 하는 문제는 산더미다. 1조원이 넘는 부당이익금을 환수하고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김씨가 재판에 넘겨진 지 6개월 가까이 지났음에도 아직 1심 선고기일조차 잡히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의 공소장이 접수된 건 지난해 9월20일이다. 김씨는 이때부터 ‘시간 끌기’ 전략을 썼다. 그가 처음 선임한 법무법인은 공소장이 접수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사임했다. 개인 변호사는 공판기일 연기를 신청했다.


그다음에 선임했던 대형 로펌은 선임계를 중앙지법에 제출한 다음 날, 사임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장검사,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해 이른바 전관 혜택을 노리는 모양새다.

한 서초동 변호사는 “재판 절차를 미루기 위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며 “6개월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공판이 다섯차례도 진행되지 않은 건 피고인이 재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거나 불구속 구사를 받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봤다.

차명계좌
운영 의혹

수사기관 안팎에서는 김씨의 혐의를 두고 사기도박 혐의가 추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 내용에 밝은 한 수사관은 “수년간 이뤄진 조직적인 범죄고 수사 과정서 김씨가 보이스피싱을 주도했다는 정황도 여러번 포착된 바 있다”며 “검찰의 추가 기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다른 수사관도 “1조3000억원대 부당이익은 역대급 범죄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상황으로는 중형이 선고되기 어렵지 않나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추가 기소가 이뤄지는 걸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이용자를 기망한 행위를 입증해야 한다. 승률을 조작했다거나 이용자들을 속였다는 근거가 필요하다. 단순히 인터넷상에 도박장을 개설하거나 상대방과 도박하는 구조를 만들고 수수료 형식으로만 수익을 냈다면 사기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남부지검의 한 검사도 “차후 공소장 변경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검찰서 신중하게 기소했을 것”이라며 “피고인이 전관을 썼다고 해도 재판부서 솜방망이 처벌을 하기에는 어려운 사례”라고 말했다.

윤석열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검찰은 ‘범죄수익환수’에도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대검찰청은 일선 검찰청에 도박사이트 운영 및 자금세탁 조직원의 재산을 철저히 추적해 몰수·추징보전 조치하고, 실물 재산도 압수해 범죄수익을 완전히 박탈하도록 지시했다.

그동안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은 도박 개장 혐의로 기소됐으나 형량이 높지 않아 ‘몇 년 징역 살고 나오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만약 조세포탈죄로 기소하면 포탈세액이 10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 선고가 가능하고, 포탈세액의 2~5배 상당의 벌금도 필요적으로 병과할 수 있어 실질적인 범죄수익환수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범죄수익환수 대응팀에는 법무부, 교육부, 문체부, 복지부, 여가부, 방통위, 대검찰청, 경찰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포함) 등 9개 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부당이득금 환수 불가
“사막서 바늘 찾는 격”

그러나 국내의 미납 세금은 역대 최대로 쌓여있는 체납액만 100조원이 넘는다. 이 중에서도 80% 이상은 사실상 못 받을 가능성이 큰 세금으로 분류돼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누계체납액은 102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중 징수 가능성이 큰 정리 중 체납액은 전체의 15.2%인 15조6000억원에 그쳤다. 못 받을 가능성이 큰 정리보류 체납액은 86조9000억원이다. 범죄수익의 경우 전체 추징액 대비 환수로 이어지는 금액이 1%에도 못 미친다.

동년 기준 유죄판결이 확정됐지만 거둬들이지 못한 추징액 규모는 31조4000억원에 달한다. 미납 세금처럼 징수할 방법이 제한적인 데다, 현행법상 추징금은 벌금과 달리 노역장 유치 집행과 같은 방법으로 납부를 압박할 수도 없다.

김씨 사건의 경우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직원들을 통해 은닉하거나 벌어들인 수익 일부를 필리핀 길거리 환전소서 대량으로 바꿔치는 방법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코인 거래소도 추적이 어려운데 수십서 수백만원을 환전소서 현금화한다면 추적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김씨가 은닉한 금액을 추적할 순 있어도 이미 현금화된 돈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사정당국은 김씨의 두 번째 아내로 추정되는 A씨가 김씨의 수익 일부를 차명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대포통장으로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필리핀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 중”이라며 “범죄수익환수를 담당하는 수사관들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A씨가 관리하는 금액의 규모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당국 안팎에서는 수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현재까지 첩보일 뿐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진 못했다.

부자가 아니었던 A씨는 김씨를 만난 이후 생활고에 시달린 적이 없다. 마땅한 직업이 없고 일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집안이 좋은 것도 아니다. A씨는 현재 마닐라 지역 중 ‘필리핀의 청담동’으로 꼽히는 곳에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자식은 일반인이 다닐 수 없는 국제학교를 다니며 호화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세컨드가
핵심 키맨?

대검 관계자는 “마약 수사와 더불어 범죄수익환수도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문제다. 지금까지 검찰이 환수한 범죄수익환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은 김씨 사건과 관련해 타 기관 조사관들과 현지에 상주하며 들여다보고 있다. 아직 조사가 이뤄지고 있기에 자세한 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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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떠났다. 그에 맞는 성과를 낸다면 우주라도 갈 수 있다지만, 여태까지 성적표는 처참해,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기대했던 ‘1호 영업사원’의 의미가 대통령 부부와는 달랐던 걸까? 오히려 나갔다 하면 터지는 사고로 불안할 지경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 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했다. 시작은 화려하게 서울 공항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에코백을 들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공군 1호기에 올라 각각 손 인사와 목례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에게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과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으며,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의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한민국 간 관계의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본 구상을 구현하는 데 양국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양국 간 공동성명에는 가스 및 화학, 조선, 섬유, 운송, 정보통신, 환경보호 등 분야서 협력 강화도 담겨있다. 해외순방이 잘 끝나면 좋지만, 이번 해외순방은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여태까지의 실적보다는 리스크가 더 컸다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스스로를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한 윤 대통령의 위신은 무너진 지 오래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 데 대해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라고 규정했다. 한 번 나갔다 하면 터지는 논란 총선 이후 숨었다가 해외서 등장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디올백 수수 영상이 공개된 뒤 4·10 총선 ‘도둑 투표’서 보듯이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꼭꼭 숨어다니더니, 이제 대놓고 활보한다. 검찰을 향해 ‘어디서 감히? 소환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양주, 고급 화장품을 대가성 뇌물로 제공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다수의 증거와 증언을 이미 확보했다. 따라서 김 여사는 대가성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피의자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공범들은 이미 처벌받았다. 재판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에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의 수익이 23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언제까지 김 여사 소환조사를 미룰 건가? 청탁성 선물을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는 억지 주장을 듣고만 있을 것이냐”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검찰은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피해 가는 ‘특권계급’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언론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해도 믿는 국민은 없다. 아무리 달달한 말을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무사히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귀국 즉시, 요새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심이 많은 기내 식비와 음료, 술값 내역을 꼭 공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검찰이 귀국 뒤에도 소환하지 않거든 서울중앙지검에 제 발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검찰 소환을 피하려고 외유를 택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여태까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서 사고가 끊임없이 터졌던 것에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논란은 독일·덴마크 해외순방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18일 윤 대통령은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지난 2월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인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이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연기됐다. 과거에도 순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순방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간인은 왜 태워? 독일 주요 종합지와 방송사는 윤 대통령의 방문 연기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일부 온라인 언론이 <로이터 통신>의 단신을 번역해 소개했다. 덴마크서 발행되는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실과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실도 별다른 언급이나 공식적인 설명하지 않았다. 독일과 덴마크 국민은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분위기였다. 외신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순방 연기 소식을 전했던 <로이터 통신>은 “한국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다양한 문제 때문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정은 4‧10 총선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대통령 내외가 성과도 없이 너무 잦은 해외순방을 하고 있다고 야당이 비판하고 있고, 특히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과정이 담긴 몰래카메라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디올백 사건이 연기 결정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반면 현지 한인 교민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는 일에 황당해했다. 현지 한국 공관들은 해외순방이 있기 한 달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동포 행사 보조요원을 모집했고,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비공식 공지까지 한 상황이었다. 독일 일정의 경우 수도인 베를린에 있는 독일대사관이 아닌 독일 중북부에 있는 함부르크 총영사관이 행사 요원을 모집한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곳에서 있을 만찬은 독일과 유럽의 귀빈들이 주로 참석하는 사교 파티 형식이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든 게 돌연 취소된 것이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 불거졌다.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한 건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2월1일 네덜란드 측이 한국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최 대사를 불러 국빈 방문 경호와 의전을 둘러싼 한국의 다양한 요구에 ‘우려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한 것 등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해 불만을 표했다.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 한 소식통은 “네덜란드가 상대국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주재 대사를 불러 항의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는 “최 대사와 네덜란드 측 간 협의는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빈 방문이 ‘대통령의 외교’가 아닌 화려한 의전만 챙기는 ‘왕의 외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대통령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는데,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한 채 수도 빌뉴스의 명품 편집매장에 들린 것이 문제가 됐다. 리투아니아 매체 <15min>은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들과 함께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라는 매장(명품 브랜드 편집숍)에 방문한 사진이 담겼다. 이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총 16명을 대동한 채 매장에 왔고, 김 여사가 쇼핑하는 동안 6명의 경호원이 매장 앞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배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브롤리아이 관계자는 김 여사 일행이 매장 방문 이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서 추가로 물건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무엇을 샀고 얼마어치를 샀는지는 기밀”이라고 말했다. 해당 일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상점을 방문한 건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 폭탄과 문자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처했는데 국내 사정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아랍에미리트 해외순방에선 윤 대통령의 말이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UAE 군사훈련 협력단(아크부대)을 방문해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적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명품, 노룩 악수, 경례… “김 여사 귀국 후 검찰로?” 이란이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국제적인 논란이 됐다.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지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서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란 나자피 외무부 차관은 윤강형 주이란 한국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2022년 11월 순방에서는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 ▲윤석열정부 정상회담 취재 제한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 여사가 팔짱을 낀 사진 논란 ▲해외순방 중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채널A, CBS 기자 2명만 따로 부른 것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비공개로 캄보디아 병원과 가정에 방문하면서 발생한 논란 등이 있었다. 2022년 9월에 있었던 영국-미국-캐나다 해외순방에서는 나라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는 당시 사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러 영국으로 출국했지만, 조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통 상황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미 교통 혼잡이 충분히 예상됐고, 영국 정부는 이미 방문하는 국가 원수들의 전용기 탑승 자제 및 의전차량 제공 불가를 7일 전에 알렸다. 미국에서는 ▲한일 약식회담 ▲48초 한미정상회담 ▲욕설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캐나다에서는 동포 간담회를 열었지만, 내용이 실속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오타와 전쟁 기념비 앞 참배 과정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퍼지는 와중에 캐나다 국기에 경례하는 의전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에게 인사하려던 도중 윤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윤 대통령이 건넨 악수만 받은 채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불가리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노룩 악수’ 논란이 일어났다. 국제적 망신도 이 밖에도 연출된 업무 사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에 대통령실 직원이나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씨가 동행한 것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한일 양국의 주장이 엇갈렸으며,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출국 전 윤 대통령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서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alsw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