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진실화해위 직권남용 논란

몰래 결론 뒤집기 시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가 시끄럽다. 진실규명이 의결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사건에 관해 김광동 위원장이 재조사를 지시한 게 화근이 됐다. 특히 역사 결론 뒤집기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위원장 한 사람으로 인해 기관 전체가 흔들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 회의서 이미 의결된 사안은 위원장 개인이 조처할 수 없다. 전례도 없을뿐더러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은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사건에 관해 신청인들에게 통지를 수개월간 미뤄왔다. 진실규명 의결이 이뤄졌음에도 통지를 미룬 것도 이례적인데 미루면서 재조사까지 지시했다.

미루고 미뤄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진실화해위 조사1국의 조사관 2명은 지난 24~25일 각각 대전과 전남 함평서 ‘전남 함평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희생자 A씨 사망 경위를 2년 만에 다시 조사했다.

앞서 함평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희생자 A씨의 유족은 지난해 11월28일 열린 제67차 전체위원회서 여야 추천 위원들의 의결로 다른 희생자 12명과 함께 진실규명을 받은 바 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전체위가 끝난 직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13명에 대해 제적등본, 족보, 함평군 한국전쟁 기간 민간인 희생자 피해연구보고서, 1기 진실화해위 기록, 신청인 및 참고인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분석해 희생자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진실화해위 기본법 28조는 “위원회는 진실규명 결정이 난 경우 즉각 그 사유를 명시해 신청인과 조사 대상자·참고인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A씨가 죽창부대에 의해 살해됐다는 보고서 내용을 주시하고, 인민군이나 지방좌익 또는 빨치산(적대세력)에 의해 살해된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른 과의 조사관에게 출장 재조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조사관들이 실시한 재조사 결과서도 당초 조사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이례적 조사는 사실상 ‘극우’적 색채를 띠는 김 위원장의 성향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김 위원장은 서울 영락교회 강연서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자 유가족들이 우리 위원회에 와서 군경이 죽였다고 신고를 한다. 인민군이나 빨치산에 의해 죽었다고 하면 보상을 못 받기 때문”이라고 말해 유족들의 비난을 산 바 있다.

민간학살 진실규명 통지 미루고 재조사 지시
‘극우 성향’ 위원장 과도한 개입 전례 없어

‘전남 함평 군경에 의한 희생사건’은 1949년 11월부터 한국전쟁 후인 1951년 3월에 벌어졌다. A씨를 포함해 전남 함평군 일대 주민들이 부역 혐의 등으로 군경에 의해 희생된 사건이다. 당시 함평에서는 국군 11사단 20연대 2대대 5중대 군인들이 월야면·해보면 등 인근 지역을 장악하고 빨치산 토벌활동을 벌이면서 1000여명이 넘는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1기 진실화해위에서만 9차례, 2기에서는 3차례 진실규명이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과도한 개입은 화를 불렀다. 한국전쟁기 충남 남부지역 민간인 희생자 유족은 김 위원장을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영천 등 다른 지역 희생자 유족들도 김 위원장에 대한 고소를 검토 중인 만큼 집단소송 가능성도 크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 군경에 의해 대전 산내 골령골서 학살당한 백락용(1911년생)·백락정(1919년생)씨의 유족 백남식(75)·백남선(78)씨는 지난 14일 오전 서울경찰청 민원실에 김 위원장에 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 이유는 ‘사자명예훼손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다. 유족들은 고소장을 통해 “피고소인은 (진실규명 결정서) 출판물로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고 백락용, 고 백락정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형사고소장 접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고소 취지를 설명했다. 백락용씨의 아들 백남식씨는 “왜 역사를 왜곡해 우리 가족들을 반역자로 만드나.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고약한 사람들을 두고 볼 수 없어 고소장을 냈다”고 말했다.

희생자를 부역자로…역사적 사실 못 믿어?
유족들 고소장 접수…집단 소송 가능성도

유족들은 신원조사서에 근거한 허위 사실이 들어간 결정서는 취소·수거돼야 하고, 김 위원장이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씨는 이런 내용을 담아 진실화해위 결정 내용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지난달 22일 진실화해위에 접수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25일 기자간담회서 “희생자 중 부역자를 선별하겠다”는 극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각종 형태의 경찰 사찰기록을 진실규명 결정서에 그대로 실으려고 해왔다. 그 첫 케이스가 지난해 8월 경찰의 1980년 신원 기록 심사보고에 적힌 심사기준표를 인용한 ‘충남 태안 이원면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이다.

당시 김 위원장의 주도로 진실규명 대상자 35명 중 17명의 희생자 이름 옆에 ‘악질 부역 등에 가담 사살 또는 처형된 자’에 해당하는 코드명 ‘1-7’을 기재했다.

진실화해위는 태안 사건의 경우 해당 경찰 기록이 실린 사람도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으나, 진실규명 불능이나 보류 조처를 취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1979년과 1981년 경찰이 작성한 ‘대공인적위해자조사표’ 및 ‘신원기록편람’의 처형자 명부에 ‘살인’ 등의 기록이 있다는 이유로 영천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 희생자 21명 중 6명의 진실규명을 보류했다. 백락용·백락정씨가 진실규명 불능이나 보류 처리되지 않고 진실규명된 것은 ‘대전형무소서 사망’으로 적힌 백락용씨 제적등본 등 증거가 명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드명 ‘1-7’

백락정씨의 아들 백남선씨는 “형(백락용)을 찾으러 간 아버지(백락정)가 지서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은 형님이 밥을 들고 갔더니 얼마나 두드려 팼는지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다고 들었다. 전쟁 나고 며칠 지나지도 않아 끌려갔는데 부역할 틈이 어디 있었나. 아버지에게 ‘악질 부역자’라는 누명을 씌워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서천지국장이었던 백락용씨는 1950년 6월27일 저녁, 집에 있다가 경찰서로 끌려가 구금·억류된 뒤 어디론가 사라졌고, 백락정씨도 형을 찾으러 집을 나선 뒤 행방불명됐다. 이후 가족은 진실화해위 조사를 통해 “백락용·백락정은 각각 6월28일과 7월17일 사이, 7월1일과 17일 사이 대전 골령골서 군경에 의해 희생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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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