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혈세 빼먹는 ‘중국인 유학생’ 추적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9.11 12:35:58
  • 호수 14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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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중국으로 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학가를 점령했다. 이들은 대학 재정난을 해소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주로 부동산, 국민건강보험, 대학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다. 가만히 있어도 세금은 줄줄 새고 있다. 이를 방지하는 시행령이 개정됐지만, 이미 구멍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16만명 선으로 회복됐다. 지난 4월19일 교육부의 ‘2022년 교육기본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 재적 외국인 유학생은 16만6892명으로 집계됐다. 2004년 1만6832명과 비교해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한국행
이유는?

지난 10년 연도별 외국인 유학생 수를 살펴보면 ▲2013년 8만5923명으로 시작해서 ▲2916년에는 10만4262명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꾸준히 늘어나다가 코로나였던 ▲2020년 15만3695명 ▲2021년 15만 2281명이었다가 ▲지난해 16만6892명으로 늘었다.

전체 40.4%(6만7439명)로 전체 유학생 중 중국인이 가장 많다. 전년 대비 0.1%(91명) 증가했다. 그 뒤로는 ▲베트남 22.7%(3만7940명) ▲우즈베키스탄 5.2%(8608명) ▲몽골 4.4%(7348명) ▲일본 3.4%(5733명) 순으로 나타나 아시아 국가의 유학생 비율이 높았다.

학위 과정 유학생 중 가장 많은 것은 중국인 유학생이다. 비율은 48.5%(6만521명)로 전년 대비 1.2%(747명) 증가했다. 2위인 베트남인 유학생은 21.6%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그 뒤로는 ▲우즈베키스탄 6.6%(8249명) ▲몽골 3.8%(4800명) ▲일본 1.9%(2430명) 순이다.


중국인 유학생이 유학을 하는 배경엔 높은 교육열, 고학력 사회 도래, 체면 의식 중시, 중국 내 세계적인 고등교육기관 부족, 이민 준비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 돈이 많은 집 자녀만 유학을 하는 게 아니라 입시 경쟁과 고학력 사회라는 시장화 초기 현상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외국 유학을 떠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중국인은 대부분 자녀를 유학보낼 때 영어권 국가를 선호하지만, 중국인이 선택한 유학 대상국은 일본이 2위, 한국이 6위로 비영어권 국가도 선전하고 있다. 이는 실제 유학을 선택하는 기준엔 선호도 외에 생활비, 거리, 문화적 동질성, 입학 준비 용이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인이 한국 유학을 선택하는 이유로 ▲낮은 생활비 ▲높은 안전도 ▲가까운 거리 ▲동일한 문화권 ▲낮은 수준의 역사 갈등 ▲낮은 입학 문턱 등이 꼽혔다. 특히 중국인 부모 입장에선 한국이 총기사고가 없다는 점 때문에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한국 K-팝 유행은 학위 과정 유학생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지만, 비학위 과정 연수생이 한국을 선택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대학 재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중국인 유학생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문제도 있는 것이다. 

먼저 부동산이다. 한국은 올해 초부터 전세 사기로 골머리를 앓았다. 전세 사기 가해자 중에는 중국인 유학생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외국인 유학 10배 증가…절반 중국인
전국 지방 소도시 아파트 골라 투자


201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외국인이 사들인 전국의 아파트는 총 2만9792건이다. 2015년 2979건이던 외국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8년 3497건, 2019년은 3930건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였고, 2020년 5640건으로 43.5% 상승했다.

매입자들 중 단연 1등은 중국인 유학생이다. 유학 비자나 단기 비자만 있어도 국내 부동산을 살 수 있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들이 대거 부동산을 거래한 결과다. 실제로 중국인이 한국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례는 흔하다. 

서울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35억원에 서울 성수동의 아파트를 3년 전 29억원에 산 사례가 있고, 27억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10년 전 8억원에 산 사례도 있다.

정부는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는 시행령을 개정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1일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공포해 매수인이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두지 않을 경우 위탁관리인을 지정·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이번 개정에는 국토부가 외국인의 국내 거주 여부와 세대 구성 정보 확인을 위해 출입국 기록 및 건강보험정보를 관계 행정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미 부동산 문제가 심각해 시행령 개정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년 전인 2021년 A씨는 부모님 집 근처인 지방 소도시로 거주지를 옮기기로 결심했다. 서울보다 전세 가격이 저렴했고, 거실 창밖으로 산이 보이는 조용한 동네였다. 

A씨가 살던 서울집은 빌라로 안방 창 너머 옆집 옥상이 보였다. 작은 방 창문은 옆집과 너무 붙어서 열 수도 없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서울서 사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서울을 떠나자 바로 마음에 드는 가격의 아파트가 있어 A씨는 해당 아파트를 계약하기로 했다.

뭔가 이상하다고 처음 느낀 것은 집을 계약할 때였다. 계약하기로 한 날, 부동산 사무실서 부동산중개사가 A씨에게 “계약하려는데 임대인이 외국인이라서 복잡하다. 그래서 시세보다 싸게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인은 약속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다. A씨는 “처음 본 임대인은 딱 봐도 어려 보였다. 30대 초반 중국인으로 한국말로 대화는 못 했고 들을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유학 비자로
부동산 거래

계약자는 중국인으로 서울서 대학원을 다니는 유학생이었다. 실무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자가 처리하려고 했다. 전세 계약도 중국인 임대인이 아닌 대리인이 하겠다는 걸 A씨가 우겨서 만난 것이었다.

A씨는 호기심에 중국인 유학생이 왜 집을 많이 샀는지 물었고, 대리인은 “임대인이 자기 명의로 된 집이 많다. 아파트 갭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 새로 분양한 인근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엄청나게 붙었는데 거기도 투자했다”고 대답했다.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이 전국의 아파트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A씨는 불안했다.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은 A씨의 전세 보증금을 받아 분양 잔금을 치를 거라고 했다. 아직 등기도 안 된 아파트라 위험 변수가 많았다. 고민 끝에 A씨는 임대인을 거치지 않고 시공사에 직접 입금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사전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니 가능했다.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과 대리인은 A씨에게 “왜 우리를 믿지 못하냐. 기분 나쁘다”고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다행히 이들은 A씨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후 계약 갱신 기간이 다가왔다. A씨는 새 아파트가 마음에 들었지만, 당시 아파트 매물이 쏟아지면서 기존 아파트 전세가가 추락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한 끝에 A씨는 이사를 결정했다. 이사를 결정하는 데에는 임대인이 중국인 유학생이라는 것도 작용했다.

A씨는 계약만료 3개월 전에 거절 의사를 밝혔고, 임대인은 부동산에 집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A씨는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고객님의 사정으로 착신이 정지됐습니다”라는 안내 멘트만 흘러나왔다. 카카오톡으로 연락해도 답장이 없었다.

계약 당시의 대리인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때부터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 가입돼있었던 것이지만, 서류가 통과되는 데만 50일이 걸렸다. 


A씨는 중국인 유학생에게 언제 이사갈 것이고 현관 비밀번호는 무엇으로 변경됐는지 미리 알려야 했다. 어차피 중국인 유학생이 중국에 갔다고 생각한 A씨는 형식적으로 카톡을 보냈다.

황당한 일은 또 발생했다. HUG 담당자는 중국인 유학생과 대리인이 “비밀번호가 계속 틀린다. 제대로 명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A씨에게 전했다. A씨는 삼자대면을 요구했지만, 상대는 시간만 끌었고, 결국 A씨는 사비로 디지털 도어록을 열었다.

이 일로 A씨는 3개월여 동안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했고, 임대차등기명령을 하느라 사비가 들었다. 집주인에게 받아야 하는 장기수선충당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추나요법
후기 공유

건강보험 문제도 존재한다. “한국 한의원에선 단돈 1만원에 안마를 받을 수 있다. 단, 국민건강보험부터 가입하라.”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서 20대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B씨가 영상 강의를 통해 말했다.

B씨는 게시된 영상서 “어떻게 하면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을 최대한 이용해 한의원서 안마를 싸게 받을 수 있는지 상세하게 알려주겠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가 한의원서 받았다는 안마는 추나요법이었다. 추나요법이란 한의사가 추나 테이블 등의 보조 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신체구조·기능적 문제를 치료하는 수기요법이다.

B씨뿐 아니라 중국인이 한국서 건강보험료 혜택으로 추나요법을 싸게 받았다는 후기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이들이 한국서 저렴히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고 전하는 공통된 요령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한의원서 추나요법을 받는 것이다. 

B씨는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하면 단돈 1만원으로 안마(추나요법)를 받을 수 있다. 한의사가 문진할 때 ‘뼈가 어긋난 것 같다’ ‘허리가 아프다’ ‘목이 아프다’ ‘근육통이 있다’는 식으로 상태를 말하면 된다”고 전했다. 

심지어 “대인공포증이 생겼다”고 한의사에게 말해도 추나요법을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한국서 생활하는 중국인 유학생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다른 게시자는 “매달 건강보험료로 4만원을 내고 있는데, 건강보험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주겠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B씨는 해당 한의원서 처음 추나요법을 받을 땐 한의사가 시행했지만, 두 번째 방문했을 땐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가 추나요법과 전신 안마를 해줬다고 글에 언급했다. 또 B씨는 자신이 즐겨 다녔다는 서울의 한 한의원 정문 사진과 함께 한의원 이름, 주소를 한국어·중국어로 공유했다.

한 네티즌이 댓글로 “한국 건강보험에 가입하면 안마를 받을 수 있다는 거냐”고 묻자 그는 “추나요법은 신체 치료가 목적이지만, 안마도 같이 해준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중국인 유학생도 ‘한국서 유학할 때 국민건강보험으로 밑천 뽑는 전략’이란 제목과 함께 4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2년에 한 번씩 공짜로 건강검진 받기 ▲상급종합병원도 부담 없이 이용하기 ▲치과서 스케일링 받고 사랑니 뽑기 ▲한의원서 안마받기 등이다.

싸다 했더니…보증금 떼먹고 잠적
“1만원에 안마” 건강보험 가입 꼼수

실제로 상당수 중국인이 한국 한의원서 추나요법을 안마 대용으로 즐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빠르게 갉아먹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 첫해였던 2019년 ‘단순 추나요법’을 받은 사람은 61만6306명서 지난해 83만2248명으로 4년 새 35%나 급증했다. 또 그해에 단순 추나요법으로 발생한 진료금액은 439억7398만1000원서 737억4747만4000원으로 67.6% 증가했다.

모든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학교 수업 중에도 중국인 유학생은 골칫거리다.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에서는 지난 3월 신학기부터 ‘중국 유학생 전용’ 전공 강의를 두 개 개설했다. 중국인 강사가 중국어로 진행하는 이 수업들은 중국 국적의 학생만 수강할 수 있다.

한국어와 영어가 서툰 중국 학생들이 일반 전공 강의를 따라가지 못해 만든 일종의 고육책이다.

반면, 이 소식을 들은 한국 학생들의 의견은 양쪽으로 갈렸다.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인 유학생과 같은 수업을 들으며 조별 발표를 하는 등의 고생을 하지 않아서 좋다는 의견’과 ‘한국 대학에 왔으면 한국 수업에 적응해야 한다. 그 수업 때문에 한국 학생이 피해를 본다’는 의견이었다.

외국인 유학생 중 특히 중국인은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 입장에선 중요한 수입원이다. 정원 외 선발 인원에 속하기 때문에 인원 제한 없이 무제한 선발이 가능하고, 등록금 인상 관련 규제도 받지 않는다. 유치만 하면 등록금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서 공부할 준비가 안 된 유학생까지 무분별하게 입학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무분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불법 체류자의 증가를 막기 위해 언어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 되는 학생만 선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4년제 대학 기준으로 입학 시 한국어능력시험(토픽) 3급과 토플 530점이 충족돼야 하지만 권고사항일 뿐이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토픽 3급을 딴 유학생조차도 일상생활 대화가 가능한 수준일 뿐 기초 교양수업을 따라가는 데는 역부족하다. 대학 재정에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인 유학생을 언어 능력 때문에 내치기 어려운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했던 시기 중국인 유학생들의 기숙사 격리 방역 비용을 지원했다. 다만 식사는 따로 지원하지 않았다. ‘중국 입국 유학생 관리’를 위한 예비비 42억원을 지출안으로 의결한 것이다.

지출 내역은 유학생 관리를 위한 현장 인력 2376명의 인건비 25억원을 지원했다. 현장 인력은 유학생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모니터링했다. 

역차별
논란도

방역물품 구입비용은 15억원을 지원, 기숙사 방역 비용이 12억원, 현장 인력에게 지급하는 방역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 체온계 구입이 3억원이다. 이 밖에 유학생이 입국한 후 공항서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1회용 마스크 지급 등을 위해 필요한 부스 운영 비용도 2억원으로 책정됐다.

상황이 이쯤 되다 보니 한국 학생들 사이에선 “정부나 학교가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한국 학생은 지원받는 게 없다. 정부나 학교가 역차별하는 것”이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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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