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혈세 빼먹는 ‘중국인 유학생’ 추적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9.11 12:35:58
  • 호수 1444호
  • 댓글 1개

집주인이 중국으로 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학가를 점령했다. 이들은 대학 재정난을 해소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주로 부동산, 국민건강보험, 대학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다. 가만히 있어도 세금은 줄줄 새고 있다. 이를 방지하는 시행령이 개정됐지만, 이미 구멍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16만명 선으로 회복됐다. 지난 4월19일 교육부의 ‘2022년 교육기본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 재적 외국인 유학생은 16만6892명으로 집계됐다. 2004년 1만6832명과 비교해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한국행
이유는?

지난 10년 연도별 외국인 유학생 수를 살펴보면 ▲2013년 8만5923명으로 시작해서 ▲2916년에는 10만4262명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꾸준히 늘어나다가 코로나였던 ▲2020년 15만3695명 ▲2021년 15만 2281명이었다가 ▲지난해 16만6892명으로 늘었다.

전체 40.4%(6만7439명)로 전체 유학생 중 중국인이 가장 많다. 전년 대비 0.1%(91명) 증가했다. 그 뒤로는 ▲베트남 22.7%(3만7940명) ▲우즈베키스탄 5.2%(8608명) ▲몽골 4.4%(7348명) ▲일본 3.4%(5733명) 순으로 나타나 아시아 국가의 유학생 비율이 높았다.

학위 과정 유학생 중 가장 많은 것은 중국인 유학생이다. 비율은 48.5%(6만521명)로 전년 대비 1.2%(747명) 증가했다. 2위인 베트남인 유학생은 21.6%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그 뒤로는 ▲우즈베키스탄 6.6%(8249명) ▲몽골 3.8%(4800명) ▲일본 1.9%(2430명) 순이다.


중국인 유학생이 유학을 하는 배경엔 높은 교육열, 고학력 사회 도래, 체면 의식 중시, 중국 내 세계적인 고등교육기관 부족, 이민 준비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 돈이 많은 집 자녀만 유학을 하는 게 아니라 입시 경쟁과 고학력 사회라는 시장화 초기 현상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외국 유학을 떠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중국인은 대부분 자녀를 유학보낼 때 영어권 국가를 선호하지만, 중국인이 선택한 유학 대상국은 일본이 2위, 한국이 6위로 비영어권 국가도 선전하고 있다. 이는 실제 유학을 선택하는 기준엔 선호도 외에 생활비, 거리, 문화적 동질성, 입학 준비 용이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인이 한국 유학을 선택하는 이유로 ▲낮은 생활비 ▲높은 안전도 ▲가까운 거리 ▲동일한 문화권 ▲낮은 수준의 역사 갈등 ▲낮은 입학 문턱 등이 꼽혔다. 특히 중국인 부모 입장에선 한국이 총기사고가 없다는 점 때문에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한국 K-팝 유행은 학위 과정 유학생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지만, 비학위 과정 연수생이 한국을 선택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대학 재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중국인 유학생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문제도 있는 것이다. 

먼저 부동산이다. 한국은 올해 초부터 전세 사기로 골머리를 앓았다. 전세 사기 가해자 중에는 중국인 유학생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외국인 유학 10배 증가…절반 중국인
전국 지방 소도시 아파트 골라 투자


201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외국인이 사들인 전국의 아파트는 총 2만9792건이다. 2015년 2979건이던 외국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8년 3497건, 2019년은 3930건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였고, 2020년 5640건으로 43.5% 상승했다.

매입자들 중 단연 1등은 중국인 유학생이다. 유학 비자나 단기 비자만 있어도 국내 부동산을 살 수 있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들이 대거 부동산을 거래한 결과다. 실제로 중국인이 한국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례는 흔하다. 

서울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35억원에 서울 성수동의 아파트를 3년 전 29억원에 산 사례가 있고, 27억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10년 전 8억원에 산 사례도 있다.

정부는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는 시행령을 개정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1일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공포해 매수인이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두지 않을 경우 위탁관리인을 지정·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이번 개정에는 국토부가 외국인의 국내 거주 여부와 세대 구성 정보 확인을 위해 출입국 기록 및 건강보험정보를 관계 행정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미 부동산 문제가 심각해 시행령 개정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년 전인 2021년 A씨는 부모님 집 근처인 지방 소도시로 거주지를 옮기기로 결심했다. 서울보다 전세 가격이 저렴했고, 거실 창밖으로 산이 보이는 조용한 동네였다. 

A씨가 살던 서울집은 빌라로 안방 창 너머 옆집 옥상이 보였다. 작은 방 창문은 옆집과 너무 붙어서 열 수도 없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서울서 사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서울을 떠나자 바로 마음에 드는 가격의 아파트가 있어 A씨는 해당 아파트를 계약하기로 했다.

뭔가 이상하다고 처음 느낀 것은 집을 계약할 때였다. 계약하기로 한 날, 부동산 사무실서 부동산중개사가 A씨에게 “계약하려는데 임대인이 외국인이라서 복잡하다. 그래서 시세보다 싸게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인은 약속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다. A씨는 “처음 본 임대인은 딱 봐도 어려 보였다. 30대 초반 중국인으로 한국말로 대화는 못 했고 들을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유학 비자로
부동산 거래

계약자는 중국인으로 서울서 대학원을 다니는 유학생이었다. 실무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자가 처리하려고 했다. 전세 계약도 중국인 임대인이 아닌 대리인이 하겠다는 걸 A씨가 우겨서 만난 것이었다.

A씨는 호기심에 중국인 유학생이 왜 집을 많이 샀는지 물었고, 대리인은 “임대인이 자기 명의로 된 집이 많다. 아파트 갭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 새로 분양한 인근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엄청나게 붙었는데 거기도 투자했다”고 대답했다.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이 전국의 아파트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A씨는 불안했다.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은 A씨의 전세 보증금을 받아 분양 잔금을 치를 거라고 했다. 아직 등기도 안 된 아파트라 위험 변수가 많았다. 고민 끝에 A씨는 임대인을 거치지 않고 시공사에 직접 입금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사전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니 가능했다.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과 대리인은 A씨에게 “왜 우리를 믿지 못하냐. 기분 나쁘다”고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다행히 이들은 A씨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후 계약 갱신 기간이 다가왔다. A씨는 새 아파트가 마음에 들었지만, 당시 아파트 매물이 쏟아지면서 기존 아파트 전세가가 추락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한 끝에 A씨는 이사를 결정했다. 이사를 결정하는 데에는 임대인이 중국인 유학생이라는 것도 작용했다.

A씨는 계약만료 3개월 전에 거절 의사를 밝혔고, 임대인은 부동산에 집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A씨는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고객님의 사정으로 착신이 정지됐습니다”라는 안내 멘트만 흘러나왔다. 카카오톡으로 연락해도 답장이 없었다.

계약 당시의 대리인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때부터 중국인 유학생 임대인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 가입돼있었던 것이지만, 서류가 통과되는 데만 50일이 걸렸다. 


A씨는 중국인 유학생에게 언제 이사갈 것이고 현관 비밀번호는 무엇으로 변경됐는지 미리 알려야 했다. 어차피 중국인 유학생이 중국에 갔다고 생각한 A씨는 형식적으로 카톡을 보냈다.

황당한 일은 또 발생했다. HUG 담당자는 중국인 유학생과 대리인이 “비밀번호가 계속 틀린다. 제대로 명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A씨에게 전했다. A씨는 삼자대면을 요구했지만, 상대는 시간만 끌었고, 결국 A씨는 사비로 디지털 도어록을 열었다.

이 일로 A씨는 3개월여 동안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했고, 임대차등기명령을 하느라 사비가 들었다. 집주인에게 받아야 하는 장기수선충당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추나요법
후기 공유

건강보험 문제도 존재한다. “한국 한의원에선 단돈 1만원에 안마를 받을 수 있다. 단, 국민건강보험부터 가입하라.”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서 20대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B씨가 영상 강의를 통해 말했다.

B씨는 게시된 영상서 “어떻게 하면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을 최대한 이용해 한의원서 안마를 싸게 받을 수 있는지 상세하게 알려주겠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가 한의원서 받았다는 안마는 추나요법이었다. 추나요법이란 한의사가 추나 테이블 등의 보조 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신체구조·기능적 문제를 치료하는 수기요법이다.

B씨뿐 아니라 중국인이 한국서 건강보험료 혜택으로 추나요법을 싸게 받았다는 후기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이들이 한국서 저렴히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고 전하는 공통된 요령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한의원서 추나요법을 받는 것이다. 

B씨는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하면 단돈 1만원으로 안마(추나요법)를 받을 수 있다. 한의사가 문진할 때 ‘뼈가 어긋난 것 같다’ ‘허리가 아프다’ ‘목이 아프다’ ‘근육통이 있다’는 식으로 상태를 말하면 된다”고 전했다. 

심지어 “대인공포증이 생겼다”고 한의사에게 말해도 추나요법을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한국서 생활하는 중국인 유학생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다른 게시자는 “매달 건강보험료로 4만원을 내고 있는데, 건강보험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주겠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B씨는 해당 한의원서 처음 추나요법을 받을 땐 한의사가 시행했지만, 두 번째 방문했을 땐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가 추나요법과 전신 안마를 해줬다고 글에 언급했다. 또 B씨는 자신이 즐겨 다녔다는 서울의 한 한의원 정문 사진과 함께 한의원 이름, 주소를 한국어·중국어로 공유했다.

한 네티즌이 댓글로 “한국 건강보험에 가입하면 안마를 받을 수 있다는 거냐”고 묻자 그는 “추나요법은 신체 치료가 목적이지만, 안마도 같이 해준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중국인 유학생도 ‘한국서 유학할 때 국민건강보험으로 밑천 뽑는 전략’이란 제목과 함께 4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2년에 한 번씩 공짜로 건강검진 받기 ▲상급종합병원도 부담 없이 이용하기 ▲치과서 스케일링 받고 사랑니 뽑기 ▲한의원서 안마받기 등이다.

싸다 했더니…보증금 떼먹고 잠적
“1만원에 안마” 건강보험 가입 꼼수

실제로 상당수 중국인이 한국 한의원서 추나요법을 안마 대용으로 즐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빠르게 갉아먹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 첫해였던 2019년 ‘단순 추나요법’을 받은 사람은 61만6306명서 지난해 83만2248명으로 4년 새 35%나 급증했다. 또 그해에 단순 추나요법으로 발생한 진료금액은 439억7398만1000원서 737억4747만4000원으로 67.6% 증가했다.

모든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학교 수업 중에도 중국인 유학생은 골칫거리다.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에서는 지난 3월 신학기부터 ‘중국 유학생 전용’ 전공 강의를 두 개 개설했다. 중국인 강사가 중국어로 진행하는 이 수업들은 중국 국적의 학생만 수강할 수 있다.

한국어와 영어가 서툰 중국 학생들이 일반 전공 강의를 따라가지 못해 만든 일종의 고육책이다.

반면, 이 소식을 들은 한국 학생들의 의견은 양쪽으로 갈렸다.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인 유학생과 같은 수업을 들으며 조별 발표를 하는 등의 고생을 하지 않아서 좋다는 의견’과 ‘한국 대학에 왔으면 한국 수업에 적응해야 한다. 그 수업 때문에 한국 학생이 피해를 본다’는 의견이었다.

외국인 유학생 중 특히 중국인은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 입장에선 중요한 수입원이다. 정원 외 선발 인원에 속하기 때문에 인원 제한 없이 무제한 선발이 가능하고, 등록금 인상 관련 규제도 받지 않는다. 유치만 하면 등록금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서 공부할 준비가 안 된 유학생까지 무분별하게 입학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무분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불법 체류자의 증가를 막기 위해 언어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 되는 학생만 선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4년제 대학 기준으로 입학 시 한국어능력시험(토픽) 3급과 토플 530점이 충족돼야 하지만 권고사항일 뿐이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토픽 3급을 딴 유학생조차도 일상생활 대화가 가능한 수준일 뿐 기초 교양수업을 따라가는 데는 역부족하다. 대학 재정에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인 유학생을 언어 능력 때문에 내치기 어려운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했던 시기 중국인 유학생들의 기숙사 격리 방역 비용을 지원했다. 다만 식사는 따로 지원하지 않았다. ‘중국 입국 유학생 관리’를 위한 예비비 42억원을 지출안으로 의결한 것이다.

지출 내역은 유학생 관리를 위한 현장 인력 2376명의 인건비 25억원을 지원했다. 현장 인력은 유학생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모니터링했다. 

역차별
논란도

방역물품 구입비용은 15억원을 지원, 기숙사 방역 비용이 12억원, 현장 인력에게 지급하는 방역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 체온계 구입이 3억원이다. 이 밖에 유학생이 입국한 후 공항서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1회용 마스크 지급 등을 위해 필요한 부스 운영 비용도 2억원으로 책정됐다.

상황이 이쯤 되다 보니 한국 학생들 사이에선 “정부나 학교가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한국 학생은 지원받는 게 없다. 정부나 학교가 역차별하는 것”이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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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