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숲으로의 초대 ⑤국립김천치유의숲

숲길·쉼터·건강 완벽한 삼박자!

국립김천치유의숲은 소백산맥의 명산으로 꼽히는 수도산 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서 운영하는 국내 치유의숲 7곳 가운데 평균고도가 가장 높다. 그 덕분에 경북 이남 지역서 보기 드문 자작나무 숲을 품고 있다. 김천(구미)역서 자동차로 50분 거리, 말 그대로 오지다. 버스가 하루에 한 번 운행하니 자가용 이용을 추천한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내 주차장은 장애인만 이용 가능하며, 일반 방문객은 수도리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산길을 따라 15분 남짓 걸어야 한다.

내륙 깊숙한 곳이라는 것은 어쩌면 청정지역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 경북 김천에 자리한 국립김천치유의숲은 2019년 문을 열어 웰니스 관광지로 빛을 발했다. 52ha(52만㎡) 규모에 자작나무, 잣나무, 참나무, 낙엽송, 전나무, 생강나무 등 수종이 다양하고, 산림 복지 전문 기관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숲길과 쉼터, 건강의 삼박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치유의숲 내 숲길은 4개 코스로 나뉜다. 자작나무 숲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관찰의숲길(1.6㎞, 약 30분), 한반도 습지와 전나무 쉼터를 만나는 성장의숲길(3.6㎞, 약 1시간), 잣나무 덱 로드가 포함된 자아의숲길(4.5㎞, 약 1시간30분), 국립김천치유의숲 전체를 돌아보는 아름다운모티길(5.7㎞, 6~7시간)이다.

관찰의 숲길 

전 구간이 완만해 걷는 데 어려움이 없다. 컨디션에 따라 코스를 선택해 자유롭게 탐방하면 된다.

대표 코스는 단연 관찰의숲길이다. 힐링센터서 15분쯤 오르면 하얀 나무껍질이 눈부신 자작나무가 늘어섰다. 가벼운 트레킹으로 7ha(7만㎡) 자작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수도산 정상부에 위치해 생육 환경이 강원도와 비슷할 거라는 판단이 지금 자작나무 숲이 만들어진 시작이다.


사람들이 정성으로 가꾼 자작나무 숲은 성공적인 조림지로 거듭났다. 수령 25년이 넘는 자작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하다. 시인 백석이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山)도 자작나무다”라고 읊은 〈백화〉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자작나무의 사계는 뚜렷하다. 여름날 자작나무는 푸름 그 자체. 하얗고 매끈한 나무에 둘러싸여 한참을 걷고 또 쉰다. 김천8경에 드는 이곳의 청량한 풍경에 매료되는 순간이다. 자작나무는 껍질에 기름 성분이 많아 장작이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껍질의 기름 성분은 산골 사람들이 혹한을 견뎌내는 데도 한몫했다. 자작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피톤치드를 다량으로 뿜어 삼림욕 효과가 크다. 자일리톨의 원료이며, 암 치료에 특효라는 차가버섯이 자작나무서 자라는 등 쓰임이 많다.

숲속 명상소를 지나면 자생식물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보랏빛 투구꽃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장희빈이 받은 사약에도 맹독성 투구꽃 덩이뿌리가 들었을 터. 수도산과 인연이 깊은 인현왕후가 떠오른다. 투구를 쓴 전투병을 닮은 꽃이 멋진 자태를 뽐내는데, 꽃만 봐선 독초로 상상하기 어렵다. 셔틀콕을 닮은 관중, 노루오줌, 산수국 등이 시선을 빼앗는다.

숲길을 오르는 동안 ‘반달가슴곰 출현 주의’ 현수막이 눈에 띈다. 국내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오삼이가 얼마 전에 죽어 현수막은 필요 없어졌다. 종 복원을 위해 방사한 반달가슴곰은 대부분 지리산에 서식 중인데, 오삼이는 8년 전 지리산에 방사한 뒤 이곳 수도산서 종종 발견됐다.

민가 근처에 출몰해 포획 과정서 마취 총을 맞고 도망가다, 인근 계곡물서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숲 이용객에겐 안심되는 소식이면서도 안타깝다.

국립김천치유의숲을 제대로 느끼려면 산림 치유 프로그램(유료) 참여를 추천한다. ‘수도산보디테라피’가 대표 프로그램이다. 자작나무 숲 아래 너른 덱에서 매트를 깔고 진행한다. 소도구를 이용한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숲속 피트니스다.


취향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숲길 코스
맞춤형 힐링테라피 프로그램도 진행 중

‘수도산마인드테라피’는 수령 150년 된 잣나무 숲 사이 덱 로드서 걷기 명상, 음이온 명상, ‘숲멍’ 체험 등을 한다. 나무 덱에 해먹(그물침대)을 매단 생각 자체가 힐링이다. 산림치유지도사가 해먹 설치하는 법을 간단히 알려주면 저마다 쉼터를 만든다.

여름 불청객 모기가 단잠을 방해할까 싶지만, 잣나무 향이 천연 모기약이 된다. 해먹에도 따로 모기장이 있어 해충을 막아준다. 울창한 잣나무 그늘이 차양이 되고, 고요한 산속에 울려 퍼지는 새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치유의숲에서 잣나무 덱 로드는 아는 사람만 와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밖에 소도구 이완 테라피와 건강 트레킹을 겸한 ‘수도산웰니스테라피’, 힐링센터서 모둠북을 쳐보는 ‘수도산치유두드림(林)’ 등 맞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방문과 산책은 연중 상시 가능하며(무료), 프로그램 운영 시간은 주중 오전 9시~오후 6시다.

방문일 기준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5인 이상 / 주말 프로그램은 15인 이상 예약에 한함). 예약 없이 현장서 참여하는 상시 프로그램도 있다. 힐링센터 2층서 반신욕&힐링 티 체험, 부채 그리기, 반려 식물 심기, 오일 만들기 등 산림치유지도사 상황에 따라 운영한다(유료).

국립김천치유의숲으로 향하는 길목에 주차한 자동차 행렬을 발견했다면 어김없이 맑은 계곡이 흐른다는 것. 성주와 김천에 걸친 아홉 계곡, 무흘구곡은 계곡 맛을 아는 이들의 단골 피서지다. 무흘구곡은 대가천계곡, 수도계곡으로도 불린다.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내려가는 길 기준으로 처음 만나는 곳이 9곡 용추폭포이며, 7곡 만월담까지 드라이브 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무흘구곡의 이름을 붙인 한강 정구의 이야기와 계곡의 절경 사진을 무흘구곡전시관서 살펴볼 수 있다.

인현왕후길은 총길이 8.1㎞ 순환형 둘레길이다. 수도리공영주차장서 출발해 청암사 근방을 거쳐 무흘구곡을 거쳐 내려온다. 10개 구간 표지판에 인현왕후의 이야기를 담아, 왕후와 동행하는 느낌이 든다.

인현왕후길

청암사는 도선국사가 신라 시대에 건립한 천년 고찰이다. 인현왕후가 폐비돼 궁에서 나왔을 때 이곳에 3년간 머물렀다. 청암사는 인현왕후가 복위한 뒤 조선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한적한 경내와 비구니의 단정한 아름다움에 금세 매료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국립김천치유의숲→인현왕후길→수도암→청암사→무흘구곡전시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김천치유의숲→인현왕후길→수도암→청암사→무흘구곡전시관
-둘째 날 사명대사공원→직지사→직지문화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김천시 문화관광 www.gc.go.kr/culture/main.do
-국립김천치유의숲(한국산림복지진흥원) www.fowi.or.kr
-수도산자연휴양림(숲나들e) www.foresttrip.go.kr
-청암사 www.chungamsa.org

문의 전화
-김천시청 관광진흥과 054)420-6670
-국립김천치유의숲 054) 435-3412
-무흘구곡전시관 054)421-1644
-청암사 054)432-2652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김천(구미)역, KTX 하루 27~29회(05:27~22:57)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김천(구미)역서 국립김천치유의숲까지 택시 이용, 약 50㎞.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 korail.com

김천관광택시 관외 주민등록 관광객을 대상으로 김천 전 지역 연중무휴 운행, 총운임 50%만 관광객이 결제(탑승 시 신분증 확인).

*문의: 김천관광택시 콜센터 054)435-2253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김천 IC→대구·거창·성주 방면 좌회전→영남대로→선산통로사거리서 강변로 우회전→대덕교차로서 대구·성주 방면 좌회전, 28㎞ 직진→수도암·청암사 방면 우회전, 8㎞→국립김천치유의숲

숙박 정보
-부항댐생태휴양펜션: 부항면 부항댐길, 054)421-1653, www.gc.go.kr/bhpension
-수도산자연휴양림: 대덕면 증산로, 054)421-1646, www.foresttrip.go.kr
-금낭화타운 : 증산면 수도길, 010-4312-2212, http://gnhtown.co.kr

식당 정보
-두레촌(된장찌개): 증산면 평촌2길, 054)437-4841
-백산가든(흑돼지정삼겹살): 지례면 장터길, 054)430-2252
-배신식당(석쇠불고기): 감문면 배시내길, 054)430-5834
-청산고을(찰솥밥산채한정식): 대항면 황학동길, 054)436-8030, https://cheongsan.modoo.at

주변 볼거리
장전폭포, 섬계서원, 부항댐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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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