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숲으로의 초대 ⑤국립김천치유의숲

숲길·쉼터·건강 완벽한 삼박자!

국립김천치유의숲은 소백산맥의 명산으로 꼽히는 수도산 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서 운영하는 국내 치유의숲 7곳 가운데 평균고도가 가장 높다. 그 덕분에 경북 이남 지역서 보기 드문 자작나무 숲을 품고 있다. 김천(구미)역서 자동차로 50분 거리, 말 그대로 오지다. 버스가 하루에 한 번 운행하니 자가용 이용을 추천한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내 주차장은 장애인만 이용 가능하며, 일반 방문객은 수도리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산길을 따라 15분 남짓 걸어야 한다.

내륙 깊숙한 곳이라는 것은 어쩌면 청정지역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 경북 김천에 자리한 국립김천치유의숲은 2019년 문을 열어 웰니스 관광지로 빛을 발했다. 52ha(52만㎡) 규모에 자작나무, 잣나무, 참나무, 낙엽송, 전나무, 생강나무 등 수종이 다양하고, 산림 복지 전문 기관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숲길과 쉼터, 건강의 삼박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치유의숲 내 숲길은 4개 코스로 나뉜다. 자작나무 숲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관찰의숲길(1.6㎞, 약 30분), 한반도 습지와 전나무 쉼터를 만나는 성장의숲길(3.6㎞, 약 1시간), 잣나무 덱 로드가 포함된 자아의숲길(4.5㎞, 약 1시간30분), 국립김천치유의숲 전체를 돌아보는 아름다운모티길(5.7㎞, 6~7시간)이다.

관찰의 숲길 

전 구간이 완만해 걷는 데 어려움이 없다. 컨디션에 따라 코스를 선택해 자유롭게 탐방하면 된다.

대표 코스는 단연 관찰의숲길이다. 힐링센터서 15분쯤 오르면 하얀 나무껍질이 눈부신 자작나무가 늘어섰다. 가벼운 트레킹으로 7ha(7만㎡) 자작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수도산 정상부에 위치해 생육 환경이 강원도와 비슷할 거라는 판단이 지금 자작나무 숲이 만들어진 시작이다.


사람들이 정성으로 가꾼 자작나무 숲은 성공적인 조림지로 거듭났다. 수령 25년이 넘는 자작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하다. 시인 백석이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山)도 자작나무다”라고 읊은 〈백화〉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자작나무의 사계는 뚜렷하다. 여름날 자작나무는 푸름 그 자체. 하얗고 매끈한 나무에 둘러싸여 한참을 걷고 또 쉰다. 김천8경에 드는 이곳의 청량한 풍경에 매료되는 순간이다. 자작나무는 껍질에 기름 성분이 많아 장작이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껍질의 기름 성분은 산골 사람들이 혹한을 견뎌내는 데도 한몫했다. 자작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피톤치드를 다량으로 뿜어 삼림욕 효과가 크다. 자일리톨의 원료이며, 암 치료에 특효라는 차가버섯이 자작나무서 자라는 등 쓰임이 많다.

숲속 명상소를 지나면 자생식물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보랏빛 투구꽃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장희빈이 받은 사약에도 맹독성 투구꽃 덩이뿌리가 들었을 터. 수도산과 인연이 깊은 인현왕후가 떠오른다. 투구를 쓴 전투병을 닮은 꽃이 멋진 자태를 뽐내는데, 꽃만 봐선 독초로 상상하기 어렵다. 셔틀콕을 닮은 관중, 노루오줌, 산수국 등이 시선을 빼앗는다.

숲길을 오르는 동안 ‘반달가슴곰 출현 주의’ 현수막이 눈에 띈다. 국내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오삼이가 얼마 전에 죽어 현수막은 필요 없어졌다. 종 복원을 위해 방사한 반달가슴곰은 대부분 지리산에 서식 중인데, 오삼이는 8년 전 지리산에 방사한 뒤 이곳 수도산서 종종 발견됐다.

민가 근처에 출몰해 포획 과정서 마취 총을 맞고 도망가다, 인근 계곡물서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숲 이용객에겐 안심되는 소식이면서도 안타깝다.

국립김천치유의숲을 제대로 느끼려면 산림 치유 프로그램(유료) 참여를 추천한다. ‘수도산보디테라피’가 대표 프로그램이다. 자작나무 숲 아래 너른 덱에서 매트를 깔고 진행한다. 소도구를 이용한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숲속 피트니스다.


취향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숲길 코스
맞춤형 힐링테라피 프로그램도 진행 중

‘수도산마인드테라피’는 수령 150년 된 잣나무 숲 사이 덱 로드서 걷기 명상, 음이온 명상, ‘숲멍’ 체험 등을 한다. 나무 덱에 해먹(그물침대)을 매단 생각 자체가 힐링이다. 산림치유지도사가 해먹 설치하는 법을 간단히 알려주면 저마다 쉼터를 만든다.

여름 불청객 모기가 단잠을 방해할까 싶지만, 잣나무 향이 천연 모기약이 된다. 해먹에도 따로 모기장이 있어 해충을 막아준다. 울창한 잣나무 그늘이 차양이 되고, 고요한 산속에 울려 퍼지는 새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치유의숲에서 잣나무 덱 로드는 아는 사람만 와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밖에 소도구 이완 테라피와 건강 트레킹을 겸한 ‘수도산웰니스테라피’, 힐링센터서 모둠북을 쳐보는 ‘수도산치유두드림(林)’ 등 맞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방문과 산책은 연중 상시 가능하며(무료), 프로그램 운영 시간은 주중 오전 9시~오후 6시다.

방문일 기준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5인 이상 / 주말 프로그램은 15인 이상 예약에 한함). 예약 없이 현장서 참여하는 상시 프로그램도 있다. 힐링센터 2층서 반신욕&힐링 티 체험, 부채 그리기, 반려 식물 심기, 오일 만들기 등 산림치유지도사 상황에 따라 운영한다(유료).

국립김천치유의숲으로 향하는 길목에 주차한 자동차 행렬을 발견했다면 어김없이 맑은 계곡이 흐른다는 것. 성주와 김천에 걸친 아홉 계곡, 무흘구곡은 계곡 맛을 아는 이들의 단골 피서지다. 무흘구곡은 대가천계곡, 수도계곡으로도 불린다.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내려가는 길 기준으로 처음 만나는 곳이 9곡 용추폭포이며, 7곡 만월담까지 드라이브 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무흘구곡의 이름을 붙인 한강 정구의 이야기와 계곡의 절경 사진을 무흘구곡전시관서 살펴볼 수 있다.

인현왕후길은 총길이 8.1㎞ 순환형 둘레길이다. 수도리공영주차장서 출발해 청암사 근방을 거쳐 무흘구곡을 거쳐 내려온다. 10개 구간 표지판에 인현왕후의 이야기를 담아, 왕후와 동행하는 느낌이 든다.

인현왕후길

청암사는 도선국사가 신라 시대에 건립한 천년 고찰이다. 인현왕후가 폐비돼 궁에서 나왔을 때 이곳에 3년간 머물렀다. 청암사는 인현왕후가 복위한 뒤 조선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한적한 경내와 비구니의 단정한 아름다움에 금세 매료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국립김천치유의숲→인현왕후길→수도암→청암사→무흘구곡전시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김천치유의숲→인현왕후길→수도암→청암사→무흘구곡전시관
-둘째 날 사명대사공원→직지사→직지문화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김천시 문화관광 www.gc.go.kr/culture/main.do
-국립김천치유의숲(한국산림복지진흥원) www.fowi.or.kr
-수도산자연휴양림(숲나들e) www.foresttrip.go.kr
-청암사 www.chungamsa.org

문의 전화
-김천시청 관광진흥과 054)420-6670
-국립김천치유의숲 054) 435-3412
-무흘구곡전시관 054)421-1644
-청암사 054)432-2652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김천(구미)역, KTX 하루 27~29회(05:27~22:57)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김천(구미)역서 국립김천치유의숲까지 택시 이용, 약 50㎞.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 korail.com

김천관광택시 관외 주민등록 관광객을 대상으로 김천 전 지역 연중무휴 운행, 총운임 50%만 관광객이 결제(탑승 시 신분증 확인).

*문의: 김천관광택시 콜센터 054)435-2253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김천 IC→대구·거창·성주 방면 좌회전→영남대로→선산통로사거리서 강변로 우회전→대덕교차로서 대구·성주 방면 좌회전, 28㎞ 직진→수도암·청암사 방면 우회전, 8㎞→국립김천치유의숲

숙박 정보
-부항댐생태휴양펜션: 부항면 부항댐길, 054)421-1653, www.gc.go.kr/bhpension
-수도산자연휴양림: 대덕면 증산로, 054)421-1646, www.foresttrip.go.kr
-금낭화타운 : 증산면 수도길, 010-4312-2212, http://gnhtown.co.kr

식당 정보
-두레촌(된장찌개): 증산면 평촌2길, 054)437-4841
-백산가든(흑돼지정삼겹살): 지례면 장터길, 054)430-2252
-배신식당(석쇠불고기): 감문면 배시내길, 054)430-5834
-청산고을(찰솥밥산채한정식): 대항면 황학동길, 054)436-8030, https://cheongsan.modoo.at

주변 볼거리
장전폭포, 섬계서원, 부항댐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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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