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조상규 변호사가 겪은 국회 윤리특위의 한계

“멀뚱멀뚱 허수아비 왜 세워놨냐”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조상규 변호사는 지난해 윤석열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신스틸러’다. 당시 조 변호사는 자신의 인수위 해촉 사실과 관련해 “인수위를 누군가 사유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촉된 상황을 취재 차 연락 온 기자에게 처음 들었다고 했다. 이후 그는 일주일 뒤 다시 인수위로 복귀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불공정에 맞서는 합리주의자”라고 말했다.

조상규 변호사를 만난 장소는 서울 용산구 법무법인 주원 사무실이다. 사무실 창밖에는 대통령실이 훤히 보였다. 그는 2020년 당시 서울 용산구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나섰던 바 있다. 대통령실보다 먼저 용산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정치 1번가’로 떠오른 용산은 다가올 총선 격전지로 꼽힌다.

조 변호사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부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 등을 거쳤다. 현재는 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무소속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제명 결의와 관련해 윤리특위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일요시사>는 지난 8일, 조 변호사를 만나 윤리특위와 국회의원 특권의 문제점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리심사자문위원을 4년간 역임하면서 느낀 윤리특위의 한계점과 문제점은?

▲4년 전 5·18 망언 윤리위 제소 당시 처음 파행을 겪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천 위원이 4명, 미래통합당이 3명, 바른미래당이 1명이었다. 당시 미래통합당 위원 중 최고령자인 한 분을 위원장으로 확정지었는데, 민주당서 갑자기 추천 위원 한 명을 더 고령자로 교체하면서 위원장 자리를 두고 가로채기하려고 했다.

교체된 장훈열 민주당 위원장은 5·18 유공자 출신이라 이해충돌 논란도 있었다. 아무리 여야 추천으로 구성된다 해도 각자 당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것 같으면 윤리자문위 존재 의의가 없다. 그러면서 2년 임기가 끝나고 재임 당시 각자 정파 색깔을 그대로 비추면 안 된다며 다시 모인 새 위원들과 합의했다.


그 이후 윤리자문위원회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민주당 윤미향 의원 제명 의결도 만장일치로 이뤄냈다. 윤리자문위원회의 발전이었다. 그런데도 지금 윤리특위서 처리를 하지 않았고 결국 윤 의원은 임기를 다 채우게 됐다.

-김남국 의원 제명 결의도 결국 윤리특위서 멈추나?

▲윤리심사자문위원을 4년 지내면서 느낀 바로는 김남국 의원에 대한 윤리심사 자문 의결은 절대 본회의에 못 간다. 보수 쪽에서 반발이 심하겠지만 그렇게 예상된다. 왜냐하면 지금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무너지고 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돈봉투 의혹과 관련된 당 내부 리스크와 대북송금 의혹은 또 다른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다. 이런 상황서 이 대표가 과연 김남국 의원직 제명 의결로 당 내부 사법 리스크를 더 끌어올리겠나?

-김남국 의원은 민주당서 먼저 윤리위에 제소했다

▲민주당 진상조사단이 김 의원에게 자료를 달라고 요청했는데 협조를 하지 않아 결국엔 윤리자문위원회로 올 수밖에 없다. 여당서 윤리심사를 빨리 진행하자 하고 야당에서는 원래 기간대로 하자고 하는데 둘 다 틀렸다. 서로 반대로 이야기했다. 윤리심사를 빨리 할수록 김 의원에게 유리하다. 윤리자문위가 자료도 없는 상태서 어떤 의결을 하겠느냐? 자문위 의결만 밀어붙이면 너무 정무적으로 갔다는 색깔만 비쳐진다.

-여당은 왜 성급히 김남국 의원 윤리위 제소에 서둘렀나?

▲이번 21대 국회 임기가 얼마 안 남았고 현재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가 이렇게 ‘똥 볼’만 차는 상태서 이슈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 죄책을 두 가지로 나눠 본다면 정치적 측면과 법률적 측면이 있다. 정치적 측면은 국회의원이 너무 고액의 코인을 투자했다는 점이다. 법률적 측면에선 P2E 게임 합법화 발의 과정서 이해충돌 관계가 있다고 하는데 당시 김 의원은 법사위원회 소속이었으니 직접적인 이해충돌 관계로 볼 수 없다.


-여당서도 코인 논란이 존재한다

▲현재 여당의 코인 논란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저는 지금 국민이 야당의 사법 리스크가 너무 커서 코인 투기 의혹이 야당에 쏠려 있는데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 본다. 왜냐면 여당의 코인 투기 이슈도 솔직히 김 의원에게 들이댔던 잣대 그대로 해야 한다. 거기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이해충돌 측면에선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권 의원은 3000~4000만원 잃었다고 하는데 그건 국내 코인 이야기다.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인 후오비나 바이낸스 해외거래소 지갑도 오픈하라고 해야 한다.

-해외 코인거래소 지갑은 어떤 문제가 되나?

▲코인 가격을 상승시키는 방식을 시세조종 방식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을 마켓 메이킹(MM)이라고 한다. MM은 중국이 제일 잘하는데 중국 쪽에 다수 인원을 이용해서 진행한다. 권 의원은 전 주중대사였다. 코인 투기 의혹이 있는 권 의원이 그런 정보에 가까이 있지 않다고 국민 중 누가 생각하겠나? 애당초 자산신고도 안 했고 이미 다 처분했을 것이다. 해외거래소 지갑은 들고 있어도 상관없다. 핸드폰 압수만 안 당하면 된다.

-코인 수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수사는 사실 힘들다. 핸드폰을 압수해서 앱을 열어봐야 하는데 수사기관은 할 수가 없다. 해외 거래소에도 공조 요청을 해야 하는데 오픈하지 않는다. 김 의원도 국내 거래소에만 50억~60억을 거래했는데 해외 거래소에는 얼마나 했겠나. 해외 거래소는 더 많을 것이다. 김 의원은 공짜 코인을 받았다는 쟁점서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유는 변명의 여지가 충분한데, 에어드롭으로 받은 코인은 행사로 받은 것이고, 아무나 받을 수 있는 코인이라는 것이다.

“코인 관련 입법 공백, 김남국이 제일 잘 알아”
너무 성급하게 접근…제명의결 본회의 못 갈듯

-누군가에게 코인을 받았다는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치자금법 적용은 힘들다는데?

▲정치자금법을 적용할 수 없다. 만약 내가 김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코인을 시세 조작해서 가격을 상승시켜줬다면 그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생각할 수 있다. 부정거래 행위를 잡아야 한다. 그러나 자본시장법은 상장된 주식 말고는 적용할 수 없다. 자본시장법에는 자본시장 증권성이 인정돼야 부정거래 행위를 잡을 수가 있는데 현재 한국서 코인은 증권성을 인정받기 힘들다.

-코인 관련 입법 공백이 취약하다. 변화는 있나?

▲ 코인 사기 관련 피해자들을 다수 변호해왔다. 코인은 자본시장법 적용을 할 수 없어 시세 조정 행위를 처벌하지 못한다. 코인 사기꾼 집단의 주 수법이다. ICO(가상화폐 공개)를 막을 게 아니라 코인을 이용한 시세조종 행위, 내부자 거래 행위를 막았어야 했다.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이후 이제야 법안이 올라갔다. 시세조종 행위를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것은 지난 문재인정권도 알았을 텐데도 지난 5년간 하지 않았다. 본인들이 당사자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든다.

-김남국 의원은 입법 공백을 노렸나?


▲김남국 의원은 입법이 부재하다는 것을 더 잘 안다. 시세조정을 해도 처벌이 안 된다는 걸 본인 스스로 잘 알았을 것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전부터 코인을 했기 때문에 코인 전문가다. 본인 모친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서도 코인 투기를 했다. 어떻게 보면 치료를 받아야 할 수준일 수도 있다. 너무 코인 투기를 많이 해서 코인 중독에 가깝다. 

검찰은 김 의원이 투기한 위믹스 코인에 대해 증권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수사 동력을 잃었다. 남은 수사는 국회의원 윤리 관련이 아니다. 위믹스 코인을 만든 위메이드 회사와 김 의원 간 거래가 있었는지 밝혀야 하는데 못 밝히고 있다. 모친 명의와 여동생 명의 계좌로 코인 거래한 것도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적용할 수도 없다. 김 의원 가족이 코인 투자하는 것을 옆에서 직접 도와줬다고 하면 문제가 안 된다.

-일각에선 위메이드 업무 담당자가 김남국 의원실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위메이드 대관 업무 담당자가 국회를 갔을 때 출입증에 김남국 의원실을 적었겠는가? 안 적는다. 국회 사무처 자료에 각 여당 의원실, 야당 의원실 출입 기록이 남아있었다. 국회 출입 구조가 그렇다. 의원실 하나만 체크해놓으면 그 안에서 여기저기 다닐 수 있다. 결국에는 어떤 의원실에 갔는지 알 수가 없다. 김 의원과 모종의 네트워크를 형성한 사람이 김 의원실을 썼겠나. 그냥 김남국 면죄부 주는 소리다.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이번 제명 결의에 자료가 다 안 왔다는데?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근거를 못 밝히고 재명을 결의한 것도 매우 아쉬웠다. 자료를 못 받았다는 이야기뿐이었는데 수사기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자료 제한성으로 의견을 낼 수 없다며 의견을 거절했어야 했다. 여당서 자료를 제한적으로 제출했다고 비판하는 식으로 나서면 안 된다.


오히려 김 의원이 자료를 제대로 제출 안 해서 의견 못 준다고 압박했어야 했다. 역사상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근거 없이 윤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결의했다. 그는 이미 유죄 판결이 확정되고 나서 진행했는데도 여전히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OOO 의원 방지법’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징계 받으면 최소 6개월 내 의결 내려야”

-윤미향 방지법, 박덕흠 방지법 등 관련 법안이 나오기만 할 뿐 실효성이 없는데?

▲국회의원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사법부의 판단을 받았다면, 의원직을 박탈하도록 하자는 게 공통분모고, 국회의원에 대한 특권들을 다 내려놓자는 것으로 헌법을 개정해서 불체포특권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한 번 문제가 되면 최소 6개월 안에 의원 징계와 관련해 판단을 받아야 한다.

민주당 최강욱 의원도 의원직을 다 마치게 생겼다. 최 의원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고발은 한참 전에 이뤄졌는데 당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결제를 해주지 않아 공소시효 만료 전날 오후 11시50분에 기소가 이뤄졌다. 이런 게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선거법 위반으로 최강욱 의원은 1심서 의원직 상실 선고를 받았다

▲당시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으로 3년 전에 최 의원을 기소했다. 당시 최 의원은 조국 사건 수사 과정서 딸 조민씨 관련 의전원 인턴 확인서가 허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건 엄연한 허위 사실 유포다. 권순일 대법관 이야기도 나온다. 권 대법관은 직전에 판결 하나를 만들어놨는데 본인이 본인 관련 사실을 이야기해야 허위 사실 유포라며 제 3자의 이야기를 했을 때는 허위 사실이 아니라며 이재명 대표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1심서 의원직 상실 선고를 받은 최강욱 의원은 임기 만료되게 생겼다. 선거법을 위반해도 의원직 임기를 다 채우는 이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가? 야당에서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고발장을 전달했다며 ‘고발 사주’라고 주장하는데, 법률자문위원으로서 참고자료를 받은 것이지 누구로부터 사주받은 적이 없다.

-선거법 위반은 윤리특위에 징계를 내릴 수 없나?

▲선거법 위반은 법의 심판을 받기 때문에 징계 사유로 올라오지 않는다. 예를 들면 5·18 망언이라던지, 코인 투기 관련 등이 올라온다. 최종 법적 판결이 올라와도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지 않는 이상 구속 수사는 불가해 결국 윤리자문위원회는 안타깝지만 허수아비다.

어떤 징계 사유를 결정했으면 국회의원이 따르도록 강제력을 부여해야 하는데 본인들이 자기 식구 징계 건을 판단하겠다는 어불성설이다. 자문위원회의 권위가 승격돼야 한다.

-국회의원 특권과 관련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인데?

▲어느 날 TV조선 기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기자가 대통령직인수위원서 해촉됐느냐는 질문과 사진 관련 질문을 했다. 이게 무슨 해촉 사유냐며 보안 위반 사진 얘기는 무슨 말이냐고 물었는데, 기자는 인수위서 나를 해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인수위 실무위원이든, 전문위원이든 공무원으로 인정된다. 공무원을 해촉할 때는 해촉 사유를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하고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한다. 그런데 당시 인수위로부터 문자 한 통 받은 적 없다.

-인수위 내부서 완력 다툼이 있었던 건가?

▲누군가 기자에게 해촉 사실을 당사자보다 먼저 알린 게 아닌가 싶다.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에는 안철수 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이 있었다. TV조선 보도가 나갔던 당일, 안 위원장과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합법화 관련 면담을 했다. 당시 인수위 과학 분과 실무 위원으로 독대를 했는데 해촉시킬 의사가 있었으면 나랑 논의했겠나? 안 위원장은 나한테 관심도 없었다. 그렇다면 누구겠느냐? 과학기술 분과 박성준 간사는 인수위 출근 첫 주에 나를 따로 불러서 인수위 명단에 없다는 말과 함께 조용히 나가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인수위로 복귀했다

▲왜 문제를 만들어서 조상규를 인수위서 나가게끔 했을까? 분명 인수위가 시끄러워진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인수위 내부의 정치적 음해라고 밝혔다. 당시 인수위원의 성 비위 사실까지 같이 폭로했다. 이후로 많은 인수위원들은 숙청 계획서 보호받을 수 있었다.

-보호받았다는 게 무슨 뜻인가?

▲나를 시작으로 2차, 3차 인수위원 해촉 계획이 있었는데 초강경 대응으로 나오는 바람에 계획이 중단됐다고 전해 들었다. 소송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바랐기 때문에 부담을 끼칠 수 없었다. 인수위원 자진 사퇴 이후 일주일 뒤 경제 분과로 다시 인수위에 들어갔다. 현재는 경찰청 수사심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나에 대한 인사검증은 끝났다.

<ojh34522@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