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㉓사이비 신앙 바이러스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3.03.07 09:12:22
  • 호수 14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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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심지어 많은 기독교인과 목사도 우리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더라구요.”

“헛소리 거짓말하지 마!” 

“거짓말 아니라니깐요.” 

“대체 어떤 미친 자들이 그래?”

사꾸라 집회


“올바른 기독교인들이죠 뭐… 보수파에도 참과 거짓이 있듯 기독교회에도 진짜와 사이비가 있는 거죠. 진실한 신앙인들은 이번 사꾸라 집회 여파로 인해 한국 교회가 몰락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구요.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악착스러운 사이비 신앙 바이러스.”

“하하핫, 그들이야말로 사이비 교인이야! 전지전능하신 신을 믿지 못하구 바이러스 따윌 두려워하다니 겁쟁이라구, 알어?”

“그들이 겁쟁이도 아니겠지만… 아마 겁쟁이보단 이러운저러운 사기꾼이나 협잡꾼이 더 저질스러운 진짜 비겁자가 아닐까요? 오늘날처럼 위급한 시기에 사기꾼과 협잡꾼들은 제 잘난 척 만용을 부리다가 자기 자신에게 위험하다 싶으면 360계 줄행랑을 치니까요.” 

“무슨 소리야! 전 목사님은 의연히 감옥에 순교하러 들어갔고, 신도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몰려오구먼.” 

“하핫, 과연 그럴까요? 전 목사가 현재 한국 기독교회를 대표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일개 행동대장이란 얘기도 있더라구요. 지지난달 광복절 집회를 기획하고 주도한 지도층은 따로 있다는 얘기죠.” 

“그게 누군데?”

“물론 초대형 교회의 수령님들이죠. 한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는 부유한 교회들… 그분들은 일반 국민의 울화증과 비판을 슬쩍 피해 넘기기 위해 비로드 장막 뒤로 숨어 버리는 거죠. 그 장막 속엔 아마 미국의 정치적 속셈도 구렁이 마냥 은신해 있을지 몰라요.” 


“뭔 소리여?”

“한국 사회에서 번창하는 기독교회는 미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걸요 뭐. 미국은 군대와 정치 세력을 약소국에 투입해 점령하기 전에 미리 교회 선교단을 파견해 은근슬쩍 꼬셔 버린다니까. 초콜릿과 조니워커와 팝송 또한 마찬가지구. 그러운 추억이 우리 고유의 정서를 변질시켜버렸달까요. 흠, 키워서 잡아먹는달까. 병아리와 강아지에게 먹이를 주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우리 인간의 속셈이 드러날지…”

“어린 소년 소녀가 자라 청년 처녀가 되니깐 그 싱싱한 젖과 피와 육즙을 슬슬 빨아먹는 양아치 괴수 같은 미국 흡혈귀라고 하면 너무 지나치겠죠? 하지만 사실상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종교 군사적으로 이미 그러고 있잖아요. 정신과 육체를 스스로 미국의 미사일 좆대가리 아래 바쳐 놓고 있는 상황. 이게 우연히 그리 된 게 아니라… 미국 정부는 파한(派韓) 병사들에게 미리 만든 매뉴얼로 사전 교육을 시켜 초콜릿이나 캔맥주나 츄잉껌 던져 주기 예행 연습까지 했다잖아요. 교회는 알게든 모르게든 미국 하수인 노릇을 하게 만든다니까.” 

사기꾼이나 협잡꾼…저질스러운 비겁자
미국이 한국 골수와 육혈 빼먹으려…

“어쨌든 얻어먹었으면 고맙다고 해야지 욕을 하면 은혜 모르는 짐승이지.” 

“우린 그동안 충분히 보답을 했어요. 그러운데도 지금 미국은 우리의 뼛골까지 빼먹으려고 온갖 지랄 농간을 다 부리잖아요. 음, 미군 주둔비를 열 배로 더 내라, 무기 구매를 훨씬 더 늘려라, 북한은 너희와 같은 민족이 아닌 악마이니 우리 명령에 따라 제재에 동참하라! 한미 혈맹은 동등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은 아마 옛날 자기네가 던져 준 초콜릿을 주워 먹은 아이들에게서 빚돈을 받아내려는 채권자인 양 행세하잖아요. 사채업자보다 더 영악스럽고 치사스러운 놈들….” 

“흠! 기브 앤드 테이크란 말도 몰러?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게 뭣이 나쁘다고 지랄이여! 너 같은 배은망덕한 한국 사람들이야말로 치사스러운 자들이야!”

“너무 지나치니까 그러잖아요. 기독교 예수님은 사리사욕 없이 도우라 했고, 왼뺨 맞으면 오른뺨,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실천하라 하셨건만… 이건 뭐 생색내는 정도가 아니라 꽁알까지 다 빼먹으려 드니 말이에요.” 

“너 정말 그럴래? 혈연을 끊고 싶어 그러냐!”

“혈연이 요즘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혹시… 고조 할아버지께서 요즘 시대에 살아 계신다면 어찌 하셨을지 좀 생각해 본 적은 있으세요?”

“흠, 일제 식민지에서 우리나라를 해방시켜 주고 빨갱이 공산당으로부터 우릴 수호해 줬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이만큼 잘 살게끔 해준 미국에 항상 감사 드리고 한미혈맹을 영원히 유지하도록 노력하라시겠지 뭘.” 

“고조할아버님의 좌우명이 뭔지나 알고 그러운 말을 하세요?”


“…뭔데?”

“소련에 속지 말고 미국은 믿지 말라!”

“시대가 변했는데 무슨 그러운 헛소릴….”

“그렇죠. 시대가 격변하고 우리도 이젠 어른으로 성장했는데, 미국 정부는 대한민국을 계속 멍청이 취급하며 골수와 육혈을 빼먹으려 획책하는걸요. 하나의 기획 프로젝트랄까?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쭉 진행될 ‘한민족 분열과 USA의 황금알 거위 프로젝트’… 만약 남북한 통일까진 아니더라도 우리 남쪽 대한민국 국민이나마… 너무 지나치게 분열하지 말고… 서로 나쁜 건 나쁘다 비판하면서두 좋은 점은 슬쩍 배우고, 진보파와 보수파가 함께 협의하여 우리 민족의 진로를 한길로 모아 나아갈 수 있다면….”

민족의 진로

“아마 그땐 우리 한민족이 그 빛나는 황금알을 모아 온 세상과 온 세계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텐데… 무슨 욕심이 그리 많아, 하늘이 내려 준 황금알은 서로 차지하려 싸우다가 깨 버리곤, 미국의 하수인 꼴이 돼 그네들이 좋은 점은 좀체 잘 배우지 않고 그들 스스로 더럽다며 뺕어내 버린 것만 곧잘 추종하잖아요. 그러니 실컷 뼈 빠지게 일한 열매를 미국에 봉양하고도 그들에게 무시당하지. 무시뿐만 아니라 낄낄 킬킬 비웃는데도 자칭 대단하신 우리 친미 존미주의자님들께서만 짐짓 모른 척하는 태평성대 시절이죠 뭐.”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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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