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는 여행 ②충주 깊은산속옹달샘

건강하고 아름다운 나로 거듭나기

“행복의 주문 하나 둘 셋 넷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하는 노래 제목처럼 ‘행복의 주문’을 입에 달고 살아도 좋을 새해의 시작, 1월이다. 몸과 마음을 단장하고 행복의 주문을 외면 약발이 더 잘 받지 않을까? 그래서 찾아간 곳, 충북 충주 깊은산속옹달샘이다.

충북 충주 노은면 자주봉산 중턱에 자리한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옹달샘은 많은 이가 한번쯤 받아봤을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비롯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작가 고도원이 매일 아침 이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아름다운 글귀를 담아 보내는 편지를 일컫는다. 그는 2003년 어느 날 아침편지에 이런 내용을 적었다.

“산 좋고 물 좋은 대한민국 어느 깊은 산속에 세계적인 명상센터를 만드는 것, 그 명상센터의 이름이 바로 ‘깊은산속옹달샘’입니다. 휴식+운동+명상+마음 수련이 잘 짜인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여기에 각종 문화 이벤트가 때때로 더해지는 그야말로 꿈에 그리는 환상적인 마음 치료 센터입니다.”

깊은산속옹달샘

그의 꿈에 수많은 개인이 후원해, 20  10년 드디어 깊은산속옹달샘이 개원했다. 명상치유센터라고 해서 어렵게 접근할 필요 없다. 이곳의 지향점은 단순 명료하다. 누구나 일상에 지칠 때 여기서 휴식하며 잠깐 멈추라는 것이다. 그리고 비움과 채움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와 영감을 얻어 일상에 복귀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옹달샘 자연명상스테이가 대표적이다.

1박 2일부터 가능한 자연명상스테이는 숙박과 식사, 명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첫날 오후 3시에 입실 등록을 한다. 웰컴센터에서 기본적인 안내 사항을 듣고 일정표와 객실 키, 명상복을 받는다. 웰컴센터 벽면에 깊은산속옹달샘의 역사를 알려주는 전시물이 있으니 살펴보자.


등록한 뒤에는 숲속에그린하우스로 이동한다. 머무는 이들의 건강을 생각해 자연목과 황토벽, 천연 벽지로 마감한 숙소동이다. 온돌방과 침대방 가운데 선택하는 객실에는 침구와 옷걸이, 책 정도가 비치된다. TV, 냉장고 같은 전자 기기는 없다. 휴식과 숙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다.

숙소동에서 눈도장 찍어둬야 할 곳은 1층의 옹달샘그린스파다. 자연명상스테이 참여자가 무료로 이용하는 시설이다. 아담한 스파 안에는 냉탕과 온탕이 있고, 커다란 창으로 산이 내다보인다.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냉·온욕 안내문이 탕 안에 있다. 냉탕과 온탕을 1분 정도씩 7~9차례 왕복하되, 횟수는 몸 상태에 따라 조절한다. 냉·온욕이 부담스러우면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편하게 반신욕을 한다. 스파를 나서는 길, 한결 상쾌하다. 지난해의 묵은 피로를 털어내고 새해의 활력을 얻은 기분이다. 스파는 오전과 오후 정해진 시간에 운영한다.

자연명상스테이의 진가를 맛보려면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자. 명상 프로그램은 숙소동과 인접한 명상의집에서 주로 진행한다. 1층에는 ‘비우고 채운다’는 뜻으로 이름 붙인 비채방, 2층에는 ‘하늘의 기운을 채운다’는 천채방이 있다. 비채방 한쪽에서 황토와 볏짚을 이용해 자연 친화적으로 지은 건물 내부를 볼 수 있다.

실속있는 1박2일 명상프로그램
탄산온천수로 특별한 경험까지

명상 프로그램은 첫째 날 오후와 둘째 날 오전에 한다. 통나무 명상, 요가, 호흡 명상, 향기 호흡 명상, 걷기 명상, 소리 명상 등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상황에 맞게 진행한다.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해 누구든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 통나무 명상은 편백으로 만든 봉을 활용한 명상 체조법이다. 강사의 설명에 따라 통나무 봉을 신체 부위별로 굴리며 마사지하듯 풀어주고, 들숨과 날숨을 더한다. 통나무 봉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마사지하면 긴장이 싹 풀리며 심신이 가벼워진다.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 살리는 밥상’을 내걸고 화학조미료 없이 건강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식사가 매끼 뷔페식으로 차려진다. 1박 2일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도착한 날 저녁부터 다음 날 점심까지 세 끼를 제공한다.

도서관, 카페, 산책로 등 자유롭게 즐길 공간도 많다. 다양한 책을 갖춘 도서관은 다락방처럼 아늑하다. 책 한 권 골라 볕이 잘 드는 창가 자리에 앉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카페에서는 직접 만든 차와 주전부리 등을 판매한다. 용서의길, 화해의길, 사랑의길, 감사의길 등 산책로를 걸으며 새해 다짐의 시간을 가져도 뜻있다.


자연명상스테이 외에 싱잉볼, 크리스털, 선무도, 걷기 등 테마별 명상 프로그램을 비정기적으로 진행하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자. 깊은산속옹달샘은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월요일까지 쉰다(설 연휴 예외, 1월 24~27일 휴무).
충주에서 온천 하면 수안보온천을 떠올리겠지만, 앙성온천도 유명하다. 깊은산속옹달샘에서 멀지 않은 앙성온천은 탄산 온천수라는 점이 특별하다. 이곳에서 온천욕을 하면 몸에 기포가 방울방울 맺혀 신기하다. 대표 온천욕장으로 능암온천랜드와 앙성탄산온천이 꼽힌다.

갈대와 물억새가 무성한 비내섬은 이름난 곳은 아니었는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찾는 이가 늘었다. 인위적인 시설 없이 자연 그대로 간직한 풍경이 돋보인다. 걷기 코스로 인기를 끌며, 다리를 지나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중앙탑사적공원

남한강 변에 자리한 중앙탑사적공원은 일명 중앙탑이라고도 부르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을 중심으로 조성한 휴식 공간이다. 곳곳에 전시된 조각품을 감상하고 강변을 따라 산책하며 쉬기 좋다. 중앙탑사진관과 중앙탑의상실이 눈에 띈다. 초가집에 꾸민 중앙탑사진관은 셀프 사진관으로 운영 중이며, 중앙탑의상실은 한복부터 교복, 개화기 스타일까지 다양한 의상을 대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깊은산속옹달샘→중앙탑사적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중앙탑사적공원→깊은산속옹달샘
-둘째 날: 깊은산속옹달샘→비내섬→앙성온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깊은산속옹달샘 https://godowoncenter.com
-충주문화관광 www.chungju.go.kr/tour/index.do

문의 전화
-깊은산속옹달샘 043)723-2033
-충주종합관광안내소 043)842-0531

대중교통
[버스] 서울-충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2~34회(06:00 ~21:40)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38회(06:00~22:3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터미널(하이마트 건너편) 정류장에서 412번·141번 일반버스 등 이용, 노은 정류장 하차. 노은치안센터 앞에서 깊은산속옹달샘 픽업 서비스(09:00~18:00, 사전 문의 필수) 이용.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충주공용버스터미널 043)845-0001, www.cjterminal.co.kr

자가운전
중부내륙고속도로 북충주 IC→북충주교차로에서 장호원·노은 방면 왼쪽→연하2교차로에서 문성리·우성마을 방면 좌회전→깊은산속옹달샘

숙박 정보
-호텔필림37.2: 충주시 연원로, 043)842-0515
-문성자연휴양림: 노은면 우성1길, 043)870-7911, www.foresttrip.go.kr
-켄싱턴리조트 충주: 앙성면 산전장수1길, 043)857-0055, www.kensington.co.kr/rcj

식당 정보
-행복담는국수집(불쌈잔치국수): 중앙탑면 청금로, 043)845-9777
-메밀마당 충주중앙탑본점(막국수·메밀후라이드치킨): 중앙탑면 중앙탑길, 043)855-0283
-북충주농협참한우마을(한우): 앙성면 가곡로, 043)855-5808


주변 볼거리
오대호아트팩토리, 충주라바랜드, 충주 탄금대, 활옥동굴 등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