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더 건강한 대한민국 만들겠다” ‘자타공인 헬스부장관’ 국민의힘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

[기사 전문]

-간단한 자기소개

저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협위원장을 하고 있는 김재섭이고요. 별명은 ‘헬스부장관’이라고 불립니다. 헬스인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그래서 지금 2024년에 있는 총선을 위해 도봉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윤리위가 김철근 정무실장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김철근 정무실장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는 ‘불경죄’로 다스렸기 때문에 그래요. 이 전 대표가 1차 징계를 받았을 때 징계 근거는 ‘증거인멸 교사’였거든요. 그러고 나서 같이 마찬가지로 징계를 받은 김 실장의 징계 사유도 ‘증거인멸을 하려고 했다’는 건데, 경찰 수사에 의해서 혐의 없음이 밝혀졌잖아요. 무혐의로 나온 거잖아요.

그럼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 교사로 인한 윤리위 징계는 근거가 없는 징계가 된 거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사실 김 실장이 이번에 윤리위 징계 재심 청구했을 때는 재심 청구를 각하할 것이 아니라 징계를 각하했어야죠.


근데 애초에 징계에 대한 재심조차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에는 징계라고 하는 것의 근거가 정말 증거 인멸이나 증거인멸 교사가 아니라, 윤리위 누군가의 심사를 불편하게 했던 불경죄였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활동을 재개하는 건지?

제가 최근에 연락했을 때는 “책 쓰는 데 집중을 한다”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당개혁이라든지, 더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결국에는 우리도 디지털 시대에 사는 사람들인데 정당은 아직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으니까, ‘변화시키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를 스스로 고민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것을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에 적용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본인 스스로 계속 이런저런 사고 실험들을 끊임없이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 전 대표의 등판은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제 생각에는 유권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괜찮은 정치인이었던 것 같다”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지금쯤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유권자들의 총의가 모아질 때가 그의 등판 시기인 거지, 저는 이 전 대표가 본인 의지로 등판 시기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최근 정치권에서 청년의 목소리가 실종된 것 같다

청년의 목소리는 원래 수면 위로 드러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 전 대표가 목소리냈다고 하는 것을 청년들이 목소리냈다고 보지는 않아요. 그냥 이준석은 본인의 정치적 메시지를 냈는데 다만 그가 청년이었던 것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전 대표 전후로 국민의 힘이 꽤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담론들을 정치권으로 가져오는 역할들을 조금씩 하는 것 같아요.


정치 담론은 정말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이고 경제부터 복지제도 하다못해 젠더 담론부터 환경문제 등 굉장히 많이 있는데, 젊은 세대들만 포착할 수 있는 담론들이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저 같은 경우에는 예를 들면, 체육 정책과 관련된 담론들. 정치권에서는 완전히 서브 중에 서브, 아웃사이더 중에 아웃사이더. 말하자면 굉장히 마이너한 이슈인데. 아시다시피 젊은 사람들은 헬창 문화라는 게 있잖아요.

제가 보니까 실내 체육업에 등록해서 회원으로 있는 사람들이 한 1000만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근데 이 담론을 정치권으로 가지고 올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없는 것 같아요.

이 전 대표가 젠더 담론을 나왔듯이 저 역시도 그런 담론을 가지고 나오고, 또 가까운 천하람 위원장 같은 경우에도 ‘지역구도 타파’라고 하는 굉장히 오래된 정치적 현안이지만 본인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있거든요.

이준석이라는 큰 매개체가 사라지니까 아무래도 그 폭발력은 적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그동안 국민의힘이 내지 못했던 담론들은 정치권으로 계속 수혈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최근 국민의힘이 ‘MZ’에 집중하는 모습,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의힘이 MZ를 접근하는 방식이요? 잘못된 거죠. 젊은 세대는 젊은 척하는 걸 제일 싫어하잖아요. 예를 들면 우리 대선 기간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틱톡인가 뭔가를 했었던 기억이 있었고 정세균 당시 민주당 후보가 힙합 모자 쓰고 나왔던 기억이 있어요. 근데 그런다고 젊은 세대들이 “되게 힙하네” 이러지 않잖아요.

오히려 버니 샌더스 같은 경우에는 ‘버니 브로스’라고 하는 젊은 세대 지지층들이 있거든요. 근데 버니 샌더스는 굉장히 나이가 많은 정치인이고, 굉장히 진보적인 메시지를 많이 내는 사람인데 이 아저씨 보면 배바지 입고 다니거든요.

그냥 아저씨 중에 상 아저씨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건, 오히려 기성세대지만 정말 젊은 세대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득권을 내려놔야 사실은 젊은 세대들이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연금개혁은 젊은 세대들이 너무 좋아하는 주제거든요. 근데 기성세대 정치인들이 내기 어려워요.  왜냐면 기득권들의 표를 뺏어야 되는 거니까. 그러면 환호하겠죠. 근데 그런 건 하지 않고 왠지 젊은 세대가 좋아할 것 같은 거, ‘왠지 이렇게 하면 좋아하지 않을까’ 이렇게 접근하면 스텝이 꼬이는 건데.

그런 의미에서 기성 정치인들, 그리고 무게감이 있는 다선 의원들의 역할은 우리 사회에 있는 굉장히 오래된 고착화된 구조들을 깨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 그냥 구호를 외치고 MZ를 외친다고 해서 될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있어요.

-최근 ‘민들레’가 ‘국민공감’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계파갈등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저도 작년까지 비상대책위원회를 하면서 의원들 모임 하는 거 굉장히 많이 가봤거든요. 처음엔 떠들썩해요. 40~50명 진짜 잔뜩 모여서 스터디하고 책도 나눠 보고 밤 새서 책 보고 왔다는데 한 모임이 네 번 다섯 번 되면 절반으로 줄고, 또 다시 절반으로 줄고 계속 2분의 1씩 줄거든요. 어느 순간 흐지부지 모임은 없어지고 또다시 어떤 모임이 생겨요. 제2의 모임이 또 생기고 또 그때는 떠들썩해요. 대개는 선거에 맞춰서 그렇게 모임들을 하죠.

이게 진짜 공부 모임인지 아니면 내 이름 걸쳐놓고 ‘공천이나 조금 받아보겠다’ ‘공천에 불이익 받지 않겠다’고 그냥 줄 선 건지는 한 서너 번 정도 지나봐야 알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저는 크게 의미 두지 않습니다. ‘그냥 의원들이 늘상 하는 대로 모임을 하는구나’ 이렇게 정도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김기현-나경원 연대(나김연대/김나연대)에 대한 생각은?

제 생각에는요. 당 대표 선거는 모든 선거가 그렇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아요. 작년에 이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저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갑자기 나오니까 판이 달라지고, 여론조사 지지율이 굉장히 잘 나오니까 단일화 얘기가 나왔는데, 결국 정치적 이유로 단일화가 안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다 4선 5선급 원내대표 이상급의 분들이 거의 다 나오셨잖아요.

결국에는 당 대표 선거도 어떤 후보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그 역학관계는 엄청나게 앞으로도 바뀔 것 같고, 좀 두고 봐야 알겠는데... 단일화에 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지층이 조금 다르지만 둘이 티격태격 하다가 정말로 이겨야 되는 누군가 하나가 나타났을 때 어쩔 수 없이 한 사람에게 힘을 합치고 거기에 대한 지지자들도 반응해주면서 표가 합쳐지는 걸 우리가 진정한 의미의 단일화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지금 상황에서 “당신이 나가. 나는 안 나갈게” 이렇게 해서 후보 정리하는 걸 전 단일화로 보진 않거든요. 그냥 후보들 사이에서 대충 교통정리하는 수준이지, 저는 단일화로 보진 않습니다.


-정진석 위원장께서 당협정비, 당무감사를 추진 중인데

원래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무감사하는 게 비정상적이긴 하죠. 왜냐하면 이 비상대책위원회가 얼마나 갈지 모르잖아요. 2말 3초 전당대회 얘기가 나오면 지금부터 당무감사를 정말 빡세게 해도 빡빡하거든요. 일단 비상대책을 해야 되는, 그리고 차기 전대를 준비해야 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과연 이것까지 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은 있지만... 사실 저희가 당무감사를 안 한 지가 꽤 오래되긴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통상적인 절차라고 볼 여지도 있는데 어차피 전당대회가 치러지고 당 대표가 바뀌면 또다시 당무감사할 거거든요.

시기적으로 너무 약간 촉박한 면은 있지만... 당협위원장으로서 그 시기가 옳다 그르다 비판할 수 있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고 열심히 준비해야죠.

-현재 목표는?

목표요. 저야 2024년 총선에서 도봉갑에 당선되는 게 일단은 목표죠. 결국에는 제가 생각하는 정치적인 철학, 정치적인 지향점을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서는 원내에 진입하고, 입법권을 가진 정치인이 돼서 내 생각을 법으로써 관철시키고, 또는 그 관철시킨 법으로서 여론에 호소하면서 국민들의 의사를 모아가는 과정이 저는 결국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분야로는 확실히 제가 아까 말씀드린 체육 정책과 관련된 내용. 보건복지의 패러다임이 지금까지는 치료에 방점이 있었다면, (이제부터는)예방 차원에서 좀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이런 고민들을 앞으로도 해보고 싶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
기획: 강운지
촬영&편집: 배승환/김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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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발 검찰과의 전쟁 막전막후

여당발 검찰과의 전쟁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과 검찰의 시각이 크게 엇갈리면서 서로를 향해 날을 겨누는 형국이다. 검찰청은 내년 9월 폐지될 시한부 운명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필두로 이참에 검찰의 뿌리를 뽑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을 등에 업고 버티기에 나선 검찰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아 당분간 양측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사건에 대한 항소 시한을 넘기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서울중앙지검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해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일당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은 것이다. 꺾이거나 되치거나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피고인에게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됐다. 대장동 개발 비리로 발생한 범죄수익의 국고 환수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화살은 곧바로 이재명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데, 이미 대장동 민간업자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만큼 항소 포기로 인해 추가로 다툴 여지를 차단했다는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항소 포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재명 면죄부’라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대변인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비서관 4명 중 3명,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법제처장, 국정원 기조실장까지 모두 이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이라며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장동 사건 주요 피고인 정진상, 김용, 이화영 등을 특별 면회하면서 ‘검찰은 증거가 없다’는 발언으로 회유를 시도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역시 “국가의 유례없는 사법 정의 포기 사태는 이재명정부의 책임”이라며 “공소 사실의 핵심에 무죄 선고가 난 사건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 대통령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부 출범 이후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승진한 노만석 검찰총장을 겨냥해서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항소 시한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일동에 대해 일부 무죄가 선고되는 등 다툼의 여지가 있는 1심 판결에 대해 “관행대로 항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를 전해 들은 대검 수뇌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노 대행은 지난 9일 “대장동 사건은 일선 검찰청의 보고를 받고 통상의 중요 사건의 경우처럼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후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대장동 일동에 대해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된 만큼 항소 포기가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항소 포기 지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화약고에 불붙인 ‘항소 포기’ 후폭풍 이재명·노만석·정성호 몽땅 도마 위로 정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이진수) 법무부 차관에게 대장동 사건 관련으로 어떤 지시를 했느냐’는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의 질문에 “노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지휘권을 행사할 수도 있으니 항소를 알아서 포기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정 장관은 총 3번 정도 대장동 사건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언급하며 “(두 번째인) 11월6일 목요일에는 국회에서 예결위 종합질의가 있어 국회에 왔는데, 예결위 끝나고 대검에서 항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한 의견을 들었다”며 “당시 ‘중형이 선고됐는데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하지 않는가’란 정도의 이야기만 하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날인 11월7일에도 마찬가지”라며 “저녁에 예결위가 잠시 휴정돼 검찰에서 항소할 것 같다는 구두 보고를 식사 중에 받았고, 그날 저녁 예결위가 끝난 후 최종적으로 항고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대목을 놓고 국민의힘은 “신중한 검토(판단)가 곧 항소 포기인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법무부가 사실상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이 8글자에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다”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하며 검찰에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을 이끌었던 일선 검사를 중심으로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김영석 대검찰청 감찰1과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검찰 역사상 일부 무죄가 선고되고 엄청난 금액의 추징이 선고되지 않은 사건에서 항소 포기를 한 전례가 있었나”라며 이번 결정으로 대장동 일당 등 민간업자에게 수천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이 돌아간 점을 꼬집었다. 대장동 사건의 수사·공판팀을 이끌었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도 “항소 포기로 남욱·정영학을 상대로는 범죄수익을 단 한 푼도 환수할 수 없게 됐고, 김만배를 상대로는 당초 예상 금액의 1/10에 불과한 금액만 추징 선고가 이뤄졌음에도 이를 묵과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막힌 타이밍 검찰 안팎에서 책임론이 확산하자 결국 노 대행은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진 지 닷새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자 일선 검사들은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항소 포기 과정에 대한 상세 설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해당 입장문은 박재억 수원지검장을 비롯해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 ▲박영빈 인천지검장 ▲박현철 광주지검장▲임승철 서울서부지검장 ▲김창진 부산지검장 등 검사장 18명 명의로 작성됐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장은 명백히 항소 의견이었지만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항소 포기 지시를 존중해 최종적으로 공판팀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며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항소 의견을 관철하지 못하고 책임지고 사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어제 배포한 입장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항소 의견을 보고받고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뒤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책임 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하담미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최행관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신동원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등 8개 대형 지청을 이끄는 지청장들도 집단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번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지시는 그 결정에 이른 경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지켜야 할 가치, 검찰의 존재 이유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그간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입장문, 법무부 장관의 설명만으로는 항소를 포기한 구체적 경위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법적·행정적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정치 검사들의 반란을 분쇄하겠다”며 검찰의 집단 반발을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다. 현재 일반 공무원은 6단계 징계 처분(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이 가능하지만, 검사는 파면에 해당하는 징계 규정이 없다. 검사에 대한 징계는 검사징계법에 따라 이뤄지는데, 이를 ‘검사 특혜법’이라고 지적하며 폐지하겠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치 검사들의 반란에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사실상 검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 법무부 장관께 강력히 요청한다. 항명 검사장 전원을 즉시 보직 해임하고 이들이 의원면직하지 못하게 징계 절차를 바로 개시하라”며 “항명에 가담한 지청장과 일반 검사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후 김 원내대표가 검사징계법 폐지 법률안·검찰청법 개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검찰 징계는 당론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항소 포기 논란 이후 박재억 수원지검장에 이어 송강 광주고검장이 연달아 사의를 표명했지만 민주당은 “사표를 수리하지 말고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퇴로를 막았다. 항명? 투쟁? 법무부 내부에서 집단행동에 나선 일부 검사장을 대상으로 평검사 보직이동을 하거나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검찰 측에서는 “보복용 강등”이라는 거센 반발이 나오지만 법무부는 “검사장은 직급이 아닌 보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강등·징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검사장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며 징계의 타당성을 주장했지만, 일선 검사들은 항소 포기 판단 경위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청한 것이 어떻게 항명이냐며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앞다퉈 일선 검사장을 향해 “빨리 나가라”고 윽박지르던 것과 달리 최근 지도부는 숨 고르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이정부와 대장동을 엮어 공격하는가 하면, 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 순방 성과가 묻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톤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순방을 떠난 17일부터 이틀간 공개 석상에서 검사 항명, 징계 등 관련 현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 등 일부 최고위원이 내란전담재판부 도입을 주장했으나 당은 “지도부 차원의 의견은 아니”라며 거리를 뒀다. 정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 1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사장 징계 검토 관련 질문에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을 위해 법무부나 검찰이 안정되는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택했다. 낮은 볼륨을 유지하는 지도부와 달리 의원 개개인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한 라디오를 통해 정 법무부 장관의 ‘검찰조직 안정’ 발언에 대한 질문에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넘어가는 것이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방법은 아니”라고 답했다. 이어 “정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와 검찰 전체를 총괄하는 수장이기 때문에 고민이 있으신 것 같다”면서도 “다만 중요한 것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민주당이 내세우는 원칙은 항명 검사에 대한 징계로,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 국민 여론이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몰아붙이던 지도부 잠시 숨 고르기 이제는 각개전투…검사들도 ‘부글’ 민주당이 다수 석을 차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는 ‘집단 항명 검사장 18인’ 전원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하는 검사장 18명을 겨냥해 “헌정 질서의 근본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조직의 지휘 감독체계를 정면으로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비판하며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지난 19일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조국혁신당·무소속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검찰의 집단 항명은 정치적 집단행동으로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의견 개진이 아니었으며 법이 명백히 금지한 공무의 집단행위, 즉 집단적 항명”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피고발인 18명은 모두 각 검찰청을 대표하는 검사장급 고위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이 누구보다 강하게 요구되는 위치에 있다”며 “그런데 이들은 서로 합의해 공동성명을 작성하고 이를 동시에 내부망과 언론에 공개했다. 이는 다수가 결집해 실력으로 주장을 관철하려는 집단적 압력 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지자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 검사들이 반격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권력이 교체됨에 따라 검사의 태도 역시 손바닥 뒤집듯 바뀌고, 만일 보수 세력에게 정권이 넘어갈 경우 검사의 날이 다시 이 대통령을 향할 것이란 점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10월 해체 예정인 검찰청이지만 막강한 권력을 지니던 시절의 관행을 버리지 못한다면 이들을 중심으로 정치 검찰의 모습을 한 또 다른 집단이 탄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검사 인사권은 법무부에 있다”며 이번 사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으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통령실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대통령실 외압’은 궁지에 몰린 국민의힘의 프레임”이라며 “만약 5년 뒤에 검찰이 반기를 들면 그때는 (이 대통령의 거취를) 국민 여론에 맡기면 된다. 지난 몇 년간 수십번의 압수수색과 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를 전부 국민이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피바람 과도기 이 모든 과정을 놓고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과도기”라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일요시사>를 통해 “검찰이 하나의 권력으로 등장해 민주주의를 유린했다. 그 대상을 개혁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이정부는 그걸 시스템으로 헤쳐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은 혁명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혁명은 싹을 자르면 되지만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라며 “검사 징계, 검찰개혁을 놓고 같은 진보라 하더라도 결이 다르지 않나. 다양한 논의와 의견을 두들겨 맞춰서 하나의 안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혁안은 보수도 일정 정도 동의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시스템 개혁이라는 건 단칼에 두부처럼 잘리는 게 아닐뿐더러 이정부가 끝날 때까지 (개혁을) 시도하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