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한은행 쏠 KBO 골든글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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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12.20 12:47:18
  • 호수 14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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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자도 수상자도 모두 ‘빛났다’

[JSA뉴스] 지난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는 2022 신한은행 쏠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골든글러브는 한 해 동안 포지션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들만 누릴 수 있는 영예다. 1년간 KBO리그를 누빈 선수 중 단 10명만이 최종 수상자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는 사상 처음으로 은퇴 시즌에 황금장갑을 품었다.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이다. 이대호는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 전체 313표 중 292표를 얻었다. 2위 추신수(SSG 랜더스·14표)를 큰 차이로 제쳤다.

최고의 10인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개인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이대호는 2006‧2007년 1루수 부문, 2010년 3루수 부문, 2011년 1루수 부문, 2017년 1루수 부문, 2018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일찌감치 2022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던 이대호는 마지막 시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선보였다.

142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을 작성하고, 타율·타점·안타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홈런 부문도 공동 5위에 자리했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40년 역사상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은 이대호가 처음이다.

앞서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은퇴를 예고했던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박용택도 마지막 해에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이날 40세5개월18일인 이대호는 2015년 이승엽이 작성한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39세3개월20일)을 약 1년2개월 늘렸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골든글러브도 가져갔다. 304표를 얻어 외야수 부문 세 자리 중 한 자리를 차지했다. 프로 2년 차인 2018년부터 5년 연속 수상이다. 

이정후는 142경기를 뛰며 타율 0.349,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작성했다. 타율·안타·타점·출루율(0.421)·장타율(0.575) 부문을 모두 석권하며 타격 5관왕에 등극했다. 정규시즌 MVP를 거머쥔 이정후는 각종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집했고, 황금장갑까지 쓸어담았다.

이정후, 외야 부문 5연패
이대호, 역대 최고령 수상 

타율(0.342), 홈런(28개), 타점(109개), 안타(192개), 출루율(0.411), 장타율(0.565) 부문 2위에 오르고 득점(102점) 1위를 차지한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가 219표를 획득, 외야수 부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아 첫 골든글러브를 따냈다.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은 나성범(KIA 타이거즈)이었다. 2014~2015년 NC 다이노스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나성범은 KIA 이적 첫해 황금장갑을 탈환했다.

‘152억원의 사나이’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최정(SSG 랜더스)은 나란히 개인 통산 8번째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양의지, 최정은 한대화(전 쌍방울 레이더스), 양준혁(전 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통산 최다 수상 공동 2위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은 이승엽(전 삼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작성한 10번이다.


올 시즌 타율 0.283, 20홈런 94타점을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쾌조의 활약을 선보인 양의지는 포수 부문에서 255표로 1위에 올랐다. 2014~2016년, 2018~2020년 포수 부문에서 6번에 걸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지난해 지명타자로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7차례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양의지는 김동수(전 히어로즈)가 가진 포수 부문 최다 수상 기록에 타이를 이뤘다. 올 시즌을 NC에서 보냈지만, 2022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두산과 4+2년, 총액 152억원에 계약해 두산 소속으로 골든글러브를 받게 됐다.

최정은 8차례(2011~2013년·2016~2017년·2019년·2021~2022년) 골든글러브를 모두 3루수 부문으로 받았다. 올 시즌 홈런 3위(26개), 장타율 5위(0.505), 출루율 6위(0.386)에 오르며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기여한 최정은 259표를 얻었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키움의 우완 영건 안우진에게 돌아갔다. 안우진은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로 화려한 성적을 거뒀다. 탈삼진 224개를 잡아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KIA·LG·KT 최다 배출
NC·한화 무관에 그쳐

특히 224탈삼진은 역대 국내 선수 한 시즌 탈삼진 신기록이다. 이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인 아리엘 미란다의 225탈삼진과는 1개 차다. 안우진은 179표를 획득해 97표를 얻은 김광현(SSG)을 제치고 생애 첫 황금장갑을 꼈다.

2루수 골든글러브 주인공은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다. 지난해 유격수 부문 황금장갑을 차지했던 김혜성은 286표를 얻어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뽑혔다. 유격수,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모두 수상한 것은 김혜성이 사상 최초다.

포지션을 바꾼 올해 한층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인 한편 타격에서도 타율 0.318 4홈런 48타점 34도루 81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올해 35홈런을 치며 부활을 선언한 거포 박병호(KT 위즈)는 279표를 획득,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키움 소속인 2012~2014년, 2018~2019년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따냈던 박병호는 KT 이적 첫해 3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되찾았다. 개인 통산 6번째 황금장갑이다.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246표를 받은 오지환(LG 트윈스)의 몫이 됐다. 오지환은 프로 입단 14년 차에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다.

총 10개의 황금장갑을 8개 구단 선수들이 나눠가진 가운데 키움은 가장 많은 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SSG‧LG‧KT‧KIA‧삼성‧두산‧롯데에서 1명씩의 수상자가 나왔고, NC와 한화 이글스는 무관에 그쳤다. NC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한편 이날 레전드들이 시상자로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이전 연예인들이 시상자로 나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페어플레이상 시상에 허구연 KBO 총재가 나선 뒤 이어진 투수, 포수 시상에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섰다. 1루수와 2루수 시상은 1982년생 동갑내기이기도 한 김태균 KBSN 스포츠 해설위원, 정근우(전 LG)가 맡았다. 

레전드 등장

‘국민 유격수’박진만 삼성 감독과 ‘바람의 아들’이종범 LG 코치는 나란히 3루수, 유격수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외야수와 지명타자 부문 시상은 ‘영구결번’으로 남은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맡았다.

KBO 관계자는 “야구인의 축제인 만큼 연예인보다 야구인이 시상을 하는 게 더 의미 있다는 목소리가 있어 콘셉트를 바꿨다”며 “앞으로도 이런 시상식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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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