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시한폭탄’ 고령 운전자 딜레마

대책 없이…700명씩 죽어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 운전자 사고가 부쩍 늘었다. 고령 운전자는 점차 늘고 있는 반면, 사고 피해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문제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층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면허 반납률이 계속 바닥을 맴돌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납 혜택을 강화해서라도 반납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비중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사회에 접어든 데 이어 오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유력하다. 2030년이 되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첫 번째 노인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커지는 위협

사회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이와 관련한 문제들이 덩달아 불거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고령 운전자 문제다. 만 65세 이상인 고령 운전자들은 통상 젊은 시절에 비해 운전 기량이 떨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기본적인 순발력과 신체 통제능력은 물론이고, 정지 시력과 인지능력도 점차 떨어진다.

정지시력은 정지해 있는 물체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이는 40대에 접어들면서 감소세로 돌아서고, 60대에 이르면 30대의 80% 수준까지 떨어진다. 

인지능력과 집중력 저하는 사고 확률을 높인다. 공단 분석 결과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원인 중 상당수가 안전 운전 의무 불이행에 의한 것이다.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하는 등 집중력 저하로 인한 사고가 전체의 53.3%를 차지한 셈이다.


갈수록 고령 운전자는 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이 운영하는 교통사고분석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운전자 중 고령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8.83%, 지난해 11.9%로 집계됐다. 5년 사이 35%가량 증가했다.

이와 함께 고령 운전자의 사고 건수도 늘어났다. 고령 운전자 사고는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한 2018년에 처음으로 3만건을 넘어선 이후로 꾸준히 오름세다. 지난해 고령운전자 사고 건수는 전년 대비 2.5% 상승에 그쳤지만, 최근 10년간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는 연평균 8.6%씩 가파르게 증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는 나라
70대 이상 사고도 폭발적 증가

고령 운전자 사고는 운전자보험 가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619만명이 가입한 국내 14개 손해보험사의 운전자보험 평균 손해율(지난 8월 말 기준)은 83.4%로 나타났다. 

이 중 60대 운전자보험 손해율은 64.5%, 70대 78.1%, 80대 이상 263.9%로 파악됐다. 50대 이하 운전자보험 평균 손해율이 54.24%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돈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다. 고령자가 많이 가입한 운전자보험일수록 손해율이 높아지는 경향성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고령 운전자 사고의 위험성은 단순히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여느 운전자들에 비해 고령 운전자 사고는 피해 규모가 더 큰 편이다. 이를테면 고령 운전자의 사망사고 유발 비율은 타 연령대 운전자보다 훨씬 높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0년 기준 720명이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3081명의 23.4%에 달한다.


고령 운전자 사고로 빚어진 참극은 꾸준히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8일 경남 남해경찰서와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남 남해군 이동면 용문사 인근 비탈길에서 승용차 1대가 길을 따라 내려오다 30m 아래 계곡으로 굴러떨어졌다.

비탈길 옆에는 사고 방지를 위한 철망이 설치돼있었지만, 차량은 이마저 뚫고 추락했다. 사고가 난 차량은 70대 남성이 운전하고 있었다. 차량에는 70~80대 일행 4명이 더 타고 있었다. 이들은 관광을 위해 사찰을 방문했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탑승자들은 전원 즉각 병원 이송됐지만, 운전자인 70대 남성과 동승자 70대 남성과 80대 여성이 끝내 숨지고 말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도로에서 급정지 시 발생하는 스키드마크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난 10월19일에는 경북 영덕의 한 휴게소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행인들을 덮쳐 3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지난10월10일에는 광주 서구에서 70대 운전자가 길을 건너던 보행자를 치고 달아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도 있지만…
대안 없고 보상 적어 효과 저조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절감책으로 지자체 단위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모두 지역 상품권이나 교통카드 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현행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방지책은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평균 반납률은 2%대에 불과했다. 지자체마다 반납률이 0.4~4.4%에 그쳤다.

고령자가 면허를 포기하면 이동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고령층이 다수 거주하는 농촌지역은 대중교통체계가 세밀하지 않다.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으면 원활한 이동이 어려운 게 저조한 반납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풀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보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고령 운전자가 이동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받는 보상금액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자진 반납에 따른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박 의원은 “지자체별로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차이나고 연령 기준도 만 60세에서 75세 이상으로 제각각이다. 혼란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통일된 기준과 고령자 이동 편의성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역시 “70세·75세·80세 이상 등 연령별로 반납 혜택을 차등화하고 고령일수록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회에선 70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받는 교통카드 등 지원 액수를 기존 10만원에서 최대 30만원(1회성)까지 늘리는 조례안이 지난 10월 발의됐다.

막을 방법도…

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제도도 대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란 비상 제동장치 부착, 최고속도 제한, 야간·고속도로 주행 금지 등을 조건으로 고령자에게 제한적인 면허를 내주는 제도다. 이미 영국·일본·호주·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 실시 중이다. 경찰청 등 관계부서는 2025년 도입을 목표로 제도 마련에 착수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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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