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록 법무사의 쉬운 경매> 묵시적 갱신, 2년간 더 살아야 하나요?

[Q] 임차인입니다. 임대인에게 계약갱신 거절 통지를 하지 못해 묵시적 갱신이 됐습니다. 앞으로 2년간 더 살아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해지 통지를 하면 됩니다. 계약 해지 통지가 임대인에게 도달하면 3개월 후 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먼저 임차권이 종료하는 경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주택임대차나 상가건물임대차는 기간의 만료로 종료됩니다. 임대차는 원칙적으로 기간이 만료되거나 합의해지 또는 법정 해지가 되지 않는 한 종료되지 않습니다.

주택임대차에 있어서 기간의 정함이 없거나 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그 기간을 2년으로 보고, 다만 임차인은 2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1항). 따라서 임차기간을 1년으로 정한 경우 임차인은 약정기간의 만료를 주장해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95다22283). 

상가건물임대차에 있어서 기간의 정함이 없거나 기간을 1년 미만으로 정한 경우 그 기간을 1년으로 보고, 다만 임차인은 1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상가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1항). 


다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경우의 주택 및 상가건물임대차에 관해서는 2년 또는 1년의 임대차기간이 보장되지 않습니다(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0조 제5항).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임차권의 설정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임차보증금의 반환청구는 사업시행자에게 행사할 수 있습니다(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0조). 

임차권은 임차주택 또는 임차상가건물에 대해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가 행해진 경우 그 임차주택 또는 상가건물의 경락에 따라 소멸합니다. 다만 보증금이 모두 변제되지 않은, 대항력이 있는 임차권은 소멸하지 않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8조). 

임차주택이 임대차기간의 만료 전에 경매되는 경우,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의 배당요구를 임대차계약 해지의 의사 표시로 볼 수 있습니다(97다28407).

상가건물임차인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집합 제한 또는 금지 조치(같은 항 제2호의2에 따라 운영시간을 제한한 조치를 포함한다)를 총 3개월 이상 받음으로써 발생한 경제사정의 중대한 변동으로 폐업한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의 해지는 임대인이 계약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의2).

임차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있는 때에도 임대인 또는 파산관재인은 계약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임차인이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6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깁니다. 이 경우에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해 계약 해지로 인해 생긴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합니다(민법 제637조). 


그러나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경우 파산관재인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35조에 의한 계약  해지를 할 수 없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0조 제4항).

따라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부동산을 파산절차에서 매각할 때의 임대차계약의 종료는 파산관재인이 임차인과 사이에 임차인이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포기하고, 파산관재인이 보증금 상당액의 퇴거 비용을 지급하는 취지의 화해를 하고, 위 퇴거 비용을 재단채권(위 법 제473조 제4호)으로서 지급하는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개인파산·회생실무, 서울회생법원 재판실무연구회 저, 제5판, 제214면). 

재단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수시로 변제하고,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합니다(위 법 제475조, 제476조). 

다음은 주택임대차계약의 묵시적 갱신(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않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갱신하지 않는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같습니다. 이 경우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다만 2기의 차임액에 달하도록 연체하거나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임차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같이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이 경우의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제1항 소정의 해지 통지에 해당하므로, 묵시적 갱신이 된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제2항에 따라 임대인이 소장부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경과하면 해지 통지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임대인도 묵시의 갱신을 주장할 수 있고, 갱신된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는 민법 제635조의 특칙에 해당하므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민법 제635조에 의한 해지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에 의해 해지 통지를 할 수 있고,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반면 임대인에 대해서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이 2년으로 간주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반대해석상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습니다.

임차인이 묵시적 갱신을 원하지 않을 때는 계약 종료 2개월 전까지 임대인에게 계약 종료에 따른 해지 통지를 해야 합니다. 통지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통지서를 교부하고 영수증을 받거나 내용증명우편을 보내는 것입니다.


내용증명은 우체국에서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누구’에게 발송했는지를 증명해준다는 점 때문에 내용증명이라고 불립니다. 우체국에서 그 등본을 3년간 보관하고, 이 기간 동안 재증명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4조).

임대인의 잠적 등으로 임대인에 대한 내용증명 송달이 불능될 것으로 예상되면 계약만료 7~8개월 정도 전에 미리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내용증명을 보낼 때 임대인의 계약서상 주소지와 등기부상 주소지가 서로 다른 경우에는 각각 보내고, 임대인이 법인인 경우에는 법인주소지 및 대표자의 최후주소지에 각각 보내야 합니다. 

그래도 송달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법원에 의사표시 공시송달을 신청하면 됩니다. 의사표시 공시송달을 신청할 때는 표의자가 과실 없이 상대방의 소재를 알지 못함을 소명해야 하므로(민법 제113조) 위와 같은 절차를 미리 거쳐야 하는 것이고, 법원이 공시송달을 하기 전에 법원에서 다시 거쳐야 하는 우편집배원에 의한 송달, 주소보정명령에 대한 주소보정, 집행관에 의한 송달 등을 하려면 시간이 또 몇 개월 더 걸립니다. 

다음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요구권에 관한 내용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①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전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합니다. 다만,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등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② 임차인은 위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해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③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7조의 범위(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증액청구를 할 수 없고,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의 2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에서 증감할 수 있습니다.

④ 계약갱신요구에 의해 갱신되는 임대차의 해지는 묵시적 갱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4항).

다음은 상가건물 계약갱신요구권(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관한 내용입니다.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합니다. 다만,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 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등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②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③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에 따른 범위(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증액청구를 할 수 없고,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의 100분의 5의 금액을 초과하지 못한다)에서 증감할 수 있습니다.

④ 임대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 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 변경의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 이 경우에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1년으로 봅니다. 

⑤ 제4항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 통고를 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5항).


<02-535-3303 · www.김기록법무사공인중개사.com>

 
[김기록은?]

법무사·공인중개사
전 수원지방법원 대표집행관(경매·명도집행)
전 서울중앙법원 종합민원실장(공탁·지급명령)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