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의 재발견 ②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

추억 따라갔다가 신세대 감성 담아 온

빠르게 변하는 요즘,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고마운 공간이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가 대표적이다. 둘 다 단골 수학여행지로, 많은 이에게 추억을 안겨줬다. 옛 기억을 더듬으며 민속촌과 에버랜드를 방문한 이들은 깜짝 놀란다. 오래된 공간에 생동감이 넘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1974년 문을 연 한국민속촌은 조선 시대 가옥과 생활 문화를 볼 수 있는 전통문화 놀이공원이다. 양반이 살던 집, 지방에 따라 특징이 드러나는 농가와 민가, 관아 등 전통 가옥 270여동이 있다. 가옥은 옛 모습 그대로지만, 과거에 비해 활기가 넘친다. 사또나 포졸, 거지 등 조선 시대 인물을 비롯해 특정 역할을 하는 연기자가 구석구석 누비며 방문자와 함께 즐기기 때문이다.

전통문화 놀이공원

놀이공원의 꽃이라 불리는 퍼레이드도 생겼다. <춘향전>을 바탕으로 전통 무용과 마당극이 어우러진 민속 퍼레이드 `얼씨구 절씨구야ʼ다. 신나는 농악과 화려한 부채춤을 선보인 뒤 춘향이와 이 도령이 등장, 상가마을을 한 바퀴 돌며 흥을 돋운다. 한껏 오른 분위기에 관람객도 어깨를 들썩인다. 공연이 끝나면 연기자와 손바닥 인사를 나눈다.

다채로운 전통 공연도 펼쳐진다. 부채춤과 농악, 탈놀이 등 전통 가무악으로 구성된 풍물 한가락과 버나돌리기가 볼만한 삼도 판굿은 놓치지 말아야 할 공연으로 꼽힌다. 완향루에서 진행되는 ‘우리 가락 좋을씨고’는 전통 가락의 선율이 곱다.

야간 공연도 마련했다. 조선 시대 사랑 이야기를 담은  ‘연분’이 오는 11월6일까지 금~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8시 무대에 오른다.


한국민속촌은 곳곳이 사진 명소다. 그중에서 남부 지방 대가 앞 염색 천이 늘어진 곳에 방문객이 몰린다. 바람에 따라 색색 천이 나풀거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또 민속촌은 영화 〈관상〉 〈역린〉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다양한 사극 촬영지로, 한류 영화와 드라마에 빠진 외국인 방문객이 특히 좋아한다.

눈으로 민속촌을 봤다면 몸으로 즐길 차례다. 바이킹부터 범퍼카, 회전목마 등 다양한 놀이 기구를 갖췄다. 대기 시간이 길지 않고, 키 100㎝ 미만 어린이가 이용 가능한 놀이 기구도 있어 유아 동반 가족 여행자에게 필수 코스다. 오싹한 공포를 체험하는 ‘귀신전’ ‘전설의 고향’도 있다.

어둠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귀신 모형에 비명이 절로 터진다.

한국민속촌 이용 시간은 오는 11월6일까지 오전 10시~오후 11시(금~일요일·공휴일 자정)다. 이용권은 어른·청소년 3만2000원, 어린이 2만6000원(놀이 기구 이용 포함), 야간 이용권은 어른·청소년 2만5000원, 어린이 2만2000원이다.

휴일 없이 365일 개장하는 민속촌
한국 최대 규모 놀이공원 에버랜드

에버랜드는 한국민속촌과 짝을 이루는 수학여행지다. 국내 최대 놀이공원으로, 이곳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간다. 수학여행 때 에버랜드에 가면 에버랜드 캐릭터 레니와 라라 조형물이나 높이 13m ‘매직트리’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특히 매직트리는 시즌마다 특색 있게 꾸며, 일반 방문객의 기념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다.

전에는 아이들이 단체 사진을 찍자마자 ‘T익스프레스’로 달렸다. 조금이라도 빨리 줄을 서야 놀이 기구를 더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스마트폰 앱에서 ‘스마트 줄서기’를 누르면 해결된다. 기다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대기 방법도 달라졌다.


‘에버랜드 앱’은 에버랜드 이용에 꼭 필요하다. 놀이 기구 예약뿐만 아니라 퍼레이드 시간과 장소 등 에버랜드를 즐기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에버랜드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 많으나, ‘포시즌스 가든’이 가장 사랑받는다. 에버랜드 대표 정원으로 계절마다 형형색색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가을에는 국화 잔치가 열린다. 근처 ‘홀랜드빌리지’는 네덜란드를 주제로 꾸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회전목마 ‘로얄 쥬빌리 캐로셀’도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코스 중 하나다. 특히 밤이 되면 더없이 낭만적이다.

1950~1960년대 미국을 모티프로 한 아메리칸어드벤처의 ‘락스빌’을 찾는 이가 많다. 방탄소년단이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으로, 배경 분위기가 노래와 잘 어울려 호평을 받았다. 레스토랑 안에 포토 존이, 밖에는 촬영 당시 사진을 담은 표지판이 있다.

에버랜드에서 긴장감 넘치는 놀이 기구만큼 상징적인 행사가 퍼레이드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퍼레이드가 시작하면 관람객은 환호성을 지르며 동화 속 시간을 불태운다. 어두운 밤을 반짝반짝 수놓는 야간 퍼레이드가 추억 여행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에버랜드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10시, 입장료는 날짜와 시간에 따라 다르다. 어른·청소년 5만8000원, 어린이 4만6000원이다(9월 평일 기준).

용인에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상상력을 키워줄 실험적인 작품을 만나자.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대규모 미디어 설치 작업과 레이저 작업을 중심으로 한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이 다음 해 1월24일까지 이어진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에서 영감을 받은 ‘시스틴 성당’이 눈길을 끈다. 백남준의 독창성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장욱진 가옥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상상력을 충전한 뒤에는 용인 장욱진 가옥(국가등록문화재)으로 향한다. 화가 장욱진이 1986년부터 1990년 타계할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한 집이다. 한옥의 고즈넉한 매력과 화가의 숨결이 느껴진다. 한옥과 양옥으로 구성되며, 입구에 한옥 일부를 개조한 찻집이 있다. 장 화백이 직접 설계한 양옥은 작품 전시실로 꾸몄다.

장욱진 가옥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용인향교(경기문화재자료)가 있다. 대성전과 명륜당을 중심으로 제기고, 동재·서재 등이 자리한다. 조선 시대에 학생을 가르치고 제사 드리는 역할을 해온 향교로, 근대에는 보통학교로 사용했다. 현재는 충효 교육과 현대문학 강의 등 시민을 위한 전통문화 교육 공간으로 활용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한국민속촌→에버랜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한국민속촌→백남준아트센터 
-둘째 날: 장욱진 가옥→용인향교→에버랜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투어용인(용인시청 문화관광포털) www.yongin.go.kr/yitour
-한국민속촌 www.koreanfolk.co.kr
-에버랜드 www.everland.com
-백남준아트센터 http://njp.ggcf.kr

문의 전화
-용인시청 관광과 031)324-2068
-한국민속촌 031)288-0000
-에버랜드 031)320-5000
-백남준아트센터 031)201-8500
-장욱진미술문화재단(장욱진 가옥) 031)283-1911

대중교통
-한국민속촌: [버스] 수도권전철 수인분당선 상갈역 3번 출구에서 37번·10-5번 일반버스 이용, 한국민속촌·보라해링턴 정류장 하차, 약 15분 소요. 수도권전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7번 출구에서 1560번 직행좌석버스 이용, 민속촌입구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문의: 경기버스정보 031)120, www.gbis.go.kr [셔틀버스] 수원역-민속촌, 수도권전철 1호선 수원역 4번 출구 뒤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하루 3회(10:30, 12:30, 14:30) 무료 운행, 약 30분 소요. *문의: 한국민속촌 031)288-0000, www.koreanfolk.co.kr
-에버랜드: [전철] 수도권전철 수인분당선 기흥역에서 경전철 에버라인 환승, 전대·에버랜드역 하차, 에버랜드까지 셔틀버스(무료) 이용.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버스] 수도권전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5·6번 출구에서 5002A번·5002B번 광역좌석버스 이용, 에버랜드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문의: 경기버스정보 031)120, www.gbis.go.kr

자가운전
-한국민속촌: 경부고속도로→수원 IC 신갈·민속촌 방향→상갈교사거리에서 민속촌 방향 좌회전→민속촌입구삼거리에서 좌회전→한국민속촌
-에버랜드: 경부고속도로→신갈 JC 원주·인천 방향→마성 IC에서 마성·에버랜드 방향→에버랜드·캐리비안베이·호암미술관 오른쪽→에버랜드

숙박 정보
-홈브리지: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 031)320-5000, www.everland.com/web/hb
-용인자연휴양림: 처인구 모현읍 초부로, 031)336-0040, https://yonginforest.foresttrip.go.kr
-골드훼미리콘도: 기흥구 기흥단지로, 031)286-9111, www.goldcondo.co.kr
-양지파인리조트: 처인구 양지면 남평로, 031)338-2001, www.pineresort.com


식당 정보
-산고을오리(누룽지백숙): 기흥구 마북로, 0507-744-9252, http://fnara462.modoo.at
-기와집순두부(옛날순두부): 기흥구 백남준로, 031)282-2708
-물레방아(누룽지백숙): 기흥구 지삼로250번길, 031)287-2447
-애나의정원 수지점(한우·바닷가재철판구이): 수지구 신봉1로369번길, 031)261-8192, www.instagram.com/annasgarden__

주변 볼거리
와우정사, 용인농촌테마파크, 경기도어린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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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