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뒤집듯’ 중대재해처벌법 한계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6.21 09:23:23
  • 호수 13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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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머리 아픈 세 가지 문제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공사현장은 늘 위험하다.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안전모 착용과 안전 난간 설치 등을 필수로 지정해도, 건물에 설치된 안전 난간·철골·지붕·작업 발판 등이 떨어져 노동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중대재해처벌법’이지만, 시행된 지 5개월 만에 책임자 처벌이 줄어들 상황에 처했다. 

‘중대재해’란 사망자가 1인 이상 발생한 재해,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2인 이상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직업성 질병자가 10인 이상 동시에 발생했을 때 중대재해로 정의한다. 

소규모 현장서 
사망사고 72%

이만큼 건설 현장은 항상 위험이 깔려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15일 발표한 ‘2021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현황’을 통해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828명이며, 전년 대비 54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고 사망자 수는 ▲건설업 417명 ▲제조업 184명 등 건설·제조업에서 70% 이상 발생했다. 이외 업종에서는 227명 발생했다. 재해 유형별로는 ▲떨어짐 351명 ▲끼임 95명 등 대부분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로 예방 가능한 재래형 사고가 전체의 53.9%를 차지했다.

▲부딪힘 72명 ▲깔림·뒤집힘 54명 ▲물체에 맞음 52명 등으로 조사됐다.


주요 기인물별로는 ▲건축·구조물이 239명으로 절반 이상 발생했고 ▲기계·장비는 108명 ▲부속물 및 설비는 41명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건설업의 경우 50억원 미만 소규모 현장에서 전체 사망사고의 71.5%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를 보호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 더 비극적인 것은 사고가 난 뒤 그 무엇도 노동자를 지켜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례로 2020년 3월4일 오전2시59분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를 들 수 있다. 

당시 폭발사고로 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2명의 노동자가 크게 다쳤다. 하루아침에 가족과 동료를 잃은 동료의 유족은 회사와 보상 문제로 갈등했다. 피해자를 대신해 노동조합이 회사와 합의를 시도했지만, 회사 측은 유족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보상 금액만 통보하고 등을 돌렸다. 

“책임자 처벌 과도” 국힘 개정안 추진
노동계 “목숨 담보한 충성 경쟁” 반발

노조는 회사를 향해 항의 집회를 열며 반발했고, 회사는 마지못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사망자의 시신은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12시간이나 장례식장에 안치돼있었다.

당시 노동자들은 대산 공장 폭발사고가 ‘인재’라고 주장했다.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한 현장에 비숙련자를 고용해 인건비를 줄이는 등의 편법을 썼기 때문이다. 가령 공사현장에 17만5000원씩 일당을 지급하는 조건의 기술자 20명을 모집해야 한다면, 그중 실력 좋은 기능공은 한두 명만 뽑고 나머지 18명은 일당 13만원인 초보자나 아르바이트생을 뽑은 것이다.

이들을 관리하는 기술자도 고작 한두 명이 전부여서 제대로 된 교육이나 관리를 할 수도 없었다. 비숙련자들은 곧바로 현장에 투입돼 일했다. 그 결과 제대로 된 줄을 묶을 실력도 없는 노동자들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문제는 대기업 사업장에는 이런 방식의 비용 절감이 만연했고, 이런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참사가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여러 사고를 겪고 난 뒤 비극적인 시스템은 바뀌었다. 지난 1월25일부터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노동계 측은 법 시행을 무척 반겼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 책임자에게 의무를 부과한 법률이다. 경영 책임자는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처벌은 1명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하거나 2명 이상 부상자가 발생한 기업의 경영 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그렇다고 모든 중대재해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영 책임자가 현장에서 노동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면 처벌받지 않는다. 

계속되는 참사
‘인재’ 타령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 지난 13일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건은 모두 83건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가운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56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37건(중복 포함)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중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수사 중인 10건은 수사를 완료한 뒤 관할 검찰에 송치했다.

이 중 ㈜삼표산업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1호 사건이다. ㈜삼표산업은 지난 1월29일 경기도 양주 채석장 작업 과정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천공기·굴삭기 기사 등 3명이 토사에 매몰돼 숨지게 했다.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장 A씨는 경영 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대표이사를 의정부 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기북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도 A씨를 포함한 현장 직원 9명과 본사 직원 3명 등 모두 1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사흘 만에 발생한 사고로 ㈜삼표산업이 골재 채취량을 늘리기 위해 채취 과정에서 발생한 돌가루와 같은 ‘슬러지(찌꺼기)’를 쌓아 놓았던 곳까지 작업을 진행하면서 발생했다.

고용노동부 수사 결과 ㈜삼표산업이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면서 현장 작업자 등을 통해 토사 붕괴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발생 이후 대표이사 지시를 바탕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붕괴 원인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방대한 양의 디지털 증거 분석 때문에 수사가 지연됐다. 이날 ㈜삼표산업뿐 아니라 ▲경남 고성 조선소에서 자재를 나르던 하청 노동자가 숨진 삼강에스앤씨 ▲유독성 세척물질로 인해 노동자 13명이 급성 독성 간질환 진단을 받은 경남 김해의 대흥알앤티 대표이사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청에 송치됐다.

“조치 했어도…”
사업주 지키기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 등 10인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을 접수했다. 기존 중대재해처벌법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개정안은 현행법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게재했다.

이어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했어도 재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런 경우 과도한 처벌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3조에 따른 기술 또는 작업환경에 관한 표준의 적용에 대한 사항을 중대재해 예방에 관한 것으로 한정한다’ ‘중대재해 발생 위험에 관한 감지된 정보를 송신·수신해 재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통신시설을 설치한다’ ‘법무부 장관은 중대재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사업장과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이 기준에 적합하게 운용되는지 인증하는 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등이 담겼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개정안이 국민 목숨을 담보로 한 충성 경쟁이라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3조에 따른 기술 또는 작업환경에 관한 표준의 적용에 대한 사항을 중대재해 예방에 관한 것으로 한정한다’ 항목에서 문제 되는 지점은 산업안전보건법 제13조에서 지정한 표준 자체가 19개 이상 작업지침으로 존재해 과도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것만 본다면 작업지침이 더 줄어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관계법령’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일부 등으로 축소해 입법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5개월 동안 사건 모두 83건
실질적인 산재 예방에 도움?

정보통신시설 설치에도 반대 의견을 표했다. 현장에 다수 설치된 바디캠, CCTV 등은 명확한 법적 판단이 없는 것들이다. 

특히 최근 노동 현장에서 바디캠과 CCTV를 산업재해 예방 목적으로 설치하고 있지만, 안전을 위한 목적과는 달리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안전보건과 관련 없는 감시‧통제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 개인정보 보호법상으로는 개인정보 처리자와 정보 주체를 대등한 당사자로 전제하고 있으나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갖는 노동 현장의 현실에서 원래 목적과 취지를 잊은 채 악용될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을 세워 노동자 감시·통제 등으로 악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이런 방식은 빈약한 정보통신 기술로 인해 경영 책임자의 처벌 회피를 위한 법률적 근거가 된다는 지적이다.

법무부 장관이 지정한 인증기관은 경영 책임자가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현재 노동 현장에는 안전보건 인증제도인 ‘안전보건 경영시스템’이 있지만, 일부 기업은 인증을 형식적으로만 유지할 뿐 실질적인 산재 예방에는 소홀해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실정이다.

그 예로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파트 참사가 있다.

결국 또 다른 인증이 실질적 산재 예방에 도움이 될 리 만무하며, 기존의 ‘안전보건 경영시스템’부터 제대로 정착시키라는 의견이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제16조(정부의 지원) 등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국은 “국민의힘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개악 시도를 중단하라. 산재 예방과 감소를 위해 정치권과 노사정이 할 일은 중대재해처벌법을 흔드는 것이 아닌 현장 정착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분명히
악용될 것”

이어 “정부는 엄정한 수사와 대폭적인 지원을 해야 하고, 국회는 후퇴한 조문을 되살리는 개정 작업을 해야 한다. 노사는 실질적인 참여와 안전보건 투자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이 현장에 뿌리내리도록 할 필요가 있다. 여당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발의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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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