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장동 3인방' 처음 얽힌 4000억 사건 추적

박영수-김만배-권순일 10년 전 인연 속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장지선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 대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수천억원의 개발이익과 거물급 인사들의 이름이 버무려지면서 대형 게이트로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언론인 출신 인사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에서 검사·판사 출신 법조계 인물에 거액을 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의 인연은 언제부터였을까. 10여년 전 사건이 실마리로 떠올랐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원에 5903세대의 공동주택 등을 신축하기 위한 92만㎡(약 28만평)의 택지를 개발하는 사업과 이에 연계해 구시가지에 위치한 수정구 신흥동의 구 제1공단 5만6000㎡(약 1만7000평) 부지를 공원화하는 사업이 결합된 1조5000억원 규모의 민관공동 도시개발사업이다. 

대장동 사건
대선 블랙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성남시는 5503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환수했다. 문제는 민간 사업자들이 챙긴 4040억원의 초과이익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들은 출자금의 수천배에 달하는 배당이익을 챙겼다. 4000억원이 넘는 개발수익이 민간으로 흘러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련 업체들에 대한 특혜 의혹이 나왔다. 

이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언론·법조계·정재계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전직 언론인이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천하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구속됐다.

또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 의혹, 이른바 ‘50억원 클럽’ 멤버로 지목됐다. 


대장동 사건에서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고문료를 받고 ▲딸의 화천대유 입사 ▲김씨가 박 전 특검의 인척에게 100억원을 줬다는 의혹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고문 활동을 하면서 보수를 지급 받았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때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은 선거법 위반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었다. 당시 판결을 전후로 김씨와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판 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김씨는 9차례 대법원 방문 중 8차례는 방문지를 ‘권순일 대법관실’로 적었다.

2011년 강남 건물 소유권 분쟁
세 사람, 한 사건에 동시 등장

공교로운 점은 대장동 사건의 주요 인물인 김만배씨와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등 세 사람이 10여년 전 불거진 한 사건에 동시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2011년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4000억원 규모의 건물 ‘시선바로세움 3차’(현 에이프로스퀘어)를 둘러싸고 시행사(시선RDI)와 시공사(두산중공업) 간의 소유권 분쟁이 불거졌다.

2011년 1월 완공된 시선바로세움 3차는 지하 5층, 지상 15층 건물로, 지난 10년 동안 시선RDI→더케이(두산중공업의 SPC)→한국증권금융(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펀드의 수탁자)→하나은행(마스턴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9호의 수탁자) 등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시선RDI는 건물 신축을 위해 자회사인 시선바로세움 이름으로 기업어음 1200억원을 발행해 사용했다. 하지만 분양 지연 등으로 변제가 늦어지자 책임준공을 했던 두산중공업이 대위변제를 했고, 이후 수탁사인 한국자산신탁이 건물을 공매 처분하면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때 매입 과정에서 등장한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펀드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참여했다. 

김대근 시선RDI 대표는 분양 지연, 대위변제 등의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4000억 건물
누구 소유?

김 대표는 “두산중공업 측이 분양사업을 못하도록 신탁을 무효·종료시킨 뒤 시행사의 동의도 없이 시선바로세움의 대출금 1200억원을 ‘묻지 마 대위변제’했다. 또 등기 이전 과정에서도 불법이 자행됐다”면서 “우병우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작업에 걸려들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2011년 두산중공업, 한국자산신탁 등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14년 대법원이 시공사와 수탁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최종 패소했다. 이 사건은 2019년부터 ‘지난 재판에서 모르고 있던 핵심증거를 발견했다’며 재심을 신청한 김 대표의 주장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이면서 재심 여부 판단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10여년에 걸친 소송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한 이유로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 등을 꼽았다. 대장동 사건의 주요 인물인 두 사람이 자신의 소송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의 소개로 알게 된 김만배씨에게 ‘재판 거래’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돈을 줬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박 전 특검과 김 대표의 인연은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시선RDI 대표로 승승장구하던 무렵, 김 대표는 지인을 통해 박 전 특검을 소개받았다. 박 전 특검은 검사를 그만두고 법무법인 산호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 중이었다. 당시 김 대표는 박 전 특검의 법무법인에 자문료 명목으로 매달 300만원가량 지급했다.

박 전 특검은 2010년 7월7일 시선바로세움 3차 신축공사 상량식에 참석할 만큼 김 대표와 친분이 깊었다고 한다. 그가 법조기자였던 김씨를 김 대표에게 소개한 시기도 이 무렵이다. 김 대표와 박 전 특검, 김씨는 술자리 등에서 자주 어울렸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한창 잘나갈 때였기 때문에 대부분 내가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세 사람의 관계가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한 건 2011년 김 대표가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소유권 소송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박 전 특검은 당시 시선RDI가 제기한 민·형사소송의 변호인으로 참여했다. 

법조기자·변호사·대법관
대주주·50억원 클럽 멤버


<일요시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2011년 5월24일 시선RDI가 두산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소송에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고, 2011년 6월20일 김 대표가 두산중공업·교보증권·더케이 대표이사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형사사건에서도 담당변호사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김씨와 박 전 특검으로부터 일종의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만배가 자신이 법조기자니까 소송에 도움이 되게끔 담당판사를 만나보겠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며 “처음에는 돈을 주지 않다가 이후 박영수가 ‘김만배가 일을 좀 하나 본데 소송 관련해서 도움을 줄 수 있을 듯하니 좀 도와줘라’는 뉘앙스로 말해 주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시행사를 운영하면서 수천만원 정도의 현금을 가지고 있던 김 대표는 2~3차례에 걸쳐 5만원권 뭉칫돈으로 총 4000만원을 김씨에게 건넸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박 전 특검의 법무법인 산호 근처 카페, 식당 등에서 편지봉투에 담아 한 번에 1000만원에서 2000만원씩 줬다는 것이다. 100만원, 200만원가량의 용돈은 별개였다. 

김 대표는 “지금이야 전문가가 다 됐지만 그때는 소송은커녕 법률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도움이 되나보다 해서 (돈을 줬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세 사람은 술자리 등에서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김씨 역시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소유권 소송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민사소송과 형사고발 사건은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김 대표가 김씨에게 사정을 묻자 “좀 기다려 보라”는 답만 돌아왔다. 민사소송의 경우 2011년 5월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기각됐는데, 법무법인 산호 측에서 항고를 하지 않으면서 같은 해 7월 결과가 그대로 확정됐다.

현금 4000만원
계좌 700만원


형사고발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에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박 전 특검은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소유권 소송에서 손을 뗐다. 김 대표는 “박영수가 술자리에서 ‘무시 못 할 후배들이 우리 사건에 대해 손을 좀 떼 달라 그래서 내가 중립을 좀 해야 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 이후로 박영수는 소송에서 빠졌고 김만배와의 연락도 끊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2년 시선RDI가 더케이를 상대로 제기한 ‘우선수익자지위 부존재 확인’, 한국자산신탁과의 ‘신탁재산 처분 금지’ 소송 등에서 박 전 특검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이후 김 대표는 두 사람에게 일절 연락을 하지 않다가 2018년에 이르러 김씨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온 가족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경제 상황이 극한까지 몰린 시점이었다. 

김 대표는 “그때는 정말 돈이 궁해서 예전에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만배도 나한테 4000만원을 받아갔으니 그 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전화에 ‘나한테 돈 빌려준 거 있냐’고 말했던 김씨는 ‘월급쟁이라 그렇게 큰돈은 없다’면서도 2018~2019년 4차례에 걸쳐 김 대표의 동생 계좌로 700만원을 송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김 대표 동생의 계좌 내역에 따르면 김씨는 2018년 5월18일, 9월21일(2회), 2019년 1월31일 등에 각각 300만원, 200만원, 100만원, 100만원을 보냈다. 돈을 갚겠다는 김 대표의 말에도 “아, 갚지 마. 안 갚아도 돼”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2019년 1월을 끝으로 김 대표는 더 이상 김씨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김씨도 돈을 갚으라는 말이 없었다.

김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는 2015년 2월6일 설립됐다. 2016년 8월에는 박 전 특검의 딸이 화천대유에 입사했다. 다시 말해 김씨는 2018년 김 대표가 전화하기 이전 이미 대장동 사건에 깊숙이 개입해 있던 상황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언론에서 대장동 사건이 크게 불거지고 난 뒤에야 박 전 특검과 김씨를 떠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권 전 대법관의 존재도 기억해냈다. 2014년 12월11일 ‘우선수익자지위 부존재 확인’ 상고심에서 시선RDI의 최종 패소 판결을 내린 주심 대법관이 바로 그였다. 권 전 대법관은 2014년 9월 대법관으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소송 진행 과정에서 권순일의 이름을 봤던 기억이 있어서 자료를 찾아봤는데, 2014년 건물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간 소송의 주심 대법관이 권순일이었다. 정말 놀랐다”며 “권순일의 흔적은 등기 이전 과정에서도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임명 전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2014년 8월까지 근무했다.

11년 이후 연락 끊겨
14년 소송 최종 패소

서울중앙지법 등기국은 한국증권금융(엠플러스 자산운용의 수탁자) 등이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에 대해 진행한 등기 신청을 총 10번에 걸쳐 각하 결정을 내린다. 당시 1순위 우선수익자였던 시선바로세움의 동의서 및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하지만 비송사건(일반적인 소송절차를 따르지 않고 재판 없이 법원이 판단) 등기관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에서 기록명령 인용 처분이 나온 이후 2014년 4월29일 등기 신청이 완료됐다.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의 소유권이 완전히 김 대표의 손을 떠난 날이었다.

김 대표는 “부동산등기법 등에 의해 절대 등기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등기가 됐다”며 “법이고 뭐고 없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그는 “전국의 법원 등기국은 법원행정처에서 관리한다. 권순일은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처장 다음으로 높은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는 사법등기국을 두고 있는데, 여기서 부동산 등기, 상업 등기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권 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당시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등기에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대장동 사건의 주요 인물로 꼽히는 김만배씨와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이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소유권 소송에서 ‘박 전 특검의 지인이자 법조기자’ ‘시선RDI 측 최초 변호인’ ‘소유권 소송의 쐐기를 박은 주심 대법관’으로 자리했던 것이다. 김 대표는 “이게 우연인지 정말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연인가
필연인가

김 대표는 “박영수와 김만배에게 정말 인간적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특히 박영수가 우리 사건에서 손을 떼면서 상황이 급격하게 변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소송(재심 판단 여부)이나 2014년 소송 모두 우리가 패소할 게 아니었다. 오로지 이건 강탈당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 전 특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남겼지만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heatyang@ilyosisa.co.kr>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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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