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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20일 17시28분

정치

<단독> '대장동 3인방' 처음 얽힌 4000억 사건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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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김만배-권순일 10년 전 인연 속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장지선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 대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수천억원의 개발이익과 거물급 인사들의 이름이 버무려지면서 대형 게이트로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언론인 출신 인사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에서 검사·판사 출신 법조계 인물에 거액을 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의 인연은 언제부터였을까. 10여년 전 사건이 실마리로 떠올랐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원에 5903세대의 공동주택 등을 신축하기 위한 92만㎡(약 28만평)의 택지를 개발하는 사업과 이에 연계해 구시가지에 위치한 수정구 신흥동의 구 제1공단 5만6000㎡(약 1만7000평) 부지를 공원화하는 사업이 결합된 1조5000억원 규모의 민관공동 도시개발사업이다. 

대장동 사건
대선 블랙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성남시는 5503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환수했다. 문제는 민간 사업자들이 챙긴 4040억원의 초과이익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들은 출자금의 수천배에 달하는 배당이익을 챙겼다. 4000억원이 넘는 개발수익이 민간으로 흘러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련 업체들에 대한 특혜 의혹이 나왔다. 

이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언론·법조계·정재계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전직 언론인이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천하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구속됐다.

또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 의혹, 이른바 ‘50억원 클럽’ 멤버로 지목됐다. 

대장동 사건에서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고문료를 받고 ▲딸의 화천대유 입사 ▲김씨가 박 전 특검의 인척에게 100억원을 줬다는 의혹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고문 활동을 하면서 보수를 지급 받았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때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은 선거법 위반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었다. 당시 판결을 전후로 김씨와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판 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김씨는 9차례 대법원 방문 중 8차례는 방문지를 ‘권순일 대법관실’로 적었다.

2011년 강남 건물 소유권 분쟁
세 사람, 한 사건에 동시 등장

공교로운 점은 대장동 사건의 주요 인물인 김만배씨와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등 세 사람이 10여년 전 불거진 한 사건에 동시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2011년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4000억원 규모의 건물 ‘시선바로세움 3차’(현 에이프로스퀘어)를 둘러싸고 시행사(시선RDI)와 시공사(두산중공업) 간의 소유권 분쟁이 불거졌다.

2011년 1월 완공된 시선바로세움 3차는 지하 5층, 지상 15층 건물로, 지난 10년 동안 시선RDI→더케이(두산중공업의 SPC)→한국증권금융(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펀드의 수탁자)→하나은행(마스턴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9호의 수탁자) 등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시선RDI는 건물 신축을 위해 자회사인 시선바로세움 이름으로 기업어음 1200억원을 발행해 사용했다. 하지만 분양 지연 등으로 변제가 늦어지자 책임준공을 했던 두산중공업이 대위변제를 했고, 이후 수탁사인 한국자산신탁이 건물을 공매 처분하면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때 매입 과정에서 등장한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펀드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참여했다. 

김대근 시선RDI 대표는 분양 지연, 대위변제 등의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4000억 건물
누구 소유?

김 대표는 “두산중공업 측이 분양사업을 못하도록 신탁을 무효·종료시킨 뒤 시행사의 동의도 없이 시선바로세움의 대출금 1200억원을 ‘묻지 마 대위변제’했다. 또 등기 이전 과정에서도 불법이 자행됐다”면서 “우병우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작업에 걸려들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2011년 두산중공업, 한국자산신탁 등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14년 대법원이 시공사와 수탁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최종 패소했다. 이 사건은 2019년부터 ‘지난 재판에서 모르고 있던 핵심증거를 발견했다’며 재심을 신청한 김 대표의 주장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이면서 재심 여부 판단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10여년에 걸친 소송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한 이유로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 등을 꼽았다. 대장동 사건의 주요 인물인 두 사람이 자신의 소송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의 소개로 알게 된 김만배씨에게 ‘재판 거래’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돈을 줬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박 전 특검과 김 대표의 인연은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시선RDI 대표로 승승장구하던 무렵, 김 대표는 지인을 통해 박 전 특검을 소개받았다. 박 전 특검은 검사를 그만두고 법무법인 산호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 중이었다. 당시 김 대표는 박 전 특검의 법무법인에 자문료 명목으로 매달 300만원가량 지급했다.

박 전 특검은 2010년 7월7일 시선바로세움 3차 신축공사 상량식에 참석할 만큼 김 대표와 친분이 깊었다고 한다. 그가 법조기자였던 김씨를 김 대표에게 소개한 시기도 이 무렵이다. 김 대표와 박 전 특검, 김씨는 술자리 등에서 자주 어울렸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한창 잘나갈 때였기 때문에 대부분 내가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세 사람의 관계가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한 건 2011년 김 대표가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소유권 소송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박 전 특검은 당시 시선RDI가 제기한 민·형사소송의 변호인으로 참여했다. 

법조기자·변호사·대법관
대주주·50억원 클럽 멤버

<일요시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2011년 5월24일 시선RDI가 두산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소송에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고, 2011년 6월20일 김 대표가 두산중공업·교보증권·더케이 대표이사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형사사건에서도 담당변호사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김씨와 박 전 특검으로부터 일종의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만배가 자신이 법조기자니까 소송에 도움이 되게끔 담당판사를 만나보겠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며 “처음에는 돈을 주지 않다가 이후 박영수가 ‘김만배가 일을 좀 하나 본데 소송 관련해서 도움을 줄 수 있을 듯하니 좀 도와줘라’는 뉘앙스로 말해 주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시행사를 운영하면서 수천만원 정도의 현금을 가지고 있던 김 대표는 2~3차례에 걸쳐 5만원권 뭉칫돈으로 총 4000만원을 김씨에게 건넸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박 전 특검의 법무법인 산호 근처 카페, 식당 등에서 편지봉투에 담아 한 번에 1000만원에서 2000만원씩 줬다는 것이다. 100만원, 200만원가량의 용돈은 별개였다. 

김 대표는 “지금이야 전문가가 다 됐지만 그때는 소송은커녕 법률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도움이 되나보다 해서 (돈을 줬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세 사람은 술자리 등에서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김씨 역시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소유권 소송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민사소송과 형사고발 사건은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김 대표가 김씨에게 사정을 묻자 “좀 기다려 보라”는 답만 돌아왔다. 민사소송의 경우 2011년 5월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기각됐는데, 법무법인 산호 측에서 항고를 하지 않으면서 같은 해 7월 결과가 그대로 확정됐다.

현금 4000만원
계좌 700만원

형사고발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에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박 전 특검은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소유권 소송에서 손을 뗐다. 김 대표는 “박영수가 술자리에서 ‘무시 못 할 후배들이 우리 사건에 대해 손을 좀 떼 달라 그래서 내가 중립을 좀 해야 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 이후로 박영수는 소송에서 빠졌고 김만배와의 연락도 끊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2년 시선RDI가 더케이를 상대로 제기한 ‘우선수익자지위 부존재 확인’, 한국자산신탁과의 ‘신탁재산 처분 금지’ 소송 등에서 박 전 특검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이후 김 대표는 두 사람에게 일절 연락을 하지 않다가 2018년에 이르러 김씨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온 가족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경제 상황이 극한까지 몰린 시점이었다. 

김 대표는 “그때는 정말 돈이 궁해서 예전에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만배도 나한테 4000만원을 받아갔으니 그 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전화에 ‘나한테 돈 빌려준 거 있냐’고 말했던 김씨는 ‘월급쟁이라 그렇게 큰돈은 없다’면서도 2018~2019년 4차례에 걸쳐 김 대표의 동생 계좌로 700만원을 송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김 대표 동생의 계좌 내역에 따르면 김씨는 2018년 5월18일, 9월21일(2회), 2019년 1월31일 등에 각각 300만원, 200만원, 100만원, 100만원을 보냈다. 돈을 갚겠다는 김 대표의 말에도 “아, 갚지 마. 안 갚아도 돼”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2019년 1월을 끝으로 김 대표는 더 이상 김씨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김씨도 돈을 갚으라는 말이 없었다.

김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는 2015년 2월6일 설립됐다. 2016년 8월에는 박 전 특검의 딸이 화천대유에 입사했다. 다시 말해 김씨는 2018년 김 대표가 전화하기 이전 이미 대장동 사건에 깊숙이 개입해 있던 상황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언론에서 대장동 사건이 크게 불거지고 난 뒤에야 박 전 특검과 김씨를 떠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권 전 대법관의 존재도 기억해냈다. 2014년 12월11일 ‘우선수익자지위 부존재 확인’ 상고심에서 시선RDI의 최종 패소 판결을 내린 주심 대법관이 바로 그였다. 권 전 대법관은 2014년 9월 대법관으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소송 진행 과정에서 권순일의 이름을 봤던 기억이 있어서 자료를 찾아봤는데, 2014년 건물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간 소송의 주심 대법관이 권순일이었다. 정말 놀랐다”며 “권순일의 흔적은 등기 이전 과정에서도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임명 전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2014년 8월까지 근무했다.

11년 이후 연락 끊겨
14년 소송 최종 패소

서울중앙지법 등기국은 한국증권금융(엠플러스 자산운용의 수탁자) 등이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에 대해 진행한 등기 신청을 총 10번에 걸쳐 각하 결정을 내린다. 당시 1순위 우선수익자였던 시선바로세움의 동의서 및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하지만 비송사건(일반적인 소송절차를 따르지 않고 재판 없이 법원이 판단) 등기관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에서 기록명령 인용 처분이 나온 이후 2014년 4월29일 등기 신청이 완료됐다.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의 소유권이 완전히 김 대표의 손을 떠난 날이었다.

김 대표는 “부동산등기법 등에 의해 절대 등기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등기가 됐다”며 “법이고 뭐고 없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그는 “전국의 법원 등기국은 법원행정처에서 관리한다. 권순일은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처장 다음으로 높은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는 사법등기국을 두고 있는데, 여기서 부동산 등기, 상업 등기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권 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당시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등기에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대장동 사건의 주요 인물로 꼽히는 김만배씨와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이 시선바로세움 3차 건물 소유권 소송에서 ‘박 전 특검의 지인이자 법조기자’ ‘시선RDI 측 최초 변호인’ ‘소유권 소송의 쐐기를 박은 주심 대법관’으로 자리했던 것이다. 김 대표는 “이게 우연인지 정말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연인가
필연인가

김 대표는 “박영수와 김만배에게 정말 인간적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특히 박영수가 우리 사건에서 손을 떼면서 상황이 급격하게 변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소송(재심 판단 여부)이나 2014년 소송 모두 우리가 패소할 게 아니었다. 오로지 이건 강탈당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 전 특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남겼지만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heatyang@ilyosisa.co.kr>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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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양자 TV 토론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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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드디어 성사됐다. 기나긴 기싸움 끝에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들이 TV 토론에서 만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TV 토론만큼 후보들의 역량을 적나라게 볼 기회가 없기에, 시작 전부터 많은 유권자들은 이들의 ‘말싸움’에 주목하고 있다. 토론 전 알아야할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까. 지난 13일 늦은 오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실무진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실무진이 만났다. 그간 말로만 내뱉던 ‘TV 토론’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을 시작한 것이다. 총 네 가지 드디어 성사 협상단이 기자들에게 알린 협상 결과는 ▲설 연휴 전 양자 TV 토론을 시작하기로 한다 ▲방식은 지상파 방송사에 지상파 합동 초청 토론을 주관해 줄 것을 요청해 진행한다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을 토론한다 ▲이외에도 추가 토론의 진행을 위해 협상을 계속한다 총 네 가지다. 이로써 유권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모든 현안’을 두고 논쟁하는 ‘설 연휴 전 양자 TV 토론’이 확정됐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확정되자마자 TV 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윤 후보에게 “주 1회 토론하자”며 “(주 1회 토론을 하면) 회동을 통해서 국민의힘을 포함한 야당의 주장과 민주당이 동의하는 민생 개혁안이 많이 도출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횟수와 그 취지를 밝혔다. 법으로 정해놓은 3회 TV 토론은 너무 적으니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두 후보가 따로 만나서 추가 TV 토론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윤 후보의 반응은 싸늘했다. 토론 거부를 넘어 이 후보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 후보의 주장은)알 권리를 위해서 토론을 하자는 논리인데, 알 권리를 이야기하려면 대장동과 백현동의 진상부터 밝히고 음습한 조직폭력배 이야기, 잔인한 범죄 이야기 그런 것을 먼저 다 밝여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는 그게 우선”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이런 사람하고 국민 여러분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하나. 어이가 없고 정말 같잖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 후보의 ‘TV 토론 성사’는 불가능해 보였다. 토론 협상이 급물살을 탄 건 국민의힘 선대위가 쇄신을 거치면서부터다. 잦은 내홍과 부인 리스크가 연이어 터지며 지지율 하락세의 고전을 면치 못하던 윤 후보는 선대위를 해체하고 새 출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먹었던 마음에는 TV 토론에 대한 의지도 담겨 있었다. 그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상대 후보의 대장동을 비롯한 상대 후보의 여러 신상 관련 의혹, 공인으로서의 정책과 결정,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표한 공약들에 대해 국민 앞에서 검증하는 데 법정 토론 3회만으로는 부족하다. 효과적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캠프 실무진에게 법정 토론 이외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렸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3일 극적으로 ‘추가 TV 토론’ 협상이 타결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국민의힘이 주장했던 ‘대장동 의혹’만이 빠졌다는 점이다. 이 제안 윤 수락…결국 하긴 하기로 묵은 의혹들에 새 약점들 집중 공략 양측의 이번 TV 토론 협상문에 따르면, 두 후보는 모든 현안을 자유롭게 토론한다. 대장동 이슈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궁금해 했던 ‘고발 사주’ ‘김건희씨 학력 위조’ 그리고 ‘이 후보의 아들 도박 문제’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양측 모두 자신만만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측은 “이 후보는 토론을 피할 이유가 없는 후보”라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수많은 국정 경험과 그때마다 통과했던 국정감사, TV 토론 경험 등을 갖고 있는 이 후보 쪽이 아무래도 토론에서 유리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 또한 법정에서 변호사들과 수십년간 입씨름을 벌여온 윤 후보가 왜 토론을 두려워하겠냐는 입장을 전했다. TV 토론 협상단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윤 후보는 기교를 부리는 사람이 아닌 만큼 토론회도 정면 돌파할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16번이나 토론을 했던 사람인데 무엇이 두렵겠나”고 말했다. 이제 경기장과 룰이 정해졌으니, 선수들이 입장할 차례다. 두 후보는 상대의 어떤 부분을 공격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지 양측은 벌써 전략 구상에 들어가 있다. 역대급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토론을 한 두 후보는 기존에 나와 있는 본인의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후보들은 스스로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양경선 이후 새로 나온 약점을 찾아 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양 후보는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이 후보는 사법연수원 18기 출신으로 수료 후 바로 변호사가 됐다. 수십년간 인권 변호사로 활동해오며 많은 재판에서 검사들과 맞써 싸워왔다. 그의 맞상대 윤 후보는 공교롭게도 바로 그 검사 출신이다. 윤 후보는 사법연수원 23기 출신으로 1994년 연수원 수료 후 바로 검사로 임용됐다. 검사 대 변호사의 매치가 2022년 대선 토론에서 성사된 것이다. 양 후보에게서는 지난 3개월간 많은 새로운 약점들이 나왔다. 먼저, 이 후보의 새로운 약점을 살펴보면, 아들의 도박 논란과 성매매 의혹, 그리고 대장동 비리 관련 인물들의 잇따른 죽음이 있다. 싸움닭끼리 치열한 공방 이 후보의 아들 이모씨는 수년간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수십 차례 도박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때마다 후기 글 형태의 증거를 사이트에 남겨놔 범행 시점과 금액, 횟수를 정확히 가늠케 했다. 이 후보는 해당 사실이 보도되자마자 사실을 인정하고 재빠르게 사과했다. 지난해 말 기자회견에서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불가피하다”며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없이 책임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씨는 또한 도박과 더불어 성매매를 한 사실을 암시하는 글도 올렸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성매매는 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부모로서 자식이 하는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성매매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아들 도박·성매매 쟁점은 윤 후보에게 가장 큰 공격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검사 출신의 윤후보가 이씨의 형사 처벌 사유를 논리적으로 입증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비록 검사 재직 시절의 수사력은 발휘하지 못하지만, 법에 대한 해석과 특유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이씨에 대한 혐의 입증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처벌 사유가 되면, 책임지게 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이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기에 딱 좋은 사안이다. 성매매 혐의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의혹이 붉어질 당시에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서 흐지부지됐지만, 지금 국민의힘 측에는 이 후보 아들과 관련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그중 의미 있는 것들을 추려내 파급력이 큰 대선 TV 토론에서 공개한다면 이 후보 측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대장동과 관련한 사안도 이 후보의 발목을 잡는다. 대장동 이슈는 특히 윤 후보 측에서 가장 많이 공부하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 협상 초기부터, 윤 후보는 대장동 이슈에 관한 것만으로 토론을 하자고 제안할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수사를 받던 대장동 관련 인물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국민들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태다. 관련 인물들이 죽을 때마다 대중의 의심은 한껏 높아졌고, 이는 국민의힘 측의 호재로 이어졌다. 윤 후보는 이 순풍을 그냥 흘러가게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건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윗선과 연결고리가 있는 인물들만 골라서 죽고 있냐”라는 의심을 내놓고 있다. 윤 후보 측은 TV 토론에서 윗선과 화천대유 간의 의심스러운 관계를 낱낱이 밝힐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장동 이슈를 윤 후보가 직접 설명하며 이 후보를 압박하고, 관련 인물들이 죽음으로써 이 후보에 대한 수사 상황이 어떻게 어려워졌는지를 설명하면, 그 자체로도 윤 후보에게는 많은 득점이 된다. 윤 후보 또한 지난 3개월간 많은 약점이 노출됐다. 내홍을 겪던 국민의힘 내부 문제와 김건희씨 학력 위조 파문, 그리고 장모의 구속 등이 연이어 터진 것이다. 약점으로만 보면 윤 후보 쪽이 이 후보보다 훨씬 많다. ‘상식’과 ‘공정’의 기치를 내세우며 인기몰이를 이어가던 윤 후보는 가족 리스크에서 유권자들에게 많은 점수를 잃었다. 이 후보는 특유의 말솜씨와 논리로 그간 정치 토론에서 맹활약해온 정치인이다. 그는 쉬운 언어로 임팩트 있게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 맨땅에서 여당의 대선후보라는 자리까지 올라왔다. TV 토론이 시작되면 이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냐는 예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가족 문제 공통분모 윤 후보의 배우자 김씨의 학력 위조 논란은 그의 정치적 정체성을 흔드는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이는 김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이 잘못했다고 사과한 사안이기도 하다. ‘조국 사태’에서도 목도했듯이, 학력과 경력 위조에 대해서 대중은 매우 엄격하다.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대중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을 이 후보의 능력으로 끄집어내기만 한다면, 이 후보의 낙승은 이미 떼어놓은 당상이다. 민주당 측은 윤 후보의 장모이자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모씨 문제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의료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이미 한 차례 법정 구속된 바 있다. 그는 2개월간 수감하다 9월 보석으로 석방됐으나, 지난달 다시 징역 1년 형이 확정됐다. 이번에는 잔고증명을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다. 그는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통장 잔고증명을 위조해 기소됐고, 사법부는 “위조한 잔고증명서의 액수가 거액이고 수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했으며, 잔고증명서를 증거로 제출해 재판 공정성을 저해하려 했다”며 형 확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건강 등의 이유로 보석 석방 중인 점을 감안해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가족 문제에 대해서 떳떳하지 못한 건 이 후보 측도 마찬가지나, 유죄 판결을 받은 사안이라는 점에서는 무게가 다르다. 이 후보 측의 가족 비리나 대장동 사건은 아직 사실로 밝혀져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다. 윤 후보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니 만큼 이 후보의 효과적인 공격 포인트로 배우자와 장모 문제는 TV 토론에서 자주 거론될 전망이다. 각종 현안뿐 아니라 공약에 대한 공방도 펼쳐질지 주목된다. 양측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1분짜리 짧은 공약들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는 ‘소확행 공약 발표’라는 코너가 있다. 공약들은 ‘산부인과 법 개정’ ‘경력증명서 발급’ ‘딥페이크 방지’ 등이 다양하게 소개돼있는데, 영상의 길이가 짧은 만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소개돼있지 않다. 국민의힘 측 또한 유튜브 채널 <윤석열>에 하루에 하나 꼴로 공약 소개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 역시 1분짜리 짧은 영상으로 ‘실내체육시설 이용료’ ‘KBS 수신료 반환’ ‘방역패스’ 등의 공약들이 소개돼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등장해 한두 문장으로 공약을 정리한다. 말빨로 이길 수 있나 ‘입 주의보’ 깔게 너무 많아…양측 버티기 싸움 그러나 국민의힘의 유튜브 채널 영상들에도 역시 예산 마련과 실행 방안 부분은 소개돼있지 않다. TV 토론회는 1분이 아닌 70분 이상 진행될 예정이다. 토론 순서에는 현안 질문들뿐 아니라 공약과 관련한 질의 내용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만 했을 뿐 방법을 소개하고 있지 못하는 해당 쇼츠 영상들에 대해서 양 후보는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부여받는다. 전문가들은 양측에서 발표한 공약이 워낙 다양하고 방대해 후보 개개인의 기량이 여기서 빛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이 이 후보의 선전을 예상하고 있다. 국정 실무 경험이 전무한 윤 후보보다 예산 마련과 제도 도입에 필요한 준비 과정, 실패에 따른 대비책 등 여러 부분에 경험이 있는 이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두 후보는 연초 유튜브 채널 <삼프로>에 출연해 부동산 관련 정책에 관해 같은 질문을 받고 다른 대답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영상은 같은 진행자들이 두 후보에게 같은 질문을 하고 각각의 대답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여기서 양 후보의 평가는 엇갈렸다. 두리뭉실하게 대답하는 윤 후보와는 달리, 구체적이고 자세히 대답하는 이 후보에게 사람들의 호평이 쏟아진 것이다. 이번 TV 토론에서도 유튜브 채널 <삼프로> 때와 같이, 똑같은 질문을 양 후보에게 하는 순서가 마련돼있다. 윤 후보가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반전을 이뤄낼지, 아니면 이 후보가 기존의 선전을 이어가 굳히기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3번의 기회 3번의 위기 몇 회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양측은 ‘3회’의 추가 TV 토론을 약속했으나 두 선대위 측이 자의로 결정한 만큼 강제성은 없다. 만일 양 후보 중 누군가가 토론에서 크게 밀려 지지율이 하락하는 결과가 계속 이어진다면 보이콧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두 후보의 추가 TV 토론 3회가 모두 채워질지는 아무도 장담을 못하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TV 토론은 안철수 죽이기? 이번에 성사된 TV 토론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단 둘만 출연한다. 제3지대 후보들의 출연은 배제된 상태다. 이를 두고 군소 정당의 모든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매스컴의 주목을 TV 토론으로 다 끌어가 제3지대 모두를 죽이기 위한 술책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의 반발이 거세다. 최근 지지율 상승 곡선을 그리며 안철수 단일화론까지 퍼지고 있는 안 후보를 국민의힘 측에서 견제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장 이태규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이 두당 후보끼리 하는 양자 TV 토론을 추진하고 있다”며 “3자 구도를 막으려는 치졸한 담합”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은 토론을 주관하게 될 방송사들을 향해 양자 토론을 거부하고 3자 토론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3자 토론도, 정의당을 포함한 4자 토론도 상관없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양자 토론만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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