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잇 노리는' 최음제 변천사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0.14 00:00:00
  • 호수 13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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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줄 놓게 하는 유혹의 한 방울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여성들은 모르는 사람에게 음료수를 받아 먹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 음료수나 술에 몰래 최음제를 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범죄에 악용되는 ‘최음제’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달 3일, 고양시 소재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나이트클럽에서 돼지발정제를 탄 술을 마실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나이트클럽에서 이뤄지는 남녀 간 교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돼지발정제’와 ‘마약’을 거론한 것이다.

보내는
‘칵테일’

지난해 7월에는 고등학교 1학년 남녀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시간에 나이트클럽에서 이뤄지는 부킹에 대해 설명했다. 또 나이트클럽에서 여성이 조심해야 할 점을 언급하면서 “클럽에서 술에다가 돼지발정제를 타는 애들이 있다”며 “얘(돼지)들이 (발정제를) 맞으면 맞은 순간부터 막 서로 하려고 붙어서 난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에게 효과가 있을까 없을까? 그거 타서 먹고 난 다음에 여자애들이 더 뭐랄까? 정신을 놓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그 사람들이 다 데리고 나가서 다시 어떻게 한 번 해보려고. 따라주는 술 아무나 함부로 막 먹으면 안 돼”라고 발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엔 돼지발정제를 성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개그맨 노홍철씨 역시 돼지발정제를 섞은 소위 ‘칵테일’을 만들어 여자친구에게 주려 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논란이 일자 노씨는 “화끈한 술자리 얘기를 해달라는 친한 기자의 얘기를 듣고 농담 분위기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남성이 여성을 흥분시켜 성적욕구를 풀기 위해 돼지발정제를 최음제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는 최음제 역사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반부터 마약의 일종인 ‘엑스터시’를 최음제로 복용하는 연예인이 존재했다. 이들은 마약 복용으로 검거된 뒤 “마약이 아니라 최음제인 줄 알았다”고 변명했다. 이때부터 대중에게 최음제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서 관심이 증폭돼 판매상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돼지발정제 옛말 GHB 등 종류 많아져
제조법? 데이트 강간 등 성범죄에 악용

노점상이나 뒷골목에서 은밀하게 판매하지 않고 행인에게 노골적으로 권하는 호객행위도 했다. 이들이 취급하는 최음제는 여러 가지였다. 술이나 음료수에 타서 마시는 액체로 된 제품부터 알약, 가루약 등 다양한 형태의 최음제가 존재한다. 원산지도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등 다양했다. 

이때만 해도 가격이 저렴했던 ‘총알약’이 인기가 많았다. 총알약은 3㎝ 길이의 플라스틱 앰플통에 액체 상태 최음제가 들어있었다. 그 모양이 마치 총알과 비슷하게 생겨서 붙여진 총알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총알약에 돼지발정제 성분이 들어 있어 여성을 성적으로 흥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음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페니시 플라이’는 청계천 판매상들을 통해 유통됐다. 곤충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 최음제는 정체불명의 약물로 원료, 제조 방법은 물론 스페인과의 연관성도 알려지지 않았다. 청계천에서는 2∼3회 사용량인 10cc 한 병에 1만5000원 선에서 거래됐다.


스페니시 플라이와 쌍벽을 이루는 유명 최음제 ‘요힘빈’도 청계천에서 1회분 1만원대에 유통됐다. 요힘빈은 아프리카에 있는 ‘요힘브’라는 나무의 속껍질로 만든 가루로 원주민들에게 흥분제로 사용되는 것이 서방 세계에 알려지면서 상품화됐다.

그러나 스페니시 플라이나 요힘빈의 경우 의학적인 약효는 미미하다는 게 의료계 정설이다. 미국 FDA에서는 이미 1970년대에 두 최음제는 효과가 없다고 공표했다. 최음 효과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심리적인 ‘위약 효과’ 때문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은 최음제는 독일제 ‘프로코밀 크림’이다. 이 최음제는 1회분 가격이 2만5000원으로 고가였지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하기도 어려워 단골들만 거래할 수 있었다. 

구매자들은 대부분 유흥업계 종사자들이, 유명 나이트클럽에서는 단골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은밀히 건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최음제는 불특정 다수에게 쉽게 노출됐다. 스팸 메일이나 인터넷 카페,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남성들을 유혹했다. 

업소 매니저
서비스 제공

이메일 영업과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물뽕’은 무색무취의 액체 상태로 판매되며 음료수나 술에 타서 복용하면 당시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데이트 강간 약물(Date Rape Drug)’로 알려져 있다. 

이 물뽕은 24시간 이내에 체내에서 빠져나가 사후 증거를 찾기가 힘들고 가해자를 찾더라고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가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2010년 국회 국정감사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은 엄격하게 단속되고 있지만 최음제 성분이 담긴 돼지발정제나 말발정제는 어느 부처도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돼지발정제는 개체 수 증가나 우량종자 관리를 위해 쓰이는데 농어촌 가축병원 수의사나 동물의약품 유통업소에서 2만~50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표적인 최음제로 인식되면서 전국 곳곳의 성인용품 전문점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유통돼 유흥가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손쉽게 매매되고 광범위하게 오용되고 있다.

양 의원은 돼지발정제가 섭취량에 따라 간질이나 내분비계 교란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와 식약청·농림부·국립수의과학검역원 어느 곳도 소관이 아니거나 별도 관리대상이 아니라고 답해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당시 시중에 유통 중인 돼지발정유도제나 발정촉진제·시기조절제·성선호르몬자극제 등은 모두 전혀 다른 용도로 인허가를 받은 뒤 불법적으로 전용되고 있던 셈이라고 양 의원은 강조했다.

이후에도 포털사이트와 SNS에서 ‘물뽕’을 판매하는 게시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자가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5분도 채 되지 않아 답이 왔다. 효과에 대한 질문에 “운영 5년 차로 많은 단골을 갖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단골로 모시려 하지, 돈 몇 푼 벌고 문 닫으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격은 3회용 한 병이 30만원, 6회용 한 병이 55만원이었다. 기자가 물뽕 검색부터 계좌번호를 받아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총 15분 남짓이었다. 다음 판매자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으며 질문에 대해 금세 답이 왔다. 그는 일본 수입 제품으로 효과가 확실하다며 절대 들킬 일 없다고 자신했다. 이번 판매업자는 25만원으로 조금 더 저렴했다.  

SNS·포털 등
구하기 쉬워

기자가 한 시간 동안 찾은 판매자는 총 7명이었는데 그중 6명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일본산, 유럽산, 미국산이라며 저마다 효과를 확실히 보장한다고 구매를 부추겼다. 

그룹 빅뱅 승리가 운영해 유명했던 클럽 버닝썬이 흔히 물뽕이라 불리는 마약 GHB(Gamma-Hydroxy Butrate)를 이용해 성폭력 방조 의혹으로 강간약물에 대한 사회적 파문이 일었다. 버닝썬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일요시사>에 첫 제보(<단독> ‘승리 클럽 버닝썬’ 성추행 막다 수갑 찬 사연)했던 김상교씨는 SNS에 “버닝썬 고액 테이블 관계자들, 대표들이 술에 물뽕을 타서 성폭행당한 여자들 제보도 받고 방송사 촬영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외국의 유명 포르노 사이트에 해당 클럽 VIP룸 화장실을 배경으로 약물 강간을 당하는 듯한 여성의 동영상이 게재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유엔 마약위원회는 2001년 GHB를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했고, 우리나라도 같은 해 GHB를 마약류로 지정했다. 그러나 원재료를 구하기 쉽고 제조 방법도 쉬워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심지어 포털사이트에 제조 방법까지 올라와 있다. 

국내서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는 증가 추세다. <약학회지>에 실린 ‘약물 관련 성범죄 사건 유형 분석 및 검출 약물 경향’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국과수 본원에 약물감정이 의뢰된 성범죄 관련 건은 총 555건이었으며, 연도별 분포는 ▲2006년 28건(5%) ▲2007년 10건 ▲2008년 38건 ▲2009년 75건 ▲2010년 91건 ▲2011년 133건 ▲2012년 18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관세청을 통해 제출받은 ‘신종 마약 단속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신종 마약 적발량은 9만4532g으로 전년인 2만1378g보다 4.4배 증가했다. 

관세청은 신종 마약 가운데 성범죄에 자주 사용되는 약물 6종(MDMA·LSD·GHB·케타민·러쉬·기타)을 추출해 장 의원에게 보고했다. 올 한 해를 기준으로 하면 이들 적발량과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물뽕’이라 불리는 GHB 적발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적발량은 469g이었지만 올해는 61배에 달하는 2만8800g이 적발됐다. 이는 96만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이다.

흔히 ‘엑스터시’라 불리는 MDMA는 지난해 3328g에서 6060g, LSD는 487g에서 931g, 러쉬(RUSH)는 1만1454g에서 1만7947g으로 늘었다. 졸피뎀 등 기타 신종 마약 적발량도 전년도 4572g에서 3만6234g으로 크게 늘었다.

세관별로는 인천에서 전체 88%(8만3421g)에 달하는 신종 마약이 적발됐으며, 부산(6.9%·6604g)이 뒤를 이었다. 불과 5년 전인 2016년 신종 마약 적발 건수가 ‘0’건이었던 광주세관서도 올해 3097g의 신종 마약이 적발됐다. 이는 유입 경로가 ‘개발’되고 있다는 얘기다.

나이트·클럽 판매상 활개
‘비쌀수록 효능 좋다’ 광고

데이트 강간에 주로 쓰이는 약물이 매년 더 많이, 더 다양한 지역에서 적발되고 있는데도 약물 사용 성범죄 처벌 규정과 적발 역량 모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문제는 국내에선 약물 사용 성범죄를 처벌할 별도 가중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형법 299조(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 간음은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한다)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을 동시 적용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마약류 관리법은 마약류의 자가 복용·유통·거래·소지를 규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타인에 대한 사용 규제, 데이트 강간 등 성범죄에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선 관련 범죄 현황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표적 범죄 통계인 경찰 ‘통계 연보’나 대검찰청 ‘범죄분석’에서도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관련 통계는 찾아볼 수 없다.

국회 입법조사처 전윤정 입법조사관은 보고서에서 “데이트 강간 등 성범죄에 오남용되는 약물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실태 파악과 함께 성폭력 범죄에 연루된 현황을 조사하고 통계를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나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5년 <약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으로 약물 사용 성범죄 증가 양상을 짐작할 수 있다. 2006~2012년 국과수 본원에 약물 감정이 의뢰된 성범죄 사건은 총 555건(2006년 28건, 2007년 10건, 2008년 38건, 2009년 75건, 2010년 91건, 2011년 133건, 2012년 180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버닝썬 사건’이 터지기 7년 전 자료에 불과했다.

장혜영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마약 조사에 투입된 인력은 인천·부산·서울·김해공항 세관 등 총 4개 기관 61명이다. 인천세관에 전체 인력의 77%(47명)가 집중됐다. 부산·서울세관은 전담 인력이 없어 일반 직원이 투입돼 마약 조사 업무를 겸하고 있다. 게다가 관세청이 보유한 마약 탐지기 82대 중 13대(15%)는 사용연한이 이미 지났다. 

장 의원은 “버닝썬 사건 뒤 여성들의 물뽕 등 데이트 강간 약물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다. 급증하는 마약 적발률, 변화하는 마약 보급 경로 등을 분석해 적절한 곳에 인적·물적 인프라를 보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거래
단속 어려워”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강간 약물의 무분별한 사용 배경에는 성의 상품화라는 사회문화적 배경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물뽕은 관리감독 제재가 쉬운 다른 약물, 프로포폴 등과 달리 장소와 경로가 특정되지 않는다. 온라인이나 우편 거래 모두를 단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 같은 특성을 이용해 일부 유흥업소에 대량 유포된 것으로 보이는데, 준강간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문화를 바꾸고 사건이 일어나는 유흥업소 현장을 단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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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