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다시 서는 '봉달이' 이봉주

달리고 싶은 국민 마라토너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이봉주는 지난해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병을 진단받았다. 1년8개월간 투병 생활을 한 그는 성공 확률이 낮다는 수술을 결정했고, 지난 7일 7시간에 가까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수술을 마친 이봉주는 근황을 알리며 다시 달리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봉주의 쾌유를 기원하며 동료 스포츠 선수들과 팬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나섰다. 응원에 힘입은 이봉주는 “꿋꿋하게 이겨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봉주는 한국 마라톤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수많은 마라톤 대회들에 출전하며 큰 족적을 남긴 그는 예능 방송에도 출연하며 순수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근육 이상
투병 생활

지난해에 그는 고정 예능 <뭉쳐야 찬다> 출연을 통해 그라운드 위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봉출귀몰’ ‘무한체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예능에서도 그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직 야구선수 양준혁은 “경기를 뛰는 40분 동안 자신은 정말 조금 뛰는데 이봉주는 10km를 뛴다”며 “카메라가 어디를 잡아도 항상 앵글에 잡혀 이봉주가 언제나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 마라토너답게 근성 축구를 선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봉주는 지난해 2월 훈련을 위해 떠난 사이판에서 출연자들과 폐타이어를 허리에 끼고 하는 훈련을 진행한 뒤 몸에 무리가 생겼다. 처음에는 가벼운 부상일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부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프로그램을 쉬면서 병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봉주는 복귀할 수 없었다. 좀처럼 회복에 차도가 없어서다.

이후 <뭉쳐야 찬다> 마지막 회에서 지팡이를 짚고 나와 근황을 알렸다. 그의 투병 소식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가 밝힌 병명은 ‘근육긴장이상증’이다. 근육긴장이상증은 뇌신경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명령 체계에 문제가 생겨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이 스스로 긴장, 수축하는 질환을 말한다. 몸을 펼 수 없고, 근육이 비틀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주로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세다.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봉주의 경우 증세가 심해 치료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의 몸에는 몸을 지지하기 위해 압박 붕대가 감겨 있었다. 치료를 위해 대학병원, 한방, 경락 마사지 등까지 시행했다.

그러나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일어설 수도, 제대로 걷기도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는 결국 휠체어에 앉아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일상생활은 중단됐고, 활동을 중단하면서 수입도 끊기는 어려움에 처했다. 오랜 기간 치료한 탓에 심신장애까지 겪게 됐다. 

길어진 투병 생활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위축돼 사람들을 피해서 숨어 다녔다는 이봉주는 방송 출연을 결심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병을 알려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은 물론, 자신처럼 병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근육긴장 이상증 진단…고통의 나날
어려운 수술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

1년이 넘게 병을 앓던 이봉주는 전과는 다르게 살이 5kg 빠진 채 스틱을 짚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방송에 출연한 이봉주는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했지만, 여전히 부축을 받거나 지팡이 없이는 걷기 힘든 모습을 보였다. 통증은 줄었지만 여전히 허리를 펴지 못하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봉주는 한 예능에 출연해 “현재 제일 중요한 고비인 것 같다”며 “고비를 현명하게 잘 넘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기간을 정말 잘 마무리하는 기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마라톤을 해왔듯이 마라톤처럼 하면 다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늘 그렇듯 정신력으로 버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상황과 반드시 완치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특히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서는 “아프게 되니 육상의 기본을 가르쳐 준 코치님 생각이 많이 났다”며 “성공적인 마라토너 인생의 토대를 만들어 준 코치님을 만나면 큰 힘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방송을 통해 근황을 전하며 전해지자, 팬들은 이봉주를 위해 모금운동을 하고, 천안시는 이봉주를 응원하는 마라톤대회까지 개최하는 등 주변에서도 그를 지속적으로 응원했다. 이런 가운데 희소식이 전해졌다.

유튜브를 통해 근육긴장이상증의 발병 원인을 찾았다는 것. 

고민 끝에
수술 결정

척추 6, 7번 쪽에 낭종이 생겨 신경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다만 당시에는 원인 자체를 100%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비치료와 수술 사이에서 고민했다.

이봉주는 수술을 마지막 선택으로 여겼다. 수술을 하게 되면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낭종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척추에 1.5cm에 달하는 구멍을 뚫어 현미경으로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또 척추에 바늘만 넣어서 하는 수술이 아니라 살을 열어서 하는 수술이다. 

이봉주는 “저보다도 안사람이 수술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며 “수술이든 일반 치료든 고칠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 상태에 대해서도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며 완치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발병 초기에는 누워서 잠을 자기도 힘들었는데 최근에는 잠도 충분히 자고 허리가 조금은 펴진 느낌이라는 것.

신경이 눌리지 않을 때 한 번씩 허리가 펴져 과거 허리를 바르게 세웠던 느낌이 있다며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후 이봉주는 CT촬영을 진행한 뒤 낭종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수술을 앞둔 이봉주는 다시 봉주르 라이프를 외치고 싶고, 반드시 일어나 자신의 발로 뛰고 싶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약 7시간의 수술을 마친 이봉주는 수술 후 전처럼 머리와 배가 뛰지 않는다며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수술이 성공적이었음을 알렸다. 수술 당일 배 쪽에 미세한 경련이 남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복근 경련도 멈췄다.


수술을 담당한 의사도 경과가 좋지만, 앞으로 회복·관리를 잘 할 필요가 있다며 이봉주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을 시사했다.

쾌유 기원
모두 응원

이봉주는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고 응원해줬기 때문에 수술을 잘 받았다”며 “반드시 달리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봉주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있는 사진을 게시하며 한층 더 회복된 상태의 이봉주의 근황을 알렸다.

앞서 천안시체육회는 이봉주의 투병 사실을 알게 되자, 지난 4월 이봉주의 고향을 방문해 시민과 공무원 등으로부터 모금한 성금을 그에게 전달한 바 있다. 박상돈 천안시장과 한남교 천안시체육회장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이봉주 선수의 고향 집을 찾아가 격려했다.

박 시장은 “이봉주가 병마와 싸워 이기고 다시 일어나 힘차게 다시 뛸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봉주가 처음 마라톤을 시작한 곳은 자신의 고향인 천안이다.

명실상부 한국 마라톤 레전드로 평가받는 그는 한국 마라톤의 역사를 다시 쓴 주역 중 하나다. 어려서부터 달리기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왕복 12km의 거리를 오가며 평소에도 스스로를 단련했다.

평발과 짝발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마라토너가 되기 위한 노력과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날씨가 궂은 날에도 굴하지 않고 새벽 4시면 일어나 개인훈련을 했다. 한창 연습할 시기에는 6개월 동안 마라톤 풀코스 거리인 42.195km를 40번 완주해냈다. 

평균 하루 반에 한 꼴로 풀코스를 완주한 셈이다. 당시에도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된 육상부가 해체되는 아픔을 겪는 중에도 이봉주는 포기하지 않고 달렸다. 이봉주의 재능을 알아본 팀에서 스카웃 뒤, 전국체전에 출전해 2위를 달성해 승승장구하는 듯싶었으나 그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부상까지 겹쳐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며 황영조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기록 역시 좀처럼 줄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봉주는 평소처럼 묵묵히 훈련에 매진했다. 

아파도 이웃 위해 봉사
주변서 많은 도움 손길

그 결과 1993년 호놀룰루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침체기에서 벗어났다. 1995년 동아마라톤대회 우승을 하며 통해 이름도 알려졌다. 

자신감을 되찾은 그는 국민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마라톤은 이봉주라는 이미지를 떠올릴 만큼의 업적들을 달성하는 등 이봉주 시대의 문을 열었다.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분류되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1위와는 불과 3초밖에 차이나지 않았을 만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올림픽 마라톤 사상 최소 차이의 격차다. 

이봉주는 2001년 출전한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에도 많은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하며 승승장구했다. 2009년에 전국체전에 출전한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봉주는 40세에 은퇴하기까지 국제대회에서 44번 도전해 41번 완주를 했다. 훈련을 통해 완주한 거리까지 합치면 그가 뛴 거리는 지구 4바퀴에 이를 만큼 많은 시간을 달렸다. 현재까지도 이봉주가 세운 한국 신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은퇴 이후에는 지도자 생활 제의도 받았으나 거절하고 치킨집, 홍보대사 등을 하며 마라톤 꿈나무를 지원하기도 했다. 현재는 제2, 제3의 이봉주 탄생을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소 해오던 봉사활동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수술을 받기 전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통해 이봉주의 인간적인 면모가 주목받았다.

전설의 귀환
“기다릴게요”

이봉주는 자신이 아픈 것은 방송국 탓이 아니라 스스로를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뜻을 밝혔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원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7월부터 시작 예정인 재활 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하고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육상 발전을 위해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봉주의 예능 도전
순수한 매력으로 시청자 사로잡다

이봉주의 첫 예능 도전은 2011년 출연했던 MBC <댄싱 위드 더 스타>다. 봉달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이봉주는 의외의 댄스 실력과 입담을 뽐냈다. 

당시 봉달이 아저씨의 반란이라며 시청자들에게도 예능인으로써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출발 드림팀>에서는 조커 분장으로 분장만으로 스태프를 폭소시키는 가하면, <무한도전>에 출연해서도 ‘순수함’으로 많은 사람을 웃게 만들었다. 

<자기야 백년손님> 출연을 통해서도 장인어른과의 케미를 보이며 주목받았다. 이봉주의 어눌한 말투가 시청자들과 한층 더 교감할 수 있었던 정겨움의 상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후 <뭉쳐야 찬다> 고정 출연을 통해 스포츠 스타 특유의 진솔함과 순수함을 뽐내며 예능 대세로서의 면모를 보였다는 관측이 있다. 또 마라토너 특유의 ‘근성’과 ‘열정’을 뽐내며 역시 마라톤 레전드답다는 평가도 있다.

<뭉쳐야 찬다>를 통해 동네 초등학생까지 알아보며 이봉주에게 싸인 요구를 한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확실한 예능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방송에 나오는 이봉주의 성격과 실제 성격이 비슷하다”며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성격으로 앞으로도 많은 예능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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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