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욕먹는 천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기행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5.25 11:56:44
  • 호수 13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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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세계가 들썩들썩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이토록 언행이 튀는 부자가 있을까. 세계 부자 3위에 해당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기행이 계속되고 있다. 천재와 괴짜 사이의 줄을 아슬하게 타고 있는 머스크의 기행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연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이하 머스크)가 화제다. 머스크의 한마디로 테슬라 주가와 가상화폐 등락이 요동친다. 머스크는 세계 부자 순위 세 손가락에 안에 들어가는 부자 중의 부자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본인이 펼치는 사업 계획과 중대 발표를 가볍게 발설하는 등의 기행을 보인다. 

4일 만에
28조 줄어 

최근 머스크 재산이 4일 만에 28조원이 줄었다. 테슬라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도록 했다가 이를 다시 중단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인 여파로 분석된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매체 <마켓 인사이더>에 따르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머스크의 순자산 가치가 금주에 250억달러(28조2300억원) 감소했다. 5일 전 순자산 가치는 1840억달러(207조8200억원)였으나 10∼13일 4거래일 연속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재산 규모는 1590억달러(179조5900억원)로 축소됐다. 

<블룸버그>와 집계 방식이 다소 다른 포브스의 억만장자 순위를 봐도 13일 기준 머스크 재산은 1455억달러(164조3000억원)로, 나흘 새 205억달러(23조1500억원) 줄었다. 


머스크는 가상자산에 대한 톡톡 튀는 행동을 이어가면서 들쑥날쑥한 한 주를 보냈다. 머스크는 지난 8일, 미국 NBC 방송의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할 때까지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가상 자산의 대표 종목 등락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파워를 선보였다.

그는 올초 비트코인 매입 사실을 알리며 급등세를 이끌었다. 다시 테슬라 차 구매 시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알리며 비트코인의 상종가를 연일 경신했다. 이어 도지코인을 종종 거론해 상승세를 이끌며 자신을 ‘도지파더’(도지코인의 아버지)로 칭하더니 이날 방송에서 관련 질문에 "사기"라는 농담성 발언을 던져 시장을 출렁이게 했다. 

이후 도지코인은 30% 이상 하락했다.

지난 3월에도 머스크는 기행을 보였다. 자신의 직함을 최고경영자(CEO)에서 '테슬라의 테크노킹(기술왕)'으로 변경하겠다고 공시한 것이다. 같은 달 15일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에서 이날부터 머스크 CEO의 직함을 '테슬라의 테크노킹(Technoking of Tesla)', 자크 커크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스터 오브 코인(Master of Coin)'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다만, 테슬라는 이들 두 사람의 새로운 공식 직함과는 별개로 CEO와 CFO 명칭과 직무는 유지한고 밝혔다. 해당 문서에서 테슬라 측은 어떤 이유로 머스크와 CFO에 이 같은 직함을 추가했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의 논평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세계 부자 3위 톡톡튀는 언행 화제
사업 계획·중대 발표 가볍게 발설

이날 공시 자료가 공개된 후 언론들과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새로운 '기행'을 달갑지 않아 했다. 미국 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는 "테슬라의 기술왕, 일론 1세 전하"라며 "세계의 최고 통치자가 누구인지 알려주기 위한 머스크의 '영리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며 세계 최고 부자의 자리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게 넘겨준 데다 테슬라 일부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트위터가 주가를 떨어뜨렸다고 그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테크크런치>는 테슬라의 장난스러운 공시 내용이 머스크에 대한 고소 재판과 향후 SEC의 규제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도지코인의 지지자를 자임해온 머스크의 농담에 급락한 도지코인. 머스크는 지난 10일 스페이스X의 달 탐사 비용을 도지코인으로 지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내년 1분기 '도지-1달 탐사'라는 이름의 임무에 착수하면서 전액 도지코인으로 지불할 계획이다.

지오메트릭에너지라는 회사가 발표한 이 탐사 계획은 무게 40㎏의 정육면체 모양 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달로 보내는 임무다. 지오메트릭에너지는 "내장된 카메라와 센서, 통합통신시스템과 컴퓨터를 통해 달 공간의 정보를 획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가 지구 궤도를 넘어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행성 간 상업의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게 스페이스X의 입장이다. <CNBC>는 머스크가 만우절인 4월1일 올린 "스페이스X는 말 그대로 도지코인을 달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트윗을 통해 도지코인으로 지불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방송에서 자신이 발달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최초의 SNL 진행자이거나 그것을 인정한 첫 번째 사람이라고도 했다.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대화를 원만히 이끌어나가지 못하며,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특정 관심 분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난 섞인
공시 발표

다만 2003년 SNL을 진행한 코미디언 댄 애크로이드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적 있어 머스크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가끔 이상한 말을 하거나 글을 올리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내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트윗으로)기분을 상한 사람들에게는 내가 전기자동차를 재창조하고, 로켓에 사람들을 태워 화성에 보낼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자화자찬했다.

머스크의 기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 SNS에 유명인을 초대하는 등 엉뚱한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SNS 앱인 클럽하우스에 초대했다. 그는 암호화폐 닷지코인(DOGE)에 대한 지지 의사도 거듭 천명했다.


당시 <CNN>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SNS 트위터에 크렘린궁 공식 계정에 태그를 붙인 뒤 "저와 클럽하우스에서 얘기를 나누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러시아어로 "당신과 대화할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라는 게시물도 올렸다.

푸틴 대통령의 공식 계정인 크렘린궁은 머스크의 요청에 회답을 하지 않다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머스크의 제안이 흥미로운 것을 시사하면서 모든 제안을 검토한 뒤 연락을 주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가수 카니예 웨스트 등을 초대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 "만약 주요 닷지코인 보유자들이 보유한 코인 대부분을 매각한다면 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내 생각에는 지나친 집중이 유일한 진짜 문제"라는 글도 올렸다. 그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올해 닷지코인을 언급해 시세를 급등 시킨 바 있다.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 시세 조작 혐의로 벌금을 내기도 했다. 머스크는 당시 8월 테슬라를 비공개 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자금도 확보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420달러(47만원)가 실제 주가보다 크게 높았다는 이유로 SEC(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주가조작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미국 투자 회사 트론 리서치의 앤드루 레프트는 머스크가 의도적으로 공매도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히기 위해 '거짓 트윗'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머스크와 테슬라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테슬라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혐의였다.

당시 그는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검토 중이라며 자금이 확보됐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고 테슬라 주가는 11% 상승했다. 이후 2018년 8월13일 테슬라 블로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투자를 제안했다고 설명했으나, 자금 조달 계획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유명 인사
SNS 초대

머스크의 이 같은 기행에 의혹의 눈초리가 몰리기 시작했다. 단적으로 <뉴욕타임스>의 "믿을 수 없는 사람" 보도가 이에 대한 방증이다. 머스크가 SNL에서 언급한 "도지코인은 사기"라는 표현처럼 그를 단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12일, 트위터를 통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당신은 도지코인을 테슬라 자동차 구매에 허용하기를 원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400만명에 가까운 응답자 중 78.2%가 긍정하는 답변을 내놔 마치 곧 결제 서비스를 허용할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이후 비트코인을 활용한 테슬라 구매 허용 방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전기를 대규모로 소비하는 비트코인 채굴 방식이 화석 연료 사용의 급증을 초래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였다.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암호 화폐를 대안으로 찾고 있다고 머스크는 밝혔다. 

머스크는 어릴 때부터 천재적인 기질을 선보였다.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모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할머니가 영국과 독일계 혈통이며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있어 독학으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웠다. 12세 때에는 게임을 동생과 함께 만들고 이를 게임 잡지에 500달러(56만6000원)에 판매했다.

그는 특히 판타지나 공상과학 소설에 심취했다. 본인의 언급으론 가장 좋아했던 책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반지의 제왕>이었다. 또 <파운데이션> 시리즈에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자랐다. 또 모형 로켓 만드는 데도 취미가 있어 가솔린과 각종 화학 약품을 혼합해 로켓 연료를 만들곤 그걸 자작 로켓에 넣어 시험 발사한 적도 있었다.

대학을 자퇴한 이후 1995년 ZIP2 창업을 시작으로 X.com(페이팔 전신회사)를 설립한 후 매각해 젊은 나이에 2000억원대의 억만장자가 된다. 이후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테슬라의 경영에 뛰어들면서 개인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한다. 

하지만 설립 후 많은 문제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2000년대 중후반 테슬라 로드스터의 배터리와 변속기에서 문제가 발생해 변속기를 처음부터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로인해 정식 출시 날짜를 지키지 못해 고객과 언론에게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코인판서 변덕 대중의 뭇매
비트코인 테슬라 구매 논란

또 스페이스X의 팰컨 1의 1~3차 발사가 모두 실패하면서 막대한 재정난을 겪었다. 이 시기에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겹쳐서 자금 조달이 매우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테슬라 모터스도 2007~2009년 사이 테슬라 로드스터의 생산 차질로 파산 직전까지 갔었다. 

2008년 중순 스페이스X 팰컨1 4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나사(NASA)와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2012년 테슬라 로드스터를 성공적으로 출고했다. 이후 모델S, X, 3 라인업의 출시가 성공하면서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한다.

그러나 반복되는 무책임한 언행 때문에 구설수에 휘말렸다. 2018년 6월 태국 유소년 축구팀이 동굴에 갇혔을 때 자신이 직접 설계한 구명정을 보냈다. 하지만 동굴이 워낙 좁고, 꼬불꼬불해서 쓸모가 없었다. 

이에 영국인 잠수사 버넌 언즈워스가 머스크를 맹비난하자 언즈워스를 '페도파일(소아성애자를 뜻하는 말)'이라며 욕하는 트윗을 올렸다.

특히 서구권에서 아동 성범죄는 미국에선 아동 포르노를 소지만 하고 있어도 실형을 받을 정도의 심각한 범죄다. 이 때문에 듣는 사람 입장에선 최악의 욕이다. 머스크는 전 세계로부터 욕을 얻어 먹으며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뒤늦게나마 사과를 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3개월 뒤 버넌 언즈워스를 아동 강간범으로 지칭한 이메일이 알려지며 대중에게 손가락질을 받았다.

결국 언즈워스로부터 9월17일에 7만5000달러(84만93만원)짜리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2019년 12월6일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 법원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며 머스크의 손을 들어줬다. 

이뿐만이 아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코로나바이러스 패닉은 바보 같다" "아이들은 면역 걱정 없다" 등의 망언으로 비판받았다. 뉴욕시 등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지역에 기부하겠다던 인공호흡기가 양압기로 밝혀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에도 "지금 당장 미국을 (지역 봉쇄로부터) 해방해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파시즘"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5월9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봉쇄령으로 인해 공장이 가동되지 않자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킬 것이라며, 공장이 위치한 앨러미더 카운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전 노동부 장관이자 경제학자인 로버트 라이시가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으며 생계와 건강의 양자택일을 강요한다며 비판하자 '지루한 멍청이'라며 인신공격을 하는 추태까지 보였다.

국내 자동차 직원에게도 트윗을 통해 비판한 적이 있다. 김세훈 현대자동차 연료전지 사업부장의 인터뷰 내용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멍청하다"고 비판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연료전지는 바보들이나 파는 것"이라며 조롱했다.

논란 외에도 트위터를 통해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을 일으키거나 도지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을 요동치게 만드는 등 그의 트위터가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머스크의 회사들의 실적과 별개로, 일론 머스크의 사업 방식도 비판을 받았다. 머스크는 항상 3D 렌더링 및 SNS를 활용해 자신 회사들의 세일즈를 하는데, 실제로 출시된 물건이나 시행하는 거의 모든 사업은 스케일을 축소하거나 지연된 적이 있다.

타고난
사업가?

아직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굴착 회사인 보링 컴퍼니는 시공 비용이 머스크 주장과 다르게 기존 시공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계산 결과가 있으며, 솔라시티의 경우 사실상 실적을 내지 못하는 회사를 억지로 붙들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테슬라의 경우 겨우 흑자 전환하기는 했지만 유격 등 차량 자체의 QC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브랜드 이미지로 인한 소비자 충성도와 계약상 독소조항 등 은폐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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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