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오크밸리 ‘소나타오브라이트’

숲속에서 펼쳐지는 빛과 음악 쇼

선율이 흐르는 밤의 숲을 거니는 것은 몽환적이다. 빛과 조명으로 단장한 나무와 숲길은 겨울밤을 고요한 감동으로 채색한다. 원주 오크밸리의 ‘소나타오브라이트(빛의 소나타)’는 숲속에서 펼쳐지는 빛과 음악의 쇼다. 참나무 숲 1.4km 구간에서 빛과 선율에 매료된 채 야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숲속을 헤엄치는 야광 해파리, 골프장 위를 유영하는 대형 고래 등을 산책로에서 만난다.

소나타오브라이트는 2018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빛의 잔치가 벌어지는 주요 무대는 오크밸리의 숲 산책로인 숨길을 재구성한 곳이다. 마운틴파크에 조성된 오크밸리 조각공원을 지나면 숨길이 이어진다. 소나타오브라이트 관람은 해가 질 무렵, 조각공원 산책과 함께 시작하면 좋다. 공원에는 예술미 넘치는 조각 작품이 오솔길을 따라 전시돼 분위기를 돋운다. 숨길 산책로는 낮에 무료 개방한다.

▲ 오크밸리의 숲 산책로(숨길)를 재구성한 소나타오브라이트 진입로

숨길 재구성

소나타오브라이트 야간 산책로는 다양한 테마 공간으로 나뉜다. ‘달빛의 안단테’ ‘반딧불의 알레그레토’ ‘꽃빛의 메조포르테’ ‘숲속의 오케스트라’ ‘힐링의 아다지오’ 등 빛이 연출하는 장면과 음악의 빠르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동선을 꾸몄다. 2019년 여름, 골프장 위에 펼쳐지는 대형 입체 쇼 ‘별빛 파도의 노래’가 더해져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조각공원과 매표소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은은한 선율이 시작된다. 달빛의 안단테는 연꽃 연못이던 곳을 달 모형으로 채웠다. 잔잔한 리듬에 따라 동그란 조형물의 색이 변하며 소나타의 서막을 알린다. 반딧불의 알레그레토에서는 반딧불이가 춤추듯, 빛으로 치장된 나무 산책로를 따라 빠른 음악이 흐르며 다람쥐 등 동물 조형물을 만난다.

꽃빛의 메조포르테는 소나타오브라이트 산책로의 아기자기한 구성이 돋보이는 구간이다. 다양한 조명이 산책로 바닥을 꽃잎처럼 흩뿌리는 공간을 지나면, 야광 해파리들이 리듬에 맞춰 색을 발하는 구역으로 연결된다. 나무에 매달린 작은 전구들이 빛나는 숲을 거쳐, 조명으로 치장한 산타와 루돌프가 반긴다.

▲ 고래가 헤엄치는 환상적인 영상이 나타나는 ‘숲속의 오케스트라’

야간 산책은 숲속의 오케스트라에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숲속의 오케스트라는 숲에 투사된 빛을 이용해 화려한 입체 무대가 펼쳐지는 공간이다. 음악이 시작되고 빛이 내려앉으면 꽃이 피고, 사슴이 뛰놀고, 고래가 헤엄치는 환상적인 영상이 나타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삽입된 ‘Let it go’와 비발디의 ‘사계-겨울’을 결합해 편곡한 선율이 흐른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오케스트라가 끝날 때까지 시간을 보내도 좋다.

화려한 쇼의 감동은 별빛 파도의 노래에서 무르익는다. 별빛 파도의 노래는 골프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대형 입체 쇼로, 오크밸리리조트를 배경으로 골프장이 조각조각 갈라지고, 거대한 고래가 유영하는 광경을 음악과 함께 연출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쇼는 퇴장할 때 직접 골프장 길을 걸으며 무대 안에 들어서는 것으로 여운을 곱씹을 수 있다.

빛과 선율에 매료된 야간 산책
다양한 테마로 볼거리 한가득

힐링의 아다지오는 빛 터널과 쉼터에서 소나타오브라이트 산책을 정리하는 공간이다. 보름달 조형물 앞에서 이색 동작으로 인증 사진을 남기는 곳으로도 인기다. 산책로 마무리 공간은 하상욱 시인의 재치 넘치는 시구를 네온등으로 꾸몄다. 소나타오브라이트 산책은 한 시간쯤 걸린다.

일몰 시각에 따라 입장 시간이 달진다(연중무휴). 입장료는 어른 2만원, 어린이(36개월~초등학생) 1만5000원. 오크밸리 내 천문공원과 인근 뮤지엄SAN 등을 함께 들러볼만하다.

▲ ‘힐링의 아다지오’ 보름달 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한 아이들

오크밸리와 이어지는 지정면 간현리에는 벽화거리가 조성돼 정감을 더한다. 편의점 간판에 올라앉은 스파이더맨, 민박 창문에 그려진 아가씨, 오목·볼록거울 옆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흥미로운 벽화를 거리 곳곳에서 만난다. 쌀집, 방앗간, 미용실 간판도 그림을 넣어 따뜻하게 표현했다.


고구마를 처음 들여온 조엄 선생 동상과 원주 초대 교회의 모습이 남은 천주교간현공소도 벽화거리에 있다. 거리 한가운데 간현역을 원주레일파크로 꾸몄다. 간현역에서 판대역까지 레일바이크가 오가는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방문 전 운행 확인이 필요하다.

▲ 받침돌과 머릿돌만 남은 원주 흥법사지 진공대사탑비

원주는 옛 절터를 간직한 고장이다. 거돈사지, 법천사지, 흥법사지는 원주의 3대 절터로 불린다. 그중 흥법사지가 지정면 안창리에 있다. 신라시대 창건해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절터에는 원주 흥법사지 진공대사탑비(보물 463  호)와 삼층석탑(보물 464호)이 경작지를 배경으로 외롭게 서 있다.

진공대사탑비는 고려 태조의 왕사인 진공대사의 공적을 기려 세웠으며, 태조가 비문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탑비의 받침돌과 머릿돌만 남아 있는데, 여의주를 문 용의 얼굴에 거북 몸을 한 받침돌과 머릿돌 이수의 조각상은 예술미가 뛰어나다.

▲ 청년 사업가들이 운영하는 공방, 카페 등이 옹기종기 들어선 미로예술원주중앙시장

구도심에서는 원주 강원감영(사적 439  호)이 둘러볼 만하다. 원주가 관찰사의 고장이었음을 보여주는 강원감영은 조선 태조 때 설치돼 고종 때까지 500년간 강원도 행정의 중심 역할을 했다. 관찰사가 업무를 보던 선화당과 정문인 포정루 등이 옛 위치에 남았으며, 2018년에 후원까지 아우르는 복원 사업을 마쳤다.

간현 벽화거리

강원감영은 한때 군 본부와 원주군청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강원감영에서는 미로예술원주중앙시장이 가깝다. 시장에는 설치미술 작품과 청년 사업가들이 운영하는 공방, 카페 등이 2층 미로를 따라 옹기종기 들어섰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간현벽화거리→흥법사지→소나타오브라이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간현벽화거리→흥법사지→소나타오브라이트 
둘째 날: 뮤지엄SAN→원주 강원감영→미로예술원주중앙시장→구룡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원주시 관광포털 www.wonju.go.kr/tour
- 소나타오브라이트 www.sonataoflight.co.kr
- 원주레일파크 http://www.wjrailpark.com
- 강원감영 http://gangwongamyoung500.com/ 

문의 전화
- 원주시 관광안내 033)742-2111
- 소나타오브라이트(오크밸리) 033)730-3500·3146
- 원주레일파크 033)733-6600
- 강원감영 033)764-3794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만종역, KTX 하루 15회(05:11~22:11) 운행, 약 1시간10분 소요. 만종역 앞에서 오크밸리까지 원주시티투어버스 운행.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천호관광(원주시티투어버스) 033)763-1005 
[버스] 서울-원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40분 간격(06:00~23:0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원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오크밸리까지 원주시티투어버스, 오크밸리 셔틀버스 운행.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천호관광(원주시티투어버스) 033)763-1005

자가운전
광주원주고속도로→서원주 IC→오크밸리1길→소나타오브라이트


숙박 정보
- 호텔K(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원주시 시청로, 033)812-3000 
- 백운산자연휴양림: 판부면 백운산길, 033)766-1063 
- 오크밸리리조트: 지정면 오크밸리1길, 033)730-3500 
- 베니키아호텔 문막: 문막읍 왕건로, 033)734-7315

식당 정보
- 치악산묵집(콩탕): 원주시 계륜1길, 033)734-7013 
- 신혼부부(떡볶이): 원주시 중앙시장길, 033)745-8037 
- 원주복추어탕(추어탕): 원주시 치악로, 033)762-7989 
- 돌탑갈비(돼지갈비): 원주시 강변로, 033)743-3565

주변 볼거리
원주한지테마파크, 치악산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박경리문학공원, 치악산둘레길 1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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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