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어느덧 대세 배우 조병규

JTBC·SBS·OCN…3연타석 홈런 치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조병규를 두고 ‘3연타석 홈런타자’라고 한다. JTBC <SKY캐슬>에 이어 SBS <스토브리그>, OCN <경이로운 소문>까지, 그가 출연한 작품은 시청률과 작품성 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탁월하고, 맡은 배역을 준수하게 수행해 낸다. 최근 종영한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타이틀 롤을 맡아 흠이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20대 남자 배우 중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 배우 조병규 ⓒHB엔터테인먼트

OCN <경이로운 소문>은 방영 전 그렇게 관심을 받은 작품은 아니었다. 악귀를 물리치는 악귀 사냥꾼과 서민 판 히어로라는 설정이 다소 생소할 뿐 아니라, 유준상을 제외하고는 주연급으로 히트한 배우가 없었다. 

<SKY캐슬> 
<스토브리그>

타이틀롤을 맡은 조병규에 대한 의문점도 있었다. JTBC <SKY캐슬>과 SBS <스토브리그>가 대성공을 거뒀지만, 조병규가 성공의 주역으로 불리기엔 무리가 있었다. <SKY캐슬>에서는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 염정아, 김서형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스토브리그>는 남궁민과 오정세에게 관심이 쏟아졌다. 

어쩌면 <경이로운 소문>은 조병규에게 있어 시험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주인공으로 주어진 첫 시험을 만점에 가깝게 풀어냈다고 볼 수 있을 만한 성적을 냈다.

첫 회 2.7%라는 비교적 아쉬운 성적으로 출발한 <경이로운 소문>은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12회에서는 10.6%를 기록하며 OCN 최고 성적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16회는 11.0%, 드라마 내 최고 시청률로 마무리했다. 


수치뿐 아니라 작품의 내용도 극찬 일색이었다.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악귀를 잡는 카운터라는 직업의 네 사람이 최고 악귀를 잡아내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서민판 히어로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어릴 적 교통사고로 몸과 마음이 유약한 소문(조병규 분)이 우연히 융의 위겐(손숙 분)을 받아들이면서 카운터에 합류해, 추 여사(염혜란 분), 가모탁(유준상 분), 도하나(김세정 분), 최장물(안석환 분)과 함께 선량한 사람들을 죽이는 악귀를 퇴치한다는 게 이야기의 줄기다. 

그 과정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는 과격한 액션이 돋보였다. 선명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각 인물 간의 시너지도 눈에 띄었다. 신구 조화가 절묘했을 뿐 아니라 악귀와 형사 등 조연급 배우들의 임팩트도 강렬했다. 주요 순간에 등장하는 CG도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 중심에 조병규가 있다. 조병규가 맡은 소문은 선량한 마음씨를 갖고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 인물이다. 우연히 강력한 힘을 얻으면서, 학교 폭력 가해자들을 처치할 뿐 아니라 자신의 부모를 죽인 악귀를 찾아 복수한다. 

단숨에 힘을 얻고 정의를 발현하는 1차원적인 구조가 아니다. 고등학생으로서 감정을 가누지 못해 실수도 저지르고, 일부 시행착오도 겪는다. 힘이 세지는 것도 단계를 밟는다. 1회부터 16회까지 꾸준한 성장이 있어, 섬세한 표현이 요구되는 인물이다. 

<경이로운…> 데뷔 후 첫 ‘타이틀롤’
자체 최고 시청률 “예감이 좋았다”

연출을 맡은 유선동 PD 역시 소문 역할을 고심해 캐스팅했다.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소문의 성장을 입체적으로 그려낼 배우가 필요했다. 고등학생 설정이기 때문에 어린 나이대 배우이면서 상당한 내공과 경험이 있어야 했다. 


20대 배우 중 이런 조건을 갖춘 인물이 많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제작진은 조병규를 낙점했다. 조병규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최근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조병규도 유 PD와의 캐스팅 미팅을 통해 충분히 좋은 작품을 만들 자신이 생겼다고 했다. 

“30분 정도 작품에 대해 얘기를 하고, 2시간30분 정도는 다양한 파트의 이야기를 했어요. 재즈에 대해서, 넷플릭스에서 눈여겨본 작품, 인생의 서사 등 다양한 방면의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캐스팅되든 안 되든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독님과 제가 이 작품을 바라보는 방향이 같다고 느꼈어요. 다른 생각은 안 하고 몰두해서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어요.”
 

▲ ⓒOCN

타이틀롤이라는 무게감을 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정말 중요한 건 소문이 성장하는 단계에서의 감정들을 얼마나 섬세하게 표현하느냐가 작품의 관건이었다. 캐스팅된 후 조병규는 이 부분에 있어 고민이 컸다고 한다. 

“소문이는 트라우마도 깊고, 몸도 성치 않아요. 아픔이 많은 소년인데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이겨냈다가 다시 무너지고, 또 일어나고를 반복해요. 결과적으로는 악귀에게 사로잡힌 부모님을 구해내야 하죠. 부모님을 만나서 아이처럼 대화하는 장면이 궁극적인 목표였어요.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과 생각이 통했죠. 영화 <아바타>에서 링크가 연결되는 듯한 짜릿함을 느꼈어요.”

<경이로운 소문>은 초반부터 반응이 좋았다. 유준상과 염혜란, 김세정, 안석환 등 카운터들의 조화가 눈에 띄었다. 이들 다섯명에게서 한 가족 같은 화목함이 엿보였다. 조병규는 촬영 초반부터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았다고 한다. 

트라우마
이겨내다

“처음엔 사실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없었어요. 결과는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이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현시점의 시청자들이 가진 답답함이나 짐을, 우리 드라마를 통해 뚫어주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기대가 된 이유는 스태프와 배우들 사이에 협업이 잘 이뤄졌고, 분위기가 정말 완벽했기 때문이에요.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고 했지만, 과정이 워낙 좋다 보니까 ‘잘하면 정말 좋은 드라마가 만들어질 것 같다’고 예측하게 됐어요.”

이 드라마의 협업이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대목은 액션이다. 카운터들이 악귀와 싸우는 장면이 매우 많이 나오는데, 매번 새롭고 강력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저러다 다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액션이 주는 쾌감이 상당한 작품이다. 

“액션 장면을 촬영할 때는 언제나 예민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위험하니까요. 스태프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저도 좀 더 화려한 액션을 하기 위해 각종 보호장비를 샀어요. 그래서 더 화끈한 액션이 나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앞선 웹 드라마 <독고 리와인드>에서 액션 연기를 펼친 바 있는 조병규는 액션 장르를 ‘애증의 관계’라고 표현했다. 워낙 힘들지만, 막상 촬영하면 멋있는 결과물이 나오는 딜레마 때문이라고. 
 

▲ ⓒOCN

“액션을 하면 멋있게 잘 나오긴 하지만, 그만큼 힘든 것 같아요. 사실 ‘(액션이)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막상 하게 되면 이 악물고 하긴 하는데, 정말 힘들어요. 그러다가 화면을 보면 정말 멋있게 나오기 때문에 늘 복잡한 생각이 있었어요. 액션물이 또 들어온다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또 선택할 것 같네요.”


<경이로운 소문>을 보다 보면 ‘저거 애드리브 아냐?’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매우 많다. 대사를 하는 과정에서 어딘가 완벽하게 준비된 느낌은 아닌 장면이 곳곳에서 보인다. 그 장면이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때로는 너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신선함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애드리브가 매우 많았다고 한다.

경이로운 
카운터들

그만큼 배우들 간의 합이 잘 맞았은 덕분이라고. 특히 유준상과의 애드리브가 많았다고 했다. 

“유준상 선배님은 훌륭한 리더라고 생각해요. 가모탁과 소문의 관계가 아버지와 아들 같다는 반응이 꽤 있었는데, 그럴 수 있었던 건 선배님이 좋은 액션을 보여주셔서인 것 같아요. 선배님이 좋은 액션을 보이면 제가 그에 맞는 리액션을 하고, 또 선배님이 그걸 받아서 리액션해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애드리브가 굉장히 좋았던 적이 많았어요.”

조병규는 안석환에 대해 ‘안석환 키즈’라고 했다. 연극영화과 시절에 안석환의 작품을 접하면서 연기에 대한 애정을 키웠다고 한다. 염혜란은 여러 차례 작품을 함께했지만, 함께 호흡하는 신이 작았는데, 이번에 원 없이 소통하면서 행복했다고 한다. 김세정에 대해서는 ‘경이로운 동료’라고 했다. 

“세정이랑 저랑 동갑인데요. 정말 다재다능한 친구 같아요. 능력치가 한 군데만 있는 게 아니라 모든 능력이 다 최고치예요. 천재 같아요. 부럽고 사실 질투도 많이 했어요. 세정이랑 연기에 대해 회의를 많이 했어요. 그 친구의 장점을 체화하려고 노력했어요. 덕분에 촬영하는 순간마다 학습의 장이 됐던 것 같아요.”


사람을 사냥하는 악귀들과 악귀를 사냥하는 악귀 사냥꾼의 대결구도였던 터라, 작품에서는 러브라인이 보이지 않는다. ‘어쭙잖은 사랑 이야기는 제거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드러난다. 그러다 막판에 소문과 하나의 러브라인이 슬며시 드러났다. 이 작품의 애청자들은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대해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심지어 김세정마저도 더 깊은 러브라인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조병규도 마찬가지였다. 

“악귀에게 당하는 인물들을 구해내는 작품이고, 언제나 생사가 달린 장면을 촬영하는 작품에 러브라인은 사실 불필요하게 여겨져요. 생사가 걸린 순간에 멜로의 포인트가 있는 건 맞지 않아요. 사실 노파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드라마가 너무 무겁기만 해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실소가 나올 정도로 웃긴 장면을 러브라인을 통해 만든다면, 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매우 명확한 선악 구도를 지니는 <경이로운 소문>은 권선징악이라는 뻔한 결과를 갖지만, 그 과정은 매우 복잡하게 흘러간다. 학교 폭력 가해자인 신혁우(정원창 분)는 오랫동안 가족의 학대를 받아왔다. 애정면에서 심한 결핍을 느낀 인물이다. 어른들로부터 받은 학대를 친구들한테 풀고 있던 셈이다. 

“김세정과 러브라인 반대…웃기는 포인트로만” 
“난 ‘운빨’이 좋은 배우…좋은 어른 되겠다”

카운터의 파트너인 기란(김소라 분)이나 위겐의 경우에는 어느 순간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두 사람이 하는 말이 대체로 옳지만, 선택의 순간에는 자기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문 역시 복수심에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엄청난 폭력을 저지르기도 한다. 

악이라고 해서 악하지만도 않고, 선하다고 해서 선한 행동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입체적인 선과 악을 그려내고 있는 부분이 이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다. 
 

▲ ▲배우 조병규 ⓒHB엔터테인먼트

“작품을 하면서 선과 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윤리적인 선악과 무관하게, 자신의 마음에 들면 선이고 그렇지 않으면 악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우 이분법적으로요. 뚜렷한 정의를 내리지는 못하겠어요. 저 같은 경우는 누군가에 대해 쉽게 평가하지 말고, 직접 만나보고 알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려고 노력해요.”

인터뷰 내내 조병규는 겸손함을 드러냈다. ‘3연타석 홈런’을 강조하는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능력치를 최소화했다. 주위 동료들과 스태프들의 노력이 절대적이었다며 공을 돌렸다. 그럼에도 조병규가 좋은 작품을 골랐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SKY 캐슬>과 <스토브리그> <경이로운 소문> 모두 작품적인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좋은 연기자들이 대거 모인 것도 장점이지만, 결국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도 현재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중요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메시지를 많이 봐요.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의미가 있는가 생각해요. 다음이 사람이에요. 메시지가 좋아도 어떤 사람이 던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같이 하는 사람이 누구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가를 봐요.”

깔끔한 인상이기는 하나, 배우 사이에서 외형적으로 특별할 정도는 아닌 조병규는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오디션을 100번 볼 정도로 많은 작품의 문턱에서 떨어졌다. 그때의 실패가 피와 살이 된 듯하다.

무서운 
성장세

“벌써 연기를 하려고 한 지 10년이 된 것 같아요. 16세에 연기하려는 마음을 먹고 다른 곳엔 눈을 돌리지 않았어요. 저는 사실 남들보다 나은 게 별로 없어요. 다만 한 가지 내세울 수 있는 건 연기에 투자한 시간이에요. 잘하는 건 크게 없고요. ‘운빨’도 있는 것 같아요. 늘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네요. 저는 소문이처럼 그렇게 정의롭지 못해서 작품을 하면서도 매우 부끄러웠어요. 결국 <경이로운 소문>도 좋은 어른과 나쁜 어른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 전 어린 편이지만, 좋은 어른이 돼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배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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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