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숲 ④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

▲ 금강소나무가 숲을 이룬 검마산자연휴양림 산림욕장

요즘은 한적하고 오붓하게 즐기는 여행지가 대세다. 오지 여행이 주목받는 이유다. 경북 영양군은 지난 2015년 국제밤하늘협회(IDA)가 선정한 아시아 최초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 있는 고장이다. 프랜차이즈 카페나 빵집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그만큼 청정하고, 자연이 간직한 숲과 별이 있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 영양의 별을 상징한다면, 검마산자연휴양림은 숲을 대표한다. 휴양림은 국제밤하늘보호공원에서 남쪽으로 약 16km 떨어진 검마산(1017m) 정상 서쪽 자락에 있다. 검마산(劍磨山)은 나무와 바위가 마치 창과 칼이 꽂힌 듯 화려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휴양림 중에도 숲이 좋기로 손꼽힌다.

▲ 푸른 숲만으로 힐링이 되는 검마산자연휴양림

피톤치드

검마산자연휴양림은 한티로(국도 88호선)에서 벗어나 좁은 길을 약 1.9km 들어간다. 휴양림에 이르면 기지개를 켜고 신선한 공기를 깊이 마신다. 누구나 절로 하는 첫 일정이다. 휴양림 이용은 단순 입장과 숙박으로 나뉜다. 숙박은 휴양관이나 야영 데크를 이용한다. 금강소나무가 빽빽한 산림욕장을 지나 약수터까지 구간을 중심으로 산책하기 좋다. 물론 검마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 계곡을 끼고 자리한 야영 데크 ▲ 검마산자연휴양림 산림욕장의 금강소나무 군락

어느 길이든 검마산자연휴양림이 자랑하는 금강소나무가 반긴다. 금강소나무는 춘양목, 황장목 등으로 불리는데 소나무 중 으뜸으로 친다. 높고 곧게 자라 궁궐이나 왕실에 목재로 쓰였다. 산책로 곳곳에 고루 분포해 피톤치드의 진수를 만끽하기 좋다. 특히 산림욕장이 압권이다. 금강소나무 고목 아래를 거닐고, 그늘에 머물러 쉰다.

▲ 하트 모양 바위에 자란 나무

산림욕장에서 사방댐 쪽으로 내려오는 숲길도 곱다. 팔각정으로 가는 다리를 건널 때는 큰 바위가 눈길을 끈다. 하트 모양 바위에 나무가 자라 신성하다. 목걸이와 열쇠고리 만들기 등 가벼운 목공 체험이나 숲 해설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도 알차게 즐기는 방법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 후 참여할 수 있다.


그 밖에 두 가지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좋다. 첫째, 검마산자연휴양림은 책 읽는 숲이다. 휴양림 주차장에서 내리면 바로 숲속도서관이 보인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보유하고, 도서관 안에서 읽거나 책을 빌려 숲에서 읽을 수 있다. 계곡물 소리와 숲의 바람 소리는 책 읽을 때 ‘ASMR’로 최적이다.

▲ 검마산자연휴양림 숲속도서관 실내

둘째, 반려견과 동반할 수 있는 휴양림이다. 산림문화휴양관과 야영 데크 모두 일반 숙소와 반려견 동반 숙소가 구분되고, 야외에 반려견놀이터가 따로 마련됐다. 지난해부터 반려견의 나이 제한도 없어졌다. 다만 반려동물 등록을 완료하고, 놀이터 외 장소에서는 목줄을 반드시 착용하는 등 기본 준수 사항을 미리 확인하고 예약해야 한다.

검마산에는 또 다른 명품 숲이 있다. 지난 1993년 죽파리 일대에 조림한 30.6ha 규모의 영양자작나무숲이 어느새 어엿한 청년 숲으로 자랐다. 공식 개장하지 않았지만 약 2km 산책로가 조성돼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든다. 접근이 수월하지 않은 덕분에 오지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검마산자연휴양림

우선 장파경로당에서 장파1교를 건너기 전에 좌회전한 뒤, 기산마을과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약 1.6km 이동한다. 이후는 길이 험하다. 사륜구동 차량은 숲 입구까지 진입할 수 있지만, 일반 승용차는 바닥이 긁혀 삼거리 길가에 주차하고 걸어가야 한다.

창·칼 꽂힌 듯 화려한 자연휴양림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

삼거리에서 숲 입구까지 3.2km 정도 거리라 걷기 만만치 않다. 어느 지점부터 휴대폰 전파마저 끊긴다. 하지만 영양자작나무숲의 매력은 그곳에 이르는 과정이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른 나무와 마을 상수원인 계곡물 소리가 더위를 말끔히 씻어준다.

▲ 더위를 씻어주는 영양자작나무숲 풍경

자작나무숲은 산기슭을 가득 메운 자작나무의 하얀 껍질과 머리 위를 뒤덮은 초록 잎 사이로 아담한 오솔길이 열린다. 자작나무가 만드는 특유의 빛깔이 지나온 길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좀 더 차분하고 화사하다. 산책로는 경사가 급하지 않아 어렵잖게 오르내린다. 오지 자연의 깊은 품에 안긴 걸 실감한다.


가볍게 한 바퀴 돌아 나올 수도, 정상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갔다 내려올 수도 있다. 아직 안내소가 따로 없지만, 안내판은 잘 갖춰졌다. 자작나무숲 입구 가는 중간에 간이 화장실이 있다. 공식 개장하기 전이니 혼자보다 동반자와 같이 가기를 권한다.

▲ 영양반딧불이천문대 외관

영양 여행은 밤하늘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은 영양반딧불이천문대를 목적지 삼는 게 수월하다. 천문대는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특구 내 장수포천 변에 있다. 4D 영상을 상영하는 플라네타리움은 코로나19로 관람이 어렵지만, 별생태체험관 관람과 천체 관측은 가능하다.

주간에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야간에는 은하와 달 등을 관측한다. 특히 야간 관측 때 영양의 진가를 만끽한다. 천문대 주변은 큰 가로등 2개에 발목 높이 이동로 안내등이 전부인데, 그마저 불빛이 바닥을 향한다. 어둠이 사방을 둘러 육안으로 별을 보기에 최적이고, 반딧불이까지 반짝인다.

8월에는 천문대 인근 장수포천과 반딧불이생태공원에서 늦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다.

▲ 영양반딧불이천문대가 있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의 밤하늘 ▲ 400년 된 은행나무가 어우러진 영양 서석지의 경정

영양에서 옛사람의 휴식을 느끼고 싶을 때는 영양 서석지(국가민속문화재 108호)가 알맞다. 서석지는 석문 정영방이 1613년(광해군 5)에 조성한 조선 시대 민간 정원이다. 400년 된 은행나무가 기대선 입구로 들어서자, 경정(敬亭)과 주일재(主一齋)가 사각 연못을 끼고 자리한다.

서석지에는 20개 가까운 서석(瑞石)이 연못에 있다. 신선이 노는 선유석(僊遊石), 구름 봉우리 모양 상운석(祥雲石) 등 이름처럼 재미난 생김이다. 인위로 배치했나 싶지만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돌이다. 경정 대청마루에 올라 연못을 내려다보자. 낮은 담장 너머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서석지에서 나와 고택이 많은 연당마을을 산책해도 좋다.

▲ 산과 들을 배경으로 우뚝 선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서석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국보 187호)이 있다. 높이 약 9m, 탑신 폭 3.34m 석탑은 통일신라 시대에 벽돌 모양으로 돌을 다듬어 축조한 것으로 추정한다. 산과 들을 배경으로 우뚝 섰는데, 균형 잡힌 비례와 늠름한 자태가 눈길을 끈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

국보의 위엄이라기보다 세상에서 한 걸음 떨어져 살아가는 은둔자의 기품에 가깝다. 석탑 아래쪽에 반변천이 흐르고, 수달 서식지라는 푯말이 있다.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앞에서 모두 어우러져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괜히 주변을 어슬렁거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숲 힐링 여행: 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영양반딧불이천문대 시간 
힐링 여행: 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영양 서석지→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검마산자연휴양림→수하계곡→영양반딧불이천문대→반딧불이생태공원 
둘째 날: 영양자작나무숲→선바위관광지→영양 서석지→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영양문화관광 www.yyg.go.kr/tour
- 검마산자연휴양림 www.foresttrip.go.kr/0184
- 영양반딧불이천문대(영양군생태공원사업소) www.yyg.go.kr/np 


문의 전화
- 검마산자연휴양림 054)682-9009
- 영앙자작나무숲 054)680-6412(영양군청 문화관광과)
- 054)732-1601(남부지방산림청 영덕국유림관리소)
- 영양반딧불이천문대 054)680-5332

대중교통
[버스] 서울-영양,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회(08:20, 16:1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 영양버스정류장에서 영양-본신 농어촌버스 이용, 바람마시 정류장 하차, 검마산자연휴양림까지 도보 2.9km. 영양버스정류장에서 영양-죽파 농어촌버스 이용, 죽파리·상죽파 정류장 하차, 장파1교 건너기 전 좌회전, 영양자작나무숲까지 도보 약 4.8k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영양버스정류장 054)683-2213

자가운전
검마산자연휴양림: 중앙고속도로 풍기톨게이트→풍기·봉화 방면 우회전, 1.3km→봉현교차로에서 안동·영주·봉화 방면 좌회전, 8.9km→기흥IC교 봉화·울진 방면 오른쪽 도로 843m→나무고개지하도 진입, 38.5km→일월·영월 방면 오른쪽 도로 294m→갈산로 33.3km→문암삼거리 온정 방면 좌회전, 한티로(국도 88호선) 6.7km→검마산자연휴양림 방면 우회전, 1.9km→검마산자연휴양림 
영양자작나무숲: 중앙고속도로 풍기톨게이트→풍기·봉화 방면 우회전, 1.3km→봉현교차로에서 안동·영주·봉화 방면 좌회전, 8.9km→기흥IC교 봉화·울진 방면 오른쪽 도로 843m→나무고개지하도 진입, 38.5km→일월·영월 방면 오른쪽 도로 294m→갈산로 33.3km→문암삼거리 온정 방면 좌회전, 한티로(국도 88호선) 5.05km→발리삼거리에서 죽파, 오기 방면 우회전, 낙동정맥로 6.1km→좌회전, 상죽파길 287m→장파경로당 지나 우회전, 64m→장파1교 앞 좌회전, 4.8km(일반 승용차 1.6km 이동 후 삼거리 길가 주차, 도보 3.2km)→영양자작나무숲 입구

숙박 정보
- 영양군생태공원사업소 펜션: 수비면 반딧불이로, 054)680-5323, 5325, www.yyg.go.kr/np/pension 
- 선바위자연생태마을: 입암면 주역1길, 054)680-5370 
- 쇼호텔: 영양읍 중앙로, 054)683-3533

식당 정보
- 선바위가든(산채정식): 입암면 영양로, 054)682-7429
- 희야골곱창식당(돌곱창): 입암면 입암로, 054)682-4569 
- 음식디미방체험관(한정식): 석보면 두들마을길, 054)683-7785(3일 전 예약 필수, 점심은 개인, 저녁은 10인 이상 가능)

주변 볼거리
일월산자생화공원, 주실마을, 맹동산(영양풍력발전단지), 본신리 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