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숲 ②국립대관령치유의숲

100년 된 소나무 숲이 지닌 치유의 힘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치유센터 전경

일상의 소중함과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면역력 증진을 비롯해 숲이 주는 긍정적 효과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올여름 가족과 부담 없이 다녀올 안전한 여행지를 찾는다면 숲에 주목하자.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을 챙기기 좋은 산림 복지시설이 눈에 띈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산림치유원과 유아숲체험원 각 1개소, 숲체원 5개소, 치유의숲 7개소가 대표적이다. 지자체와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까지 포함하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 금강소나무 숲 곳곳에 마련된 쉼터

8개 숲길

국립대관령치유의숲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치유의숲 7개소 가운데 하나다. 1920년대에 씨앗을 산에 뿌려 조성한 금강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시원하게 뻗은 푸른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고 울창한 숲이 내주는 그늘에서 쉬는 것만으로, 건강한 에너지가 몸속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다.

금강소나무는 줄기가 붉고 곧게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경복궁과 광화문, 숭례문 복원에 쓰였을 만큼 최고의 목재로도 꼽힌다.

▲ 안내도가 정확해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가 없다.

국립대관령치유의숲에는 성격과 난도가 다른 8개 숲길(치유데크로드 포함)이 있다. 계곡을 따라 걷는 ‘물소리숲길’,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도전숲길’, 소나무 향 가득한 ‘솔향기치유숲길’처럼 이름에 특징이 잘 드러난다. 가장 짧은 ‘물치유숲길’이 300m, 가장 긴 ‘치유마루길’도 1.6km에 불과해 두세 구간을 연달아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안내도가 정확하고 친절해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도 없다.

▲ 솔향기치유숲길 중간에 자리한 산림 치유 공간, 솔 향기 터

솔향기치유숲길(1.1km)은 솔 향기 터, 숲속 쉼터, 명상 치유 움막 등 아기자기한 산림 치유 공간이 있어 사색과 명상을 하기에 좋다. ‘치유데크로드’(600m)는 노약자,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목재 데크를 깐 무장애 탐방로다. 길이 편안하니 귀로는 새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듣고, 코로는 숲이 내뿜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감각에 집중할 수 있다.

나무 이름표를 하나하나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나무, 잣나무, 피나무, 산벚나무, 층층나무, 느티나무, 밤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당단풍나무…. 이름표가 없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나무가 어우러져 나무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 숲은 나무 전시장 ▲ 노약자,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도 숲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치유데크로드

8개 숲길 중 가장 쉽고 편한 솔향기치유숲길과 치유데크로드는 풍경이 아름답고 분위기와 특징은 다르므로, 가능하면 둘 다 걸어보기를 권한다. 솔향기치유숲길을 먼저 걷고 물소리숲길 일부 구간을 거쳐 치유데크로드로 들어서면 된다. 치유데크로드 끄트머리에 대관령 줄기와 대관령옛길이 내려다보이는 금강송전망대가 우뚝 섰다.

▲ ‘수리수리숲학교’에서 꽃편지 만들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하는 개인별·그룹별 맞춤형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예약해야 한다. 임신부의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는 ‘신사임당숲태교’, 청소년을 위한 ‘수리수리숲학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쏠쏘올테라피’, 가족 단위로 체험하는 ‘솔수풀톡톡패밀리’, 소외 계층에게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솔향나눔의숲’, 감정 노동자와 교육 연수생 등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있다.

체험비는 2시간 기준으로 개인 1만원, 단체 8000원이다.(신사임당숲태교 무료)

▲ 편백 향이 그윽한 치유 체험실

체험을 시작하기 전에 숲 핵심 시설인 치유센터에서 HRV(심박 변이도 검사), 체성분 분석, 스트레스 지수와 자율신경 균형 검사, 말초 혈액순환 검사를 받는다. 치유센터는 건강 측정실, 치유 체험실, 강의실로 구성된다. 온열 치유, 차 테라피, 솔통 보디 스캔 등을 진행하는 치유 체험실은 편백 향이, 강의실은 소나무 향이 그윽해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진입로

9월 말까지 토요일마다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더운 여름밤에 시원한 숲의 소리와 향기, 바람을 오감으로 느껴보는 ‘대관령숲, 별이 빛나는 밤에’다.(체험비 1만원, 예약 필수) 대관령치유의숲에는 숙박 시설과 식당이 없다.


시원하게 뻗은 금강소나무 숲 장관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게

바로 앞 어흘리 마을 펜션과 민박, 식당을 이용하자. 프로그램 예약자 외에는 숲에 주차할 수 없으므로, 자동차를 가지고 방문한 경우 마을회관 주차장이나 대관령박물관 뒤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간다.

▲ ▲대관령자연휴양림의 이색 볼거리, 황토 초가집

지척에 있는 대관령자연휴양림도 좋다. 1989년에 개장한 국내 1호 자연휴양림답게 숲이 깊고 기암괴석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아름답다. 숲속의집, 산림문화휴양관, 연립동 같은 숙박 시설과 야영 덱이 넉넉하고, 숲 체험로와 야생화 정원, 황토 초가집과 물레방아, 숯가마 터 등 색다른 볼거리도 갖췄다.

▲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면서 명소로 등극한 사천해변 포토 존

강릉 여행에서 바다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강릉 하면 경포해변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사천해변과 순긋해변, 강문해변 등이 요즘 독특한 매력과 개성으로 입소문이 났다. 사천해변은 송혜교·박보검이 주연한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면서 명소로 등극했다.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카페 ‘곳;’ 옥상에 있는 하늘 계단 포토존은 SNS 핫플레이스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순긋해변은 ‘차박’ 캠핑족에게 인기다. 강문해변은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포토존으로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 아찔한 해안 절벽과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리는 헌화로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헌화로도 추천한다. 한쪽은 아찔한 해안 절벽을, 다른 쪽은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린다. 도로와 해안이 맞닿고, 코앞에 있는 바다는 옅은 옥색부터 청록색까지 다채로운 물빛을 뽐낸다.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으로 이어진다.

금진해변~심곡항 구간은 해안 도로, 심곡항~정동진항 구간은 내륙 도로다. 하이라이트는 금진해변~심곡항 구간. 2km 남짓한 거리라 도보 여행자도 즐겨 찾는다.

▲ 조각공원, 현대미술관, 카페, 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 하슬라아트월드

하슬라아트월드

정동진에서 좀더 올라가 복합 문화 공간 하슬라아트월드에 들러보자. 2003년에 개장한 이곳은 조각공원, 현대미술관, 카페, 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다. 고요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카페, 아기자기한 정원, 바다를 보며 걷는 산책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선 화사한 건물이 그림 같다. 해마다 조금씩 시설을 확장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대관령치유의숲→헌화로 드라이브→하슬라아트월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대관령치유의숲→대관령자연휴양림
둘째 날: 헌화로 드라이브→하슬라아트월드→강문해변, 사천해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솔향강릉(강릉 관광) www.gn.go.kr/tour/index.do
- 국립대관령치유의숲(한국산림복지진흥원) www.fowi.or.kr
- 대관령자연휴양림(숲나들e) www.foresttrip.go.kr
- 하슬라아트월드 www. haslla.kr


문의 전화
- 국립대관령치유의숲 033)642-8651~2
- 대관령자연휴양림 033) 641-9990
- 하슬라아트월드 033)644-9411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강릉역, KTX 하루 14~21회(05:32~22:32)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서울역-강릉역, KTX 하루 14회(05:11~22:11) 운행, 약 2시간 소요. 강릉역에서 용지각 정류장까지 도보 약 800m 이동, 503번 시내버스 이용, 대관령박물관 정류장 하차, 국립대관령치유의숲까지 도보 약 1.3k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강릉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동진버스 033)653-8011
[버스] 서울-강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1~36회(06:32~22:20) 운행, 2시간20분~2시간5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2~25회(06:00~22:3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강릉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홍제동주민센터 정류장까지 도보 약 1km 이동, 503번 시내버스 이용, 대관령박물관 정류장 하차, 국립대관령치유의숲까지 도보 약 1.3k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강릉시버스정보시스템 https://bis.gn.go.kr 동진버스 033)653-8011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강릉 IC→강릉톨게이트에서 대관령·성산 방면 오른쪽, 7.4km→좌회전, 93m→우회전, 580m→좌회전, 573m→국립대관령치유의숲

숙박 정보
- MGM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해안로535번길, 033)644-2559, http://hotelmgm.co.kr/
- 강릉오죽한옥마을(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죽헌길. 033)655-1118, http://www.ojuk.or.kr 
- 더뷰티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옥천로62번길, 033)647-3385 
- 대관령자연휴양림: 성산면 삼포암길, 033)641-9990, www.foresttrip.go.kr 
- 강릉힐링하우스: 성산면 삼포암길, 010-2301-2272, www.힐링하우스.com 
- 연인들의사랑이야기: 성산면 삼포암길, 010-9265-7199, www.evergreenps.co.kr

식당 정보
- 대관령옛길우주선펜션&가든(능이토종닭백숙·묵은지닭볶음탕·산나물전): 성산면 대관령옛길, 033)655-6622
- 대굴령민들레동산(민들레돌솥밥정식·민들레백숙·민들레수육,): 성산면 성연로, 033)644-8862 
- 대관령옛길127(커피·팥빙수): 성산면 대관령옛길, 033)648-6804 
- 삼포암쉼터(옻닭백숙·감자전): 성산면 부동길, 033)641-9091

주변 볼거리
대관령박물관, 안반데기, 모래시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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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