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여행 ②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초량이바구길

화려함과 짜릿함이 가득! 버라이어티한 부산의 밤

▲ 화려한 도시 야경과 더불어 바다 위를 걷는 송도구름산책로

부산의 밤바다 하면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이 가장 먼저 꼽힌다. 하지만 송도해수욕장만큼 밤이 즐거운 곳도 없다. 화려한 야경과 더불어 바다 위를 걷는 송도구름산책로, 밤바다를 가로지르는 송도해상케이블카 등 늦은 밤에도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 송도구름산책로와 이어진 거북섬에서 전시와 조형물을 관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송도구름산책로는 2015년에 건립된 해상 보도교다. 해변 동쪽에 자리한 거북섬을 가운데 두고 다리가 양쪽으로 이어지며, 한쪽은 바다로 뻗어 정박한 배와 남항대교의 유려한 전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길이 365m에 이르는 산책로 데크는 중간에 바닥이 강화유리와 격자무늬 철제로 된 구간이 있어 출렁이는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밤이면 다리에 조명이 들어와 주변 야경과 근사하게 어우러지고, 거북섬에 마련된 전시와 조형물을 관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밤하늘과 까만 바다 너머 도시 야경에서 눈을 떼기 어려운 송도해상케이블카

최고의 전망

송도구름산책로 위에는 송도해상케이블카가 오색 불빛을 반짝이며 밤하늘을 수놓는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내 송림공원에서 암남공원까지 1.62km 거리를 지나간다. 최고 높이 86m에 달해 케이블카에서 해수욕장이 한눈에 담기고, 바다 건너편 영도와 남항대교, 바다에 점점이 흩어진 선박까지 최고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탑승 내내 밤하늘과 까만 바다 너머 화려한 도시 야경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크루즈를 이용하면 발아래 펼쳐진 검은 밤바다가 훨씬 생생하게 다가오고, 짜릿함이 배가된다. 케이블카마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장착돼 취향에 따라 분위기도 바꿀 수 있다. 때로 로맨틱하게, 때로 비트 있는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즐겨보자. 블루투스 스피커는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된다. 케이블카 탑승 시간은 10분 정도지만, 감동은 훨씬 오래간다.

▲ 초량이바구길은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부산 구 백제병원에서 시작한다.

화려함과 짜릿함이 공존하는 부산의 여름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부산의 대표 도보 여행 코스인 초량이바구길도 밤에 색다른 재미가 있다. 이바구는 이야기를 뜻하는 경상도 말로, 초량이바구길에는 2km가량 이어진 골목을 따라 부산의 근현대사가 담긴 이야기가 펼쳐진다.

초량이바구길은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부산 구 백제병원(국가등록문화재 647호)에서 시작한다. 붉은 벽돌과 아치 문양이 고스란히 남은 건물 1층은 현재 카페 브라운핸즈백제로 운영된다. 옛 모습을 살린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여행자도 많이 찾는다.

▲ 산복도로의 옛 모습을 담은 담장갤러리

이곳에서 초량이바구길의 명물 168계단까지 10분쯤 걸린다. 걷는 동안 산복도로의 옛 모습을 담은 담장갤러리, 130년 가까운 역사를 품은 초량교회, 동구의 역사와 미래가 함축된 동구인물사담장을 차례로 지난다. 밤에는 어두운 편이니 자세히 관람하려면 낮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초량이바구길의 명물, 168계단과 바로 옆에 설치된 모노레일

언덕이 많은 초량이바구길에서도 으뜸은 역시 168계단이다. 경사가 심한 언덕에 놓인 계단이 가로등 불빛 때문인지 더 까마득해 보인다. 굴곡진 역사를 살아온 이들의 애환이 좁고 가파른 계단에 칸칸이 쌓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있으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묘한 기분이 된다.

▲ 168계단 중간에 있는 포토 존

168계단 바로 옆에 설치된 모노레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주민을 위한 편의 시설이지만, 여행자에겐 이색 체험이 된다. 올라갈 때 모노레일을, 내려올 때 계단을 이용하면 편하다. 모노레일은 길이 60m로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하며(오후 8시 이후에는 2~3층 운행), 이용료는 없다.

▲ 초량이바구길에서 본 야경

168계단 끝에는 근사한 야경이 기다린다. 옹기종기 모인 집과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빌딩이 도시를 밝히고, 전망 데크에 설치된 망원경에는 생동감 넘치는 부산의 밤이 담긴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유치환우체통까지 걸어보자.

까만 바다 너머 화려한 도시 야경
늦은 밤에도 즐길 거리가 한가득


청마 유치환 선생을 기리며 건립한 건물 옥상에는 1년 뒤에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이 눈에 띈다. 지금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에게 엽서 한 장 써보면 어떨까. 우체통 너머로 펼쳐진 소박한 야경은 여행자를 위한 작은 선물이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좋은 기분으로 가득하다.

▲ 부산의 근대사와 함께해온 초량전통시장

초량전통시장은 구 백제병원에서 2~3분 걸어가면 닿는다. 아케이드가 설치된 시장 풍경이 여느 재래시장과 다르지 않지만, 부산의 근대사와 함께해 온 곳이다. 특히 한국전쟁 때 피란민의 힘겨운 삶이 곳곳에 스며들었다. 시장 안에 먹거리가 많아 여행 중 배를 든든히 채우기도 좋다.

▲ 아담한 공원처럼 꾸민 송도스카이파크

송도스카이파크(송도해상케이블카 상부탑승장)와 이어진 암남공원은 청량한 숲길과 푸른 바다를 동시에 누리는 힐링 포인트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시원한 바다가 보여 가슴까지 탁 트인다. 가벼운 삼림욕과 함께 조각 작품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해보자. 송도스카이파크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모형과 사진 찍기 좋은 공간도 있다.

▲ 암남공원과 동섬을 연결한 송도용궁구름다리

암남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6월 초 개통한 송도용궁구름다리다. 원래 거북섬을 잇던 옛 송도구름다리(일명 출렁다리)를 복원한 것인데, 새로 만들면서 현재 자리로 옮겼다. 암남공원과 동섬을 연결한 길이 127m, 폭 2m 철제 다리로, 해안 절벽 둘레를 걷는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송도용궁구름다리

바다를 품에 안은 수려한 경관과 기암절벽이 빚은 풍광이 일품이라 벌써 부산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다리 한가운데 서면 시원한 바닷바람에 한낮의 열기마저 훌훌 날아간다. 송도용궁구름다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초량이바구길 코스: 국제시장→보수동책방골목→초량전통시장→초량이바구길
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 코스: 암남공원→송도용궁구름다리→송도해상케이블카→송도구름산책로

1박2일 여행 코스
[초량이바구길 코스] 
첫째 날: 국제시장→보수동책방골목→초량전통시장→초량이바구길
둘째 날: 송도해상케이블카→송도용궁구름다리→암남공원 
[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 코스] 
첫째 날: 암남공원→송도용궁구름다리→송도해상케이블카→송도구름산책로
둘째 날:초량이바구길→국제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서구 문화관광 www.bsseogu.go.kr/tour/index.bsseogu
- 동구 문화관광 www.bsdonggu.go.kr/tour/index.donggu
- 초량이바구길 www.2bagu.co.kr
- 초량전통시장 www.choryangmarket.com
- 송도해상케이블카 www.busanaircruise.co.kr 

문의 전화
- 서구청 문화관광과 051)240-4081
- 동구청 문화체육관광과 051)440-4812
- 송도해상케이블카 051)247-9900
- 초량전통시장 051)442-5445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부산역, KTX 수시(05:15~22:5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부산역 광장에서 길 건너 구 백제병원(초량이바구길 시작점)까지 도보 약 5분. 부산역 정류장에서 26번 일반버스 이용, 암남동주민센터 정류장 하차. 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부산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 051)791-4500, www.busanbus.or.kr
[버스] 서울-서부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7회(06:40~ 22:10, 막차 시각 유동적)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5번 일반버스 이용, 구덕초등학교 정류장에서 67번 일반버스 환승, 부산역 정류장 하차. 구 백제병원(초량이바구길 시작점)까지 도보 약 5분. 사상우체국 정류장(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약 10분)에서 161번 일반버스 이용, 송도입구 정류장 하차. 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까지 도보 약 13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부산서부버스터미널 1577-8301, www.busantr.com 부산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 051)791-4500, www.busanbus.or.kr

자가운전
초량이바구길: 중앙고속도로 대동 IC→대저 JC에서 백양터널 방면→관문대로 직진→태종대·수정터널 방면 고가차도 진입→수정터널→관문대로→좌천삼거리에서 부산역 방면→중앙대로209번길 방면 우회전→구 백제병원(초량이바구길 시작점)
송도 해상케이블카·구름산책로: 남해제2고속도로지선 서부산 IC→구포·주례·하단 방면→사상구청교차로에서 구덕운동장 방면 우회전→대영고가교 옆 도로 따라 직진→자갈치교차로에서 우회전→충무동사거리에서 좌회전→충무대로92번길 송도 방면 좌회전→송도해변로 우회전→송도 구름산책로·해상케이블카 


숙박 정보
- 더비에스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동구 중앙대로236번길, 051-466-8400, http://www.thebshotel.com
- 모찌호스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동구 중앙대로196번길, 010-4542-8256, http://www.mozzihostel.com
- 르이데아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동구 중앙대로180번길, www.ideabusan.com
- 호텔콘트(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용두산길, 051-244-0088, http://hotelcont.com 
- 하운드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보수대로, 051-254-0702, https://hound-nampo.wnhotels.com
- 힐사이드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중구로, 051-464-0443, http://www.hillsidehotel.co.kr 
- 지엔비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흑교로, 051-243-5555, http://www.gnbhotel.com
- 센트럴 파크 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해관로, 051-243-8001
- 비센트호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중구 충장대로9번길, 051-442-2338, http://www.bcenthotel.com 
- 브라운도트 부산역점: 동구 중앙대로209번길, 051)465-3500, https://b-busan.wnhotels.com
- 베스트웨스턴플러스호텔 부산송도: 서구 송도해변로, 051)977-8888, http://bwplusbusan.com 
- 밸류호텔월드와이드 부산: 영도구 태종로, 051)960-5500, www.valuehotelbusan.com

식당 정보
- 168도시락국(시락국밥·추억의도시락): 동구 영초길, 051)714-2619 
- 대식가2900 남포점(숙성삼겹살·이베리코목살): 중구 광복로, 010-8707-8842
- 브라운핸즈백제(아메리카노): 동구 중앙대로209번길, 051)464-0332

주변 볼거리
자갈치시장, 태종대, 국립해양박물관, 용두산공원, 부산근대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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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