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산촌체험마을 ②안산 종현어촌체험마을

‘갯벌+수영장’ 여름날 물놀이 종합 세트

▲ 여름날의 즐거운 놀이터, 종현어촌체험마을

여름과 물놀이는 찰떡궁합이다. 여름날의 열기는 씻어내고 특별한 재미까지 더할 물놀이 장소를 찾는다면, 종현어촌체험마을이 제격이다. ‘2019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안산의 대부도에 위치한 이곳은 갯벌과 수영장이라는 여름 놀이터를 갖췄다. 서해안 갯벌을 몸으로 체험하고, 바닷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좋다.
 

▲ 종현어촌체험마을이 자리한 구봉도 풍경

종현어촌체험마을은 대부도의 명소 구봉도에 자리한다. 구봉도는 원래 섬이었다가 육지가 된 곳으로, 9개 봉우리가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안산9경 가운데 대부해솔길과 구봉도 낙조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종현어촌체험마을은 대부해솔길 1코스에 포함되며, 구봉도낙조전망대로 가는 길목이다. 어촌 체험 프로그램 외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 다양한 생명체를 만날 수 있는 갯벌

다양한 체험

마을 자체도 알차다.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서해안 갯벌이 펼쳐지고, 이곳을 무대로 조개 캐기와 독살(바닷가에 돌을 쌓아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는 원리를 이용한 전통 고기잡이 방식), 갯벌 썰매 타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대표 체험은 누구나 하기 쉬운 갯벌 조개 캐기다. 갯벌에 사는 바지락을 캐고, 납작게와 고둥 같은 생명체도 만난다.
 

▲ 현장에서 장화와 호미를 유료로 대여한다.

갯벌 체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때 맞추기다. 물때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으니 사람이 기다려야 한다. 물때를 놓치면 갯벌 대신 바다만 보고 오게 될 수도 있다. 물때는 매일 다르며, 종현어촌체험마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갯벌 체험은 물때를 맞추면 반은 성공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조개 캐기에 나설 차례. 장화와 호미, 바구니가 필요하다. 각자 준비하거나 현장에서 대여한다. 장화 대여료 2000원(호미, 바구니 포함). 모자와 자외선차단제도 꼭 챙기자. 아이를 동반한다면 편안한 체험을 위해 갈아입힐 옷을 준비하고, 아이스박스를 가져가 조개를 담으면 좋다.
 

▲ 가까운 갯벌에서 체험할 때는 걸어간다.

갯벌 체험 장소는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먼 갯벌까지 나갈 때는 트랙터를 이용하고, 가까운 갯벌은 걸어간다. 갯벌에 서면 때로는 가까이, 때로는 멀리 보자. 가까이 들여다보면 갯벌에 사는 작은 생명체와 인사하고, 멀리 내다보면 선재도와 영흥도는 물론 두 섬을 잇는 영흥대교가 어우러진 풍경화를 눈에 담을 수 있다.
 

▲ 마을 관계자가 바지락이 있는 구멍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곳에서 캐는 조개 종류는 바지락이다. 백합과 조개인 바지락은 초보자도 설명만 제대로 들으면 캐기 쉽다. 마을 관계자가 갯벌에서 체험자를 도와준다. 관계자는 8자 모양의 숨구멍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바지락이 숨구멍 2개를 갯벌 밖으로 내놓기 때문에 아주 작은 8자 모양 구멍이 생긴다. 원형이 아니라 타원형 구멍을 찾으면 그 밑에 바지락이 있단다. 그런 구멍 밑을 호미로 파면 바지락이 나온다. 하나, 둘, 셋…. 바구니에 바지락이 찰수록 재미도 커진다.
 

▲ 멀리 선재도와 영흥도, 영흥대교가 보인다.

갯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바지락이 숨구멍을 내놓고 물을 뿜는 재미난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껍데기를 찾아 맨몸으로 돌아다니는 소라게나 이미 껍데기와 합체한 소라게와 마주치기도 한다. 구멍으로 ‘쏙’ 들락날락하는 갑각류 쏙도 찾아볼 수 있다. 바지락 캐기도 재밌지만, 이런 장면이 주는 소소한 재미가 갯벌 체험의 묘미다. 
 

▲ 바지락에 묻은 개흙을 물로 씻어낸다.
▲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운영하는 간이 수영장 <사진제공:종현어촌체험마을>

‘2019 올해의 관광도시’ 대부도 위치
원래 섬이었다가 육지가 된 ‘구봉도’

바구니에 바지락이 어느 정도 차면 갯벌 밖으로 나오자. 캔 바지락은 집으로 가져가도 된다. 바지락에 묻은 개흙을 물로 씻어내고 바닷물과 함께 담아 해감한다. 평소라면 여기서 체험이 마무리되지만, 여름에는 다르다. 6월 말부터 9월 말까지 간이 수영장이 운영된다. 갯벌 앞의 아담한 수영장은 아이들이 잠시 몸을 담그고 놀기 적당하다. 바다와 갯벌을 시원하게 내다보며 놀 수 있어 좋다.
 

▲ 구봉도낙조전망대 가는 길에 만난 구봉이선돌. 큰 바위가 할아배바위, 작은 바위가 할매바위다
▲ 구봉도낙조전망대에 있는 조형물 ‘석양을 가슴에 담다’

물놀이를 마친 뒤에는 해안 산책로를 따라 구봉도낙조전망대에 가보자. 종현어촌체험마을에서 낙조전망대까지 걸어서 왕복 한 시간 정도 거리로, 길은 완만한 편이다. 낙조전망대로 가는 도중에 구봉이선돌도 만난다. 큰 바위는 할아배바위, 작은 바위는 할매바위라고 불린다. 할머니가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바위가 되고, 그 모습을 본 할아버지도 바위가 됐다는 전설이 있다. 구봉도 끝자락 낙조전망대에 이르면 무의도와 영종도, 인천대교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조형물 ‘석양을 가슴에 담다’ 역시 놓칠 수 없는 포인트. 황홀한 석양을 감상하기 좋은 곳으로, 낮 풍경도 아름답다.
 

▲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져 운치 있는 방아머리해수욕장

물놀이가 아쉽다면 방아머리해수욕장을 이용한다. 갯벌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방아머리해수욕장은 간조 때 갯벌에서 조개를 잡고, 만조 때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 해변 한쪽에 해송이 우거지고 풍력발전기가 돌아가 운치 있다. 해변 옆으로 음식점 수십개가 밀집한 방아머리음식문화의거리가 있다. 신선한 해산물과 바지락칼국수가 대표 메뉴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바지락칼국수는 대부도에서 꼭 먹어야 할 별미 중 하나. 대부도에서 많이 잡히는 싱싱한 바지락을 듬뿍 넣어 국물이 끝내준다. 음식점에 따라 바지락 살만 넣거나 바지락을 껍데기째 넣는 등 끓이는 방식이 다르다. 대부도에서 유명한 ‘우리밀칼국수’는 냄비에 싱싱한 바지락을 끓여 건져 먹은 뒤 국물에 칼국수를 넣는다. 방아머리음식문화의거리와 주변 도로에 칼국수를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 대부도에서 유명한 ‘우리밀칼국수’는 냄비에 싱싱한 바지락을 끓여 건져 먹은 뒤 국물에 칼국수를 넣는다.

시원한 ‘바지락칼국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에 들러보자. 높이 75m 달전망대는 3개 층으로 구성된다. 1~2층에는 식음료 시설이 있고, 3층이 시화방조제와 어우러진 서해안 풍광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하는 전망대다. 일부 구간은 바닥을 유리로 만들어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달전망대 주변으로 시화호와 조력발전에 대해 소개하는 전시관, 공원과 휴게소가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종현어촌체험마을→구봉도낙조전망대→방아머리해수욕장→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유리섬박물관→동주염전→방아머리해수욕장
둘째 날: 종현어촌체험마을→구봉도낙조전망대→동춘서커스상설공연장→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종현어촌체험마을 www.종현어촌체험마을.kr
- 안산문화관광 http://tourinfo.iansan.net
-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시화호조력발전소) http://tlight.kwater.or.kr

문의 전화  
- 종현어촌체험마을 032)886-6044
- 대부도관광안내소 1899-1720
-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 032)889-336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정류장, 790번 좌석버스 50~60분 간격(05:00~21:10) 운행, 구봉도입구 정류장 하차, 약 45분 소요. 종현어촌체험마을까지 도보 약 35분.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정류장, 123번 일반버스 20~30분 간격(05:30~22:00) 운행, 구봉도입구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종현어촌체험마을까지 도보 약 35분.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정류장, 300번 직행좌석버스 주말 90~120분 간격(07:00~19:20) 운행, 대부해양본부 정류장 하차, 약 50분 소요. 종현어촌체험마을까지 도보 약 30분. 
*문의: 경기버스정보 www.gbis.go.kr 신강교통 032)773-8885 태화상운 032)883-5111 경원여객 031)492-2260 

자가운전
제3경인고속도로→정왕 IC→정왕교차로에서 우회전→서해안로→옥구고가교→시화방조제→전곡항·탄도항 방면 좌측 도로→대부황금로→구봉길→종현어촌체험마을

숙박 정보
- 종이미술관펜션: 단원구 대남로, 032)887-0606, www.종이미술관펜션.kr
- 대부도아라펜션: 단원구 구봉타운길, 032)885-9400, www.arapension.com
- 대부도365캠핑시티: 단원구 대부황금로, 1644-3655, https://365campingcity.com

식당 정보
- 우리밀칼국수(우리밀바지락칼국수): 단원구 대부황금로, 032)884-9083
- 포도밭할머니손칼국수(바지락칼국수): 단원구 대부황금로, 032)887-3080
- 불란서찐빵(옥수수찐빵): 단원구 대부황금로, 032)880-9766

주변 볼거리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선재도, 영흥도, 탄도 바닷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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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