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적’ 북한 공개처형 실상

가족이 보는 앞서 ‘탕!’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북한정권은 마치 수수께끼 같다. 공산 진영 체제를 고수했던 소비에트가 몰락했고, 중국·베트남은 자본주의 국가로 길을 틀었다. 북한만 3대 째 세습·독재정치를 이어오며 완벽하게 당과 군부대를 장악하고 있다. 불가사의한 정권이 계속 유지 가능한 동력은 무엇일까. 북한 정권의 극악무도한 공개처형을 <일요시사>가 분석했다.
 

▲ 전환기정의워킹그룹

공개처형은 북한의 정권 유지 방법 중 하나다. 총살과 교수형 등 정권에 의해 살해된 시체는 토막난 채 소각되거나 암매장 된다. 가족들이 고인을 기리고 추모하는 것조차 불가한 ‘개죽음’이다. 잔혹함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다. 공개처형될 사람의 가족들은 처형에 참관하게 돼있다. 자신의 핏줄이 죽어가는 공간을 망연히 바라봐야 했던 주민들은 그렇게 죽지 못해 살고 있다.

공포정치

2014년에 북한 최고재판소의 박수종 원로참사는 <민족통신>과의 인터뷰서 ‘공개처형 제도가 있냐’는 질문에 “공개처형은 극히 드물지만, 피고인이 아주 악질적인 사람으로, 주변 인민들이 청원하면 심사해 집행한다”며 주민의 뜻에 따라 아주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5월에 열린 유엔인권이사회서 북한대표단은 “극히 드문 경우에 피해자들과 주민들이 공개 사형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에 그들의 의사를 신중히 고려해 공개 사형하는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일까.

전환기정의워킹그룹(Transitional Justice Working Group, 이하 워킹그룹)서 발표한 <살해 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경과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주장과 달리 공개처형의 원인은 다양했다.

4년 동안 탈북민 610명을 인터뷰한 결과 강도, 남한 영상물을 시청·성매매 알선·음란 영상물 시청 등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죄부터 국경을 넘다 잡힌 불법 월경 반국가 활동· 살인· 국가재산 횡령 같은 중범죄까지 모두 포함됐다. 연구에 참여한 탈북민들은 피고인들이 심각하게 다쳤거나, 입에 재갈이 물려 있었고 반죽음 상태로 끌려 나오면서 종종 눈가리개가 씌워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인륜적인 공개처형의 과정은 불공평했다. 워킹그룹의 보고서는 상당수 탈북민들이 피고인의 출신성분이나 사회적 계층 위치가 처벌 수위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하층민으로 분류된 피고인은 경미한 혐의라도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이다. 안전원과 보위원들은 승진을 위해 낮은 성분에 속한 주민들에게 더 중한 혐의를 씌웠고 수사성과를 부풀리는 데 이용했다.

인류가 그토록 쟁취하고자 투쟁했던 ‘생명권’은 북에서 권력을 위해 소비되고 있었다.

워킹그룹은 북한의 공개처형 장소는 323건으로 강가와 강변·공터와 밭·시장 언덕·산비탈서 이뤄지는 것으로 발표했다. 공개처형을 참관하는 사람들의 규모는 수백명 정도서 수천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했고, 공개처형을 목격한 가장 어린 나이는 7세였다. 어린 자녀들을 포함, 주민들은 가족의 처형장면을 강제로 참관해야 했다.

성매매 해도 남한 영상물 봐도 처형
총살, 교수형…시체는 소각·암매장

설문 응답자의 83%가 북한서 살던 중 공개처형을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고, 53%는 북한당국의 강제로 한 번 이상 보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사형 집행의 재판은 대개 이뤄지지 않으며, 사형은 자의적으로 집행된다. 이 모든 것이 국제인권규범에 위반한 사항이다.

북한 정권의 독재와 무능은 공포정치로 이어졌다. 정권에 의한 살해로 주민을 통제하고 행동을 억압했다. 유엔 회원국들은 지금까지 북한에 사형 적용 통계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사형 현황을 밝히는 것을 줄곧 거부해왔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공개처형 참관자들의 몸을 수색하고 처형 장면을 촬영하지 못하도록 전화기를 탐지해 임시 압수했다는 진술이 워킹그룹의 보고서에 수록 됐다. 국제사회가 인권 문제로 압박하는 데 북한 정권이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워킹 그룹 이영환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북한이 인권문제에 특히 더 예민한 이유는 “개방적이고 개선가능성이 있는 매력적인 지도자 이미지를 어필하고 정상 국가 흉내를 내보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실상이 알려지면 기대만큼 비판도 높아지므로 차단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6월 말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표된 워킹그룹의 보고서는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는 계기가 됐다.

<VOA>에 따르면, 지난 13일 미국 국무부는 워킹그룹의 최근 보고서와 관련해 북한 정권이 저지르는 심각한 인권 위반과 유린을 우려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비핵화 협상과 별도로 북한에 인권 개선을 계속 촉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서 계속 벌어지는 인권 위반과 유린 행위를 조명하고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많은 조치를 취했다”고 답했다.
 

▲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실제 미국은 지난해 12월,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 정권을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의 공개적인 비판에 지난 17일, 북한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참혹한 인권 말살국, 인권 범죄국은 미국”이라며 겨냥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2005년 일본 언론이 북한 공개 처형 영상을 보도한 이후 북한의 공개 처형이 위축된 걸로 보인다"며 "국제적 감시와 압력이 김정일 정권에 미친 영향일 수 있는데, 김정일에 비해 김정은 시대에 더 줄었는지 늘었는지 변함없는지 비교하려면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공개 처형의 증감 비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이 두려운 것은
정권 따라가는 인권

국제 사회의 관심에도 문재인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에 여전히 미온적이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5월, 외신기자 대상 회견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테이블에 인권 문제를 올려놓는 것이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 협상을 위해서는 북한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북한 인권 자료집 발간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다. 2016년 박근혜정부 때 출범한 통일부 소속기관인 ‘북한인권기록센터’는 1주년이 되던 시기에 간략한 업무 계획만을 내놓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의 향후 계획에는 ‘2018년부터 북한인권 실태보고서를 영어 등 국제기구 공용어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지금까지 어떤 보고서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7일 ‘통일연구원’서 매해 발간하는 <북한인권백서2019>는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후 다시 내려가는 웃지 못할 헤프닝이 발생했다.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내용이 잘못 올라가서 다시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다시 올라갈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일연구원이 내린 <북한인권백서2019>는 통일연구원 홈페이지서만 내려갔을 뿐 ‘국가정책연구포털’ 사이트에 남아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서 노골적으로 북한 주민 인권 문제에 쉬쉬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문정권의 ‘북한 눈치 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압박 효과는?

지난 5월, 미국 워싱턴DC서 열린 북한인권토론회서 북한자유연합의 수잰 숄티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에 나와 있듯이 북한 주민도 한국 국민”이라며 “고통 받는 북한 주민을 가장 열심히 보살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한국 대통령”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살해 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보고서는 전환기정의워킹그룹 홈페이지(http://www.tjwg.org)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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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