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여행지 ①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지하철역, 예술이 되다!

▲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의 하이라이트, ‘댄스 오브 라이트’.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채로운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용산구청)이 지난 3월 서울시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지옥철’로 불리며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하는 교통수단에 불과했던 공간이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 천장과 안쪽 벽에 미술 작품이 설치된 녹사평역 지하 4층 전경

녹사평역에서는 지하 5층 승강장에 내리면서부터 지상으로 올라가기까지 ‘깊이의 동굴-순간의 연대기’ ‘녹사평 여기…’ ‘숲 갤러리’ 등의 작품을 연속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저 지나치면서 보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라 천천히 감상하기를 권한다. 특히 지하 4층에서 지하 1층까지 천장에서 내려오는 빛을 활용해 만든 ‘댄스 오브 라이트’는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의 걸작이라고 할 만하다.
 

▲ 김원진 작가의 ‘깊이의 동굴-순간의 연대기’가 설치된 녹사평역 플랫폼

공공 미술 도입

유럽에는 미술관을 방불케 하는 지하철역이 제법 많다. 모스크바의 지하철역은 투어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아 이색 관광 명소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지하철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제야 공공 미술이 도입돼 조금씩 변화하는데, 그 중심에 녹사평역이 있다.
지하철이 녹사평역에 멈추고 스르르 문이 열리자, 뜻밖에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철 광고판 자리를 차지한 그림은 김원진 작가의 ‘깊이의 동굴-순간의 연대기’다. 기억을 지층에 비유한 작품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사유를 은유적으로 시각화했다고 한다. 그림은 언뜻 보면 화사하지만 자세히 보면 시간의 흐름이 담겼다. 마치 지하철이 지나갈 때 흘러가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처럼. 색연필로 선을 그어 지면을 채우고 이를 얇은 조각으로 길게 잘라낸 뒤, 한 조각씩 화면에 다시 붙였다고 한다. 작품이 승강장 구석구석에 있어 그림을 찾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천장에 설치된 조소희 작가의 ‘녹사평 여기…’

승강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4층으로 올라가면, 천장에서 치렁치렁 내려온 조형물이 반긴다. 조소희 작가의 ‘녹사평 여기…’다. 알루미늄 선을 코바늘뜨기로 만든 작품인데 무려 5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다양한 색상의 레이어가 은은하면서도 자연적이다. 덕분에 차가운 금속이 대부분인 지하 4층 공간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 김아연 작가의 ‘숲 갤러리’. 작품 안에 있으면 깊은 숲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지하 4층 구석에는 널빤지가 늘어서 있다. 김아연 작가의 ‘숲 갤러리’다. 밖에서 보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많지만, 널빤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깊은 숲속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가는 ‘자연을 예술적으로 체험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오랜 기간 벌채와 식재, 도시 오염으로 퇴행적인 천이를 겪은 남산 소나무 숲의 밀도와 시간, 그 안의 관계를 표현했다고 한다. 작품 소재도 소나무, 신갈나무, 때죽나무, 팥배나무, 단풍나무, 산벚나무 등 다양한 나무를 사용했다.
 

▲ 정진수 작가의 비디오아트, ‘흐름[流]’

‘지옥철’로 불리는 교통수단이었던 지하철
예술·자연 어우러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지하 4층 개찰구 앞에서 에스컬레이터로 가는 길 양쪽에 나오는 영상은 정진수 작가의 ‘흐름[流]’이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시민에게 사람과 자연에서 발견한 작고 아름다운 순간을 채집하여 보여주는 비디오아트 작품이다.
 

▲ 지하 4층 에스컬레이터 양옆에 있는 ‘시간의 정원’

에스컬레이터 양옆에는 푸른 식물이 싱그러운 ‘시간의 정원’이 자리 잡았다. 휴식처이자 만남의 공간인 이곳은 천장에서 내려오는 빛을 활용해 정원으로 꾸며졌다. 의자가 놓인 휴식 공간에는 녹사평역을 꾸민 작가들의 작품 설명이 있다. 궁금한 작품은 설명서를 읽어보면 이해하기 쉽다.
 

▲ 천장창에서 내려온 빛을 이용한 ‘댄스 오브 라이트’

이제 지하 4층에서 지하 1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차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시나브로 빛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이동하는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면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의 하이라이트와 만난다. 유리 나루세와 준 이노쿠마 작가의 ‘댄스 오브 라이트’다. 돔 천장을 통해 내려오는 빛은 지하 35m까지 이른다. 작가는 지하 공간에서 펼쳐지는 빛의 댄스를 표현하기 위해 돔과 주변을 그물 같은 익스팬디드 메탈로 만들었다. 덕분에 날씨와 시간, 계절에 따라 섬세하게 변하는 빛을 볼 수 있다. 풍성한 빛 한가운데를 에스컬레이터가 유유히 가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누구나 예술 작품의 주인공이 된다.
 

▲ 이국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태원 거리

길은 지상으로 이어진다. 녹사평역 3번 출구로 나와 육교를 건너면 이태원 거리와 만난다. 거리에는 히잡을 쓴 이슬람교도, 유럽에서 온 여행자, 한국인 등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진다. 이태원은 명실공히 외국인, 외국 상품, 외국 문화의 집결지다. 그 이름은 조선 시대 ‘이태원(梨泰院)’이란 역원(驛院)에서 유래했다. 이곳에 군부대가 주둔한 건 일제강점기부터. 일제가 식민지 통치를 위한 군사기지를 용산에 뒀고, 해방 후에는 그 자리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오늘에 이른다.
 

▲ 웅장한 국립중앙박물관 전경. 건물 가운데 공간이 마치 창문 같다.

이태원역에서 남서쪽으로 약 3km 거리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은 2005년 용산 미군 헬기장이 철수하면서 이 자리에 새로 들어섰다. 박물관 앞 광장에 서면 두 건물 사이가 마치 창문처럼 보인다. 창문으로 나타나는 남산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평화로운 용산가족공원의 잔디밭

6개 상설전시관(선사·고대관, 중·근세관, 기증관, 서화관, 아시아관, 조각·공예관)에서는 유물 1만2000여점을 전시한다. 봄에는 야외전시장의 석조물정원이 볼 만하다. 수선화와 벚꽃이 어우러진 김천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 99호),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보물 282호), 천수사 삼층석탑 등이 일품이다. 
길은 이정표를 따라 석조물정원에서 용산가족공원으로 이어진다. 잠시 용산가족공원의 너른 잔디밭에 앉아 봄을 즐겨도 좋다.
 

▲ 이촌한강공원의 화려한 야경

이촌한강공원

여행의 대미는 이촌한강공원에서 맞아보자. 박물관 입구인 이촌역에서 걸어가면 10분쯤 걸린다. 해가 지고 한강대교와 노들섬, 강물이 어우러지는 야경이 멋지다. 일렁거리는 강물을 바라보며 설렁설렁 강변을 산책하면서 알찬 봄날 하루를 마무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녹사평역 지하예술공원→이태원 거리→국립중앙박물관→용산가족공원→이촌한강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녹사평역 지하예술공원→이태원 거리→전쟁기념관→국립중앙박물관→국립한글박물관
둘째 날: 용산가족공원→이촌한강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서울시 디자인정책과 www.seoul.go.kr/org/orgChartView.do
- 국립중앙박물관 www.museum.go.kr
- 이촌한강공원 http://hangang.seoul.go.kr/archives/46695

문의 전화
- 서울시 문화본부 디자인정책과 02)2133-2710
- 이태원관광안내소 02)794-5579
- 국립중앙박물관 02)2077-9000
- 한강사업본부 이촌안내센터 02)3780-0551~4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자가 운전
경부고속도로 한남 IC→한남대교→한남2고가차도→북한남삼거리→이태원로→녹사평역

숙박 정보
- G게스트하우스: 용산구 보광로60길, 02)795-0015, http://gguest.com
- 해밀톤호텔: 용산구 이태원로, 02)3786-6000, www.hamilton.co.kr
- 임피리얼팰리스부티크호텔: 용산구 이태원로, 02)3702-8000, www.imperialpalaceboutiquehotel.com/kor/index.do
- GV레지던스: 용산구 이태원로15길, 02)797-5800, http://gv-residence.com


식당 정보
- 타파스바(타파스): 용산구 이태원로27가길, 02)790-0799, http://tapasbar15.modoo.at
- 전주식당(비빔밥·백반): 용산구 이태원로16길, 02)749-5802 
- 팍인디아레스토랑(탄두리치킨·커리): 용산구 우사단로10길, 02)790-1509
- 솜씨 이촌(한정식): 용산구 이촌로65가길, 02)793-3888

주변 볼거리
국립한글박물관, 남산공원, 전쟁기념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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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