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스파 ④산청 동의본가

10가지 약초를 우린 물로 경험하는 약초 스파

▲ 산청 동의보감촌에 자리한 동의본가에서 즐기는 약초 스파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세상이 그럭저럭 살 만하게 느껴진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고양이가 안심하고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별달리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믿음이 든다”고 했는데, 따뜻한 물에 들어가 눈을 감고 있노라면 세상에 나쁜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 온천은 이처럼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자, 그러면 어떤 온천으로 떠나볼까. 좀 더 특별한 온천을 원하는 분들께 경남 산청을 추천한다. “산청에 온천이 있다고?” 하며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동의보감촌에 자리한 ‘동의본가’에서 약초 스파를 경험해보자.
 

▲ 아이들도 재미있게 관람하는 동의보감촌 주제관

동의보감촌은 허준의 의서 <동의보감>을 주제로 꾸민 한방 테마파크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산청에는 예부터 효능이 탁월한 약초가 많이 났는데, 우수한 약초를 알리고 산청을 한의학의 성지로 만들기 위해 동의보감촌을 조성했다. 한의학박물관과 한방자연휴양림 등을 갖춘 동의보감촌은 지난 2013년 문을 열었으며, 한방 의료와 힐링 체험 관광지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 동의본가 약초 스파 외관

다양한 체험

동의본가에서 체험하는 스파는 물을 뜨겁게 데워 사용하는 ‘인공 온천’이지만, 그 효능은 국내의 내로라하는 온천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비결은 약초 주머니다. 산청에서 나는 약초를 주머니에 가득 담아 그 우린 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어성초, 당귀, 천궁, 진피, 구절초, 산초, 정향, 치자 등 10가지 약초가 들어간다.
 

▲ 0가지 약초가 담긴 주머니가 약초 스파의 비결이다.

먼저 약초 주머니에 코를 대고 향을 맡아본다. 한약 냄새 같기도 하고 나무 냄새 같기도 한 향이 콧속으로 스민다.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듯하다. 이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글 차례. 약초가 한껏 우러난 물은 짙은 노란색이다. 몸이 노란색으로 물들 것 같다. 전혜원 동의본가 사무국장이 약초 스파는 신경통과 류머티즘, 관절염, 근육통,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여성분들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려고 하지 않아요. 피부가 매끈해지는 걸 바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의 말에 따르면, 아토피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 약초 스파는 편백으로 만든 욕조를 이용한다.

5분쯤 지났을까. 몸이 따뜻해지기 시작한다. 피가 빨리 돈다는 말이다. 콧등과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힐 즈음, 눈이 스르르 감긴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뭐랄까, 약간씩 어긋나 비뚤어진 마음이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느낌이다. 조금은 관대해지는 것도 같고, 낙관적으로 변하는 것도 같다. ‘우리네 세상사, 대부분 결론 따위는 없잖아’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한순간을 꼽으라면, 오랜 시간 운전한 뒤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뜨거운 물로 들어가는 이때가 아닐까.
 

▲ 쑥뜸을 하고 나면 몸이 한결 상쾌하다.

스파 체험으로 끝내기는 아쉽다. 건너편에 자리한 한의원으로 가서 진맥을 받고 쑥뜸도 떠보자. 쑥뜸은 30~40분 걸린다. 배에 쑥뜸기를 올리고 누우면 배가 따뜻해지면서 잠이 저절로 온다. 자고 일어나면 몸이 한결 상쾌하다. 동의본가에서는 약초 향기 주머니 만들기, 약첩 싸기 체험도 진행한다.
 

▲ 사람들이 기를 받고 소원을 빌기 위해 찾는 귀감석

한결 가뿐해진 몸으로 동의보감촌 탐방에 나서보자. 먼저 갈 곳은 ‘귀감석’. 거북이를 닮은 커다란 돌은 그 무게가 127t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기가 센 지역 중 한 곳이라는데 사람들이 기를 받고 소원을 빌기 위해 찾는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전 사장이 이곳에 다녀간 뒤 사장으로 추천받았다는 일화가 있다. 복석정에는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복을 담는 그릇’이라는 뜻. 이 바위에 동전을 세우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 한의학박물관에 전시된 &lt;동의보감&gt;
▲ 옛날 한의원 풍경도 재현해놓았다.

<동의보감>을 주제로 꾸민 한방 테마파크
신경통·관절염·근육통·피부병 등에 효과

입구부터 관람객의 시선을 모으는 한의학박물관도 있다.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 동상이 있는데 높이 4.7m, 너비 13.5m, 길이 20m에 달한다. 안에 들어서면 <동의보감>과 한의학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고 옛날 한의원 풍경을 재현해놓은 곳도 있다. 두뇌와 키가 성장하는 쑥쑥 한방법, S라인과 V라인을 만드는 날씬 한방법, 100세까지 무병하는 장수 한방법 등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한의학을 만나는 코너도 유익하다.
 

▲ 후학이 남명 조식을 기리기 위해 세운 덕천서원

산청은 한국을 대표하는 학자 남명 조식이 학문을 닦고 제자를 기른 곳이다. 그가 머무른 산천재(山天齋)와 그의 사상을 돌아볼 수 있는 남명기념관, 후학이 그를 기리기 위해 세운 덕천서원이 남명의 정신처럼 또렷이 남아 있다. 남명 조식은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이자 영남학파의 거두다. 그의 사상은 실천을 강조하고 사회 현실과 정치적 모순을 적극 비판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런 입장은 제자들에게도 이어진다. 곽재우, 정인홍, 이제신, 김효원, 문익성, 하항 등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이들이 바로 남명의 제자다.
 

▲ 남명이 마지막 거처로 삼은 산천재. 그가 마당에 심은 남명매는 해마다 꽃을 피운다.

남명은 말년에 산청 덕산으로 들어와 산천재를 짓고 매화나무 한 그루를 심어 마지막 거처로 삼았다. 산천재는 남명이 61세부터 임종하기 전까지 머물던 곳으로, 그가 마당에 심은 남명매는 여전히 해마다 꽃을 피운다. 산천재 맞은편에 자리한 남명기념관은 지난 2001년 ‘남명 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건립이 추진됐으며, 2004년에 완공됐다. 남명과 관련한 각종 유품과 자료를 볼 수 있다.
 

▲ 남사예담촌의 아름다운 돌담

산청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남사예담촌’이다.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리를 지켜온 마을로 박씨와 이씨, 정씨, 최씨, 하씨, 강씨 등이 집성촌을 이룬다. 이곳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아름다운 돌담 때문이다. 지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돌담과 토담은 전체 5.7km에 이르는데, 이 중 3.2km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예담촌이라는 이름도 ‘옛 담 마을’이라는 뜻이다.
 

▲ 차가운 몸을 녹여주는 어탕국수

산청의 별미 ‘어탕국수’

산청의 별미는 어탕국수다. 모래무지, 피라미, 꺽지, 붕어, 미꾸라지 등을 잡아서 뼈를 발라낸 뒤 풋고추와 호박, 미나리 같은 채소를 넣고 푹 끓인 어탕에 국수를 만 음식이다. 한 그릇 먹으면 땀이 쏙 빠지면서 건강해진 느낌이 든다. 마블링이 촘촘한 산청 한우와 쇠고기국밥도 맛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동의보감촌→동의본가 약초 스파 체험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동의본가 약초 스파 체험→동의보감촌 
둘째 날: 산천재, 남명기념관→남사예담촌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동의본가 http://donguibonga.co.kr
- 동의보감촌 http://dong uibogam-village.sancheong.go.kr
- 산청군 문화관광 www.sancheong.go.kr/tour/index.do
- 남사예담촌 http://namsayedam.com

문의 전화
- 동의본가 070-7005-5205
- 동의보감촌 055)970-7216
- 남명기념관 055)973-9781
- 남사예담촌 070-8199-7107
- 산청군청 관광진흥과 055)970-720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산청,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8회(08:30~23: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산청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현 방면 농어촌버스, 동의보감촌 정류장 하차, 도보 약 6분.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자가운전
통영대전고속도로 생초 IC→함양·산청 방면→경호로→평촌교차로에서 평촌리 방면→왕산로→산청·동의보감촌 방면→동의보감로→동의보감촌

숙박 정보
- 지리산뷰캐슬펜션: 시천면 지리산대로 511번길, 055)973-2250, www.viewcastle.co.kr
- 한방자연휴양림: 금서면 동의보감로 555번길(동의보감촌 내), 055)970-6951, http://huyang. sancheong.go.kr
- 동의본가: 금서면 동의보감로 479번길(동의보감촌 내), 070-7005-5205, http://donguibonga.co.kr

식당 정보
- 동의약선관(약선정식): 금서면 동의보감로 555번길(동의보감촌 내), 055)972-7730
- 산삼마을(산삼약초비빔밥): 금서면 동의보감로 555번길(동의보감촌 내), 055)973-3392
- 약초와버섯골(약초와버섯샤부샤부): 금서면 동의보감로 555번길(동의보감촌 내), 055)973-4479
- 늘비식당(어탕국수): 생초면 산수로, 055)972-1903
- 한빈갈비(쇠고기): 신안면 지리산대로, 055)973-3466

주변 볼거리
한국차박물관, 대원사, 보성군천문과학관, 대한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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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