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투어 ③청주 삼겹살거리

두툼한 생삼겹살이 지글지글

▲ 서문시장에 삼겹살 식당 15곳이 옹기종기 모인 청주 삼겹살거리

두툼한 생삼겹살, 간장 소스, 지글지글 불판에 고기 익는 소리…. ‘청주 삼겹살거리’의 낯익은 모습이다. 충북 청주 서문시장에는 삼겹살거리가 있다. 삼겹살 식당이야 전국 곳곳에 널렸지만 삼겹살거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청주가 유일하다. 삼겹살 식당 15곳이 옹기종기 모여 추억의 돼지고기 맛을 전한다.
 

▲ 청주 삼겹살거리에 들어선 조형물

삼겹살 먹자골목이 들어선 상당구 서문시장은 청주 시민에게 향수 어린 장소다. 버스터미널이 있던 서문시장 일대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었다. 두툼한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치려고 부담 없이 찾던 공간은 시외버스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이전하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 삼겹살을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구우면 잡냄새가 없어지고, 육질이 부드럽다.

두께 0.8cm

한때 육거리종합시장 못지않게 번성했던 서문시장은 유동 인구가 감소하며 동력을 잃어 공동화현상을 겪었다. 상인들이 이전하고 삼겹살 식당도 겨우 명맥을 유지해왔다. 삼겹살 식당들이 의기투합해 삼겹살거리로 재탄생시킨 것은 2012년이다. 시장 골목은 리모델링을 거쳐 간판과 조형물이 새롭게 들어선 추억의 삼겹살 특화 거리로 다시 출발했다. 초창기 7곳이던 삼겹살 식당은 현재 15곳으로 늘었다. ‘충주돌구이집’ ‘삼남매’ ‘야간비행’ ‘금순이은순이’ ‘함지락’ 등이 삼겹살거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식당들이다.
 

▲ 국산 생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내놓는다.

청주에서는 삼겹살을 먹는 방식이 약간 독특하다.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굽는다. 소금을 뿌려 먹는 데서 간장 소스를 곁들여 먹는 방식으로 변모한 것이 청주 삼겹살의 트레이드마크다. 일본식 소금구이를 뜻하는 ‘시오야키’ 간판을 내건 청주 삼겹살집에서는 예부터 간장 소스가 함께 나왔다. 간장 소스는 수퇘지를 식육으로 사용하던 시절, 잡냄새를 없애려고 쓰기 시작했다. 달인 간장은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도 있다. 이곳 삼겹살거리의 식당은 조선간장에 생강, 당귀, 계핏가루, 마늘, 녹차 등 10여가지 재료를 넣어 특유의 소스를 만든다.
 

▲ 삼겹살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파절이

청주 일대의 돼지고기는 예전에 진상했을 정도로 맛이 유명했다. 삼겹살거리의 식당들은 오랜 시간 국산 생고기를 숙성시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지켜왔다. 삼겹살은 0.8cm 정도로 두툼하게 썰어 내놓는다. 너무 얇으면 구울 때 육즙이 쉽게 사라져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 먹음직스럽게 익은 삼겹살

청주 삼겹살거리를 제안하고 <썰며 쓴, 삽겹살 이야기>를 발간한 함지락의 김동진 대표는 “삼겹살은 짜글이와 함께 청주의 대표 음식”이라며 “선홍빛이 선명한 등살에, 구웠을 때 고소한 냄새가 나야 좋은 삼겹살”이라고 강조한다.
 

▲ 삼겹살거리에 마련된 포토 존

간장 소스를 곁들여 먹는 방식
새콤한 파절임·묵은지 함께 삼합

간장 소스와 함께 청주 삼겹살의 맛을 돕는 음식이 파절이다. 이곳 상인들은 파절이가 청주에서 태동했다고 주장한다. 식초, 설탕, 고춧가루를 넣어 매콤, 달콤, 새콤한 파절이는 두툼한 삼겹살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여기에 묵은지까지 곁들이면 ‘간장 소스 삼겹살+파절이+묵은지’를 같이 먹는 삼겹살 삼합이 완성된다.
 

▲ 청주 삼겹살거리 입구

삼겹살거리의 식당들은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서문시장에서 수십년 정육점을 운영하다가 오픈한 식당도 있고, 채소 장사하던 형수와 함께 식당을 꾸린 가게도 있다. 자매의 손맛이 야무진 집, 야간 손님만 받는 식당도 있다. 메뉴 역시 간장 소스 곁들인 전통의 맛을 이어오는 곳이 있고, 새로운 변신을 모색한 식당도 있다. 능이버섯을 곁들인 삼겹살, 연탄 구이, 백반식 삼겹살, 등갈비 삼겹살 등 손님 취향을 고려해 식당이 다변화했다.
 

▲ 청주중앙공원의 운치를 더하는 망선루

겨울 해가 지는 오후 5시 무렵이 되면 삼겹살거리에 불이 들어온다. 본격적인 저녁 영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간판에 돼지 그림이 있고, 골목 한쪽에는 돼지 모형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삼겹살거리에서는 매달 첫째 토요일이면 삼겹살과 소주가 어우러진 ‘삼소데이’ 행사가 열려 버스킹을 비롯한 문화 행사와 경품 이벤트가 펼쳐진다. 중앙 통로에 설치된 좌판에서 돼지고기 김밥, 삼겹살 햄버거 등 퓨전 돼지고기 음식을 선보인다.
 

▲ 대청호 변에 자리한 문의문화재단지

최근에는 브랜드 공모전을 실시해 ‘와우삼겹살’이라는 이름으로 청주 삼겹살을 전국에 알리는 야심 찬 계획도 진행 중이다. 청주 삼겹살거리는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열며, 일부 식당은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영업한다. 삼겹살 값은 200g에 1만2000원 선. 식당에서 제공하는 무료 주차권으로 서문시장 주차장, 인근 홈플러스 주차장, 청주중앙공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 청주 상당산성에는 걷기 좋은 ‘상당산성길’이 조성됐다.

삼겹살로 배를 채웠으면 슬슬 주변 산책에 나설 일이다. 삼겹살거리에서 인근 청주중앙공원까지 걸어서 5분 거리다. 공원에는 900년이 넘은 은행나무인 압각수와 목조 누문인 충청도병마절도사영문, 망선루 등이 운치를 더한다. 공원 뒷길은 청주의 명동으로 불리는 성안길로 이어진다.
청주 외곽으로 나가면 본격적인 겨울 경치가 펼쳐진다. 대청호 변에 자리한 문의문화재단지는 옛 문의면 지역의 유적을 만나는 오붓한 공간이다. 단지에는 고인돌 같은 선사 유적과 문산관을 비롯한 전통 가옥이 대청호를 배경으로 이전·복원됐다.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에는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해 단지 내 풍경과 절묘한 반전을 보여준다.
 

▲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lt;직지심체요절&gt;을 인쇄한 흥덕사 터에 건립됐다.

호젓한 겨울 산성을 걷고 싶으면 청주 상당산성(사적 212호)으로 향한다. 상당산성은 원형이 잘 보존된 조선시대 대표적인 석성으로 ‘상당산성길’이 조성돼 걷기 좋다. 산성 둘레는 약 4.2km이며 동문과 서문, 남문 외에 암문이 2개 있다. 성을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30분쯤 걸린다.
 

▲ 청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수암골전망대

청주고인쇄박물관

시내에서는 국내 유일의 고인쇄 박물관인 청주고인쇄박물관이 볼 만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 터에 건립됐다. 최근 내부 재단장을 끝냈으며, 흥덕사지 출토 유물을 비롯해 목판에서 금속활자까지 인쇄 발달 과정을 가상현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 골목 따라 그려진 벽화 너머로 청주 시내 전경이 보이는 수암골전망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로 조각공원이 운치 있는 운보의 집 등을 둘러볼 만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문의문화재단지→청주 상당산성→청주고인쇄박물관→삼겹살거리→수암골전망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문의문화재단지→청주고인쇄박물관→삼겹살거리→청주중앙공원
둘째 날: 청주 상당산성→운보의집→청남대→수암골전망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청주시 문화관광 www.cheongju.go.kr/tour/index.do
- 청주고인쇄박물관 http://jikjiworld.cheongju.go.kr

문의 전화
- 청주시청 관광정책과 043)201-2042
- 문의문화재단지 043)201-0915
- 청주고인쇄박물관 043)201-4266
- 청주 상당산성 043)201-204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청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15분 간격(05:40~24:00)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청주터미널에서 삼겹살거리까지 50-1·105·105-1·311·502·511·516·832번 버스 운행.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청주 IC→국도36호선 가로수길→터미널사거리 직진→청주대교 지나 서문시장 방면 

숙박 정보    
- 상당산성자연휴양림: 청원구 내수읍 덕암2길, 043)216-0052
- 그랜드플라자청주호텔: 청원구 충청대로, 043)290-1000 
- 초정약수세종스파텔: 청원구 내수읍 신기초정로, 043)213-2332, www.cjspatel.co.kr
- 호텔 린: 흥덕구 풍년로142번길, 043)231 -0207

식당 정보
- 함지락(삼겹살): 상당구 무심동로372번길, 043)223-2379
- 금순이은순이(삼겹살): 상당구 남사로89번길, 043)255-1141
- 야간비행(삼겹살·목살): 상당구 남사로89번길, 043)257-8222
- 충주돌구이(삼겹살): 상당구 남사로89번길, 043)253-0531
- 서문우동(우동): 상당구 남사로89번길, 043)256-3334
- 경주집(표고버섯 요리): 상당구 남사로93번길, 043)221-6523
- 상당집(두부전골): 상당구 성내로118번길, 043)252-3291


주변 볼거리
청남대,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청주랜드, 초정약수, 상춘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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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