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확인된 ‘북한 암살부대’ 실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1.21 10:31:53
  • 호수 12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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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할 요인암살대, 대남 암해 공작 펼쳤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북한이 요인암살 작전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를 창설했다. 국방부가 발간한 <2018국방백서>의 내용이다. 북한의 비대칭전력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이 북한 암살부대의 실체를 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국방부는 지난 15일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암살부대에 대한 내용은 북한의 군사능력을 평가하는 부분에 실려 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요인암살 작전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를 창설했고, 특수전 부대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특수작전군’을 별도의 군종으로 분류했다.

특수전 병력
20만여명

특수전 병력은 현재 2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특수전 부대는 11군단과 전방군단의 경보병 사·여단 및 저격여단, 해군과 항공 및 반항공군 소속 저격여단, 전방사단의 경보병연대 등 전략적·작전적·전술적 수준의 부대로 다양하게 편성돼있다.

특수전 부대는 전시에 땅굴을 이용하거나 잠수함, 공기부양정, AN-2기, 헬기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침투작전을 벌인다. 전·후방지역에 침투한 후 우리 측 주요 부대·시설 타격, 요인암살, 후방 교란 등 배합작전을 수행한다.

백서는 “북한이 2016년 11월4일자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특수전대대의 전투 임무 등을 보도했다”고 밝혔다.


표적은 청와대와 정부·군 요직 인사들이다. 2016년 11월4일자 <조선중앙통신>은 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전대대에 대해 “(한국) 청와대와 괴뢰정부, 군부요직에 틀고 앉아 천추에 용서 못할 만고 대역죄를 저지르고 있는 인간 추물들을 제거해버리는 것을 기본전투 임무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대대를 시찰했다. 야외종합훈련장서 전투원들이 진행하는 장애물 극복훈련, 격술종합훈련, 사격훈련, 초저공 강하훈련, 직승기(헬기) 바줄(밧줄) 강하훈련, 습격훈련 등을 참관했다.

2016년 요인암살 특전대대 창설
타깃은 청와대·정부·군 요직

이때 그가 “전투원들이 펄펄 난다” “무쇠주먹, 무쇠덩이” “쏘면 쏜 대로 목표를 명중시키는 데 총알에 눈이 달린 것만 같다” “모두가 일당백” 등의 말을 하며 전투원들의 훈련성과를 높이 평가했다고 통신은 알렸다. 이 대대는 김정은이 직접 조직했다.

당시 김정은은 “전투원들을 잘 먹여야 훈련강도를 높일 수 있다”며 달걀과 생선을 비롯한 물자들을 급식 규정량대로 공급해줄 것을 지시했다. 또 전투원들에게 쌍안경과 자동보총(소총)을 기념선물로 주며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 국방부

김정은의 이번 시찰은 2016년 9월 전략군 화성포병부대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참관한 지 두 달 만에 이루어졌다. 당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갑작스레 특수작전대대 시찰에 나선 이유에 대해 참수작전에 대한 대응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2016년 3월 한미 양국군은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개념을 담은 작계5015를 적용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의 지휘부와 핵·미사일 시설 등에 대한 정밀 타격을 포함한 ‘서지컬 스트라이크(surgical strike)’ 개념과 미 특수부대가 참가해 적의 지휘부를 제거하는 일명 ‘참수작전’ 내용이 알려졌다.


제525군 직속
특수전대대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자체 공중급유가 가능한 미군의 최신 특수침투용 수송기가 지형지물·적외선 레이더로 방공망을 피해 북한에 저공침투, 수송기 등에 타고 있던 공수특전대가 북한의 수뇌부를 섬멸한다.

우리 측 국방부장관이 김정은 제거를 위한 특수부대 조성 여부를 국회서 직접 밝히기도 했다. 2016년 9월 한민구 당시 국방부장관은 대정부질문에 나와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의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제거를 위한 특수부대를 만든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 같은 역량을 갖추는 과정이고, 여러 수단을 추가적으로 발전시켜가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북한이 핵 도발 징후를 보이면 김정은정권을 중심으로 한 군 지휘부를 궤멸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량응징보복(KMPR) 개념을 발표한 바 있다. 
 

▲ 북한 특수전대대 ⓒ조선중앙TV

KMPR은 ‘3축 타격계획’의 일환이다. 3축 타격계획이란 1축인 킬체인(Kill Chain)과 2축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에 KMPR 계획을 더한 것이다. 1단계는 북한이 도발 징후를 보이면 킬체인으로 발사 전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2단계는 발사된 미사일을 KAMD로 요격한다. 

만약 2단계도 실패할 시 3단계로 넘어간다. 정밀타격이 가능한 미사일 전력과 정예화된 특수부대를 운용해 북한 지도부를 응징하는 작전이 3단계다. 박근혜정부 당시 군 당국은 1개 여단 규모로 참수작전을 수행할 특수부대 편성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MPR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참수작전
대응 성격

당시 북한은 이를 명백한 선전포고로 봤다. 북한의 선전매체 <메아리>는 2016년 9월 “우리의 최고 존엄을 헐뜯다 못해 이제는 감히 ‘북의 정권교체’와 최고 수뇌부 제거까지 운운하고 있는 박근혜의 무모한 광기로 하여 우리 군대와 인민의 마지막 인내의 탕개마저 끊어져 나가고 있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명줄을 끊어놓으려는 것이 우리의 징벌의지”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의 요인암살 부대 시찰은 일련의 참수작전에 대한 대응 성격임을 알 수 있다.

2018 국방백서는 2016 국방백서와 비교해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표현했던 문구를 삭제한 부분이 가장 대표적 변화로 꼽힌다. 대신 2018 국방백서는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며 적에 대한 개념을 명시했다.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적의 개념을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변경한 것이다.

백서는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표현했던 문구가 삭제된 배경에 대해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와 화해·협력의 관계를 반복해왔으나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참수작전 훈련에 북 화들짝
김정은 직접 시찰…자동소총 선물

앞서 2016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을 언급하며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기했다. 북한군에 대한 국방부의 평가 등이 담긴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된다.


또 킬체인과 KMPR과 같은 용어가 2018년으로 넘어오면서 폐기됐다. 백서는 해당 용어들을 대신해 ‘전략적 타격체계’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의 용어였던 킬체인과 KMPR 등이 남북 화해 국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용어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 2018 국방백서

2018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능력이 2년 전보다 고도화됐으나 재래식 전력은 2016년과 비교해 두드러진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2016 국방백서에는 사거리 5000㎞ 이상으로 평가된 북한 미사일은 대포동(1만㎞ 이상)뿐이었지만, 2018 국방백서에는 대포동과 화성 계열을 포함해 6종류로 늘었다. 사거리 5500㎞ 이상인 ICBM도 5종류나 된다고 밝혔다.

국방부 장관도 
“제거계획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특히 ‘화성-15형’에 대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화성-15형이 작전 배치되면 북한이 미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셈이다. 북한의 육·해·공군 등 재래식 전력은 병력(128만여명)와 전차(4300여대), 장갑차(2500여대), 야포(8600여대), 전투함정(430여척), 전투임무기(810여대) 등으로 2016년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서로 본 한일관계 악화


2018 국방백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달라진 외교관계를 엿볼 수 있다. 군사 교류와 관련해 일본과 중국과의 관계변화가 눈에 띈다.

2018 국방백서는 한일 국방협력과 관련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표현했다. 2016 국방백서의 “북핵·미사일 위협 등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표현서 한 발짝 물러섰다.

주변국 군사협력 순서도 ‘한일, 한중’에서 ‘한중, 한일’로 변경됐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 외무성은 최근 홈페이지 ‘최근의 일한 관계’ 항목서 우리나라에 대한 소개 문구를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로 변경했다. 앞서 표현은 “우리나라(일본)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였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한일 레이더 갈등과 강제 징용 배상 압류 문제가 변화의 원인으로 보인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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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