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대만 민주화의 대모’ 뤼슈렌 전 부총통

“리설주·김여정·현송월 초대합시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만 독립과 민주화에 앞장선 뤼슈렌 전 대만 부총통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프레스센터서 열린 ‘미국과 중국, 동아시아 평화와 미래’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아시아 중립국 그룹을 제안했다.

▲ 뤼슈렌 전 대만 부총통(사진 가운데)이 지난 5일, 서울 프레스센터서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왼쪽은 국제 콘퍼런스를 주최한 유준상 21세기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

“앞으로 중소국들은 자국의 발전을 추구하고, 평화와 중립 입장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중립적 국가 그룹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제 콘퍼런스 축사를 맡은 뤼슈렌 전 부총통이 제안한 내용이다.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도 그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현송월·김여정·이설주 등 북한을 대표하는 여성 3인방을 남한에 초청하는 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파격 제안했다.

다음은 뤼슈렌 전 부총통과의 일문일답.

- 대만 민주진보당(이하 민진당)은 중국에 대한 독립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도 이에 호응하는 입장입니다. 반면 중국은 ‘하나의 중국(One China)’을 고수합니다. 향후 양안정책에 대한 생각은?
▲하나의 중국은 논리적 모순을 가졌습니다. 하나의 중국이라 하면 대만은 중국의 것이라는 말이 됩니다. 이는 모순입니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의 주권을 갖는다고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또 대만이 독립된 주권국가라고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는 창조적 모호의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활용해 대만의 평화와 중립을 추구해야 합니다.

- 대만이 미중 간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태평양 안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식의 가교인지?
▲대만은 태평양의 제1도련(중국이 작전계획을 위해 나눈 지역, 오키나와-대만-남중국해)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만은 지정학적으로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만은 자체적으로 민주화와 평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중립화한다면 미국과 중국은 대만을 차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소모전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 ▲▲ ‘미국과 중국, 동아시아 평화와 미래’ 국제 콘퍼런스

- 한반도와 대만이 당면한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에 기인합니다. 두 국가 중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한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두 국가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아시아에는 다섯 개의 바다가 있습니다. 한반도의 동해와 서해, 대만의 동해와 양안 사이에 있는 해협, 그리고 남중국해가 그것입니다. 한반도는 두 개의 바다, 대만은 세 개의 바다에 에워싸여져 있습니다. 한국과 대만은 전략적 위치에 있습니다. 바다는 어떤 한 나라가 좌지우지해서는 안 됩니다. 바다에서는 어떤 분쟁도, 핵실험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실례가 남극입니다. 이를 바다로까지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민진당이 집권할 당시 대만은 아시아태평양해협서 평화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첫 번째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공해를 해소하고 항해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서 분쟁이 있으면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보다 바다를 보존하며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아시아 평화와 미래’ 축사 차 방한
고래싸움에 새우등? 중립국 그룹 제안

- 현재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평화의 핵심은 북핵문제 해결입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북핵문제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입니다. 만약 핵전쟁이 일어나면 전 인류가 멸망하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저는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비핵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내년 봄에는 조금 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핵전쟁을 저지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유화책도 핵전쟁을 저지하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한국인은 자유와 민주, 그리고 부유함을 누리고 있습니다. 민간 차원서 북한과 교류를 이어간다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요청하자, 북한에서 3명의 고위급 여성이 한국을 찾아 남북한의 냉랭한 기운을 누그러뜨렸습니다. 남북한의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여성 특유의 소프트함으로 남북문제에 접근한다면 좀 더 창조적인 해결방법을 도출해낼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 오히려 북한을 더욱 압박해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부인과 함께 북한 내 화장품 공장을 참관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화장품 산업을 발전시키면 외화를 더욱 많이 벌어들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얘기했습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의 관심사는 핵이었습니다. 올해는 화장품으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 뤼슈렌 전 대만 부총통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북한을 대표하는 3명의 여성인 현송월·김여정·이설주가 북한의 지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은 이 3명의 여성을 한국에 초청하는 일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도 훌륭한 여성 지도자가 많습니다. 남북 여성 지도자의 교류를 통해 강함을 추구하는 남성적인 부분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저는 ‘체크앤밸런스’라는 이론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강대국 간 경쟁으로 주위의 중소국가들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중소국가들은 자기발전을 계속하며 평화와 중립이라는 입장을 강화해야 합니다. 저는 2020년 국민투표를 통해 대만의 중립국 선언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 일본, 필리핀도 이 부분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립국을 표방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그룹을 만든다면 강대국도 중립국을 존중할 수밖에 없는 미래가 올 것입니다.

- 대만은 핵무기를 개발할 능력이 있지만 개발하지 않고 있으며 개발할 의도도 없다고 이전에 말씀하셨습니다. 반면 북한은 미국의 적대적 행위에 대한 자위적 조치라며 핵개발을 정당화해왔습니다.
▲대만과 북한은 두 개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핵개발을 함으로써 주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대만은 핵을 개발할 능력과 과학적 기술이 있음에도 국민들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북한에 가서 이러한 생각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국민들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게 우선돼야 합니다.

- 한국의 지도자들이 바뀔 때마다 대북기조도 널뛰기하듯이 바뀝니다. 대만도 어떤 지도자가 대만을 통치하느냐에 따라 중국에 대한 입장이 바뀝니다. 결국 추진력이나 응집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번영의 측면서 점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맞춰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는지, 하나의 기조로 통일해 국가가 문제를 해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지도자가 바뀌면 정책도 바뀝니다. 하지만 국가 통합과 주권문제에 있어서는 여야 합의가 중요합니다. 대만은 선거 때마다 모든 정책을 꺼내서 토론합니다. 앞으로 대만이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합의가 되고 있지 않아 우려스럽습니다. 대만의 중립을 추진하려는 이유도 중국과의 통합과 독립의 중간노선이라고 보면 됩니다.
 

▲ ▲&nbsp;‘미국과 중국, 동아시아 평화와 미래’ 국제 콘퍼런스에 앞서 인사말하는 유준상 21세기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

- 문재인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결정했습니다. 대만도 위안부 문제가 큰 사안이라고 알고 있는데.
▲제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대만 위안부 할머니들과 일본 국회로 가서 공청회를 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만과 일본은 정식 국교가 없어 교섭하는 데 한국만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지 못합니다. 대만에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많이 돌아가셨고,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해 유감입니다.

한국에만 위안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피해자가 많이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피해 국가들에게 사과를 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다툰다면 평화를 만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하루빨리 단결해 평화적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북한 비핵화? 여성의 유연함이 해법
여성운동가 출신 “무분별한 미투 NO”

- 한국사회서 미투운동과 페미니즘, 직장 내 성차별 이슈가 끊이지 않습니다. 극단적인 젠더 대결 양상을 띠고 있는데요. 여성 지도자로서 어떻게 보시는지.
▲역사를 보면 압박을 가하는 자와 압박을 받는 자의 투쟁입니다. 빈부, 계급이 대표적입니다. 최근에는 성별로 옮겨갔습니다. 역사적으로 남성이 여성의 육체를 지배해왔기 때문에 성폭력이 발생해왔습니다. 최근 할리우드의 유명한 여배우가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해 미투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미투운동의 긍정적인 의미는 어떤 누구도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을 때 노(NO)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단 우려스러운 점은 미투가 무분별하게 남용돼 누군가 피해를 입게 되는 일입니다. 이로 인해 남녀 사이에 긴장감마저 돕니다.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친구에게 들은 농담인데 많은 여성들은 미투(Me Too)라고 외치고, 남성들은 낫 미(Not Me)라고 외친다고 합니다. 성별이 불필요하게 충돌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 대만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많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국제사회가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 가지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지난해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 북한으로부터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때 생각한 건 ‘지금 이 시점에 북한을 방문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였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바꿀 능력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의 민감한 관찰력과 소프트함을 통해 북한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만약 북한이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북한에 구금된 외국인을 하루빨리 석방해야 한다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메시지를 보내고 한두 달이 흐른 뒤 북한이 한 미국인을 풀어줬습니다.

물론 이 석방이 저의 메시지 덕분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인권문제를 다루는 게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면 인도적인 차원으로 접근해도 된다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대만의 많은 종교단체들이 만약 부총통과 함께 북한에 간다면 겨울이고 하니 북한 주민들에게 따뜻함을 나눠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해준다면 북한 주민들을 더욱 감동시킬 수 있을 겁니다. 지도자의 실수로 국민들이 벌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뤼슈렌은 누구? 


뤼슈렌 대만 전 부총통은 대만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가다. 뤼슈렌은 대만의 첫 여성 부총통으로 천수이볜 총통 시절 10대·11대 부총통을 지냈다. 뤼슈렌은 민주진보당(이하 민진당) 창당 멤버로 '민진당 출신 첫 부총통'이란 타이틀도 갖고 있다. 민진당 대표 등을 역임한 그는 민진당을 대표하는 원로 중 한 사람이다.

뤼슈렌은 대만 민주화 운동으로 설명된다. 그는 대만의 민주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뤼슈렌은 지난 1970~1980년대 대만의 민주화를 위해 거리와 감옥서 투쟁했다. 뤼슈렌은 1979년 대만의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 중 하나인 '메이리다오 사건'의 1급 주동자로 체포됐다. 

메이리다오 사건은 1979년 12월10일 발생했다. 뤼슈렌 등 민주화 인사들은 대만 가오슝서 잡지 <메이리다오>를 창간하는데 잡지의 이름은 노래 제목서 따왔다. 당시 국민당 정부는 집회를 불허했지만 이날 뤼슈렌 등은 잡지 창간 기념집회를 열었다.

뤼슈렌 등은 이날 대만의 민주화를 요구하다 경찰과 충돌했고, 당시 국민당 정부는 집회 주동자들을 강경 탄압했다. 당시 사건의 변호를 맡은 인물이 뤼슈렌과 함께 대만 총통을 지냈던 천수이볜이다. 

뤼슈렌은 이 사건으로 1980년 1월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나 대만의 민주화와 함께 1985년 특별사면됐다.


뤼슈렌은 석방 이후 민진당을 창당했다. 한편 '메이리다오'는 현재 대만의 독립과 민주화를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뤼슈렌은 여성운동에도 앞장섰다. 뤼 전 부총통은 페미니즘 문학 전문출판사를 이끌어 여성들에게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뤼슈렌은 지난 2000년과 2004년 총통 선거서 민진당 소속으로 천 총통과 함께 승리했다. 8년간 부총통을 역임한 그는 대만의 독립과 반중국을 지향한다. 뤼슈렌은 취임 이후 대중정책과 여러 차례 부딪쳤다. 

뤼슈렌은 첫 취임해인 2000년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하나의 중국을 받아들이는 것은 항복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논의할 수 있을지언정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대륙과 대만, 홍콩, 마카오는 절대 나뉠 수 없고 합법적인 정부는 오직 중국 정부 하나라는 중국의 주장이다.  

2004년 중국이 ‘반분열국가법’을 추진하던 때에도 뤼슈렌은 강경하게 대응했다. 뤼슈렌은 “중국은 대만을 합병하려는 의도를 전 세계에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뤼슈렌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므로 ‘분열’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뤼슈렌과 함께 대만을 이끌었던 천수이볜 총통은 재임기간 중의 뇌물수수, 총통 기밀비 횡령 등의 혐의로 19년형을 선고받았다. 천수이볜은 5년 복역 후 2015년 치료를 위해 가석방됐다. 뤼슈렌은 천수이볜의 가석방을 위해 2014년 단식투쟁을 벌인 바 있다.


<kjs0814@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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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