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 ④괴산 숲속작은책방

고즈넉한 전원주택 단지에 자리한 가정집 서점

▲ ▲가을 여행에 딱 어울리는 숲속작은책방 전경

어느새 가을이다. 단풍이 절정이다.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여행 떠나기 좋은 계절, 책 읽기 좋은 때다. 집을 나서서 어딘가로 떠나보자.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가면 더할 나위 없겠다. 아예 책방으로 가보면 어떨까. 책방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딱 어울리는 곳이 있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미루마을에 자리한 ‘숲속작은책방’이다.
 

▲ ▲잔디가 깔린 마당 한쪽에 피노키오가 조각된 오두막이 있다.

서점은 동화책이나 일러스트북에 등장하는 집처럼 예쁘다. 야트막한 나무 담장 뒤에는 잔디가 깔린 마당이 아담하고, 분홍색 벽에 테라코타 기와를 인 이층집이 서 있다. 
 

▲ ▲책 읽기 편해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테라스

서재·거실 분위기 눈길

오른쪽으로 피노키오가 조각된 커다란 오두막이, 왼쪽에는 해먹이 걸린 정자가 있다. 데크에는 책 읽기 편해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도 놓였다. 담장 옆에 붙은 간판이 아니면 서점인지 모를 정도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어느 작가의 서재나 거실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사방 벽에 책이 빼곡하다.
 

▲ ▲아이들과 책방 나들이하기 좋다.

미루마을은 한 대학교 동창들이 조성한 전원 마을로, 57가구가 모여 산다. 태양열과 지열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저탄소 녹색 마을이기도 하다. 숲속작은책방은 지난 2014년 4월에 문을 열었다. 출판사에서 일하던 백창화씨는 아들에게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어린이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책으로 작은 사립 도서관을 만들었고, 아들이 커서 대학생이 되자 오랫동안 꿈꿔온 귀촌을 결심했다. 때마침 지인에게서 괴산 전원주택 단지에 머물 만한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2011년에 이삿짐을 쌌다. 전원생활을 열망하던 회사원 남편도 기꺼이 동참했다.
 

▲ ▲‘가정식 서점’이라는 특성 때문에 주인 부부가 좋아하는 책이 많다.

“책이 1만권쯤 있었죠. 이 책으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라는 책을 봤어요.” 영감을 받은 부부는 35일 동안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위스, 영국에 있는 책 마을을 돌아봤다. 처음에는 마을회관에 어린이도서관을 만들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계획이 무산돼 책방을 열었다. 
 

▲ ▲주인의 마음이 담긴 글이 곳곳에 있다.

책꽂이에는 나름의 분류법에 따라 책을 진열했다. 실용서나 경제·경영, 자기 계발 분야 책보다 인문·교양서와 에세이가 주로 보인다. 환경과 생태에 관한 책, 집과 집 짓기, 마을 만들기, 노년과 죽음에 관한 책도 눈에 많이 띈다. 판매하는 책은 대략 3000종이다. 책꽂이를 비롯한 가구는 남편 김병록씨가 직접 만들었다.
 

▲ 2층에 마련된 그림책 전시 공간

가정집에 문을 연 ‘가정식 서점’이라는 특성 때문에 책을 많이 둘 수 없으니 부부는 좋아하는 책 위주로 선택했다. 창가 쪽에 놓인 책이 부부가 좋아하고 추천하는 책이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 동화책, 그림책, 인문학, 환경과 생태 관련 책이 많고 모두 신간이다. 외국 동화책도 상당히 눈에 띈다.
 

▲ 다양한 소품으로 따스함을 더한 내부

손님은 책을 고르다가 편히 앉아서 책을 보고 주인장에게 책을 추천받기도 한다. 들어오면 반드시 책 한 권은 사야 하지만 이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책을 사는 자체가 책방을 살리고 지속성을 유지하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 ▲2층에 마련된 그림책 전시 공간

동화책에 등장하는 예쁜 2층집
유럽 책 마을 모티브로 책방 열어

책방을 연 지 벌써 4년째. 따로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았으나, 입소문과 SNS를 통해 단골이 생겼다. 지난해에만 5000 여명이 다녀갔다. 임대료나 인건비가 따로 발생하지 않는 것도 지금까지 별 어려움 없이 운영하는 비결이다. 소요되지 않아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숲속작은책방의 매력이다.
 

▲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기 좋은 다락방

책방을 둘러보면 부부의 따스함과 다정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부부가 권하는 책에는 일일이 소개 글과 감상을 써서 띠지로 둘렀다. 군데군데 놓인 편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 같은 소품도 따스함을 더한다.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책이 빼곡하다.
 

▲ 명승 110호로 지정된 괴산 화양구곡의 3곡 읍궁암

침대와 책꽂이가 놓인 다락방에서는 북 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다. 부부가 유럽의 책 마을을 둘러볼 때, 책방 2층 숙소에서 여행객이 오랫동안 머무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책을 읽으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자정이 넘도록 이야기꽃을 피울 때가 많죠. 요즘엔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이 늘었어요.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와 다락방에서 하룻밤 머물며 책을 본 추억이 자라면서도 책을 가까이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 산막이옛길 전망대에서 본 괴산호

괴산에는 가을 정취를 느끼기 좋은 곳이 많다. 오랜만에 집을 나섰다면 책방 여행을 마치고 화양구곡에 가보자. 구곡(九曲)은 강이 굽이쳐 흐르는 절경이 있는 계곡을 일컫는다. 괴산 화양구곡은 명승 110호로 지정됐다. 그 이유를 “속리산국립공원 내 화양천을 중심으로 약 3km에 걸쳐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며 좌우 자연경관이 빼어난 지점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 구곡이 많지만 괴산 화양구곡은 1곡부터 9곡까지 거의 완벽하게 원형을 유지한다”고 밝힐 정도로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곳이다. 화양구곡은 1곡 경천벽, 2곡 운영담, 3곡 읍궁암, 4곡 금사담, 5곡 첨성대, 6곡 능운대, 7곡 와룡암, 8곡 학소대, 9곡 파천이다.
 

▲ 괴강국민여가캠핑장의 캐러밴 사이트

산막이옛길을 걸으며 가을에 흠뻑 빠져도 좋다. 산막이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막혀 달천을 가로질러야 들어갈 수 있는 오지였다. 1957년 괴산댐을 건설하면서 물길마저 사라졌고, 마을 사람들은 산막이길을 만들어 겨우 나다녔다. 이곳을 걷기 길로 정비한 것이 바로 산막이옛길이다. 걷다 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괴산호가 비경이다. 산막이마을까지 걸어갔다가 출발점으로 돌아갈 때는 배를 이용해도 좋다. 출발점 근처 차돌바위나루와 산막이나루 사이를 유람선이 수시로 오간다.
 

▲ 괴산의 별미, 어죽국수

다락방 북스테이 경험

괴강국민여가캠핑장에서 자연과 하룻밤 보내는 방법도 추천한다. 오토캠핑 사이트 47면(장애인 오토캠핑 사이트 3면 포함)과 캐러밴 사이트 5면, 대형 텐트 사이트 5면, 방갈로 사이트 3면을 갖췄다. 캠핑장 인근에 괴산의 별미인 어죽국수를 잘하는 집이 있다. 맑은 물에서 잡은 각종 민물고기를 넣고 푹 끓인 뒤, 면을 넣어 만든다. 고춧가루와 후춧가루, 제피 가루 등을 듬뿍 넣어 먹으면 콧등에 땀이 송송 맺힌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숲속작은책방→화양구곡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숲속작은책방→화양구곡
둘째 날: 산막이옛길 트레킹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괴산군 문화관광 www.goesan.go.kr/tour/index.do
- 숲속작은책방 https://blog.naver.com/supsokiz
- 괴강국민여가캠핑장 www.gsyouthcamp.co.kr  

문의 전화
-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455
- 숲속작은책방 043)834-7626
- 괴강국민여가캠핑장 043)833-2904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괴산,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50~20:10) 운행, 약 2시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txbus.t-money.co.kr

자가운전
중부고속도로→평택제천고속도로→청주·괴산·충주 방면→맹이재로→명태재로외사3길→숲속작은책방  

숙박 정보   
- 괴산흙내음: 칠성면 명태재로사은2길, 050-4109-6572
- 산막이옛길내려놓기펜션: 칠성면 명태재로, 043)832-9647, www.내려놓기.kr
- 산막이산장: 칠성면 산막이옛길, 043)832-5553, http://twincomsoft.co.kr/mtcabin


식당 정보
- 호산죽염된장(돼지된장양념구이): 청안면 질마로, 043)832-1388
- 산막이원조두부마을(자연산버섯전골): 칠성면 산막이옛길, 043)834-3223
- 얼음골봄(오리백숙): 감물면 충민로, 043)833-9117

주변 볼거리
수옥폭포, 조령산자연휴양림, 발효아카데미괴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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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